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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칼날에 긴장감 고조…가상자산거래소들 "장부 거래는 죄 없다, 문제는 시스템"
[이코노믹데일리] 빗썸의 사상 초유 '비트코인 60조원 오지급 사태'로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현장 점검이 예고되자 업비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주요 거래소들이 일제히 "우리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빗썸의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구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코인원, 코빗 등은 이번 빗썸 사태와 같은 대규모 오지급 사고를 막기 위한 '다중 안전장치'를 이미 가동 중이다. 업계 1위 업비트는 "내부 장부와 실제 코인 지갑 잔액을 5분 주기로 대조하는 '준비자산 증명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며 "장부상 수량이 실제 보유량을 초과하거나 불일치할 경우 즉시 경보가 울리고 거래가 차단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벤트 리워드 지급 시에는 전용 계좌에 실제 코인을 미리 입금한 뒤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보유하지 않은 '유령 코인'이 지급될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역시 '검증·분리·예방'이라는 3대 내부 통제 메커니즘을 공개했다. 코인원은 "이벤트 전용 지갑과 고객 자산을 철저히 격리하고 지급 계정 잔고를 초과하는 자산 이동 시도는 시스템 단계에서 자동 차단되는 '페일 세이프(Fail-Safe)'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마케팅, 운영, 재무 부서가 6단계에 걸쳐 교차 검증하는 프로세스도 운영 중이다. 코빗은 출금과 입금이 짝을 이뤄야만 장부에 기록되는 '이중원장' 방식을, 고팍스는 콜드월렛에서 운영 계정으로 물량을 옮긴 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보유 수량 이상의 지급을 막고 있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사고 원인에 대해 "단순 입력 실수(팻핑거)를 넘어 시스템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통상적으로 보유 수량을 초과하는 지급 명령은 시스템에서 실행 자체가 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소 3단계 이상의 승인 절차나 보유량 검증 시스템이 빗썸에서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래소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에 돌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며 전수 조사를 지시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라며 엄중한 인식을 드러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등 규제 강화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소들은 "장부 거래 방식 자체는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도 쓰는 보편적 방식"이라며 "문제는 내부통제의 수준 차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닥사(DAXA) 역시 회원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약속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2026-02-10 09:37:38
빗썸 "오지급 피해 보상 시작"…수수료 무료 카드까지 '강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대표 이재원)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수습을 위해 전방위적인 보상책을 가동했다. 9일부터 피해 고객 보상과 수수료 전면 무료화가 시작됐지만 이미 외부로 인출된 30억원 규모의 자산 회수와 향후 법적 공방 가능성, 그리고 무너진 신뢰 회복이라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이날부터 사고 당시 시세 급락으로 손해를 본 '패닉셀(공황 매도)' 투자자들에게 매도 차익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사고 시간대 접속 기록이 있는 모든 고객에게 2만원을 지급하고 9일 0시부터 일주일간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0%로 전환하는 등 성난 민심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오후 7시경, 이벤트 당첨금 '2000원'을 '2000BTC(비트코인)'로 잘못 입력해 62만BTC(약 60조원)가 오지급되며 발생했다. 빗썸은 사고 인지 후 99.7%를 회수했으나 0.3%에 해당하는 일부 물량은 이미 현금화되어 거래소 밖으로 빠져나갔다. ◆ "돈 내놔라" vs "이미 썼다"…30억원 회수 '2라운드' 가장 큰 문제는 아직 회수되지 않은 비트코인 125개와 이미 은행 계좌로 출금된 30억원가량의 현금이다. JTBC 보도와 커뮤니티 인증 등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오지급된 비트코인 중 50개를 매도해 4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이 중 일부가 출금된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은 현재 해당 이용자들과 일대일로 접촉해 반환을 설득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대부분 협조적이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끝내 반환을 거부할 경우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민사 소송의 경우 빗썸의 승소를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이벤트 공지에 당첨금이 '2000원'으로 명시돼 있었고, 사회 통념상 2000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지급된 것은 명백한 '착오 송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이를 알고도 반환하지 않으면 부당 이득이 성립한다. 하지만 형사 처벌(횡령죄) 적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법원은 2021년 착오 송금된 비트코인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가상자산은 형법상 '재물'이 아니며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2024년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가 강화된 점은 변수다. 검찰이 바뀐 법적 환경을 근거로 횡령죄나 배임죄 적용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경우 빗썸의 자산 회수 시점은 기약 없이 늦춰질 수 있다. ◆ IPO 앞두고 '내부 통제' 구멍…금융당국 칼날 이번 사태는 빗썸의 기업공개(IPO) 계획에도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빗썸은 2025년 말 또는 2026년 초 상장을 목표로 준비해왔으나 수십조원 규모의 자산이 단 한 번의 클릭 실수로 오고 가는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재 빗썸에 대한 긴급 현장 점검을 진행 중이다. 특히 실제 보유량보다 더 많은 코인이 전산상으로 지급되고 거래된 점은 거래소 시스템의 신뢰성을 뿌리째 흔드는 사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순 실수를 넘어 시스템 설계 자체의 결함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빗썸은 미회수 물량에 대해 회사 보유 자산을 투입해 고객 자산 장부를 100% 맞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60조원 팻핑거'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이 덩치만 커졌을 뿐 운영 시스템은 여전히 '아날로그 구멍가게'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2026-02-09 07: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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