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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소재 찾는다"…LG CNS, 엔비디아·메타와 'AI 포 사이언스' 참전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코드를 작성하고 문서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신약과 신소재를 설계하는 'AI 포 사이언스'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AI가 기업의 연구개발(R&D)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에 LG CNS는 글로벌 AI 신소재 개발 연합에 합류해 국내 제조·소재 기업들의 AI 전환(AX)을 지원하며 차세대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7일 LG CNS는 영국 AI 스타트업 커스프AI의 글로벌 협력체 'AI 머티리얼즈 파운드리' 창립 멤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LG CNS는 커스프AI와 협력해 국내 산업용 신소재 개발 분야 AX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AI 머티리얼즈 파운드리는 AI와 화학, 소재, 컴퓨팅 인프라 분야 기업 및 연구기관들이 AI를 활용해 신소재 개발 혁신을 추진하는 글로벌 연합체다. 엔비디아와 메타, AMD를 비롯해 48개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3M과 머크 등 글로벌 소재 기업들도 신소재 개발을 위해 협력체에 합류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신약과 신소재 개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AI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검증하는 능력을 갖추면서 수년이 걸리던 연구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이 반도체와 배터리, 화학,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AI 포 사이언스'는 AI 산업의 다음 격전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신소재 개발은 소재 하나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성이 크지만 개발 기간이 길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분야로 알려졌다. 수많은 물질 조합을 직접 실험해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에만 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았고,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을 선별하고 실험 과정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 커스프AI는 AI와 소재 과학을 결합해 최적의 소재를 AI로 설계하고 탐색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영국 AI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약 4억5000만 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AI 머티리얼즈 파운드리는 참여 기업들의 실험 데이터와 연구 네트워크, 컴퓨팅 인프라 등을 커스프AI의 에이전틱 AI 플랫폼에 통합해 산업용 신소재 설계부터 발굴과 검증,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AI가 원하는 물질의 조건과 특성을 학습한 뒤 방대한 양의 후보 물질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방식이다. 실제 핀란드 화학 기업 케미라는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수년이 걸리던 신소재 개발 기간을 약 6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AI는 약 300조개의 분자 구조를 탐색해 20개의 신소재 후보 물질을 도출하며 연구개발 효율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LG CNS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소재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AI 기반 신소재 연구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와 화학,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신소재 개발을 추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커스프AI의 에이전틱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플랫폼 운영과 데이터 처리, 결과 검증 등을 수행하는 플랫폼 딜리버리 파트너 역할을 맡는다. 국내 기업들은 고가의 연구 장비나 대규모 AI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고객사는 별도의 AI 전문 인력 없이도 플랫폼을 활용해 상시적으로 신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으며, 플랫폼에 적용할 소재 데이터 처리부터 검증 결과 해석과 유지보수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기술 유출과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고객사의 데이터는 독립된 전용 서버에서 격리·관리되며 AI 모델 학습에 재사용되지 않는다. 신소재 관련 특허 소유권 역시 의뢰 기업이 보유하도록 명확히 규정해 소재 기업들의 기술 보호 문제도 고려했다. AI 인프라 경쟁 역시 AI 팩토리를 넘어 연구개발 분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과거 AI 경쟁이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AI 연구소'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강국인 국내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신소재 개발 분야의 AX는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 CNS는 이번 글로벌 협력체 참여를 계기로 국내 제조·소재 기업들의 신소재 개발 AX를 지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련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장민용 LG CNS 화학·전지사업부장 상무는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비용과 시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기업 핵심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국내 제조·소재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반 신소재 연구 생태계를 활용해 실질적 사업 성과를 조기에 창출할 수 있도록 AI 파트너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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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톤 에틸렌이 온다…한국 석유화학 재편의 'X 변수'
[경제일보] S-OIL의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가 막바지 공정에 들어갔다.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던 정유사가 석유화학 원료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2022년 11월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린 석유화학 2단계 확장 사업이다. 총 투자비는 9조2580억원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다. 완공 시 에틸렌 연산 180만톤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기존 전체 에틸렌 생산량 176만톤을 웃도는 규모다. 4월 말 기준 EPC(설계·조달·시공) 공정률은 96.9%로, 6월 말 기계적 완공 이후 올해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의 핵심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원천 기술로, 원유에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 기존 설비 대비 원료 수율이 3~4배 높고, 에너지 강도 지수 기준 업계 상위 25%(1분위) 수준으로 설계됐다. 파일럿 플랜트 단계부터 수년간 검증을 거쳤으며, 샤힌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 상업 적용 사례가 된다. S-OIL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는 정유업의 구조적 위기가 있다. 정제마진 변동성이 크고, 전기차 확산으로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조3546억원에서 2024년 4222억원, 2025년 2356억원으로 2년 만에 82% 줄었다. S-OIL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고 했다. 원가 경쟁력 앞세운 포트폴리오 전환 샤힌 완공 시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S-OIL은 "'정유사에서 화학사로의 전환'이 아닌 '정유에서 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원가 경쟁력의 핵심은 TC2C와 수직계열화 구조다. 기존 정유시설의 부생가스·중질유 등 저부가가치 원료를 공정에 투입하고, 아람코와의 원유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나프타 외부 구매 의존도를 줄인다. 연간 생산 에틸렌 180만톤 가운데 132만톤은 자체 폴리머 설비에서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HDPE 44만톤)으로 가공된다. 잔여 약 58만톤과 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 등 기초유분은 울산·온산 산단 내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배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 첫 상업 적용에 따른 기술 리스크에 대해 S-OIL 관계자는 "FEED(기본설계)·EPC 단계를 통해 충분한 검증을 마쳤고, 수십 년간 축적한 플랜트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기 외부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미·이란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아시아 NCC(납사분해설비) 업체들의 가동률이 최대 20~3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OIL은 아람코 계열사 지위를 활용해 정유설비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했고,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2311억원으로 반등했다. 경쟁사들이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샤힌 프로젝트의 초기 시장 진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공급 과잉·재무 부담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업황이다.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설비 감축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산단에서는 기업 간 설비 통폐합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산 180만톤 신규 설비 진입은 부담 요인이다. 잔여 에틸렌 58만톤의 외부 공급을 두고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등과의 공급 경쟁도 불가피하다. 재무 부담도 누적됐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8.7%에서 2025년 말 198.8%로 단계적으로 올랐고, 2026년 1분기 말에는 201.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6조660억원, 총차입금은 7조5353억원에 달한다. 아람코가 대여금 6억달러·한도대출 5억38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 산업시설자금대출 1조원, 2025년 샤힌 관련 회사채 6800억원도 조달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수익을 내야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 S-OIL 관계자는 "시황의 부침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수십 년을 내다본 투자인 만큼 TC2C 기반 원가 경쟁력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힌은 2010년대부터 검토해온 투자로, 글로벌 최신 설비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울산 지역은 기업별 이해관계가 달라 구조조정 논의가 더디다"며 "S-OIL 입장에서는 아직 가동도 하지 않은 신규 설비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17:5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