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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성분 덜고 식이섬유 더하고…식품업계, '성분표' 다시 짠다
[경제일보]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커피 한 잔, 요거트, 밥 한 끼의 '성분표'가 달라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크림 라떼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당류와 칼로리를 낮췄고 서울우유는 플레인 요거트의 유당을 0g으로 설계했으며 오뚜기는 즉석 흑미밥에 식이섬유를 더했다. 맛과 형태는 익숙하게 유지하되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성분은 덜고 필요한 영양소는 보강해 일상적인 식사와 음료 선택만으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설계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오는 17일 저당 음료 2종과 디저트 2종으로 구성한 가을 신제품 4종을 출시한다. 이 가운데 '라이트 모카크림 라떼'와 '라이트 그레인크림 라떼'는 기존 크림 라떼의 진한 풍미를 유지하면서 당류와 칼로리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시중 고당도 크림폼 라떼와 비교해 당도를 최대 68%, 칼로리를 최대 39% 줄였다. '라이트 모카크림 라떼'에는 저당 바닐라와 연유 베이스, 에스프레소와 저당 초코 소스를 사용했다. '라이트 그레인크림 라떼'는 17곡 파우더와 저당 바닐라 라떼 베이스에 라이트 카라멜 소스를 조합했다. 엔제리너스가 제품에서 조정한 것은 맛의 방향보다 영양 부담이다. 크림 라떼 특유의 달고 진한 맛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당류와 칼로리를 낮춰 혈당 관리와 체중 조절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과 맛의 균형을 강조한 '엔제린 밸런스' 라인업도 함께 확대한다. 롯데GRS 관계자는 "맛있는 음료는 당류가 높다는 편견을 깨고 부담 없이 매일 찾을 수 있는 가을 시즌 저당 크림 라떼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트렌드와 건강을 모두 고려한 '엔제린 밸런스' 라인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플레인 요거트에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유당을 덜어냈다. 신제품 '더 진한 플레인 요거트 락토프리'는 기존 제품의 고소하고 담백한 풍미와 활용도는 유지하면서 유당 함량을 0g으로 설계했다. 제품에는 체세포수 기준 1급, 세균수 기준 1급A의 국산 나100% 원유를 99.946% 사용했다. 색소, 안정제, 향료, 감미료는 넣지 않은 무가당 제품으로 1.8L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서울우유가 락토프리 제품을 확대한 데에는 관련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영향을 미쳤다. 닐슨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약 876억원 규모로 2019년 이후 연평균 8% 이상 성장했다. 기존 플레인 요거트를 즐기던 소비자 가운데 유당에 민감하거나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까지 끌어안기 위해 제품의 기본 특성은 유지하면서 특정 성분만 조정한 것이다. 대용량 제품으로 구성해 홈메이드 그릭요거트·요거트볼·드레싱·베이킹 등 활용 범위도 넓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기존 '더 진한 플레인 요거트'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당에 보다 민감한 소비자까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락토프리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소비자의 다양한 섭취 니즈를 충족하고 제품 선택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당류나 유당처럼 특정 성분을 줄이는 대신 필요한 영양성분을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산 찰흑미를 사용한 130g 소용량 잡곡밥 '식이섬유 플러스 흑미밥'을 출시하고 기존 즉석밥에 식이섬유 기능을 보강했다. 신제품에는 식이섬유 5.5g이 들어 있어 한 팩으로 하루 섭취량 기준 22%를 채울 수 있으며 수용성 식이섬유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더해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혈중 중성지질 개선 △원활한 배변 활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은 건강관리와 체중 조절을 위해 적정량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를 고려해 130g 소용량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국산 찰흑미를 12.3% 사용해 양에 대한 부담은 낮추면서도 구수한 풍미와 쫀득한 식감은 살렸다. 오뚜기 관계자는 "건강을 고려하면서도 한 끼를 부담 없는 양으로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식이섬유 플러스 흑미밥'을 선보이게 됐다"며 "변화하는 식생활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맛, 영양, 편의성을 갖춘 즉석밥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16 09: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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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 서버 지연설…'1년 로드맵'에 첫 균열 오나
[경제일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로드맵에 지연설이 제기됐다. 핵심은 칩 자체가 아니라 랙 내부를 연결하는 고난도 인쇄회로기판(PCB)이다. AI 반도체 경쟁이 GPU 성능을 넘어 서버 랙, 냉각, 광통신, 전력 인프라까지 묶인 시스템 경쟁으로 바뀌면서 제조 난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랙 시스템 ‘Kyber NVL144’ 출시가 12개월 이상 지연돼 2028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AI 플랫폼 ‘Vera Rubin Ultra’와 함께 2027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PCB 미드플레인 제조 난항으로 일정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Kyber NVL144는 고성능 칩 144개를 하나의 랙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해 단일 대형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개별 GPU 성능보다 수백 개 칩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엔비디아가 랙 단위 시스템을 강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대안으로 거론됐던 ‘NVL72x2 백투백’ 구조도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72개 칩으로 구성된 랙 두 개를 맞붙여 배치하는 방식이었지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특이한 설계와 운영 부담을 이유로 반발했다는 것이다. 광통신으로 여러 랙을 연결하는 NVL576 역시 기술적 난제로 지연되거나 소량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루빈 울트라 칩 자체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연산 다이 4개를 갖춘 고성능 버전이 취소되고 2개 다이 기반 모델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역시 엔비디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측은 로드맵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랙 시스템 지연은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과 공급망 업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단기 매출의 중심은 블랙웰과 루빈 초기 제품군인 만큼 Kyber 지연설이 당장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지연설이 사실이라면 반사이익은 AMD와 구글, 맞춤형 AI 반도체 진영에 돌아갈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은 엔비디아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질수록 AMD GPU나 구글 TPU, 자체 ASIC 활용을 늘릴 유인이 커진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수십조원 규모로 커진 상황에서는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더 큰 의미는 엔비디아의 ‘매년 새 플랫폼’ 전략이 제조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 연결 구조, 냉각 비용도 함께 커진다. 차세대 AI 서버는 더 이상 칩을 많이 꽂는 문제가 아니다. PCB, 고속 인터커넥트, 액체냉각, 광통신, 전력 설계가 모두 동시에 풀려야 한다. 한편 엔비디아 지연설은 AI 산업의 병목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델은 더 커지고 데이터센터는 더 뜨거워지며 서버 랙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칩 설계의 승자가 곧 시스템 제조의 승자라는 보장은 없다. 엔비디아가 공식 로드맵을 지켜내느냐, 아니면 제조 난도가 속도를 늦추느냐에 따라 AI 인프라 시장의 다음 경쟁 구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2026-07-07 07:4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