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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보조금 집행 속도전 속 2조 반도체 특별회계 내년으로…韓, 집중 지원 체계 1년 시차
[이코노믹데일리] 2조원 규모 반도체 특별회계 가동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용 재원 기반 집중 지원'은 1년 늦춰지게 됐다. 반도체특별법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지만 올해는 부처별 일반회계를 통한 분산 지원 체계가 유지되면서 당초 구상한 일괄·집중 지원 구조는 유보됐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달 10일 공포된 반도체특별법은 부칙에 따라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 정책을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정 집행 구조다. 특별법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 2조원 규모 반도체 특별회계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신설이 가능하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된 상태지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점에 맞춰야 본격 가동이 가능해 실제 집행은 오는 2027년 예산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부처별 일반회계를 통한 분산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초 특별법이 구상한 '특별회계 기반의 집중·일괄 지원 체계'는 1년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개별 사업 예산을 통해 지원을 이어가지만 전용 재원을 토대로 한 통합적·전략적 집행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시차는 글로벌 반도체 보조금 경쟁과 맞물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을 통해 보조금 집행을 본격화했고 중국 역시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인 HBM3 양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국이 자금 선집행을 통해 생산 역량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한국은 제도 정비 국면에 머물러 정책 실행 속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선투자와 장기간 감가상각 구조를 전제로 하는 자본집약 산업으로 정부 보조금·세제 지원이 확정되는 시점이 기업의 설비 투자 결정과 투자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AI 반도체는 수요 확대 속도가 빠르고 기술 세대 교체 주기가 짧아 초기 생산 능력 확보 여부가 시장 점유율과 고객 선점으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주요국은 보조금 집행 시점을 앞당겨 기업의 투자 계획을 조기 확정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지원 확정의 시차 자체가 투자 타이밍과 생산 캐파(capacity) 확대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일반회계를 통해 반도체 인프라 및 연구개발(R&D)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특별회계 신설 여부와 내년도 예산안 편성 규모에 따라 향후 K반도체 지원의 방향성과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6-02-24 16:16:56
[이코노믹데일리]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를 닦을 때 반대론자들은 “차도 없는 나라에 무슨 길을 만드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그 길을 따라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2026년 오늘, 우리는 또 다른 고속도로 앞에 서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라는 지능의 고속도로다. 이 길은 단순한 IT 산업의 한 갈래가 아니라 향후 100년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문명 인프라’다. 문제는 이 길을 닦는 비용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AI 시장은 이미 ‘쩐의 전쟁’을 넘어 국가 자본이 총동원되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는 1000억달러, 우리 돈 약 135조원을 투입해 초대형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역시 매년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며 AI 주권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CHIPS법을 통해 반도체와 AI 인프라에 수백조원을 수혈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주도의 펀드를 앞세워 AI 반도체 자립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 중이다. 이와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AI 투자는 여전히 ‘파편화’와 ‘단기 성과’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 정부가 내놓는 수조원 단위의 예산안은 글로벌 빅테크 한 곳의 분기 투자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민간 기업들 역시 주주들의 단기 실적 압박과 각종 규제 장벽 앞에서 과감한 10년짜리 베팅을 주저하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자금 규모의 차이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간 인식’의 근본적인 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은 전 세계 AI 시장을 떠받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AI 생태계에서 ‘공급자’로서의 위상일 뿐 규칙을 설계하는 ‘주도자’의 위치와는 거리가 있다.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글로벌 빅테크의 압도적인 자본력 앞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금융과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만 수천억원이 소요되고 이를 운용하기 위한 인프라 유지에는 조 단위의 전력비가 뒤따른다. 투입된 자본이 의미 있는 수익으로 회수되기까지는 최소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금융 환경은 여전히 안정적 담보와 단기 회수를 전제로 움직이고 정치권의 예산 심사 역시 1년 단위 성과 지표에 매여 있다. 이런 구조가 지속될 경우 대한민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빌려 쓰는 ‘기술 종속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생산한 데이터가 외국의 AI를 학습시키고 우리는 그 지능을 사용하기 위해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무역수지 문제를 넘어 국가의 지식 자산과 의사결정 역량을 외부에 의존하게 되는 중대한 위험 요소다. ◆ 100조원 단위 ‘AI 국가 펀드’가 필요한 이유 이제는 판을 바꿔야 한다. 잘게 쪼갠 찔끔 투자를 합산해 큰 숫자인 것처럼 포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 차원의 10년 단위 초대형 AI 투자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하고 최소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동 AI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집행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AI 특별회계를 신설해야 한다. 매년 국회 심사에 따라 방향이 흔들리는 일반 예산 체계로는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다. 원전이나 철도처럼 예산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국가 인프라로 AI를 다뤄야 한다. 동시에 대기업이 전략적 AI 투자를 단행할 경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수준의 세액공제로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속도전을 감당하기 어렵다. 민간 금융권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정부 보증형 AI 펀드 확대도 필요하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AI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건널 수 있도록 국가가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선 AI 특구를 조성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과 부지 문제를 국가가 직접 해결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00조원이라는 숫자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낭비성 지출이 아니라 디지털 영토를 지키기 위한 미래 국방비에 가깝다. 오늘 100조원을 아끼다 내일 1000조원 규모의 시장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국가적 자본의 흐름이 없다면 각개격파를 피하기 어렵다. AI 패권 경쟁은 더 이상 기술만의 싸움이 아니다. 누가 더 오랫동안 더 큰 자본을 견디며 투입할 수 있느냐를 겨루는 ‘자본 맷집’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은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망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제는 ‘지능의 고속도로’를 깔 차례다. 100조원의 베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다.
2026-02-05 15:34:44
국회 산자위, '주52시간 예외적용' 뺀 반도체특별법 처리
[이코노믹데일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은 이언주·정진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이철규·박수영·고동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제출한 8개 법안을 통합한 산자위 차원의 대안이다. 법안에는 △대통령 소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기반 시설 조성·지원 △전력·용수·도로망 등 관련 산업기반 확충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인허가 의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여야가 2036년 12월까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설치·운영해 산업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중소기업 위주인 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에 대해서도 지원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여야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적용' 문제에 대해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과 특성을 고려해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특례 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그 대안에 대해 계속 논의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계속해서 여야 합의가 불발됐던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산자위와 기후환노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반도체업계가 요구한 주 52시간제 완화 등 근로시간 유연화 특례가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반도체산업에 대한 지원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절박함 속에 여야가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주 52시간 문제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국민의힘의 양해와 이해 덕에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며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특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제외하고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건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2025-12-04 17: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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