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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작'이라던 인덱스펀드…50년 만에 美 주식형 자산 64% 삼켰다
[경제일보] 50년 전만 해도 월가에서 ‘투자를 포기한 사람들의 상품’이라는 조롱을 받았던 인덱스펀드가 미국 자산운용시장의 주류가 됐다. 미국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자산 가운데 인덱스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64%에 육박한다. 1976년 8월 출범한 개인투자자용 최초의 S&P500 추종 인덱스펀드는 출발부터 실패작 취급을 받았다. 당시 뱅가드 창립자 잭 보글이 기대했던 모집액은 5000만~1억5000만 달러였지만 실제로 모인 돈은 1100만 달러 남짓이었다. 반세기 뒤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18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인덱스펀드 출범 50주년을 맞아 이 상품을 20세기 금융사의 가장 중요한 혁신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높은 수수료를 받으며 종목을 고르는 전문 펀드매니저보다 시장 전체를 낮은 비용으로 따라가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인덱스펀드를 흔히 부르는 ‘패시브 투자’라는 표현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어떤 지수를 선택할지부터 주식과 채권을 어떤 비율로 나눌지, 펀드 운용사가 실제 거래를 어떻게 실행할지까지 수많은 능동적 판단이 숨어 있다는 이유다. 1100만 달러로 시작해 21.8조 달러 시장으로 인덱스펀드의 역사는 1976년 8월 출시된 ‘뱅가드 퍼스트 인덱스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최초의 개인투자자용 펀드였다. 당시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장을 이길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투자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믿던 시절이어서 단순히 시장지수를 따라가는 전략은 투자 자체를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보글 자신도 초기 성과를 두고 사실상 참담한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소 50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5000만 달러를 모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모집액은 11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6500만 달러 정도다. 하지만 인덱스펀드의 장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났다. 전문가가 개별 주식을 골라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액티브펀드는 운용보수와 거래비용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인덱스펀드는 특정 시장지수를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운용구조가 단순하고 비용이 낮다. 주가가 급등할 때도, 폭락할 때도 시장 평균을 따라간다. 문제는 평균적인 액티브 운용자가 시장 평균을 지속적으로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시장 평균 수준의 수익률에서 낮은 비용만 부담하는 투자자가, 같은 시장에서 더 높은 수수료를 내는 평균적인 액티브 투자자보다 결과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다. 실제로 인덱스 상품은 이제 미국 펀드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미국 투자펀드가 운용하는 순자산 가운데 50% 이상이 지수 추종 상품에 들어가 있다. 2026년 5월 기준 장기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인덱스 상품 자산은 21조8200억 달러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미국 국내 주식형 펀드만 따로 보면 인덱스 상품 비중은 63.9%에 달했다. 사실상 미국 주식형 펀드 자금 3달러 가운데 2달러 가까이가 인덱스를 따라 움직이는 셈이다. ‘패시브’라지만…나스닥100 선택하는 순간 이미 액티브 인덱스펀드의 성공은 자산운용업의 기존 질서도 흔들었다. 전문적으로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영역이 인덱스펀드에 잠식된 셈이다. 이에 대한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인덱스펀드 자체의 가치를 부정하기보다 ‘패시브 투자’라는 표현이 실제 투자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은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다. 유럽 주식시장에 투자한다고 해도 대형주 50개를 담는 STOXX Europe 50과 수백 개 종목을 포함하는 MSCI Europe은 구성도 다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면서 미국 시장에 패시브하게 투자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지수는 기술주 비중이 높고 금융·부동산 등 일부 산업은 사실상 제외한다. S&P500을 선택할지, 나스닥100을 선택할지, 미국 전체 시장을 담을지 결정하는 순간 이미 투자자의 적극적인 판단이 개입한다. 전 세계 1만 개가 넘는 기업을 담는 FTSE Global All-Cap 같은 광범위한 지수를 선택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투자 판단을 배제하려면 주식 뿐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사모대출, 미술품, 와인 등 투자 가능한 모든 자산을 시장 규모에 맞게 보유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주식 60%, 채권 40%의 전통적인 자산배분 역시 마찬가지다. 왜 60대40이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 자체가 적극적인 투자 판단이다. 결국 ‘패시브’라는 이름 아래에도 수많은 선택이 숨어 있다는 얘기다. 펀드매니저도 지수 그대로 복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인덱스펀드 운용사 역시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 뱅가드 인덱스펀드는 규모가 너무 작아 S&P500 구성 종목 500개를 모두 매수하기 어려웠다. 대신 약 300개 종목을 추려 전체 지수의 움직임과 비슷하도록 구성하는 ‘샘플링’ 방식을 사용했다. 이와 같은 방식은 현재도 일부 인덱스펀드에서 활용된다. 지수 구성종목이 바뀔 때도 운용사의 판단이 개입한다. 특정 기업이 지수에 새롭게 포함될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그 주식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시장 참여자들도 알고 있다. 그대로 거래하면 가격이 미리 뛰어 불리한 가격에 주식을 사야 할 수도 있다. 운용사는 이런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매매 시점과 방식을 조정한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거래도 가능하다. 보유주식을 공매도 투자자에게 빌려주고 대여수수료를 받아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운용사도 있다. 인덱스펀드를 ‘컴퓨터가 지수를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상품’으로만 보는 것은 실제 운용과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인덱스펀드의 성공이 새로운 고민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시장 규모가 너무 커지면서 인덱스펀드에 들어오는 돈이 단순히 주가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주가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논의가 ‘비탄력적 시장 가설’이다. 관련 연구에서는 주식에 일정 비중으로 투자하는 펀드에 1달러의 자금이 새로 들어올 경우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3~8달러 증가할 수 있다는 추정이 제시됐다. 이는 모든 시장 상황에 적용되는 고정된 법칙은 아니지만 자금 유입 규모에 비해 주가 영향이 훨씬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다. 특히 인덱스펀드 자금이 시가총액이 큰 기업으로 자동 유입되면서 이미 규모가 큰 기업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2025년 ‘리뷰 오브 파이낸셜 스터디즈’에 실린 연구 역시 패시브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대형 기업의 주가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이 누적되면 몇몇 초대형 기업으로 증시 가치가 과도하게 집중되거나 거품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문제 때문에 인덱스펀드를 처분해야 한다는 결론에는 선을 그었다. 시장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폭락할 때 인덱스펀드는 결국 시장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다. 액티브 투자자 전체의 평균 역시 비용을 빼기 전에는 시장 평균과 같을 수밖에 없고, 여기에 더 높은 운용보수가 붙으면 평균적인 액티브펀드 투자자의 실질 성과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덱스펀드가 증명한 것은 ‘최고의 주식을 찾는 능력’보다 시장을 낮은 비용으로 오래 보유하는 능력이 많은 투자자에게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1976년 1100만 달러를 모으는 데 그치며 실패작 취급을 받았던 상품은 50년 만에 20조 달러가 넘는 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50년에도 인덱스펀드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때의 인덱스펀드는 더 이상 시장을 조용히 따라가기만 하는 존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시장을 추종하며 성장했던 인덱스펀드가 이제는 시장의 구조와 가격까지 바꾸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반세기 전 시작된 금융혁명의 두 번째 50년이 주목되는 이유다.
2026-08-18 17: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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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美 영토 선언"…이란 반발 속 유가·해상교통 긴장 고조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법상 영유권 주장이라기보다 미군의 해상 봉쇄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 연설에서 “이란을 완전히 패배시킨 뒤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그곳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어떤 배도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 수로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통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이후 해협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제재가 해협 폐쇄의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핵무기 허용 못 해”…이란 “해협은 이란 통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 대해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며 “내가 원했던 것보다 군대를 조금 더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괜찮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도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경제 조치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폐 여부는 이란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바시즈 민병대의 호세인 타엡 신임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통제와 관리 아래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군 당국도 선박이 이란의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양측 주장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군사력을 근거로 실질적 통제권을 강조하고 있고, 이란은 지리적·군사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국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용 압박 카드이자 국내 여론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협 통항 급감…유조선 피격에 긴장 확산 실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추적업체 자료를 인용해 최근 해협 통과 선박 수가 하루 8척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해상 물류가 마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긴장은 유조선 공격으로도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14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ADNOC이 운항하는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UAE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배후로 지목하며 “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고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보이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더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며 해협 재개방을 협상 카드로 삼고 있다. ◆국제유가 다시 상승…세계 경제 부담 커져 호르무즈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8.5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40달러로 각각 1달러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주간 기준 상승세를 보였다. 유조선 공격과 미·이란 협상 교착, 러시아 수출 터미널에 대한 드론 공격 등이 겹치며 공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도 의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조금 더 높은 휘발유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장기전과 유가 상승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 수입국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통로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운송비 상승과 공급선 전환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일부 아시아 구매자들이 러시아산이나 미국산 원유로 대체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교착…유럽 외교 채널도 가동 외교적 해법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AP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과 접촉하며 외교 채널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국가이고, 그리스는 해운 이해관계가 큰 국가라는 점에서 호르무즈 사태와 관련한 외교적 역할이 거론된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포기와 해협 재개방, 지역 내 친이란 세력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 재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미국 영토’ 발언이 실제 영토 편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적 봉쇄 장기화와 추가 제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수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수사가 시장과 군사 현장에서 실제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국제정세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목줄과 같은 곳”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통제권을 두고 정면 충돌할수록 유가, 해운, 보험료,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압박용인지 실제 봉쇄 장기화 신호인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2026-08-15 09: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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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룽지 전 총리 별세…향년 97세
[경제일보] 중국의 경제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끌었던 주룽지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7세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이날 부고를 내고 주 전 총리가 병환으로 치료받던 중 이날 오전 11시 6분 베이징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1928년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난 주 전 총리는 칭화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상하이 시장과 당서기, 국무원 부총리, 중국인민은행장 등을 거쳐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국무원 총리를 지냈다. 한때 다른 공산권 국가의 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이유로 우파로 지목돼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복권돼 경제 관료로 다시 부상했다. 주 전 총리는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재정·세제와 금융, 국유기업 개혁 등을 주도한 대표적인 경제 관료다. 덩샤오핑이 중국 개혁·개방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주 전 총리는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총리 재임 기간 비효율적인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수백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하는 등 상당한 사회적 비용도 뒤따랐지만, 국유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며 이후 중국의 고속 성장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이끈 것도 주 전 총리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10년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중국을 세계 무역질서에 본격 편입시켰고, 이후 중국이 세계적인 수출·제조 강국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중국 당국은 공식 부고를 통해 주 전 총리를 "걸출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이자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라면서 "주룽지 동지의 삶은 혁명적이고 투쟁적이었으며, 영광스러운 삶이었다"고 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주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공개 활동을 크게 줄였지만, 당의 반부패 정책과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2026-08-12 20: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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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오늘 뿌린 기술 씨앗, 새 메가프로젝트로 자라날 것"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시대 다음의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씨앗) 보고회'에서 "오늘 논의할 7가지 첨단기술, 7대 시드 프로젝트는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 엔진이자 국가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7대 시드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로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첨단 소재·부품 등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목받는 첨단기술의 특징은 기술 교체 주기가 무척 빠르고 개인과 국가 모두 변화를 놓치면 소외된다는 점"이라며 "얼마 전까지 위기론에 시달리던 반도체산업이 구조적 초호황을 맞고 AI 혁명이 산업과 삶 전반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듯 몇 년 뒤 어떤 첨단기술이 새롭게 등장할지, 산업 지형이 어떻게 격변할지 예측이 매우 어려운 대전환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지, 도태 위험에 언제나 노출된 추격자가 될지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며 "오늘 우리가 뿌린 첨단기술의 씨앗들이 미래에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 새로운 메가프로젝트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연구자와 창업가 등 참석자들을 향해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며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을 넘어 첨단 과학기술 강국, 인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 기업들과 혁신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담대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면, 정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2026-08-12 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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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브랜드의 등용문……무신사의 20년 플랫폼 혁명
[경제일보] 국내 패션 시장에는 무신사 이전과 이후가 있다. 해외 브랜드를 소비하던 시장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는 시장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패션 플랫폼으로 산업의 중심축을 바꿔놓은 기업이 바로 무신사다. 2001년 스니커즈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한 작은 온라인 공간은 이제 수천 개 브랜드가 모이고 신생 브랜드가 성장하며 소비자가 패션을 발견하는 국내 최대 패션 생태계로 성장했다. 무신사의 20여년을 관통하는 DNA는 '플랫폼 확장'이다. 커뮤니티를 쇼핑으로 연결했고 쇼핑을 브랜드 육성으로 확장했다. 다시 자체 브랜드(PB)와 오프라인, 뷰티, 글로벌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가 성장하는 무대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상품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도, 특정 브랜드 하나에 의존하는 유통기업도 아닌 수많은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무신사 성장의 핵심 엔진이었다. 커뮤니티가 만든 플랫폼의 출발점 무신사의 시작은 쇼핑몰이 아니었다. 2001년 조만호 창업자가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은 국내외 운동화와 스트리트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해외 패션 정보를 접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던 만큼 회원들은 신제품 사진과 스타일링, 구매 후기 등을 직접 올리며 커뮤니티를 키워갔다. 상품보다 콘텐츠가 먼저였다는 점도 무신사의 차별점이다. 회원들은 특정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패션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했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소비로 이어졌다.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소비자 집단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이후 무신사스토어의 경쟁력이 됐다. 2009년 본격적인 온라인 커머스를 시작한 무신사는 단순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데 그치지 않았다. 브랜드의 철학과 스타일을 소개하는 매거진 콘텐츠를 제작하고 화보와 스타일링, 인터뷰를 함께 제공하면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이해한 뒤 구매하도록 만들었다. 상품 상세페이지 중심이던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브랜드 역시 광고보다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 수 있었고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 구조를 구축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도 이 과정에서 마련됐다. 자본력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들은 무신사의 콘텐츠와 마케팅, 프로모션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고 무신사는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할수록 플랫폼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입점 넘어 육성으로…무신사의 성장 공식 무신사는 단순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플랫폼에 머물지 않았다. 인지도가 낮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기획전과 화보, 스타일 콘텐츠, 라이브커머스, 오프라인 팝업 등을 지원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브랜드는 무신사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판매를 늘렸고, 무신사는 새로운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플랫폼 경쟁력이 함께 커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국내 패션 시장은 오랫동안 대기업 브랜드와 해외 명품 중심으로 형성됐다. 독창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디자이너 브랜드는 제품력은 갖췄지만 자본과 마케팅, 유통망이 부족해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무신사는 이 틈새를 공략했다. 신생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된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웠다. 이 같은 전략은 무신사를 단순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브랜드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실제로 마르디 메크르디와 마뗑킴,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등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주요 성장 무대로 삼으며 인지도를 키웠다. 이들 브랜드의 성장은 곧 무신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플랫폼 안에서 성공 사례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브랜드가 입점하고 소비자는 새로운 브랜드를 찾기 위해 무신사를 방문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특정 브랜드를 소유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함께 성장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패션 콘텐츠도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요소였다. 온라인 매거진과 스냅, 스타일링 콘텐츠, 상품 리뷰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패션 문화를 경험하도록 만들었다.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콘텐츠가 다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하면서 무신사는 쇼핑몰과 패션 미디어의 경계를 허물었다.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로…무신사 스탠다드의 탄생 무신사의 두 번째 변곡점은 자체 브랜드(PB) 사업이었다.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던 플랫폼이 직접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2017년 선보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화려한 디자인보다 기본에 충실한 베이직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시 SPA 시장은 유니클로와 SPA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었지만 무신사는 플랫폼에서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플랫폼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이 어떤 색상과 디자인, 가격대를 선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점이 경쟁력이 됐다. 유행을 빠르게 따라가기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상품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성했고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 성공에 머물지 않았다. 성수동과 홍대, 강남을 비롯해 전국 주요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확인한 뒤 오프라인에서 직접 착용하고 구매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무신사 스탠다드는 플랫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온라인 리뷰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소재와 착용감, 핏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경험을 확장했다. 플랫폼 기업이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면 입점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무신사는 PB를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하는 동시에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입점·육성하며 플랫폼 생태계를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플랫폼과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이중 구조는 다른 패션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무신사만의 경쟁력이 됐다. 패션 넘어 일상으로……29CM·뷰티·오프라인 무신사는 패션이라는 울타리에 머물지 않았다. 옷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출발해 라이프스타일과 리셀, 뷰티, 오프라인 공간까지 소비자의 일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사업 영토를 넓혀갔다. 무신사의 확장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2021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를 품으며 패션을 넘어 홈·리빙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고객 접점을 넓혔다. 이어 한정판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으로 리셀 시장에 진출했고 무신사 뷰티를 통해 화장품 시장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서로 다른 플랫폼을 단순히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패션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과 뷰티, 리셀을 연결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9CM는 취향 기반 큐레이션과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을 앞세워 무신사의 또 다른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연간 거래액은 1조3000억원을 돌파해 무신사가 인수한 2021년보다 약 4배로 늘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입점 3년 이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의 합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하는 등 플랫폼 성장과 신진 브랜드 육성이 동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전략도 한층 고도화됐다. 무신사는 성수와 홍대를 중심으로 메가스토어와 스토어, 무신사 킥스(KICKS), 무신사 런(RUN) 등 카테고리 특화 매장을 잇달아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AK플라자 수원점 등 백화점과 복합쇼핑몰까지 입점을 확대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은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고 팝업과 한정 상품, 시즌 행사를 경험하는 플랫폼의 연장선이다. 실제로 2026년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성수·홍대 핵심 매장에는 일주일 만에 31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거래액도 큰 폭으로 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집객 거점 역할을 입증했다.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한 뒤 다시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브랜드는 오프라인 노출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브랜드 키우던 무신사, 세계를 연결하다 무신사의 다음 확장 무대는 해외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는 역할에서 나아가 해외 소비자와 K패션을 연결하는 가교로 진화를 시작했다. 과거 해외 사업이 일부 브랜드를 수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서비스를 확대하며 K패션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해외 소비자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현지 마케팅과 물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무신사가 글로벌 전략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는 시장이다. 일본에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무신사는 글로벌 스토어를 기반으로 현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도쿄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와 브랜드 쇼케이스를 잇달아 열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일본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현지 시장에 안착시키는 플랫폼 역할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뷰티 사업도 플랫폼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 패션에서 확보한 2030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인디 뷰티 브랜드를 발굴·육성하고 무신사 뷰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와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K패션과 K뷰티를 함께 제안하며 플랫폼 안에서 소비자의 구매 영역과 체류시간을 동시에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확장의 다음 과제…수익성과 균형 무신사의 다음 과제는 더 넓히는 것이 아니라 넓어진 사업을 제대로 수익화하는 일이다. 자체 브랜드와 29CM, 오프라인, 뷰티, 글로벌 사업을 동시에 키우면서 각 사업의 투자 부담을 낮추고 플랫폼 전체의 이익으로 연결해야 한다. 무신사는 이미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성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4679억원, 영업이익은 1405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8.1%, 36.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오프라인 점포 확대와 일본·중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늘어난 투자를 지속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신규 매장과 해외 사업은 초기 투자와 운영비 부담이 큰 만큼 외형 성장뿐 아니라 플랫폼 전체의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플랫폼과 자체 브랜드의 균형도 중요한 과제다. 2025년 무신사의 매출 구조에서 수수료 매출은 38.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무신사 스탠다드 등을 포함한 제품 매출도 30.78%에 달했다. 플랫폼과 브랜드 사업이 모두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다만 무신사 스탠다드의 외형이 커질수록 입점 브랜드와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신사의 다음 성장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경쟁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이블리와 지그재그가 여성 패션 플랫폼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계 플랫폼 쉬인(SHEIN)과 테무(TEMU), 알리익스프레스는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차별화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무신사는 콘텐츠와 커뮤니티,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플랫폼'이라는 경쟁력을 계속 입증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일본을 중심으로 K패션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처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워낸 사례를 해외에서도 만들어내야 한다. 현지 소비자 취향과 유통 환경에 맞는 브랜드 발굴, 마케팅과 물류 경쟁력 확보는 물론 무신사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키우는 플랫폼이었다면 앞으로는 K패션 생태계를 해외에 안착시키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무신사가 만들어온 것은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브랜드가 성장하는 시장이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등용문이 된 플랫폼은 이제 오프라인과 글로벌 시장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외형 확대가 아니라 성공 사례에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브랜드 육성 역량을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재현하며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느냐가 무신사의 다음 20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와 연결하고, 브랜드가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온 데 있다"며 "콘텐츠와 커뮤니티, 오프라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가 성장하고 고객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온라인에서 축적한 브랜드 육성과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과 글로벌 시장까지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브랜드의 발굴부터 성장, 해외 진출까지 함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일본과 중국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K패션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8-05 17: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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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아르헨 새 협력시대"…22년 만의 공식방문
[경제일보]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대한민국 간의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완전히 새롭게 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현지 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인공지능 혁명과 공급망 재편까지,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 점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양국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밀레이 대통령의 생각도 똑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공식 방문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칠레에 이어 남미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로 아르헨티나를 찾았으며, 지난 30일 밤늦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와 대한민국의 경제 협력은 가능성을 논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리튬 개발을 비롯해 핵심광물과 에너지, 인프라 분야까지 양국의 협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미래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체계를 마련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핵심광물 관련 정책과 투자제도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리튬의 탐사·채굴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양국 기업의 투자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튬 사업과 더불어 구리 등 새로운 핵심광물 분야로 우리 기업의 투자 기회 확대도 모색할 방침이다. 에너지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위 실장은 "원유 공급선을 남미로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며 "우리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시범 도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수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의 조속한 재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메르코수르의 핵심 회원국으로, 이번 협의는 인구 3억명, 국내총생산(GDP) 3조달러 규모의 거대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방산, 과학기술, 남극, 문화, 교육 등 양국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고위급 교류와 정부 간 협의체도 본격적으로 재가동하기로 했다. 양국 간 문화 교류 협력도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매년 11월 22일을 국가기념일인 '김치의 날'로 제정한 것을 언급하며 "문화를 통해 양국 간 우정과 신뢰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모두 지난 60년간 양국 관계에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해주신 여러분이 계셔서 가능했던 성취"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을 향해 "국민주권 정부는 가장 멀리 계신 동포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어려움에 가장 먼저 손 내밀겠다"며 "다음 세대가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 큰 꿈을 펼칠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포 간담회에 앞서서는 호르헤 마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을 만나 한국 교민을 위한 배려에 사의를 표했다. 시내 한 호텔에서 이뤄진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우리 교민이 2만명 넘게 거주하고 있는데, 시장님께서 문화공연장 확보 등 여러 측면으로 배려해주신다고 들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크리 시장은 "저 역시 기쁘게 생각한다"며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도시로, 각 문화가 역동적으로 융합하고 있다. 한인 사회 역시 적극적으로 통합되면서 하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마크리 시장은 이어 "한국 문화가 거리에 넘쳐나고, 한국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며 "젊은 층의 'K팝'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강화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으로 이 대통령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로 이어진 남미 3개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27일 브라질리아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메르코수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30일에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2026-08-01 10:3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