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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녹스 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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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에 내려앉은 '우주선'…헬리녹스, 290평 플래그십에 '경량' 철학 담았다
[경제일보]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 도산공원 한복판에 들어선 헬리녹스 웨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 서자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투명한 외피를 여러 겹 두른 건물은 주변 패션 매장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내부에 들어서자 공상과학 영화 속 공간처럼 개방감 있는 매장 사이로 헬리녹스 웨어 제품이 널찍하게 전시돼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이 전개하는 헬리녹스 웨어는 이날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상권에 첫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정식 개장했다. 새 매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 루프탑까지 총 6개 층, 약 960㎡(290평) 규모로 조성돼 층마다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나눠 배치했다. 텐트처럼 가볍게 감싼 건물…'경량' 철학을 290평 공간에 이번 매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헬리녹스 웨어가 옷에서 강조해온 '경량성'을 공간 전체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건물 전면부다. 경량 텐트의 플라이시트에서 착안한 ETFE(불소수지 계열 투명 필름) 에어쿠션을 적용해 투명 필름을 여러 겹 겹친 뒤 내부에 공기를 불어넣어 입체적인 외관을 만들었다. 빔이나 파이프처럼 무겁고 단단한 구조물의 존재감을 줄이고 선·면·공기를 활용해 건물을 감싸면서 헬리녹스 특유의 가벼운 이미지를 건축으로 풀어냈다. 코오롱FnC는 이 같은 공간 설계 개념을 '소프트 스트럭처(Soft Structure)'라고 설명한다. 최소한의 재료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 헬리녹스의 기어 설계 방식을 매장에도 적용한 것으로 투명한 외피는 빛을 활용해 시간대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낮에는 자연광이 외피를 통과해 공간을 밝히고 저녁에는 조명이 더해지면서 브랜드를 상징하는 '이클립스(Eclipse)'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손에 들자마자 느껴진 가벼움…제품·동선 곳곳에 브랜드 색깔 입혀 매장 안에서도 여백이 눈에 띄었다. 1층은 의류를 빼곡히 걸어 판매하는 일반적인 패션 매장과 달리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넓게 비워놓은 공간 사이에 제품과 대형 구조물, 미디어월을 배치해 각각의 형태와 색감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쪽에는 올해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를 받은 '이클립스 팩 다운 자켓'도 자리했다. 실제 소재를 손으로 만져보니 부드러운 촉감과 가벼운 무게가 먼저 느껴졌다. 장식을 크게 드러내기보다 깔끔한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한 점도 특징이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 헬리녹스 웨어 론칭 한 달 만에 완판된 대표 상품이다. 이번 플래그십에서는 전 색상 제품을 선보이며 발수·방풍 기능과 체열 반사 기능의 티타늄 코팅 안감을 적용한 '스펙트라 이클립스 팩 다운 자켓'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2층에는 올해 F/W 신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의류뿐 아니라 백팩 등 용품도 함께 배치됐으며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백팩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도 높은 편이다. 제품들을 직접 둘러보며 일관되게 느껴지는 특징 역시 무게였다. 아우터를 비롯한 의류는 손에 들었을 때 부담이 적었고 소재 역시 부드러웠다. 캠핑 체어와 테이블 등 헬리녹스 기어에서 쌓은 경량 설계 경험을 의류에 적용해 '웨어러블 기어'를 표방하는 브랜드 방향성이 제품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매장 곳곳에는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요소도 배치됐다. 제품 착용 공간은 물론 층을 오르는 계단에도 거울을 설치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면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상층부로 올라가면 도산공원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루프탑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별도의 조형물까지 마련돼 매장 내부에서 시작된 촬영 동선이 건물 최상층까지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각 층은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기보다 헬리녹스 웨어의 제품과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지하 1층에서는 헬리녹스의 기존 기어와 헬리녹스 웨어 의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2층에서는 여러 제품을 구경하고 직접 착용해보며 3층에는 카페, 테라스와 함께 브랜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다. 4층은 프라이빗 라운지로 꾸몄으며 최상층 루프탑까지 휴식과 관람 공간을 이어갔다. 제품 전시는 1·2층에 집중하고 나머지 층에는 브랜드 배경과 공간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나눠 배치한 구조다. 도산을 글로벌 거점으로…하반기 중국 진출 속도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기존 매장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헬리녹스 웨어는 지난해 10월 론칭한 이후 강남과 잠실 등 주요 상권 내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5개 매장을 열었다. 판매 공간이 중심이었던 기존 매장과 달리 이번 플래그십에서는 건물 외관부터 제품 전시, 브랜드 역사, 카페와 루프탑까지 한 공간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간다. 코오롱FnC가 첫 단독 플래그십 입지로 도산공원을 선택한 데에는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있다. 매장은 젠틀몬스터와 스와로브스키 등 국내외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가 밀집한 압구정로데오 상권에 자리해 외국인 방문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좋은 위치다. 외국인 고객의 관심은 기존 매장에서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 헬리녹스 웨어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의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25%를 웃돌고 있으며 중국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샤오홍슈'의 헬리녹스 계정 팔로워도 9월 초 기준 6만명을 넘어섰다. 코오롱FnC는 이 같은 해외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도산 플래그십을 글로벌 팬덤을 끌어들이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플래그십 개장은 해외 진출과도 맞물린다. 헬리녹스 웨어는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현지 반응을 확인하고 12월에는 중국에 정식 매장을 열 계획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번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는 헬리녹스 웨어의 경량 철학과 공간의 가치를 담아낸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국내 고객은 물론 글로벌 팬덤을 흡수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옷에서 시작한 '가벼움'은 압구정로데오 한복판의 290평 건물까지 이어졌다. 코오롱FnC는 우주선을 닮은 첫 단독 플래그십을 앞세워 헬리녹스 웨어의 존재감을 키우고 다음 무대인 중국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2026-09-10 17:16:20
세분화된 수요를 브랜드로 육성…코오롱FnC의 '시장 개척법'
[경제일보] 등산을 위해 따로 옷을 산다는 개념조차 낯설던 1973년 코오롱FnC(Fashion & Culture)는 서울 무교동에 코오롱스포츠 첫 매장을 열었다. 산에 오를 때 군복이나 청바지를 입는 경우가 흔했던 시절 전문 등산복과 장비를 선보이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했다. 회사는 이후에도 규모가 크지 않은 수요를 상품으로 검증한 뒤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독립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바지 한 벌에서 출발한 24/7과 산업현장 종사자를 겨냥한 볼디스트, 전문 낚시웨어 웨더몬스터가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헬리녹스 웨어와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코오롱FnC의 53년을 관통하는 DNA는 이 같은 '실험'이다. 시장이 충분히 형성된 뒤 진입하기보다 세분화되는 소비 수요를 상품과 브랜드로 구체화하며 사업 가능성을 확인해왔다. 국내 첫 아웃도어에서 트레일러닝까지…53년째 시장 재설계 코오롱FnC의 첫 실험은 회사의 모태인 코오롱스포츠였다. 스포츠와 레저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1973년 전문 등산복과 장비를 내놓은 뒤 국내 레저문화 확산에 맞춰 상품군을 넓혔다. 코오롱스포츠는 장수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2019년부터 리브랜딩을 추진하며 상품과 마케팅, 매장 전략을 재정비했다. 상록수 로고와 자연이라는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트레일러닝·백패킹 등 새롭게 부상한 아웃도어 수요를 상품과 브랜드 경험에 반영했다. 올해는 트레일러닝을 전문 영역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 4월 트레일러닝·클라이밍 선수로 구성된 '코오롱 애슬릿'을 창단하고 선수들을 상품 개발 과정의 '필드 엔지니어'로 활용해 실제 활동 데이터를 연구개발(R&D)에 반영하고 있다. 관련 의류·신발·용품도 가을·겨울 시즌까지 확대했다. 상품·아이디어부터 시장 검증…독립 브랜드로 육성 작은 수요를 상품으로 시험한 뒤 브랜드로 키우는 전략은 '24/7'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7년 가을·겨울 시즌 남성복 시리즈 온라인 전용 '24/7 팬츠'로 출발해 누적 4만5000장이 팔리자 2020년 독립 브랜드로 확대했다. 이후 티셔츠와 아우터, 여성복·유니섹스 제품으로 상품군을 넓힌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성수동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오프라인 사업도 강화했다. 이 같은 확장에 힘입어 올해 1~5월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 아카이브 앱크도 사내 아이디어를 시장 검증한 뒤 사업화한 사례다. 2019년 슈콤마보니 직원들의 제안으로 가방과 신발을 코오롱몰에서 약 4개월간 시험 판매한 뒤 정식 론칭했다. 대표 상품 '플링백'은 올해 누적 판매량 약 7만개를 기록했고 상품군도 의류까지 확대됐다. 두 브랜드 모두 온라인에서 소비자 반응과 시장성을 확인한 뒤 상품군과 유통망을 확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류 패션 밖에서 찾은 성장축…워크웨어·낚시웨어·업사이클링 사업 영역은 기존 패션 카테고리 밖으로도 넓어졌다. 2020년 선보인 볼디스트는 산업현장 종사자를 주요 소비자로 삼아 실제 작업환경에서 필요한 기능성과 안전성을 제품에 반영했다. 이를 위해 현장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 '헤라크론'을 의류와 안전화 등에 적용했다. 상품 개발에 참여한 워커 그룹은 2025년 기준 200팀 이상으로 늘었고 2024년 상품 재구매율은 49%를 기록했다. 2024년부터 B2B 사업도 확대하면서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2022년에는 코오롱스포츠의 기능성 의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낚시웨어 '웨더몬스터'를 출시해 장비·용품 중심이던 낚시 시장의 의류 수요를 공략했다. 사업화 대상은 특정 소비 수요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2012년 론칭한 래코드는 재고 의류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을 독립 브랜드로 구축하며 패션산업의 재고 문제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전환했다. 팬덤·IP로 사업 확장…늘어난 브랜드 '옥석 가리기' 최근에는 이미 팬덤을 확보한 외부 브랜드와 IP에 아웃도어·자체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헬리녹스 웨어'가 대표적이다.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기어 브랜드 헬리녹스의 기술 이미지와 팬덤에 자사의 기능성 소재·의류 제작 역량을 결합해 의류 사업으로 확장했다. 론칭 직후 운영한 첫 팝업스토어에는 11일간 약 6000명이 방문했고 일부 제품은 조기 소진됐다. 이후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혔으며 10일에는 서울 압구정 로데오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독립적인 브랜드 거점도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IP 기반 신사업을 전담하는 'V본부'를 사내독립기업 형태로 출범시키며 패션과 IP·콘텐츠 분야의 인력을 배치해 팬덤을 대중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와 사업이 늘어날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선별하는 판단 능력도 중요해진다. 개발·생산·마케팅 비용이 발생하고 판매 부진은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런 부담은 지난해 실적에도 반영됐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2964억원, 영업이익은 53.4% 줄어든 75억원에 그쳤으며 패션 소비 위축과 신규 브랜드 도입 비용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주요 사업 회복과 운영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며 실적이 반등했다. 2분기 매출은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110.7% 늘었다. 아웃도어·골프웨어·남성복 성장에 신상품 판매 확대와 유통 채널 다변화가 더해지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앞으로의 관건은 신규 브랜드 숫자보다 시장성이 확인된 사업을 선별해 장기 성장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해서 유행만 보고 진입하는 것은 아니다. 볼디스트도 50년간 축적한 기능성 의류 제작 역량과 30년간의 유니폼 사업 노하우, 계열사의 고기능성 소재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사업 가능성을 판단했다"며 "헬리녹스 웨어와 IP 신사업 역시 축적한 아웃도어와 자체 브랜드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에게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와 상품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10 08: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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