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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진실 규명과 단호한 안보 원칙이 답이다.
[경제일보]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은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장병 3명이 다쳤고, 이후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에서는 북한의 수지 반보병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 군은 폭발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사실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DMZ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이다. 그곳에서 적대 세력의 지뢰가 우리 장병의 생명을 위협했다면, 그 경위와 책임 소재를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혀야 한다. 특히 북한의 지뢰 매설이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리 장병을 직접 겨냥한 위험 행위인 만큼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북한의 책임을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초기 대응 과정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고 직후 군은 현장의 위험성과 작전상 보안 등을 이유로 현장조사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군과 유엔사는 지난달 26일부터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를 시작했다. 위험지역에 조사 인력을 투입하는 만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설명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하려면 왜 조사에 시간이 필요했는지, 사전에 식별된 지형 변화와 지뢰 매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까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적의 도발 그 자체만이 아니다. 위험 신호를 보고도 판단을 미루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대응을 늦추는 것도 위험하다.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서는 과도한 추측도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평화를 이유로 의심되는 정황을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사실은 철저하게 확인하고, 확인된 사실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국가안보의 기본이다. 더욱이 이번 현장조사에서 폭발 지점 부근에 북한의 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군은 해당 지뢰가 사고 당시 장병들이 목격한 지뢰와 다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 복수의 북한산 지뢰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DMZ 일대의 위험 관리와 작전 안전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다. 정부와 군은 이제부터라도 대응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사고 원인과 지뢰의 종류·매설 시점·매설 주체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과 위험지역 관리에 허점이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매설 행위로 최종 확인될 경우 정전협정과 관련 규정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묻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군 당국은 이미 북한에 국경선 요새화 활동 중단과 사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제 말에 그치지 않는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상 장병과 가족들에게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장병들이 위험한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국가가 그들의 생명과 명예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의 진상을 축소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서도 안 된다. 진정한 평화는 위험을 외면하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와 강력한 대비태세, 그리고 도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있어야 평화가 지속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DMZ 전반의 지뢰와 군사위협 실태를 재점검하고, 한미동맹과 유엔군사령부와의 공조 아래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장병들의 부상은 국가안보 시스템이 어디에서 작동했고 어디에서 보완돼야 하는지를 묻는 경고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첫 번째이고, 책임을 묻는 것이 두 번째이며, 같은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태세를 바로 세우는 것이 마지막 책무다. 안보에는 정치적 유불리보다 사실과 원칙이 앞서야 한다.
2026-10-02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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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엿새 만의 조사, 안보 기강이 이래서야
[경제일보] 대한민국 최전방에서 장병들이 피를 흘렸다. 그런데 군의 대응은 너무 느렸고 설명은 궁색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난 21일 미상의 폭발로 군 간부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일부는 발목 절단 등 중상을 입었다. 군은 지뢰 폭발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에 착수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합동 현장 조사는 사고 발생 엿새가 지난 27일에야 시작됐다. 그것도 폭발 추정 지점까지 접근하지 못했다. 물론 DMZ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험지역이다. 미확인 지뢰가 산재한 곳에서 조사 인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군은 기동로의 안전성과 감시·통신 여건 등을 사전에 점검한 뒤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을 만능 방패처럼 내세울 수는 없다. 안전 때문에 조사가 늦어진 것인지, 조사를 늦출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최전방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현장 조사를 엿새 뒤에야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군의 위기 대응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사고 현장은 일반적인 산업재해 현장이 아니다. DMZ는 북한과 맞닿은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이다. 폭발물이 과거 아군이 매설한 것인지, 북한이 설치한 것인지, 북한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가 떠내려온 것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군 역시 현재까지 어느 쪽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빨리,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 원인이 불명확할수록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시간이 지나면 폭발 흔적은 훼손되고 주변 환경은 변한다. 기상과 지형 변화까지 겹치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한다’는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행동부터 신속해야 한다. 일각에서 군이 북한이나 정치권의 반응을 의식해 조사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허술한 대응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 고의적인 은폐나 축소가 있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청와대와 군도 조사 지연에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은폐 의혹을 자초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다. 설명이 늦어질수록 의혹은 커지고, 의혹이 커질수록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무너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만약 조사 결과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확인된다면 문제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것은 장병 안전관리 차원을 넘어 북한의 DMZ 군사활동과 우리 군의 감시·탐지 체계, 나아가 대북 군사대비태세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반대로 아군의 지뢰나 작전상 과실이 원인이라면 그 역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기가 아니라 신뢰다. 아무리 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어도 지휘관이 사고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현장 대응이 늦어진다면 전력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병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군은 국민에게도 신뢰받기 어렵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DMZ 전체의 지뢰·불발탄 위험지역에 대한 관리체계도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 수색로와 작전지역의 위험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공유하고 있는지, 지뢰 탐지 장비와 인력은 충분한지, 사고 발생 즉시 현장 보존과 증거 확보를 병행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작동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유엔군사령부와의 공조체계 역시 형식적인 협의 수준을 넘어 실제 상황에서 즉각 작동하도록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군은 이번 사태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장병이 다친 뒤 책임을 피하는 것이 지휘가 아니다. 사고가 터지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고, 가장 먼저 사실을 확인하며, 가장 먼저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지휘다. 사고 원인이 북한의 도발인지, 유실 지뢰인지, 아군이 과거 매설한 지뢰인지 아직 모른다. 그러므로 군은 추측이 아니라 증거로 답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보고·현장 보존 등에 명백한 잘못이 드러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보에는 ‘대충’이 있을 수 없고, 장병의 희생에는 ‘나중에’가 있을 수 없다. 이번 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책 마련은 선택이 아니라 군의 기본 책무다.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말이 아니라 행동뿐이다.
2026-09-29 07:5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