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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고 원인별 책임 기준 마련해야
[경제일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의 튜닝부품 인증기준이 마련되면서 기존 차량에도 관련 장치를 장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을 보조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장치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장치가 장착된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 책임과 장치·장착 과정의 문제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번에 제시한 인증기준은 운행 중인 차량에도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차량이 정지해 있거나 시속 30㎞ 이하로 주행할 때 페달 오조작이 감지되면 차량 속도를 30% 이상 감속하고, 운전자에게 시각·청각으로 경고하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기존에는 일부 제품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실증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인증을 받은 제품을 기존 차량에 장착할 수 있다. 오는 2029년부터 신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이 의무화될 예정인 만큼 기존 차량 소유자도 별도의 안전장치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장치가 장착된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다. 기존에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이 사고 원인을 판단하는 주요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장치의 작동 여부와 장착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기본적인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조작을 대신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조작에 따른 사고를 줄이기 위한 보조장치이기 때문이다. 장치가 장착됐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장치가 작동해야 할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별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제품 자체의 결함이나 고장, 장착 과정의 문제, 차량과 장치 사이의 연동 이상 등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당시 장치의 작동 여부와 작동 조건, 장착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조사 절차가 필요하다. 단순히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운전자 과실인지 장치의 문제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사고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인증기준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가 갖춰야 할 성능을 정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품이 인증을 받은 뒤 실제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까지 자동으로 결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장치 보급만 확대하고 사고 이후 책임 판단 기준을 비워둔다면 운전자와 제조사, 장착업체 사이의 책임 공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인증기준과 함께 사고 원인과 책임을 가릴 수 있는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
2026-09-03 16: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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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고 원인별 책임 기준 마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