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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는 풀고, 책임은 남지 않았다
[경제일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수사 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2차 종합특검이 한동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내려졌던 출국금지 조치를 최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금지는 국가가 개인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대한 강제처분이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고 충분한 혐의와 필요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단행했던 조치가 수개월 만에 별다른 설명 없이 해제됐다면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당시의 출국금지는 법과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는가, 아니면 정치적 논란을 키운 과도한 수사였는가. 특검은 출범 당시부터 거센 정치적 공방 속에서 시작됐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수사가 진행됐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는 사건의 핵심 장면으로 부각됐다. 수사기관이 강제처분을 선택할 때는 객관적 필요성과 비례성, 도주 우려 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출국금지가 해제되는 과정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면 사법 절차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강제수사는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정치적 상징이나 여론 형성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출국금지는 개인의 기본권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일단 묶어 놓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법치주의와 양립하기 어렵다. 수사는 증거와 법률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정치적 파급력이나 여론의 기대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와 사법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고소·고발과 특검, 수사 의뢰가 반복되고 사법기관은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가는 일이 잦아졌다. 정치는 정치로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은 사법 본연의 기능을 넘어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가 동시에 심화되는 현상이다.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수사가 장기화될수록 정치적 갈등은 증폭되고 혐의가 최종적으로 입증되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입는 명예 훼손과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어렵다. 반대로 충분한 증거 없이 시작된 무리한 강제수사는 수사기관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에게는 '결국 정치 수사 아니었느냐'는 냉소만 남긴다. 사법 정의가 흔들리면 법을 믿어야 할 국민이 법을 의심하게 되고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검 제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검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성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존재한다.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그 행사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 수사 결과가 어떠하든 강제처분의 필요성과 과정, 그리고 해제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특검 제도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법치는 절차 위에서만 살아남는다. 절차적 정당성이 흔들리면 아무리 명분이 좋은 수사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번 출국금지 해제는 특정 정치인을 둘러싼 공방을 넘어 우리 형사사법 체계가 기본권 보장과 적법절차의 원칙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치권은 사법을 정쟁의 연장선으로 이용하려는 유혹을 거두고 수사기관은 정치적 환경과 무관하게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는 원칙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를 지키는 길이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2026-07-17 12:17:00
김어준 유튜브에서 수사 브리핑한 특검 정상인가
[경제일보] 수사는 법정으로 간다. 방송으로 향하는 순간 성격이 달라진다. 9일 2차 종합특검의 김지미 특검보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특검 인력과 수사 대상, 향후 소환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논란이 커진 이유는 분명하다. 수사의 내용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 문제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특검은 애초부터 예외적 장치다. 기존 수사기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판단이 누적될 때 가동된다. 그만큼 더 높은 기준이 요구된다. 법이 허용한 범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절차와 형식까지 공정해야 비로소 신뢰가 유지된다. 공식 브리핑은 그 최소한의 기준이다. 모든 언론에 열려 있고 질문과 검증이 동시에 이뤄진다. 수사기관의 말은 그 틀 안에서만 유효하다. 그 절차가 공정성을 지탱한다. 반면 특정 채널 출연은 성격이 다르다. 질문의 방향과 전달의 맥락이 이미 형성된 공간이다. 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달라진다. 공적 절차를 벗어난 설명은 사실 전달이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수사의 언어도 변한다. “곧 보게 될 것”이라는 표현은 설명이라기보다 결과를 암시하는 신호에 가깝다. 수사는 과정으로 축적돼야 한다. 결론을 앞당겨 보여주는 순간, 수사는 사실이 아니라 기대와 인상으로 소비된다. 결국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자리다. 설명의 무대가 달라지면 수사의 무게도 달라진다. 알 권리를 이유로 내세운다. 필요하다. 다만 알 권리는 방식까지 정당화하지 않는다. 설명이 공정한 절차 위에 서 있지 않다면, 그 설명은 신뢰를 쌓기보다 의심을 키운다. 설명이 신뢰로 이어지지 못하면 남는 것은 의도에 대한 해석뿐이다. 정치권은 즉각 갈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특검의 생명은 중립성에 있다. 특정한 공간과 결합하는 순간, 그 기반은 스스로 약해진다. 과거 특검들이 말을 아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사는 결과로 평가받고 과정은 기록으로 남는다. 결론은 법정에서 말한다. 그 순서를 지키는 것이 곧 신뢰였다.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분명하다. 공식 브리핑이다. 절차를 지키면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 틀을 벗어난 설명은 설명이 아니라 선택으로 읽힌다. 특검은 수사 결과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수사를 어떻게 드러냈는지까지 함께 평가받는다. 수사는 법정에서 완성되고 설명은 공적 절차 안에서 이뤄진다. 이 기본이 흔들리는 순간 특검은 스스로 공정성을 의심받는 위치에 서게 된다. 결국 수사의 내용이 아니라 수사를 다루는 태도가 신뢰를 가른다.
2026-04-10 09: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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