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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SKT 대표 "통신사 넘어 AI 인프라 설계자로 도약"…풀스택 전략 공개
[경제일보] 글로벌 통신 업계가 단순한 연결을 제공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기반을 닦는 핵심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대표 정재헌)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6을 기점으로 AI가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인프라 주도권 싸움으로 확장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통신사의 오랜 정체성이었던 데이터 전달자 역할을 뛰어넘어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다. 정재헌 대표는 13일 사내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이번 MWC 현장을 거대한 건축 현장에 비유했다. 그는 최근 중앙 첨탑 공사를 마친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언급하며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리더들이 모여 AI 성당이라는 시대적 건축물을 어떻게 완성할지 치열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쌓아온 통신 네트워크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AI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정 대표는 자신을 최고경영자를 넘어 변화관리책임자로 칭하며 기업 체질 개선에 대한 굳은 결의를 보였다. 그는 2300만명에 달하는 고객에게 새로운 일상을 선사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회사가 증명해야 할 실체라고 역설했다. 대기업의 자원을 개방하고 벤처기업의 유연한 창의성을 결합하는 시도만이 국가 통신 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필수 선택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철학은 SK텔레콤이 전면에 내세운 풀스택 AI 제공자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최종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의미한다. 회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향후 5년동안 국내 스타트업 500곳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파격적인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방위적인 동맹 구축도 MWC 현장에서 거둔 핵심 성과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를 비롯해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인공지능 연산의 특성을 고려해 고효율 냉각 시스템과 전력 관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또한 각국 통신망을 장악한 해외 거대 사업자들과의 연합 전선도 구체화했다. 싱텔과 이앤 그리고 NTT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손잡고 국가별 데이터 주권을 철저히 보호하는 소버린 AI 패키지를 공동으로 선보이며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범용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각 국가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보안 규제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승부수다. 자체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도 뒤따랐다. SK텔레콤이 구축한 차세대 GPU 클러스터 해인은 이번 MWC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최고의 클라우드 솔루션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해인은 엔비디아의 최신 가속 칩 B200 1000개를 단일 클러스터로 묶은 초대형 고성능 인프라다. 이로써 회사는 해당 시상식의 동일 부문에서 3년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단순히 통신망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운영 기술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여기에 5000억파라미터 규모를 자랑하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A.X K1 역시 독자적인 한국형 AI 경쟁력을 보여주며 현지 관람객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대기업의 거대한 인프라를 외부로 개방하고 창의적인 벤처기업들이 그 위에서 자유롭게 뛰놀게 만드는 생태계 조성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AI업계에서는 챗GPT 등장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AI 산업이 이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물리적 인프라 구축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결국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고도화된 6G 통신망을 결합할 수 있는 통신 기업들이 미래 지능형 산업의 핵심 권력을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천문학적인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통신사 연합체 기반의 인프라 전략이 얼마나 실질적인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통신망 위에서 데이터를 조용히 실어 나르던 굴뚝 기업이 생태계 전체를 조율하는 진정한 인프라 설계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변화관리책임자를 자처한 정 대표의 담대한 실험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2026-03-13 15: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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