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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5·18이었나"…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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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왜 5·18이었나"…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용하 기자
2026-05-18 21:40:56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사진=스타벅스코리아]
[경제일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논란은 단순한 이벤트 사고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온라인상에서 “부적절한 표현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훨씬 무거워지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날짜에 군사정권 시절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단순 실수로 넘기기 어렵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날 온라인상에서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명칭에 ‘탱크’가 들어간 텀블러 제품을 세트로 구매하면 할인 판매하는 행사였다.
 

문제는 행사 홍보 문구였다. 홍보물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 장면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군사정권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빠르게 번졌다.
 

특히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날에 ‘탱크’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훨씬 커졌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탱크’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 탱크를 떠올리게 하고 ‘책상에 탁’은 박종철 열사 사건 당시 군사정권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진의 편향된 역사 인식이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천박한 역사 인식으로 오월 영령을 모독한 스타벅스코리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반응이 격앙된 이유는 단순히 단어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는 날짜에 군사정권 시절 폭력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동시에 등장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도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감수성의 문제”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 행사를 진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실수라고 보기 힘들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탱크와 관계없는 텀블러 이름을 굳이 그렇게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며 “스타벅스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 주장도 나왔다. 스타벅스 브랜드 자체가 젊은 소비층과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한 고객들에게 지지를 받아온 만큼 이번 논란이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지금 시대 기업 마케팅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이벤트 문구 하나가 논란이 되더라도 사과문 정도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과 역사 인식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과 연결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가치 소비 성향까지 함께 소비되는 대표 브랜드라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브랜드 자체가 일종의 문화 소비 성격까지 갖고 있다”며 “역사나 인권 문제와 연결된 논란은 일반 브랜드보다 훨씬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결국 행사를 중단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판매 촉진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음을 발견했다”며 “행사는 중단했고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손정현 대표 명의의 추가 사과문도 나왔다. 손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의식과 윤리 기준 교육을 실시하고 내부 검수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행사 문구가 왜 그대로 외부에 공개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마케팅 이벤트는 일반적으로 실무 기획 이후 팀장과 임원 검토를 거쳐 법무·홍보 부서 확인 절차까지 진행된다. 그런데도 이런 표현들이 별다른 제동 없이 외부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내부 검수 체계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유사 사례는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국내외 기업들은 욱일기 연상 이미지나 나치 상징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을 사용했다가 거센 소비자 반발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제품 판매 중단이나 광고 철회 그리고 공식 사과 수순으로 이어졌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늘 비슷했다. 정말 의도가 있었느냐보다 왜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느냐는 문제였다. 이번 스타벅스 사태 역시 같은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문구 실수를 넘어 기업 내부의 역사 감수성과 검수 시스템 전반을 돌아봐야 하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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