[경제일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형이 국적과 채널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면세점에서는 개별관광객(FIT)을 중심으로 중국인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한편 편의점에서는 북미권 고객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외국인 소비층이 한층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에 유통업계도 국적별 상품 선호와 여행 방식에 맞춰 상품 구성과 서비스를 세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중국 국경절 기간 중국인 고객 수와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중추절·국경절 연휴 기간 서울행 항공권 예약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등 한국 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면세점 방문객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단체관광객과 함께 개별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중국인 고객의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대량 구매 중심이던 소비 패턴이 최근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른 구매로 바뀌면서 1인당 구매액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신세계면세점은 전망했다.
구매 품목도 뷰티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패션, 식품, 주류·담배, 럭셔리 패션, 워치·주얼리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젊은 관광객 사이에서는 K-뷰티뿐 아니라 K-푸드와 K-패션, 국내 신규·디자이너 브랜드 등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상품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에 맞춰 단독·신규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중국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과 연계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알리페이플러스를 통한 환율 우대 △럭키드로우 △위챗페이 결제 쿠폰 △유니온페이 구매금액별 면세포인트 지급 등을 마련했으며 한국관광공사·신세계백화점과도 쇼핑 콘텐츠와 관광객 혜택을 공동 기획한다.
외국인 고객들이 GS25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GS리테일]
외국인 관광객 소비 변화는 면세점뿐 아니라 일상 유통채널인 편의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인 고객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북미권 관광객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적별 소비 비중과 선호 상품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가 올해 1~8월 외국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북미권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9%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고객 매출에서 북미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화권 고객 비중은 약 40%로 가장 높았지만 두 권역의 격차는 10%포인트 안팎까지 좁혀졌다.
구매 상품에서는 국적별 차이가 더욱 선명했다. 북미권 고객은 캔맥주·와인·양주 등 주류와 이온·에너지음료, 탄산음료 등을 주로 찾았으며 특히 캔맥주 매출이 전체 외국인 고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화권 고객은 우유·발효유와 면류, 빵·디저트 등 유제품과 간편 먹거리 구매 비중이 높았다. 그릭요거트 블루베리 제품이 중화권 고객 매출 1위에 올랐고 두바이쫀득쿠키도 3위를 차지했다.
소비 지역도 달라지고 있다. 중화권 고객 소비가 제주와 서울, 부산 등 주요 관광지와 도심 상권에 집중된 반면 북미권 고객은 강원 지역에서도 빠르게 늘었다. 강원에서는 지난해까지 중화권 고객 매출이 가장 많았지만 올해 북미권 고객 매출이 337.8% 증가하며 1위로 올라섰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과 이동 지역이 다양해지면서 유통업계의 대응 방식도 세밀해지고 있다. GS25는 자체 외국인 고객 분석 툴을 활용해 국가·지역·점포·상품별 소비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점포 운영과 상품·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외국인 방문이 많은 주요 점포 약 1000곳의 홍보물에 영어를 병기하고 인기 상품의 섭취 방법과 레시피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특정 국가와 지역에 집중되는 형태에서 벗어나 국적과 지역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외국인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점포별·상품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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