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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게임 밖으로 꺼낸 국악…전통 민요 6곡 새로 편곡
[경제일보] 엔씨가 게임 음악 제작 역량을 활용해 아리랑과 도라지타령 등 전통 민요를 현대적인 사운드트랙으로 재구성했다. 완성된 음원은 주요 게임의 추석 콘텐츠에 적용하는 동시에 공공기관과 문화행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엔씨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제작한 사운드트랙 앨범 ‘정(情): 피어나는 마음들’을 발매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공헌 활동의 하나로 공유저작물인 민요를 새롭게 편곡한 프로젝트다. 앨범에는 아리랑과 도라지타령, 너영나영, 군밤타령, 늴리리야 등 대중에게 익숙한 민요를 재해석한 6곡이 담겼다. 노래 없이 연주만 들을 수 있는 인스트루멘털(반주) 버전 6곡을 더해 전체 수록곡은 12곡이다. 타이틀곡 ‘아리랑(첫 빛을 따라)’은 새로운 빛과 희망을 품고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표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재학생들의 합창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연주를 결합해 전통 민요의 선율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확장했다. 앨범 제작과 편곡은 엔씨의 사운드 조직 NCSOUND가 맡았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국악기 연주로 참여해 전통 악기 고유의 음색을 살렸다. 가창에는 경기민요의 김혜진·이유정·장수민, 정가의 맹휘서, 서도민요의 이시은이 참여했다. 수록곡은 엔씨가 서비스하는 ‘아이온2’와 ‘쓰론 앤 리버티’의 추석 시즌 이벤트에도 사용된다. 게임 이용자는 명절 콘텐츠를 플레이하면서 새롭게 편곡된 민요를 배경음악으로 들을 수 있다. 게임을 전통음악의 새로운 유통·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도다. 앨범은 멜론과 지니, 벅스, 플로, 바이브 등 국내 음원 플랫폼을 비롯해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뮤직 등 해외 플랫폼에도 공개됐다. 엔씨는 국립국악원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문화행사에서도 음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사가 자체 지식재산권(IP)의 사운드트랙을 넘어 공유저작물인 민요를 별도 앨범으로 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통음악 전문 연주단체와 게임 음악 제작조직이 협업하고, 결과물을 게임 안에만 두지 않고 국내외 음원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는 음원 청취 규모와 게임 이용자의 반응뿐 아니라 학교·공공기관·지역 문화행사 등 실제 활용처가 얼마나 넓어지는지에 따라 확인될 전망이다.
2026-09-21 1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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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에 매물로 나온 공공기관, '정의(正義)'는 어디에 있는가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산하가 다시금 ‘이전 공약’의 현수막으로 뒤덮이고 있다. 수도권 공공기관을 자기 지역으로 가져오겠다는 여야 후보들의 외침은 사자후(獅子吼)를 넘어 비이성적인 광기마저 느껴진다. 하반기 예정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을 앞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낚기 위해 기관의 존립 근거와 효율성은 안중에도 없는 ‘묻지 마 유치’가 횡행하고 있다. 필자의 눈에 비친 작금의 풍경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아니라, 국가의 근간을 떼어 파는 ‘표 도둑들의 장터’와 다를 바 없다. 공자의 가르침을 담은 『논어(論語)』 「안연 편」에는 정치의 근본을 묻는 제자 자공에게 공자가 답한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바로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다. 경제를 풍요롭게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되,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성의 신뢰라는 뜻이다. 공자는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民無信不立)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권이 보여주는 공공기관 이전 공약은 ‘민신’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심’을 기만하여 사익(표)을 취하려는 술책에 가깝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건의한 40여 개의 기관 명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광주 이전 법안 발의는 그 정점이다. 예술 교육의 특수성과 인프라, 강사진의 접근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오직 ‘지역구 챙기기’식 법안을 던져놓고 보는 행태는 전문 예술인 양성이라는 국가적 백년대계를 흔드는 처사다. 학생들과 교수진이 거리로 나와 반대 성명을 내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 본질을 잃어버린 정치에 대한 처절한 저항이다. 대구의 상황은 더 점입가경이다. 기업은행 본점 유치를 넘어 이제는 국가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까지 대구로 옮기겠다고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이 발의한 대법원 이전 법안은 사법 서비스의 접근성이나 법치주의의 상징성보다는 오로지 ‘지역 민심 달래기용’ 매물로 전락했다. 『맹자(孟子)』는 “어질지 못한 자가 높은 지위에 있으면, 그 악을 대중에게 퍼뜨리게 된다(不仁者在高位 是播其惡於衆也)”고 경고했다. 국가 기구의 효율적 배치는 고도의 통치 행위이자 전문적인 행정의 영역이다. 이를 선거철의 단기 수익 모델로 삼는 것은 정치의 ‘불인(不仁)’함이 대중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찌감치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규정하며 효율적인 배치를 강조해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1차 이전이 ‘뿌리기식 분산’으로 인해 지역 성장 거점을 만드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뼈저린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은 지역에 떨어지는 ‘떡고물’이 아니다. 관련 산업과의 시너지를 내어 국가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어야 한다. 서양의 고전인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통치자의 덕목으로 ‘지혜’와 ‘절제’를 꼽았다. 자신의 욕망(재선과 당선)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가의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하려 드는 후보자는 이미 통치자의 자격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 기업까지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마저 망각한 오만한 발상이다. 기업이 어디에 둥지를 틀지는 시장의 논리와 인프라가 결정할 문제지, 정치인의 펜 끝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행정통합특별법이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형평성을 기해야 한다. 전남·광주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충남·대전의 통합 논의에도 속도를 내어 균형 잡힌 국토 발전의 틀을 짜야 한다. 정치권은 당장의 표를 위해 국가의 미래를 가불(假拂)해 쓰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유권자들 역시 깨어있어야 한다. 감언이설로 무장한 공약이 우리 지역에 당장 이익이 될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준비 없는 이전이 가져올 행정 비용의 낭비와 비효율은 결국 우리 자녀 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채다. 『도덕경』에 이르기를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고 했다. 너무 자주 뒤집고 휘저으면 생선살은 으깨지고 만다. 국가 기관의 배치는 신중하고도 일관된 원칙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 유권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로또 당첨권’처럼 휘두르는 후보들을 엄격히 심판해야 한다.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독배(毒杯)를 마시고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갈구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2026-04-30 16:5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