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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AI 사용 미공지·크랙판 유통 겹악재…펄어비스 대응 시험대
[경제일보]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이 출시 초반부터 인공지능(AI) 활용 논란과 보안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며 진통을 겪고 있다. 게임 내 일부 에셋에 AI 생성물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데 이어 보안 기술인 '데누보' 적용에도 불법 복제판까지 유통되는 정황이 알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펄어비스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실험적으로 AI 생성 도구를 활용해 일부 2D 비주얼 소품을 제작했다고 인정했다. 펄어비스는 해당 에셋이 초기 콘셉트 검증을 위한 용도로 사용됐으며 출시 전 최종 검수를 거쳐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일부가 최종 빌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AI 활용 사실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 사용 자체보다 '투명성'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글로벌 프로젝트와 인디 게임을 중심으로 캐릭터 콘셉트 아트, 배경 소품, 텍스트 생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는 '33 원정대'도 AI 사용을 고지하지 않아 'GOTY' 수상이 취소된 바 있다. 붉은사막은 AI 사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안내 없이 출시 단계까지 이어지면서 이용자 신뢰 측면에서 논란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과거 게임 판매 플랫폼에서 AI 사용 여부를 알리지 않은 게임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불을 진행했고 붉은사막도 환불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펄어비스는 현재 게임 내 전체 에셋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콘텐츠는 향후 패치를 통해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개발 및 소통 과정에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펄어비스는 "AI 사용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했어야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는 저희 내부 기준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러한 도구는 주로 초기 제작 단계에서 사용되었으며 출시 전에 에셋을 교체할 예정이었지만 투명성 부족에 대한 책임을 면제할 수는 없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붉은사막의 크랙판도 판매량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붉은사막은 강력한 디지털 저작권 보호 기술로 알려진 '데누보'가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우회한 크랙 버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크랙판은 단순한 저작권 침해를 넘어 보안 측면에서도 위험성이 크다. 비공식 경로로 배포되는 실행 파일에는 악성코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며 개인정보 탈취나 시스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번 붉은사막의 크랙판은 새로운 불법 복제 기술인 '하이퍼바이저' 방식으로 컴퓨터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단계부터 건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펄어비스는 콘텐츠 제작 과정의 투명성 문제와 함께 보안 이슈까지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초반 악재들에도 사후 지원과 개선을 통해 게임의 매출을 회복한 사례도 있는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해 펄어비스가 어떻게 대응할지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출시 이후 피드백을 주의 깊게 들으며 게임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피드백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플레이 경험을 가능한 한 빠르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23 10:27:26
그룹아이비 '2026 범죄 동향' 발표… 협력사 노린 공급망 사이버 공격 글로벌 위협 부상
[경제일보] 기업의 방어막이 아무리 두터워도 협력사라는 약한 고리가 끊어지는 순간 전체 보안망이 무너지는 공급망 공격이 글로벌 사이버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그룹아이비(Group-IB, 한국지사장 김기태)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 하이테크 범죄 트렌드 보고서(High-Tech Crime Trends Report 2026)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공격자들이 더 이상 단일 기업을 노리지 않고 여러 조직이 얽힌 생태계 전체를 겨냥하는 비대칭적 공격 전략으로 진화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실제 해커들은 신뢰받는 공급업체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그리고 관리형 서비스 제공업체 등을 1차 표적으로 삼고 있다. 보안이 취약한 제3의 업체를 먼저 침해한 뒤 통합 로그인 시스템이나 SaaS 플랫폼을 타고 수백개 기업으로 접근 권한을 거미줄처럼 확장하는 방식이다. 단 한 번의 해킹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유출과 랜섬웨어 감염이 꼬리를 물며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구조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한국 대기업들을 정조준한 나홀로 해커 888의 실제 공격 사례다. 아나스타샤 티호노바 그룹아이비 아시아태평양 기술 총괄은 이날 간담회에서 888이 국내 대기업들이 공통으로 이용하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를 해킹해 고객사 시스템 접근 권한을 통째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데이터 분석 결과 삼성메디슨과 LG전자 그리고 HD현대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피해 목록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기업이 직접 해킹 당하지 않더라도 협력사가 뚫리면 동일한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공급망 공격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지어 그룹아이비 측이 다크웹에서 이들의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경고했을 때 일부 기업은 내부 정보를 꿰뚫고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보안업체를 해킹 조직으로 오인하는 웃지 못할 촌극마저 빚어졌다. 피해 기업 스스로 침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공격이 은밀하고 깊숙하게 파고든다는 방증이다. 한국을 향한 사이버 위협의 수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유독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룹아이비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아태 지역 10여개국 가운데 사이버 공격 대상 국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는 제조업과 금융업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어 금기시되던 의료기관까지 랜섬웨어 공격의 핵심 표적이 되며 몸값을 요구하는 악질적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처럼 진화하는 공급망 공격의 이면에는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기술의 무기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해커들은 스팸GPT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피싱 이메일을 대량으로 자동 생성하며 다중 인증 시스템을 손쉽게 무력화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딥페이크 기술로 회사 경영진의 얼굴과 목소리를 완벽히 위조한 뒤 화상 통화로 직원에게 거액의 송금을 지시해 탈취하는 등 인간의 신뢰 자체를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사이버 범죄의 거대한 산업화 현상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과거 해커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초기 침투만 전담하는 브로커와 데이터를 빼돌려 파는 판매자 그리고 랜섬웨어를 실행하는 조직이 철저히 분업화하여 거대한 지하 경제 카르텔을 형성했다. 유명 오픈소스 패키지 저장소나 정상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의 개발자 권한을 탈취해 악성코드를 심어 유포하는 등 정상적인 개발 파이프라인마저 거대한 악성코드 유포 경로로 전락했다. 국내 주요 보안업계 역시 2026년 최대 위협으로 일제히 공급망과 AI를 지목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안랩과 이글루코퍼레이션 등 IT 보안 선도 기업들이 발표한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도 AI 기반 공격 파이프라인 구축과 오픈소스 생태계를 노린 공급망 위협이 1순위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클라우드 가상머신을 통째로 마비시키는 하이퍼바이저 공격이나 국가 핵심 인프라의 운영기술을 파괴하는 사이버전 형태의 극단적 위협이 일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사이버 안보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룹아이비 측은 단일 침해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대칭적 공격 전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개별 시스템 보호를 넘어 신뢰 구조 전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은 협력업체와 외부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엄격한 제로 트러스트 보안 체계를 조속히 구축하고 신뢰를 끊임없이 검증하는 능동적 사이버 복원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2026-03-13 1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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