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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 분기 적자 '국내 진출 27년 만'…영업손실 184억원
[경제일보] 스타벅스코리아가 1999년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주요 프로모션이 중단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 SCK컴퍼니는 올해 2분기 매출 7473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영업손익이 587억원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수익성 하락 폭이 컸다. SCK컴퍼니는 올해 1분기 2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1999년 이화여대에 국내 1호점을 연 이후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 실적 악화에는 여름철 핵심 행사인 'e-프리퀀시' 취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는 당초 지난 6월 2일부터 여름 e-프리퀀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탱크 데이' 논란 이후 내부 재정비 과정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e-프리퀀시는 일정 횟수 이상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 증정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여름철 고객 방문과 음료 판매를 끌어올리는 대표 프로모션이다. 대형 행사가 중단되면서 성수기 집객과 판매 효과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도 수익성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5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85.5%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54억원이었다. 매장 확대에도 2분기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2분기 말 스타벅스코리아 점포 수는 2185개로 전분기 2136개보다 49개 늘었다. 영업망은 확대됐지만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신규 출점 효과만으로 프로모션 공백과 고객 방문 감소 등을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하반기 고객 회복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여름 음료 4종을 출시하며 봄 프로모션 음료 이후 69일 만에 신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 8일부터는 약 1500만명의 스타벅스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음료 쿠폰과 푸드 30% 할인 쿠폰도 제공했다. 신규 회원에게도 지난달 말까지 동일 혜택을 제공하며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재정비와 후속 조치 과정에서 마케팅 활동이 중단된 영향이 있었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혜택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6:44:45
5·18에 '탱크 데이'를 올린 스타벅스의 위험한 무감각
[경제일보] 기업은 상품만 파는 시대를 이미 오래전에 지나왔다. 소비자는 커피 한 잔을 사면서도 브랜드의 태도와 감각 그리고 가치관까지 함께 소비한다. 그래서 글로벌 브랜드일수록 역사와 사회 문제 앞에서는 훨씬 더 조심스럽다. 작은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특정 날짜와 상징이 어떤 의미로 읽힐지까지 검토한다. 그것이 거대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번 ‘탱크 데이’ 논란은 충격적이다. 가벼운 실수나 해프닝 수준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에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거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붙였다. 이것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아무 문제의식 없이 통과될 수 있는 표현이었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이 마주했던 것은 실제 탱크와 총칼이었다. 시민들은 국가 권력이 동원한 무력 앞에서 쓰러졌다. 그 상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87년 박종철 열사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과 권력의 거짓말을 상징하는 문장이 됐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하필 5·18 기념일에 ‘탱크’와 ‘책상에 탁’을 할인 행사 문구로 끌어왔다. 이쯤 되면 문제는 문구 선택 차원을 넘어선다. 역사적 감수성과 공적 책임 의식 자체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형사법에는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이 있다. 결과를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그 가능성을 용인한 채 행위를 이어갔다면 책임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이번 사건을 곧바로 법적 책임 문제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 표현이 어떤 역사적 상처를 건드릴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조직 내부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기업은 일반 개인과 다르다. 사회적 영향력과 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대형 브랜드의 메시지는 광고 문구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적 신호로 읽힌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일수록 역사·인권·전쟁과 관련된 표현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다. 그런데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기본적인 검수조차 작동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마케팅은 개인 실무자 한 명이 즉흥적으로 올리는 작업이 아니다. 기획과 승인, 검토 절차를 거친다. 팀장과 임원 검토가 있고 홍보와 법무 부서 확인도 뒤따른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브랜드 이미지가 핵심 자산인 기업이라면 더 엄격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이런 표현이 그대로 외부에 공개됐다는 것은 결국 두 가지 중 하나다. 아무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누군가는 문제를 인식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심각하다.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표현이 거칠다고 해서 본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국민은 이번 사안을 해프닝 수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문을 냈다. 손정현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문장이 담겼고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왜 이런 표현이 등장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은 지금 사과문 한 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묻고 있다. 기업 내부에 역사 감수성이 남아 있기는 한 것인지 묻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결국 손정현 대표를 전격 경질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브랜드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서도 안 된다. 대표 한 명 바꾸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정리됐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역시 위험한 착각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2022년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기업 대응 방식에 더 크게 실망했다. 결국 대표 교체로 이어졌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회적 논란 끝에 대표가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브랜드 운영 철학과 내부 검수 체계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역사 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인권과 역사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다. 광고 한 장, 문구 하나에도 수십 번 검토를 거친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일부 기업들은 아직도 역사적 상징을 마케팅 소재처럼 소비하려는 태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문제는 그런 태도가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소비자는 가격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기업이 어떤 태도를 가진 조직인지 함께 본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젊은 세대와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은 정치적 중립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 무감각까지 용인받을 수는 없다. 5·18은 아직 끝난 과거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목숨을 걸었던 역사다. 그날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서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스타벅스코리아의 수준을 보여준다. 브랜드는 로고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태도로 완성된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가 그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오래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5-18 22:30:00
"왜 5·18이었나"…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
[경제일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논란은 단순한 이벤트 사고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온라인상에서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훨씬 무거워지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날짜에 군사정권 시절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단순 실수로 넘기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온라인상에서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명칭에 ‘탱크’가 들어간 텀블러 제품을 세트로 구매하면 할인 판매하는 행사였다. 문제는 행사 홍보 문구였다. 홍보물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 장면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군사정권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빠르게 번졌다. 특히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날에 ‘탱크’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훨씬 커졌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탱크’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 탱크를 떠올리게 하고 ‘책상에 탁’은 박종철 열사 사건 당시 군사정권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진의 편향된 역사 인식이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천박한 역사 인식으로 오월 영령을 모독한 스타벅스코리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반응이 격앙된 이유는 단순히 단어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는 날짜에 군사정권 시절 폭력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동시에 등장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도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감수성의 문제”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행사를 진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실수라고 보기 힘들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탱크와 관계없는 텀블러 이름을 굳이 그렇게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며 “스타벅스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 주장도 나왔다. 스타벅스 브랜드 자체가 젊은 소비층과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한 고객들에게 지지를 받아온 만큼 이번 논란이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지금 시대 기업 마케팅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이벤트 문구 하나가 논란이 되더라도 사과문 정도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과 역사 인식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과 연결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가치 소비 성향까지 함께 소비되는 대표 브랜드라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브랜드 자체가 일종의 문화 소비 성격까지 갖고 있다”며 “역사나 인권 문제와 연결된 논란은 일반 브랜드보다 훨씬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결국 행사를 중단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판매 촉진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음을 발견했다”며 “행사는 중단했고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손정현 대표 명의의 추가 사과문도 나왔다. 손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의식과 윤리 기준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 검수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행사 문구가 왜 그대로 외부에 공개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마케팅 이벤트는 일반적으로 실무 기획 이후 팀장과 임원 검토를 거쳐 법무·홍보 부서 확인 절차까지 진행된다. 그런데도 이런 표현들이 별다른 제동 없이 외부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내부 검수 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유사 사례는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국내외 기업들은 욱일기 연상 이미지나 나치 상징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사용했다가 거센 소비자 반발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제품 판매 중단이나 광고 철회 그리고 공식 사과 수순으로 이어졌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늘 비슷했다. 정말 의도가 있었느냐보다 왜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문제였다. 이번 스타벅스 사태 역시 같은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문구 실수를 넘어 기업 내부의 역사 감수성과 검수 시스템 전반을 돌아봐야 하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6-05-18 21:40:56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대표 경질…정용진 초강수 왜 나왔나
[경제일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손정현 대표를 전격 경질했다. 단순 사과나 실무진 문책 수준을 넘어 최고경영자 해임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손 대표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 과정에서 사용된 일부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손 대표뿐 아니라 행사 기획과 승인 과정에 관여한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문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오너 차원의 강경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논란은 어떻게 커졌나 논란의 발단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였다. 행사 과정에서 사용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가 문제가 됐다. 처음에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달라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둔 시점에 ‘탱크’라는 표현이 군부 시절 무력 진압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 역시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특히 두 표현이 같은 이벤트 기간 안에서 함께 사용됐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키웠다. 단순 문구 선택 실수라기보다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거나 가볍게 소비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이런 행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반발도 거셌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탱크’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 탱크를 연상시키고 ‘책상에 탁’은 박종철 열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군사정권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진의 편향된 역사 인식이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천박한 역사 인식으로 오월 영령을 모독한 스타벅스코리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SNS에서는 “어떻게 이런 표현이 검수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 이용자들은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까지 언급했다. 한 누리꾼은 “5·18 46주년에 탱크데이 행사를 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에 가깝다”며 “오늘부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탱크와 관계없는 텀블러 이름을 굳이 그렇게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며 “더 이상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트산업노동조합도 논평을 내고 “신세계그룹은 반역사적 극우 행보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개 비판…정치권으로 번진 논란 논란은 결국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사건은 단순 기업 마케팅 논란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 데이’ 이벤트라니”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라며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느냐”고 반문하며 스타벅스코리아 측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마케팅 논란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 비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이번 논란이 역사 인식과 민주주의 가치 문제로까지 연결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스타벅스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우선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책상에 탁’ 표현은 ‘작업 중 딱’으로 바뀌었고 ‘탱크 데이’는 ‘탱크 텀블러 데이’로 수정됐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스타벅스 측은 행사 자체를 중단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고 손 대표 명의의 사과문도 별도로 배포했다. 손 대표는 사과문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음을 인지했고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며 “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의식과 윤리 기준 교육을 실시하고 행사 사전 검수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여론은 사과문만으로 수습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번진 뒤였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결국 대표 교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런 상황 판단이 깔려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머캐리백 사태’ 이어 또 대표 교체…반복되는 브랜드 리스크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서 2022년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당시 송호섭 대표가 물러난 데 이어 이번에도 사회적 논란 끝에 대표 교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당시 스타벅스코리아는 여름 사은품으로 제공한 서머캐리백에서 발암 가능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며 거센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제품 자발적 회수와 사과가 이어졌고 결국 송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해임된 손 대표는 2007년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2015년 신세계I&C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0년 신세계I&C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2년 10월부터 SCK컴퍼니 대표를 맡아 약 4년 동안 스타벅스코리아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논란 자체가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왜 검수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이벤트 사고 수준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스타벅스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브랜드와 다르다. 젊은 소비층과 도심 직장인 고객 비중이 높고 브랜드 이미지 소비 성향도 강하다. ESG와 사회적 가치 소비에 민감한 고객층이 핵심 이용자라는 점에서 역사·정치 논란은 일반 외식 브랜드보다 훨씬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역사·인권·젠더 문제와 관련된 논란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만으로 브랜드가 유지되던 시대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관과 사회적 태도까지 소비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같은 상징 소비 브랜드는 고객들이 단순히 커피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까지 함께 소비한다”며 “역사 논란은 브랜드 신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법률적·실무적 관점에서 이번 논란은 기업 내부 통제 체계 문제와도 연결된다. 대기업 마케팅 이벤트는 통상 실무자 기획 이후 팀장과 임원 검토를 거쳐 법무·홍보 부서 확인 절차까지 진행된다. 그런데도 이번 표현들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내부 검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논란은 단순히 특정 단어 하나 때문이 아니라 여러 표현과 시점이 결합되며 역사적 연상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의 표현 행위 역시 사회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특히 민주화운동이나 국가적 비극과 관련된 상징은 의도 여부와 별개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진의 선택…브랜드 시대의 위기관리 시험대 정 회장 입장에서도 이번 사안을 장기화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정 회장은 그동안 SNS 활동과 공개 발언 등으로 자주 화제 중심에 섰고 정치·사회 논란이 그룹 전체 이슈로 번진 경험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 논란까지 장기화할 경우 신세계그룹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내수 침체와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브랜드 신뢰와 기업 이미지가 실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 이벤트 문구 논란을 넘어 한국 대기업의 브랜드 리스크 대응과 위기관리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사과문 한 장으로 정리됐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 역사와 사회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번 대표 경질 역시 그 변화된 현실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2026-05-18 2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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