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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유럽 심장부 정조준…게임스컴서 글로벌 흥행 승부
[경제일보]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을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크래프톤·펄어비스·엔씨소프트가 대형 신작을 앞세워 유럽 이용자와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소·인디 개발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도 게이밍 모니터와 모바일·SSD·헤드셋을 한데 묶은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이며 K게임의 글로벌 무대 확장을 뒷받침한다. 게임스컴 2026은 26~30일(현지시간) 독일 쾰른메세에서 열린다. 2025년 기준 35만7000명이 찾고 1569개사가 참가한 대형 게임 행사로, 올해는 부스 수요가 사상 처음 전량 매진됐다. 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세가·캡콤·텐센트·호요버스 등 글로벌 게임사도 대거 참가한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B2C와 B2B 공간을 모두 마련하고 총 5종의 작품을 선보인다.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한 PUBG IP 기반 미공개 신작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NO LAW’,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등 퍼블리싱 작품도 현장에 출품한다. 출품작의 장르도 슈터와 액션, 협동, 택티컬 아레나 등으로 다양하다. 기존 PUBG IP의 글로벌 성공에 기대기보다 복수의 장르와 신규 IP를 동시에 시장에 선보여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B2C 현장에서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B2B 공간에서 글로벌 퍼블리셔·투자자와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단순 신작 홍보 이상의 의미가 있다. 펄어비스의 핵심 카드는 ‘붉은사막’이다. 삼성전자 부스에 30대의 시연 PC를 마련하고 관람객이 직접 게임을 체험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32형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으로 오픈월드의 그래픽과 전투를 구현한다. ‘붉은사막’은 출시 83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600만장을 넘어섰다. 개발자 대상 공략도 병행한다. 펄어비스는 게임스컴 데브에서 자체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활용한 대규모 오픈월드 제작 과정과 파이웰 대륙 구현 기술을 공개했다. 게임스컴 어워드에서는 ‘Most Epic’과 ‘Best PC Game’ 후보에 올라 작품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평가받는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신더시티’, ‘프로젝트 본파이어’ 등 3종을 게임스컴 전야제에서 공개했다. 특히 ‘아이온2’는 9월 30일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앞두고 있어 출시 전 유럽 시장에서 이용자와 업계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B2B 공간에서는 ‘길드워3’를 선보인다. 전통적으로 MMORPG에 강점을 가진 엔씨가 ‘신더시티’ 같은 슈터와 차세대 IP를 함께 제시하면서 장르와 시장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이용자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신작을 직접 공개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찾는 데 무게를 둔 모습이다.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중소·인디 개발사도 게임스컴을 통해 유럽 시장에 도전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6~28일 B2B 한국공동관을 운영하며 모바일·PC·콘솔·VR 등 분야의 국내 기업 약 13개사를 지원한다. 해외 퍼블리셔와 투자사, 배급사 등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상담과 게임 시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디게임 지원도 별도로 강화했다. 콘진원은 ‘코리아 인디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메이플라이의 ‘프로젝트 레버넌트’ 등 10개 국내 인디게임을 현지에 소개한다. 행사 전 홍보전략 분석부터 현장 이벤트와 비즈니스 상담까지 지원해 단순 전시보다 실제 해외 진출 성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5월 일본 비트서밋에서도 한국 인디게임 쇼케이스를 운영한 데 이어 글로벌 주요 게임쇼로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1090㎡ 규모 부스에서 모니터·TV·모바일·SSD·헤드셋을 결합한 ‘#PlaySamsung’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인다.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 4K OLED ‘오디세이 OLED G8’, 무안경 3D ‘오디세이 3D’ 등을 비롯해 고성능 SSD와 JBL 게이밍 헤드셋까지 전시한다. 특히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을 오디세이 G8의 6K 화면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30대의 시연 환경을 마련했다. G8은 6K 165Hz와 3K 330Hz를 전환하는 듀얼 모드를 지원한다. 게임 콘텐츠의 완성도를 하드웨어 성능과 결합해 보여주는 협업이다. e스포츠와 K컬처도 결합한다. 삼성전자는 T1 실제 게임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27~28일 ‘플레이갤럭시 컵’ 월드 파이널을 개최한다. 북미·중남미·유럽·동남아·서남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우승을 겨룬다. 한국 PC방 콘셉트와 참여형 이벤트까지 더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와 삼성 브랜드를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이번 게임스컴 2026은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콘텐츠 자체로 검증받는 동시에 수출·퍼블리싱·하드웨어 협업으로 연결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형사의 신작 성과뿐 아니라 콘진원이 지원하는 중소·인디 게임의 계약 성과, 삼성전자와 게임사의 협업 확대 여부까지 이번 행사가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확장폭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0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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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이하로 몰린 서울 매수세…노원·강서·구로 가격도 따라 올랐다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10억원 미만 주택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도 노원·강서·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낮은 곳에 몰리고 있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서울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자들이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을 먼저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동안 0.25% 올랐다. 노원구는 0.50%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구로구는 0.45%, 강서구는 0.43%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13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과 가격 상승폭이 큰 지역이 겹치면서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매수세가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2만901건 가운데 1만2491건, 59.8%가 10억원 이하였다. ◆ 대출 한도가 바꾼 매수 가격대 최근 거래 변화에는 금융 규제의 영향이 크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가격에 따라 한도가 달라진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다. 실제 대출액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과 기존 부채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집값 차이보다 자기자본 부담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대출 한도가 가격 구간별로 달라지면서 고가 주택일수록 현금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대출 규제를 모두 충족한다고 가정하면 10억원짜리 아파트는 최대 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20억원짜리 아파트는 최대 4억원까지다. 대출 한도만 단순 적용하면 필요한 자기자본은 각각 4억원과 16억원이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현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방향은 같다. 이 때문에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15억원 이하, 그중에서도 10억원 안팎의 주택을 먼저 살피게 된다. 실제 거주 목적으로 집을 찾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배경이다. 올해 2~4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1340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강서구 606건, 구로구 594건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노원에서는 상계·중계동, 강서에서는 등촌·방화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많았다. 젊은 실수요자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올해 2~3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구입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사람 가운데 강서구 매수자가 928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원구는 816명, 송파구 755명, 성북구 724명, 구로구 700명 순이었다. 전체 생애최초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은 56.1%였다. ◆ 거래 늘어난 외곽, 가격도 따라 올라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수요는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29% 올랐다. 같은 기간 성북구가 10.3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구로구는 8.80%, 강서구는 8.78%, 노원구는 7.6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송파·강남·서초 등 강남3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최근 주간 통계에서도 노원·구로·강서는 서울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도 노원 0.62%, 구로 0.36% 등으로 올랐다.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에 들어가기 어려워진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 해당 지역의 거래와 가격이 함께 오를 수 있다. 대출 규제가 서울 전체 매수 수요에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노원·강서·구로의 가격 상승을 대출 규제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정비사업 기대와 교통 여건, 신축·대단지 선호도 함께 영향을 준다. 노원구에서는 상계·월계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다른 지역에서도 역세권과 대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도 매매 수요에 영향을 준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 달 동안 1.28% 올랐다. 노원구는 1.69%, 구로구는 1.06% 상승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보증금에 자금을 더 보태 아파트를 사려는 무주택자가 늘어날 수 있다. ◆ 지역뿐 아니라 면적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아파트 면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중소형 아파트는 3만5998건이었다. 전체 아파트 거래 4만2186건의 85.3%다. 집값이 오르고 대출 여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넓은 집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자는 크게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강남권이나 한강변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동북·서남권으로 지역을 옮기거나 같은 지역에서도 면적을 줄여 총매입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노원·강서·구로처럼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거래가 먼저 늘었다. 거래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의 매입 가격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중저가 지역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지금의 수요 이동이 이어질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10억원 이하였던 아파트가 10억원을 넘어가더라도 15억원 이하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 6억원이 유지된다. 하지만 집값이 1억원 오를 때마다 같은 대출을 받는 매수자가 마련해야 할 현금도 그만큼 늘어난다. 서울 외곽을 벗어나 경기 광명·안양 등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면적을 더 줄이는 선택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서울 내 직장 접근성과 교육·생활 기반시설을 중시하는 수요가 계속 남는다면 중저가 지역의 거래가 쉽게 줄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매수자의 자금 여력과 지역별 가격 상승 속도가 다음 이동을 좌우하게 된다. 현재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서울 아파트 거래의 중심 가격대와 지역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동안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노원·강서·구로 등에서는 거래와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서울의 주택 수요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전체 거래량으로 따져야 한다. 반면 매수자들이 어떤 집을 선택하게 만들었는지는 거래 가격과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서울에서는 매수세의 무게가 10억원 이하 아파트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8-20 10: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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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잡은 김민석…'명심·확장·2순위표'가 만든 승리
[경제일보]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며 선호투표까지 간 끝에 54.08%를 얻으며 45.92%에 그친 정청래 후보를 꺾었다. 최고위원에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후보가 선출됐다. 이 가운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친정청래계, 박선원·서미화 최고위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두 진영이 이제 하나의 지도부 안에서 공존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전당대회를 단순한 김 대표 개인의 승리로만 볼 수는 없다. 당정 관계를 둘러싼 노선 경쟁, 이재명 대통령과의 거리, 정청래 전 대표를 둘러싼 평가, 친명·친청 간 계파전, 지역별 당심과 세대별 선호, 선호투표제에서 나타난 ‘2순위 확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 역시 승리보다 ‘정부의 성공’과 ‘통합’이었다. 그는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며 “당청의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민석 체제’가 어디를 향할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심’만으로 이긴 선거 아니었다…지역서 버티고 2순위까지 넓혔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은 비교적 명확했다. 첫 번째 축은 ‘당정 일치’였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부 운영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친명 후보가 아니라 정부와 당 사이를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집권당형 대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반대편에 선 정 후보는 강한 개혁성과 당 정체성을 앞세웠다. 검찰개혁 등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선명한 의제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강한 민주당’을 강조했다. 결국 두 후보의 대결은 ‘안정적 당정 운영’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가운데 당원들이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의 싸움으로 흘렀다. 김 대표의 두 번째 전략은 지역별 ‘승리’보다 ‘손실 최소화’였다. 초반 순회경선부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충청권에서는 김 후보 45.05%, 정 후보 44.61%로 불과 0.44%포인트 차였다. 사실상 초접전이었다. 부울경에서는 오히려 정 후보가 46.65%, 김 대표가 43.85%로 앞섰다. 1주차 누적에서도 정 후보 45.51%, 김 대표 44.52%로 정 후보가 근소하게 우세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초반에 승부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전체 권리당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까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불리한 지역에서 크게 지지 않고, 우호적인 지역에서 격차를 벌리는 방식이다. 특히 호남에서는 김 대표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 정치에 몸담아 온 경력과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라는 상징성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세대별 흐름에서도 김 대표의 강점은 핵심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적 이미지 사이에 있었다. 전당대회 직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 대표는 40·50대에서 비교적 높은 선호를 보였다. 반면 20·30대에서는 특정 후보로의 강한 쏠림보다 유보층이 많아 세대별 표심을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양상이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김 대표의 승리를 단순히 특정 연령층이 만들어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핵심 당원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유권자층에서 거부감을 낮춘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했다. 세 번째 결정적 변수는 선호투표제였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후보들의 2순위 선호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됐다. 여기서 김 대표의 ‘확장성’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당원 가운데 상당수가 2순위 후보로 김 대표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적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김 대표와 송 후보는 모두 큰 틀에서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당정 협력을 강조했고, 정 후보와는 차별화된 선택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거는 ‘누가 가장 강한 1순위 지지층을 확보했는가’에서 끝나지 않았다.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를 누가 더 많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느냐가 최종 승패를 갈랐다. 김 대표의 54.08%라는 최종 득표율에는 이 같은 2순위 확장 전략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청대전’ 끝낼 수 있나…수락연설부터 통합 메시지 하지만 김 대표 체제의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 이후다. 이번 경선은 정책 경쟁 못지않게 계파 대결이 거칠었다. 김 대표 측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불거졌던 당정 간 긴장과 ‘자기 정치’ 논란을 부각하며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정 후보 측에서는 김 대표의 과거 정치 행적과 탈당 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후보 간 논쟁은 당대표 선거를 넘어 최고위원 선거로까지 번지면서 친명과 친청의 사실상 ‘팀 대결’ 양상을 보였다.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그 갈등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등 친청계로 분류되는 인사 3명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박선원·서미화 등 친명계 2명이 함께 선출됐다.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장악할 수 없는 구조다. 반대로 보면 계파 통합을 실제로 시험할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직후부터 경쟁자와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낙선한) 정청래·송영길 후보와도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열고 함께 모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려운 당내외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를 동지들과 함께, 신임 지도부와 함께 반드시 돌파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메시지다. 이제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지도부 운영 안으로 끌어들이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지도부 인선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친명계만을 전진 배치한다면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갈등이 최고위원회의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친청계 최고위원들에게 실질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정청래·송영길 후보까지 당 운영에 참여시킨다면 이번 전대를 계파 경쟁의 정점이 아닌 종착점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가 ‘명청대전의 종식’을 주장했던 만큼 이제 그 책임도 고스란히 김 대표에게 돌아왔다. 수락연설에서 제시한 당청관계의 개념 역시 주목된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관계를 단순한 수직적 관계가 아닌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 일치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의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는 정당에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방패’는 정부를 외부 정치공세로부터 지키겠다는 의미이고, ‘직언’과 ‘민심의 창구’는 국민 여론을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는 집권여당의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김민석식 당정관계의 성패는 이 세 가지 기능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를 보호하는 역할만 커지면 여당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고, 반대로 차별화만 강조하면 다시 당정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ABC 플랜’ 즉각 가동…민주당을 ‘생활 책임 정당’으로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 운영의 방향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한 ‘ABC 플랜’을 즉각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은 민주당의 정치 의제를 거대 담론에서 국민의 일상으로 더 깊숙이 옮기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먹고사는 민생 정치, 생활비 정치, 크고 넓은 덧셈 정치, 확장 정치, 유능한 민생 중심 다수 정당인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민주당은 역사정당, 민주 정당을 넘어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기간 내세웠던 ‘민생·실용·확장’ 전략을 당대표 취임과 동시에 실제 당 운영 원칙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만으로는 향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념이나 계파보다 물가와 주거, 일자리, 생활비처럼 국민의 일상과 맞닿은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중도층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덧셈 정치’와 ‘확장 정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상대 진영의 문제점을 공격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표가 된 순간부터는 자신을 찍지 않은 당원과 중도 유권자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이 2순위 표까지 확보하는 ‘확장’에 있었다면, 당 운영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친명과 친청을 하나의 지도부로 묶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의제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로 이동시켜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에서 ‘당정 일치’를 내세워 승리했다. 수락연설에서는 여기에 직언·방패·민심, 그리고 통합·민생·확장을 더했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경쟁력이었다면, 집권당 대표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조정력이다. 친명과 친청, 당과 대통령실, 강성 당원과 중도층 사이의 거리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김민석 체제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2026-08-17 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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