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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건에서 기업자문까지…YK, 전국망 타고 업계 7위
[경제일보] 2012년 서울 서초동에 문을 연 YK법률사무소의 주력은 기업 인수·합병도 국제금융도 아니었다. 형사사건이었다. 개인 의뢰인이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찾는 시장에서 출발했다. 강경훈 대표변호사는 사법연수원 40기를 수료한 뒤 그해 YK법률사무소를 세웠다. 14년이 지난 지금 YK의 위치는 크게 달라졌다. 2025년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매출은 1694억원으로 국내 로펌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2021년 461억원이던 매출은 5년 만에 3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변호사도 129명에서 357명으로 증가했다. 성장 방식도 기존 대형 로펌과 달랐다. 개인 형사사건에서 확보한 고객을 민사와 가사·이혼, 노동, 부동산으로 연결했고 서울에 집중됐던 변호사 서비스를 지방으로 가져갔다. 전국에 직영 사무소를 깐 뒤에는 기업형사와 공정거래, 조세, 중대재해까지 업무를 넓혔다. 이제는 개인 의뢰인을 상대로 키운 조직을 기업 고객까지 찾는 종합로펌으로 바꾸고 있다. ◆ 형사사건에서 출발한 서초동 로펌 YK는 2012년 법률사무소로 출발했다.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성범죄센터를 만들고 이혼과 가사, 의료 등으로 업무를 확대했다. 온라인을 통한 법률상담과 사건 수임에도 일찍부터 힘을 실었다. 당시 대형 로펌들이 기업 고객을 두고 경쟁하던 것과 다른 시장이었다. 형사사건은 기업자문과 고객을 만나는 방법부터 다르다. 기업은 사내 법무팀이나 금융회사, 회계법인을 통해 로펌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개인은 수사나 이혼, 교통사고처럼 문제가 터진 뒤 인터넷 검색이나 지인의 소개로 변호사를 찾는다. YK는 이 시장에서 상담과 사건 처리 절차를 표준화했다. 2017년 노동센터와 법인회생센터를 만들었고 2018년 경찰 대응과 학교폭력 업무를 보강했다. 2019년에는 부동산·건설센터까지 열었다. 형사에서 만난 개인 고객이 겪는 다른 법률 문제를 같은 조직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업무를 늘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형사는 YK의 가장 큰 기반으로 남았다. 지금도 배성범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끄는 형사총괄그룹에 경찰 수사 경험을 가진 변호사와 전문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횡령과 배임, 금융범죄 등 기업형사 사건으로도 업무가 넓어졌다. ◆ 서울 밖으로 변호사를 보냈다 YK가 몸집을 빠르게 키운 계기는 2020년이다. 법률사무소에서 법무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수원과 부산, 인천, 안산, 대전, 광주, 대구, 울산에 사무소를 냈다. 분사무소를 각 지역 변호사에게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주사무소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 방식을 도입했다. 2021년에는 창원과 청주, 부천, 고양, 의정부, 전주로 넓혔다. 2023년 천안과 평택, 제주, 순천, 목포, 포항, 구미, 진주 등에 잇달아 사무소를 냈다. 2024년에도 강릉과 분당, 안양, 군산, 원주, 춘천, 남양주 등을 추가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무소는 서울 강남을 포함해 전국 31곳이다. 수도권 12곳을 비롯해 강원과 충청, 호남, 영남, 제주까지 이어진다. 대부분 대형 로펌이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지역의 개인과 중소기업을 서울로 불러들이는 대신 변호사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YK가 단기간에 많은 사건을 확보할 수 있었던 기반도 이 전국망에서 나왔다. 기업법무 시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이 네트워크를 지방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 법인 전환 뒤 매출이 뛰었다 YK는 법무법인 전환 첫해인 2020년 매출 24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461억원, 2022년 533억원을 거쳐 2023년에는 803억원까지 올라갔다. 2024년에는 1547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에 육박했고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16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9.5% 늘어 증가율은 한풀 꺾였지만 지평 1327억원, 바른 1076억원, 대륙아주 1027억원을 앞섰다. 김앤장과 태평양, 세종, 광장, 율촌, 화우에 이어 7위다. 변호사 숫자도 함께 늘었다. 2021년 129명이던 변호사는 2025년 357명으로 증가했다. 비변호사 전문인력도 31명에서 113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경찰 출신이 60명에 달한다. 개인 사건과 수사 대응을 많이 처리해온 YK의 인력 구성이 반영돼 있다. 매출과 변호사 숫자를 함께 늘리는 전략은 YK를 단기간에 10위권 밖에서 7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제부터는 사람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쟁이 시작된다. ◆ 전직 대법관·고검장 데려와 기업 사건 보강 YK가 기업법무 쪽으로 방향을 튼 시점은 2024년 전후다. 그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영입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배성범 전 고검장을 형사총괄대표로 데려왔다. 김앤장에서 조세 분야를 담당했던 한만수 변호사도 합류했다. 판·검사 출신뿐 아니라 조세와 공정거래 분야의 전문인력을 한꺼번에 보강했다. 조직도 달라졌다. 2024년 공정거래그룹과 조세그룹, 지식재산그룹, 디지털자산센터, 중대재해센터 등을 잇달아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기업거버넌스센터도 출범했다. 개인 형사·가사 사건 중심의 조직에서 기업이 겪는 규제와 세금, 지배구조 문제를 다루는 조직을 따로 떼어낸 것이다. 영입은 기업형사에도 영향을 줬다. 배성범 대표가 이끄는 형사총괄그룹은 일반 개인 형사사건뿐 아니라 횡령·배임과 금융범죄, 기업 수사 대응으로 범위를 넓혔다. 검찰과 경찰에서 일한 전문가를 초기 수사 단계부터 붙이는 방식이다. YK가 오래 해온 형사사건과 새로 키우는 기업법무가 만나는 지점도 여기다. 기업 경영진이 수사를 받으면 형사법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정거래와 노동, 세금, 회사법 문제가 함께 따라온다. ◆ 피자헛 사건으로 기업법무 이름 알렸다 기업법무 진출을 보여준 사건 가운데 하나가 한국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이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은 본사가 원재료 공급 과정에서 받아온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2026년 1월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으려면 가맹점주와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점주들에게 215억원을 반환하도록 한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YK는 가맹점주 측을 대리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가 지켜본 사건이었다. 그동안 개인 형사사건 이미지가 강했던 YK가 공정거래와 기업분쟁에서도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현재 YK는 같은 쟁점을 둘러싼 유사 소송도 여러 건 수행하고 있다. 2024년 티몬·위메프 사태 때에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들이 가입한 협회에 법률의견을 제공했다. 소비자 환불을 둘러싼 전자상거래법상 책임 범위를 검토하는 일이었다. 개인 소비자를 대리하는 사건과 기업·협회를 자문하는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조직으로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노동 분야의 기업 자문도 늘었다. YK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조인선 변호사 등을 중심으로 노동 관련 조직을 운영했고 2025년 관련 자문 요청이 전년보다 30~40% 늘었다고 밝혔다. 기업법무에서 다루는 분야도 하나씩 늘고 있다. ◆ 개인 고객을 만난 방식으로 중소기업 공략 YK가 노리는 기업 고객도 기존 대형 로펌과 조금 다르다. 김앤장과 빅5가 대기업과 금융회사, 사모펀드의 대형 거래를 놓고 경쟁한다면 YK는 중소·중견기업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잡고 있다. 지방에서 사업하는 기업은 서울 대형 로펌을 상시 이용하기 어렵고 비용 부담도 크다는 판단이다. 여기서 전국 31개 사무소가 다시 쓰인다. 지역 사무소에서 기업을 만나고 서울 본사의 조세와 공정거래, 기업형사 전문가를 사건에 붙이는 방식이다. 개인 사건을 처리할 때 만든 전국 네트워크를 기업법무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법무 시장에 들어간다고 개인 고객을 버리는 것도 아니다. 형사와 이혼, 상속, 부동산 등 기존 업무는 계속 유지한다. 개인 고객이 사업을 하면 기업자문으로 이어지고 기업 대표의 사건이 상속이나 형사 문제로 번지면 다시 기존 조직이 맡는다. 대기업 한 곳에서 거액의 자문료를 받는 방식과 다른 계산이다. 개인과 중소기업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필요한 전문분야를 내부에서 연결해 사건당 업무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 빠른 성장 뒤에 남은 4억7000만원 외형이 커진 만큼 숫자를 달리 볼 필요도 있다. YK의 2025년 변호사 1인당 매출은 약 4억7000만원이었다. 화우와 율촌, 태평양, 세종, 광장 등 주요 대형 로펌이 7억원대인 것과 차이가 있다. 변호사를 세 배 가까이 늘리는 동안 매출도 빠르게 늘었지만 인력당 생산성에서는 아직 따라잡아야 할 거리가 남았다. 전국 조직을 같은 수준으로 운영하는 일도 쉽지 않다. 서울과 제주, 강릉, 부산에서 같은 사건 처리 기준을 유지해야 하고 수백 명의 변호사에게 들어오는 사건을 적절한 전문가에게 연결해야 한다. 지점을 늘리는 것보다 한 조직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 YK도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신규 고객 숫자만 늘리는 대신 기존 고객이 다시 찾는 비율을 관리하고 사건 진행을 공유할 자체 애플리케이션도 준비하고 있다. 다수 당사자가 참여하는 집단소송에서 고객 소통과 자료 관리를 시스템화하려는 작업이다. 변호사 확보 경쟁도 계속된다. 올해는 경찰형사와 송무 분야 경력 변호사에게 기본급 1억5000만원에 성과급을 더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 영입에 나섰다. 빠르게 커진 조직에 사건을 처리할 사람을 계속 공급하려는 선택이다. ◆ 서초동 개인 사건에서 업계 7위까지 YK의 14년은 앞서 다룬 로펌들과 출발부터 달랐다. 국제금융에서 시작한 김앤장도 아니고 송무와 기업자문 로펌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광장도 아니다. 조세를 먼저 파고든 율촌과도 다르다. YK는 형사사건을 들고 찾아오는 개인 고객에서 시작했다. 개인 사건이 늘자 민사와 가사, 노동을 붙였다. 서울에서 고객이 늘자 전국에 직영 사무소를 냈다. 전국 조직이 커지자 기업형사와 조세, 공정거래, 중대재해를 맡을 사람을 데려왔다. 개인 사건에서 시작한 조직이 기업법무까지 올라온 순서다. 2025년 매출은 1694억원까지 올라왔다. 이제 YK가 상대해야 하는 시장은 10년 전 개인 형사사건 시장과 다르다. 위에는 수십 년간 기업 고객을 확보해온 대형 로펌들이 있고 아래에서는 대륙아주와 지평, 바른 등 1000억원대 로펌들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개인 사건으로 만든 전국망은 YK를 업계 7위까지 끌어올렸다. 다음 순위는 사무소 숫자보다 기업이 다시 찾을 만한 전문성을 얼마나 쌓느냐에 달려 있다.
2026-09-29 07: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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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한·유럽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참여 外
[경제일보] 케이뱅크, 한·유럽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참여 케이뱅크가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공동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판게아'에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 금융기관이 참여한 스테이블코인 해외송금 기술검증 사업인 '팍스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판게아 프로젝트는 국내 은행권과 유럽연합(EU)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법인 키발리스, 글로벌 금융 메시징 네트워크 SWIFT, 블록체인 기술기업 체인링크 등이 참여해 차세대 해외송금 모델을 공동 연구·검증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화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글로벌 은행권 공동 프로젝트다. 참여 기관들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활용 가능성과 은행권 공동 대응 체계, 글로벌 정산 인프라 연계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참여 기관들은 각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교환하는 구조를 전제로 해외송금과 정산에 필요한 거래 흐름, 통화 교환 방식, 정산 구조 등을 검증하고 실제 적용 가능성과 잠재적 리스크를 분석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과 함께한 팍스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는 유럽 금융권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차세대 해외송금 및 정산 모델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금융,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금융위원장상 수상 KB금융그룹이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OI #금융권' 행사에서 국민은행과 티냅스의 협력 사례로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과 금융기관의 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은행과 티냅스는 금융상담 에이전트의 신뢰도 확보를 위한 '실시간 답변 품질 평가 및 통제 시스템 구축' 사례를 발표해 최우수 협업 기업에 수여되는 '올해의 협력상'을 받았다. 양사는 KB금융의 'KB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 특화 실시간 답변 평가 모델 설계와 RAG 기반 답변 신뢰성 검증 기술 도입 등을 공동 추진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협업을 통해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을 90% 이상 사전 차단했다. 국민은행은 향후 수·여신과 퇴직연금 등 영업 현장 핵심 상담 영역으로 금융상담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과 금융회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금융 현장의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청소년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성과 발표 KB국민은행이 오는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앞두고 청소년 대상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사업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청소년 지원 사업 '상다미쌤'을 후원하고 있다. 상다미쌤은 청소년의 고민과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상담과 심리치료 지원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누적 상담 건수는 약 160만건이며 전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 청소년 1781명에게 심리치료비를 지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청소년 범죄와 유해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방문형 예방교육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현재까지 총 41개 학교, 7500여 명의 청소년에게 올바른 의약품 사용법과 마약류 등 유해 약물의 위험성을 교육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71개 학교, 1만20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중요한 포용금융의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마음건강 회복과 안전한 성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25 1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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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선거서 진보 교육감 약진이 던지는 교육계 메시지는?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에서 가장 조용했지만 가장 깊은 변화가 일어난 곳은 교육감 선거였다. 시장·도지사 선거의 함성, 여야 대표의 공방, 전·현직 정치 지도자의 지원 유세에 가려졌지만 유권자는 아이들의 교실을 맡길 사람을 따로 골랐다. 그 결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1곳 안팎에서 승리하거나 당선이 유력한 흐름을 보였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9명 수준으로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교육계의 무게추가 다시 진보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 결과를 단순히 진보 진영의 승리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다. 후보 이름도, 정책도, 성향도 유권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선거 역시 후보 난립과 단일화 갈등, 낮은 관심 속에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선거 전 교육감 선거에서 ‘지지 후보 없음’과 ‘모름’ 응답이 높아 유권자의 무관심이 심각했던 게 사실이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 여부가 판세를 좌우해왔지만, 이번에는 곳곳에서 다자 구도와 단일화 불복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진보 교육감이 약진했다면, 그 안에는 분명한 민심의 결이 있다. 첫째 메시지는 경쟁 일변도 교육에 대한 피로감이다. 학부모는 성적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초학력 회복, 디지털 역량, AI 시대 인재 교육, 대학 진학 경쟁력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다만 아이를 점수와 서열의 사다리에만 묶어두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문제의식도 커졌다. 학교가 입시 공장만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교육이 최소한 아이의 자존감과 공동체 감각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표심에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둘째 메시지는 공교육 회복에 대한 주문이다. 사교육비 부담은 이미 가계 경제의 고질병이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시간표가 아이의 하루를 지배하고, 중산층 가계조차 교육비 앞에서 허리가 휜다.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내세운 무상·보편 교육, 돌봄 확대, 교육복지 강화, 학교 현장 지원 공약은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유권자는 이념의 깃발보다 “내 아이가 학교 안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는가”를 물었다. 교육감 선거 결과는 사교육에 밀린 공교육의 체면을 다시 세우라는 명령에 가깝다. 셋째 메시지는 학생 인권과 교권을 대립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교육 현장은 학생 인권과 교권 침해 논란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일부 보수 진영은 학생 인권 조례를 교권 약화의 원인처럼 몰아갔고, 일부 진보 진영은 교사들의 절박한 호소를 충분히 껴안지 못했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이기는 공간이 아니다. 학생의 존엄과 교사의 권위는 함께 서야 한다. 진보 교육감 약진은 학생 인권을 지키되, 교사가 무너지는 학교를 방치하지 말라는 이중의 요구로 해석해야 한다. 넷째 메시지는 ‘교육의 정치화’에 대한 경고다. 교육감 선거가 진보 대 보수의 대리전으로 흐를수록 정작 교실의 문제는 뒤로 밀린다. 한 아이가 문해력을 잃고, 한 교사가 악성 민원에 지치고, 한 학교가 디지털 격차 앞에서 흔들리는 문제는 좌우의 구호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진보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그것은 백지수표가 아니다. 교육을 정쟁의 전초기지로 만들지 말고 학교의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다. 진보 교육감들이 특히 새겨야 할 대목도 있다. 과거 혁신학교, 민주시민교육, 학생인권조례는 진보 교육의 상징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시민교육,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자사고 정책 등이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정책의 이름이 곧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혁신학교가 실제 학력과 학교 만족도를 높였는지, 민주시민교육이 균형 잡힌 시민성을 길렀는지, 학생인권정책이 교권 보호 장치와 함께 설계됐는지 냉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진보 교육이 다시 기회를 얻었다면, 이번에는 구호보다 성과로 답해야 한다. 보수 교육계도 반성할 대목이 적지 않다. 학력 회복과 학교 질서 회복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의제였다. 그러나 그것이 학생 인권의 후퇴, 과거식 입시 경쟁의 복원, 서열화 교육의 재가동처럼 비치면 중도 학부모를 붙잡기 어렵다. 보수 교육이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경쟁’만 말할 것이 아니라 ‘좋은 공교육 안에서의 실력’을 말해야 한다. 기초학력 진단은 필요하지만 낙인찍기가 되어서는 안 되고, 자율과 선택은 필요하지만 교육 격차를 방치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동서양의 고전은 교육의 본질을 이미 오래전에 말했다. <논어>의 ‘유교무류(有敎無類)’는 가르침에는 부류가 없다는 뜻이다. 신분과 배경에 따라 배움의 문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는 공자의 말이다. 오늘의 한국 교육에 옮기면 부모의 소득, 사는 지역, 장애 여부, 학교 유형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갈라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진보 교육감 약진의 가장 큰 의미도 여기에 있다. 유권자는 교육이 다시 기회의 사다리가 되기를 바랐다. 사다리가 사교육 시장 안에만 놓여 있다면 그것은 공교육의 실패다. 그러나 평등만으로 교육은 완성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탁월함은 반복된 습관에서 나온다고 봤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학교를 만드는 것과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공정한 기회 위에서 더 많이 읽고,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정확히 쓰고, 더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이끄는 것이 교육이다. 진보 교육감들은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평등의 언어만 있고 수월성의 설계가 없다면 학부모는 다시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갈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교육계에 세 가지 숙제를 남겼다. 첫째, 공교육의 질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기초학력, 학교폭력, 교권 침해, 돌봄 공백, 디지털 격차에 대해 지역별 목표와 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교사를 교육개혁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주체로 세워야 한다. 교사가 지쳐 있으면 어떤 혁신도 교실 문턱을 넘지 못한다. 셋째, 이념형 정책보다 현장형 정책을 앞세워야 한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거대한 담론보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변화다. 교육감 선거는 무관심 속에서 치러졌지만, 그 결과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아이들을 경쟁의 벼랑 끝에만 세우지 말라’는 호소이자 ‘공교육을 다시 믿을 수 있게 만들라’는 명령이다. 동시에 ‘진보 교육도 성과와 책임의 언어로 말하라’는 경고다. 교육은 정권보다 길고, 선거보다 깊다. 교육감의 임기는 4년이지만 한 아이의 삶에는 수십 년의 흔적을 남긴다. 이번 6·3 지방선거가 교육계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학교를 이념의 전시장으로 만들지 말라. 아이가 배우고, 교사가 가르치며, 학부모가 믿을 수 있는 공교육을 복원하라. 진보 교육감들의 승리는 그 출발선일 뿐이다. 이제부터는 승리의 말이 아니라 교실의 변화로 답할 시간이다.
2026-06-05 10: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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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한 표의 기준은 생활과 책임이다
[경제일보] 오늘 유권자는 다시 투표소 앞에 선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의 절차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이고,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라는 두 구호가 정면으로 맞붙는 정치적 시험대다. 여야는 저마다 심판을 말한다. 여당은 국정 동력을 위해 지방 권력의 교체를 호소하고, 야당은 거대 여당을 견제할 최소한의 힘을 달라고 말한다. 선거에서 심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질이 심판 구호 하나로 덮여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다루는 것은 거대한 이념보다 가까운 생활이다. 버스 노선, 주차장, 학교 안전, 돌봄, 병원 접근성, 재난 대응, 쓰레기 처리, 노후 주거 정비, 지역 일자리, 산업단지 규제, 소상공인 지원이 모두 지방 행정의 영역이다. 주민의 하루를 바꾸는 일은 대개 중앙정치의 연설장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회의실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오늘의 한 표는 정당에 대한 호불호만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 어느 후보가 우리 지역의 재정을 제대로 이해하는가. 누가 선심성 공약과 실제 가능한 정책을 구분할 수 있는가. 누가 예산을 아끼고,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쓸 수 있는가. 누가 개발 이익과 환경 보전, 성장과 복지, 교통과 주거의 균형을 설명할 수 있는가. 유권자가 물어야 할 기준은 분명하다.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자기 정치가 아니라 주민의 삶에 쓸 사람인가. 지금 지방은 위기 앞에 서 있다. 수도권은 과밀과 주거비에 눌려 있고,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에 흔들리고 있다. 지역 대학은 학생을 구하지 못하고, 중소도시는 병원과 학교와 일자리를 동시에 걱정한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말이 아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은 산업 전환의 기회를 맞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바이오, 관광, 물류, 에너지 산업은 지방정부의 판단에 따라 지역의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고,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지방정부의 실력이 곧 지역의 생존 능력이 되는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여야가 심판론을 외치는 것은 정치의 속성상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유권자까지 그 언어에 갇힐 필요는 없다. 중앙정치의 분노와 피로가 투표장을 지배하면 정작 지역의 문제는 뒤로 밀린다. 선거가 끝나면 중앙정치의 구호는 사라지지만, 부실한 지자체장과 무능한 지방의회는 4년 동안 주민 곁에 남는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이 치른다. 정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선거를 정권 안정론이나 정권 견제론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엄중한 책임이다. 당선 가능성만 보고 후보를 세우고, 지역을 잘 아는 인물보다 계파와 충성도를 앞세운다면 지방자치는 허울만 남는다. 지방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서를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민주주의의 하부 구조를 약하게 만든다. 교육감 선거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교육은 한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가장 긴 호흡의 정책이다. 기초학력, 사교육비, 학교폭력, 교권,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모두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늘 정보 부족 속에 치러진다. 유권자가 후보를 모른 채 투표장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학교는 다시 이념과 구호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교육감은 교육 행정가이지 진영의 대리인이 아니다. 오늘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어도 후보를 봐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라도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인지 따져야 한다. 공약집을 읽고, 이력을 보고, 전과와 재산, 납세와 병역, 이해충돌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선거는 감정의 배출구가 아니라 책임의 계약이다.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은 분노의 낙인이 아니라 앞으로 4년을 맡기는 위임장이다. 투표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남이 결정한다. 정치가 싫다고 투표장을 떠나면 조직화된 표가 지역의 미래를 가져간다. 지방선거에서 한 표의 가치는 중앙선거보다 더 직접적이다. 몇 표 차이로 구의원과 군의원이 바뀌고, 그 한 사람이 조례와 예산을 바꾼다. 작은 선거일수록 한 표는 더 무겁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에 가서 자기 판단을 남기는 일이다. 좋은 정치가 저절로 오지 않듯, 좋은 지방정부도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묻는 시민이 있어야 답하는 후보가 나오고, 따지는 유권자가 있어야 책임지는 정치가 가능하다. 오늘의 기준은 상식이어야 한다. 지역을 아는 사람,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해결할 사람, 정당의 명령보다 주민의 삶을 먼저 볼 사람을 골라야 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생활이고 책임이다. 6.3 지방선거의 한 표는 중앙정치의 함성 속에서도 결국 우리 동네의 내일을 선택하는 일이다.
2026-06-03 1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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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정권 심판보다 생활정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여야는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당은 국정 안정을, 야당은 정권 견제를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치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령은 따로 있다. 주민의 삶을 누가 더 잘 돌볼 것인가, 지역의 살림을 누가 더 책임 있게 운영할 것인가, 낡은 행정과 무능한 의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결정하는 것은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다. 버스 노선 하나, 학교 주변 안전 하나, 노후 주택 정비 하나, 보육과 돌봄 예산 하나가 주민의 하루를 바꾼다. 지역 산업단지 규제 완화와 청년 창업 공간, 전통시장 주차장, 병원 접근성, 하천 정비, 쓰레기 처리, 재난 대응 역시 지방정부의 실력과 직결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승패표로만 소비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 중앙정치의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정권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투표장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가와 집값, 고용과 세금, 복지와 재정, 외교와 안보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선거에 담긴다. 그러나 모든 지방 의제를 정권 심판론 하나로 덮어버리면 정작 지역은 사라진다. 서울의 교통과 주거, 부산의 산업 재편, 대구·경북의 청년 유출, 호남의 인구 감소, 충청의 행정수도와 산업벨트, 강원의 접경지 경제, 제주 관광과 환경 문제는 모두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하나의 정치 구호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후보의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다. 어느 당 소속인가보다 무엇을 해왔는지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이제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기획자이자 복지의 집행자이며 재난과 안전의 최전선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생존 전략을 짜야 하고 수도권에서는 과밀과 주거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도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 전력망과 산업단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대학과 기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지방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런데 선거 현장은 여전히 낡은 정치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물 검증보다 진영 동원이 앞서고 정책 경쟁보다 상대 흠집 내기가 더 쉽게 소비된다.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규모로 지방자치 경쟁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선택지가 없는 선거는 유권자의 권리를 반쪽으로 만든다. 지방의원 선거가 생활정치의 입구가 아니라 정당 조직의 하부 구조로 굳어지면 지방자치는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한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영역이다. 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부담, 학교폭력, 교권 회복,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유권자는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선다. 정당 표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는 부족하고 후보들은 이념 구호 뒤에 숨는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학교와 교사의 일터, 학부모의 삶을 바꾸는 자리다. 모른 채 찍는 투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투표하지 않는 시민의 몫은 언제나 더 조직된 세력이 가져간다.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생활정치의 질을 떨어뜨린다. 주민이 묻지 않으면 후보는 답하지 않는다. 공약을 따지지 않으면 선거 이후 책임도 물을 수 없다. 누가 우리 지역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빚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개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복지는 지속 가능한지, 청년과 노인은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꼼꼼히 물어야 한다. 정당들도 달라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전초전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좋은 후보를 키우지 않고 지역 정책을 준비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심판론과 방어론만 반복하는 정당은 지방자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부실한 후보를 내놓고 당만 보고 찍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책임이다. 지방의회 역시 거수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을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결국 지역을 병들게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기준은 단순해야 한다.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제대로 쓸 사람인가. 갈등을 키우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인가. 중앙정치의 바람에 기대는 후보보다 현장을 아는 후보를, 구호만 외치는 후보보다 숫자와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를, 당색보다 책임을 아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축적이다. 지방선거는 그중에서도 가장 생활에 가까운 민주주의다.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의 함성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주민의 삶이다. 정치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지방정부가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와 정치권 모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2026-05-30 12: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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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분쟁도 보험으로…손보사 법률 리스크 보장 확대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손해보험사들이 질병·상해 중심 보장을 넘어 생활 속 법률 리스크까지 보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와 가정폭력 법률비용, 민사소송 출석비용, 운전자 사고 이후 변호사 지원 등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상황에 대비한 상품과 특약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무배당 초중학생보험'을 개정하고 학교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보장을 강화했다. 학교 중심 생활이 본격화되는 초·중학생 시기의 특성을 고려해 학교폭력과 법적 분쟁 관련 담보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추가된 보장은 '학교폭력 피해 보장'과 '민사소송 법률비용' 담보다. 학교폭력 피해 시 치료비는 최대 100만원, 민사소송 법률비용은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주요 보장 항목은 응급실 내원 진료비, 학교폭력 피해 보장, 민사소송 법률비용, 골절 진단비, 자동차사고 부상 치료비, 교통상해 입원비 등이다. 한화손해보험은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4.0'에 법률 관련 담보와 서비스를 탑재했다. 새롭게 선보인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 담보와 'Lady 변호사 상담' 서비스는 여성 고객이 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법률 리스크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진행할 때 변호사 선임비 등 소송비용을 보장한다. 해당 소송과 병합되는 위자료, 양육비, 재산분할 등 관련 법률비용까지 보장하며 심급별 1000만원, 최대 3000만원까지 실손 보장한다. 'Lady 변호사 상담' 서비스는 대한변호사협회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해당 담보 가입 고객에게 1회 제공된다. 가정폭력뿐 아니라 상속, 전세사기 등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변호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운영하는 전용 플랫폼에서 원하는 변호사를 선택해 전화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메리츠화재는 민사소송 절차 중 발생한 출석비용을 보장하는 '민사소송출석비용보장'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이 특약은 소송비용 확정 결정서에 따라 부담하는 출석비용을 보장한다. 출석비용은 소송 당사자인 원고 또는 피고가 법원의 요구나 요청에 따라 법원에 직접 출석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민사소송비용규칙에 따라 일당, 국내 운임, 식비, 숙박료 등을 합산해 산정된다. 메리츠화재 특약은 본인뿐 아니라 소송 상대방 최대 10명의 출석비용까지 보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운전자보험에서 변호사 지원을 현물로 제공하는 특약을 내놨다. 사고 발생 이후 보험금 청구와 비용 지급 절차를 거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아닌 제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를 직접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특약은 1사고당 500만원 한도로 변호사 지원을 제공하며 자기부담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경찰 조사 단계부터 1심, 2심, 3심까지 최대 4회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운전자 사고 이후 대응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법률비용 보장은 상품별로 보장 대상과 지급 조건, 지원 방식이 다르다. 실제 가입 전에는 보장 한도와 면책 사유, 현금 지급인지 현물 서비스인지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6-05-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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