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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덮친 중동발 고유가…'파란 스티커'로 버티는 상인들
[경제일보] 반찬과 견과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매대를 정리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으로 물가가 안 오른 게 없어요. 특히 이런 (식품 포장용) 비닐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제때 주문하는 것조차 어렵거든요."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활기를 띠어야 할 전통시장이지만 올해 통인시장의 공기는 확연히 달랐다. 식재료 원가는 상승하는데 포장재 비용마저 급등하면서 상인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석유화학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비닐과 플라스틱 생산 단가가 급등한 여파가 포장지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올라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21.9% 상승해 전체 물가를 0.8%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상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마비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은 즉각적인 물류 비용 상승과 원부자재 단가 인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운송비 비중이 높은 과일과 수입 비중이 큰 공산품 매장이었다. 통인시장에서 10년 가까이 과일 가게를 운영해 온 한 상인은 매대의 과일들을 가리키며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그는 "1년 내내 거의 웬만한 과일들은 다 취급해 한창 추운 겨울에도 수박을 다룰 정도다"라며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운송비가 오르니까 무거운 과일을 떼 와야 하는 우리 같은 매장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쟁 전과 비교하면 시장을 찾는 손님 수나 매출에 어느 정도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제철이 아닌 과일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유가 폭등은 하우스 난방 등 운영비 부담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또한 유통 과정 내내 화물 차량이 동원되는 특성 또한 겹치며 고유가로 인한 충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계절 변화로 여름용 침구류를 찾는 손님들을 맞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이불 가게 상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전쟁 이전에 비해 수입산 이불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기존 4만원~5만원에 팔던 이불이 지금은 6만원에 팔아야 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마진을 줄여서라도 기존 가격대를 최대한 유지하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농산물과 수산물을 취급하는 상인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광장시장에서 오랫동안 채소를 팔아온 한 상인은 "요즘 기름값이 오르긴 했지만 채소는 (고유가 상황에) 아직까지 딱히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타격이 심하지 않고 매출에도 미미한 수준의 차이만 있을 뿐 큰 변화는 없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기서 채소를 구매하던 소비자는 "여기 가게가 채소 가격이 싸서 자주 온다"면서도 "요즘은 웬만하면 장을 볼 때 가짓수를 많이 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인시장에서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온 생선 가게 상인 역시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국산과 수입산을 두루 판매한다는 그녀는 "전쟁 전과 비교할 때 매출이 큰 차이는 없다"며 "그때도 힘들고 지금도 힘든 건 매한가지라 전쟁 때문에 큰 영향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서 장을 보던 한 손님은 "이제는 조금만 사도 가격이 확 뛰니 꼭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고 털어놨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직면하면서 시민들은 구매 품목을 최소화하는 방어 소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통인시장 골목에서는 상인회 관계자가 각 점포를 돌며 파란색 원형 스티커를 배부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달 정부가 고물가 위기 극복과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해 긴급 지급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 명의로 제작된 이 스티커에는 '민생에 플러스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가능'이라는 문구가 굵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며 국내 생활물가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비자의 장바구니 가짓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구매를 망설이는 시간은 길어졌다.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고 서성이는 손님들에게 전통시장 상인들은 받은 정부 지원금 스티커를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붙이며 이 상황을 버텨내보려는 모습이다. 이 스티커는 정부 지원금을 통해 부담 없이 장을 보라는 상인들의 간절하고도 무언의 손짓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2026-05-06 18:09:02
네이버 뉴스제휴평가위, 술·담배 '홍보성 기사' 부정 평가 항목에 첫 명시
[경제일보] 네이버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가 술, 담배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된 품목의 일방적 홍보성 기사를 부정 평가 대상으로 명시하며 뉴스 생태계 정화에 나섰다. 지난달 시범 운영을 거쳐 이달부터 실질적인 평가에 반영되는 이번 조치는 언론사의 무분별한 기업 홍보 기사 송고를 차단하고 뉴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기준에 따르면 담배, 주류 등 법적 제한 품목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나 자체 비교·분석 없이 업체가 제공한 정보만을 전달할 경우 기사 건별로 1점의 부정 평가 점수가 부과된다. 담배와 주류가 평가 항목에 구체적으로 적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제평위 기준이 식품,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국민 보건과 밀접한 특정 품목을 타깃으로 삼아 규제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제평위의 이러한 행보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기사형 광고'를 근절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간 일부 언론사는 기업의 보도자료를 사실상 광고처럼 가공해 뉴스 영역에 송고하며 뉴스 검색 이용자들의 피로도를 높여왔다. 특히 판매 촉진에 제한이 따르는 주류와 담배가 기사라는 포장지로 둔갑해 노출되는 것은 미성년자 노출 등 사회적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정 노력의 일환이다. 향후 전망은 더욱 엄격한 뉴스 품질 관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평위는 단순히 주류·담배 외에도 특정 상품 구매를 유도하거나 기사 본문 외 광고가 해당 상품 판매 페이지와 연결되는 경우에도 1점의 부정 평가 점수를 매기기로 했다. 이는 언론사와 기업 간의 은밀한 홍보 카르텔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다. 다만 기업의 정당한 홍보 활동을 막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보도자료 송고는 '보도자료 섹션'을 활용하면 되며 이 경우에는 부정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도 뉴스 품질 향상을 위한 '어뷰징 차단'은 핵심 과제다. 해외에서는 이미 AI를 활용해 광고성 기사를 식별하고 품질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 안착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번 조치를 통해 뉴스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이고 이용자들에게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품질 경쟁' 중심의 플랫폼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제평위 관계자는 "법적 제한 품목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객관적이고 안전한 정보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뉴스 매체들의 보도 윤리 준수를 촉진하고 기사형 광고로 오염된 뉴스 생태계를 건강하게 되살리는 계기가 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05-01 1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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