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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도 '찍어낸다'…LG유플러스가 PMDC에 꽂힌 이유
[경제일보] 건물을 지을 때마다 처음부터 설계하고 전력과 냉각설비를 맞추던 데이터센터 건설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AI 데이터센터(AIDC)의 주요 구조물과 설비를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PMDC(사전제작형 모듈러 데이터센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얼마나 크게 짓느냐’에서 ‘얼마나 빨리 반복해서 지을 수 있느냐’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달 GS건설, 자이C&A, 간삼건축, D&O CM과 ‘PMDC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통신회사와 건설·설비·설계·사업관리 업체가 한 팀을 꾸려 국내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표준모델을 만드는 협력체다. PMDC는 건축 구조물과 전력·냉각설비 등을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부지와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부터 설비 배치까지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PMDC는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와 설비를 표준화해 공사 기간을 줄이고 프로젝트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AI 시대에는 이 ‘시간’이 중요하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GPU는 수개월 내 확보할 수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AI 칩 세대와 고객 요구는 빠르게 바뀌는데 이를 담을 건물이 뒤늦게 완성되면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회사가 파주 AIDC에도 일부 사전 제작 구조물을 적용해 공기를 앞당기는 이유다. LG유플러스가 구상하는 PMDC 규모도 작지 않다. 얼라이언스는 100MW급 하이퍼스케일 신규 데이터센터를 염두에 둔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존 건물을 AIDC로 전환하는 레트로핏 모델도 함께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요구량이 커 기존 IDC를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반면 새 건물을 지을 경우 부지와 전력 확보, 인허가에 시간이 걸린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살리면서 전력·냉각설비를 AI 환경에 맞게 바꿀 수 있다면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눴다. LG유플러스는 전국 데이터센터와 파주 AI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운영 기준과 기술 요건을 정의하고 사업 방향과 모델 검증을 맡는다. 건물이 완성된 뒤 실제로 운영하기 편한지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역할이다. GS건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활용해 신규 PMDC의 공정 최적화와 EPC를 담당한다. 자이C&A는 기계·전기·배관(MEP)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레트로핏 모델과 전력·냉각 최적화를 맡는다. 간삼건축은 데이터센터 표준 설계를, D&O CM은 전체 프로젝트와 공정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한 협력체 안에 묶은 셈이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LG유플러스의 AIDC 사업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공간과 전력을 제공하는 사업 비중이 컸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지어준 뒤 운영까지 맡는 DBO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자체를 하나의 ‘상품’처럼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다. 파주 AIDC는 이 모델을 검증하는 첫 대형 레퍼런스 역할을 한다. 200MW 전력 공급을 확보했고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1동은 이미 계약이 끝났다. LG유플러스는 파주를 통해 냉각과 배전, 배터리, 운영시스템을 검증한 뒤 이를 PMDC 표준모델에 반영할 수 있다. 사업 목표도 이 방향과 연결된다.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AIDC 누적 수주 5조원과 연평균 매출 15~20% 성장을 제시했다. 파주와 평촌 등 자체 데이터센터만 늘려서는 공급 속도와 투자비에 한계가 있다. 외부 자산운용사와 고객의 부지까지 활용해 표준화된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까지 맡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PMDC가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지역마다 전력 조건과 부지, 건축 규제, 고객 장비 구성이 다르다. 자동차처럼 완전히 같은 제품을 찍어낼 수는 없다. 결국 표준화할 부분과 고객별 맞춤 설계가 필요한 부분을 어디까지 나눌지가 사업성의 핵심이 된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를 매번 새로 설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AI 경쟁에서는 최신 GPU를 확보하는 것만큼 그 GPU가 들어갈 공간을 제때 공급하는 일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가 PMDC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파주라는 대형 AIDC 한 곳을 성공시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주에서 축적한 설계와 운영 방식을 반복 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센터를 잘 운영하는 통신사를 넘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만들고 복제하는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면 5조원 수주 목표를 뒷받침할 또 하나의 성장축이 될 수 있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0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10-01 09: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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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Z8 사전예약, 정말 가장 쌀까…통신3사 혜택 따져보니
[경제일보]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사전예약이 28일 시작되면서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제조사 할인에 통신사 온라인몰 혜택, 중고폰 보상, 카드 할인까지 중복 적용할 수 있어 조건만 맞으면 공식 출시 이후보다 구매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사전예약이 가장 싸다’는 말이 모든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가 제시하는 최대 혜택에는 고가 요금제 유지, 카드 결제, 중고폰 반납, 선착순·추첨 경품이 함께 포함돼 있다. 실제 지출을 따질 때는 확정 할인과 조건부 혜택을 분리해야 한다. ◆ 25만3000원 절감하는 ‘더블 스토리지’가 핵심 사전예약의 가장 확실한 혜택은 삼성전자가 모든 판매 채널에 제공하는 더블 스토리지다. 256GB 모델 가격으로 512GB 모델을 구매할 수 있어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모두 25만3000원을 절감한다. 이에 따라 512GB 모델을 폴드8 울트라는 257만7300원, 폴드8은 227만8100원, 플립8은 168만3000원에 살 수 있다.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은 31만700원을 추가하면 1TB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정상 가격 차이 62만1500원의 절반만 부담하는 구조다. 구글 AI 프로 6개월과 윌라 3개월 구독권, 갤럭시 워치 신제품 10% 할인, 케이스·액세서리 30% 할인 쿠폰도 제조사 공통 혜택이다. 이들 혜택은 어느 통신사를 선택해도 받을 수 있으므로 통신사별 할인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 SKT, 1TB 업그레이드와 중고폰 보상에 강점 SK텔레콤은 저장 용량과 중고폰 보상에 무게를 뒀다. T다이렉트샵에서 폴드8 울트라·폴드8 1TB 모델을 512GB 가격에 판매한다. 선착순 1000명은 삼성전자의 기본 할인보다 31만800원을 더 아껴 총 62만1500원의 용량 업그레이드 효과를 얻는다. 민팃으로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단말 상태와 기종에 따라 최대 20만원을 추가로 보상받고, 삼성카드 결제 시 최대 10만원 캐시백도 받을 수 있다. 2년 뒤 삼성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면 OK캐시백 2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넷플릭스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원과 커피·영화·외식 등 ‘클럽 갤럭시 폴더블8’ 혜택은 실사용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반면 제주 가족여행, 호텔 숙박권, 러닝 참가권 등은 추첨 방식이어서 단말 구매가 계산에서는 제외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 KT, 최대 176만원…조건 확인해야 KT 다이렉트샵도 폴드8 울트라와 폴드8 1TB를 512GB 가격에 제공한다. 울트라 400명, 폴드8 600명 등 선착순 1000명이 대상이며 월 6만9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 조건이 붙는다. 요금제를 낮추거나 해지하면 추가 할인에 대한 차액정산금이 발생할 수 있다. KT가 제시한 최대 176만원 혜택은 1TB 업그레이드 62만1500원, 다이렉트 요금할인 최대 21만8400원, 즉시 할인 쿠폰 10만원, 카드 캐시백 최대 10만원, 중고폰 추가 보상 최대 16만원, 공통·추가지원금 최대 57만5000원을 합산한 수치다. 모든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단일 할인이 아니다. 대신 초이스 더블 요금제를 이미 사용할 소비자라면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 단말 보험료 할인 등을 묶어 이용할 수 있다. 가족 결합과 선택약정 조건이 갖춰진 가입자는 통신요금 절감 폭도 커질 수 있다. ◆ LGU+, AI 서비스와 2년 뒤 보상에 초점 LG유플러스는 즉시 할인보다 AI·클라우드 서비스와 향후 기기 교체 보상을 강화했다. 공식 온라인스토어 예약 고객에게 최대 10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삼성카드 결제 시 최대 10만원 캐시백과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 기존 스마트폰 반납 시 추가 보상은 최대 15만원이며 사전알림 참여자는 2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플러스플랜 115 이상 가입자는 구글 AI Plus 400GB와 보상패스 이용료를 전액 할인받는다. 플러스플랜 105 가입자는 구글원 200GB와 보상패스 무료 혜택을 받는다. 보상패스는 향후 단말을 반납하고 LG유플러스에서 기기를 변경할 때 기준가의 최대 50%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다만 최대 50%는 지금 단말 가격에서 깎이는 돈이 아니다. 가입 기간과 반납 시점, 기기 상태, 차기 단말 구매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미래 보상이다. 512GB 구매자 중 1TB 업그레이드를 받는 500명과 고가 전자제품 경품 역시 추첨 혜택이다. ◆ 가장 싼 통신사는 이용 조건에 따라 달라 저장 용량과 중고폰 보상을 중시한다면 SK텔레콤, 온라인몰 할인과 가족·콘텐츠 결합을 활용한다면 KT가 유리하다. 구글 AI와 클라우드를 자주 사용하고 2년 뒤 기기 변경 가능성이 높다면 LG유플러스의 체감 혜택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월 10만원 안팎의 요금제가 필요하지 않거나 제휴카드를 새로 써야 한다면 자급제폰과 저가 요금제 조합이 더 저렴할 수 있다. 비교 기준은 단말 할부금이 아니라 24개월간 낼 통신요금과 카드 연회비, 중고폰 실보상액을 모두 반영한 총비용이어야 한다. 추첨 경품은 계산에서 빼고 계약서에 적힌 확정 혜택만 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법이다.
2026-07-28 14: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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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통3사에 AI 네트워크 투자 확대…AI 투자 늘리고 통신비 낮춰라
[경제일보] 정부가 이동통신 3사에 인공지능(AI) 인프라와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동시에 고물가에 대응해 청년·취약계층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요구했다. 통신사들은 AI 데이터센터(AIDC)와 해저케이블, 엣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8~9월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AI 시대의 통신산업 발전과 민생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4월 첫 회동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배 부총리는 “통신사는 단순한 통신망 제공자를 넘어 AI가 끊임없이 작동하도록 인프라와 일상·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AI 인프라·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기술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 KT 해저케이블 1조원…LGU+ 파주 AIDC 내년 가동 정부는 AIDC와 피지컬 AI, 자율주행을 ‘3대 메가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반 무선망인 AI-RAN과 해저케이블 등 분야별 민관 협의체도 운영한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네트워크와 AI를 핵심 의제로 꼽고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서 투자와 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AI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통신사의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박윤영 KT 대표는 해저케이블에 1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해 한국을 아시아 AI 데이터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AIDC 실수요를 기반으로 1GW를 추가 공급하고 전국 3500여개 통신 국사를 AI 엣지 거점으로 활용한다. 위성과 해상 통신까지 연결해 피지컬 AI가 필요한 현장에서 실시간 추론을 지원할 계획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파주에 총 200MW 규모로 조성하는 AIDC를 내년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LG의 AI 모델 ‘엑사원’을 산업과 고객 서비스에 적용하고 국산 AI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과 협력해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가 이어지는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한다. 통신사의 강점은 전국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기업 고객, 대규모 서비스 운영 경험을 함께 보유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AIDC와 해저케이블은 초기 투자액이 크고 회수 기간도 길다. 전력과 부지, 냉각시설을 확보하고 장기 고객계약을 체결해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 전국 통신 국사를 AI 엣지로 전환하는 계획도 활용처가 관건이다.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팩토리처럼 짧은 응답 시간이 필요한 서비스가 실제 매출로 연결돼야 투자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 8~9월 멤버십 확대…한시적 행사 그쳐선 안 돼 정부와 통신 3사는 대외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통신비 부담 완화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통신 3사는 7월 중 ‘8~9월 고객 혜택 강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생활 분야의 멤버십과 제휴 할인을 확대하고 청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요금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알뜰폰 도매대가 개선과 고가 요금제 가입 유도 자제, 정보통신공사업계 일감 확대 등 통신 생태계 상생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 4월 합의한 데이터 안심옵션 확대와 어르신 요금제 개편, 소방청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통신 3사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협의체 가동, 지하철 와이파이 5G 고도화 등은 예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오는 8월 통신 3사와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네트워크 투자 확대와 규제 개선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연내 결과를 발표한다. 투자 촉진을 요구하는 만큼 주파수와 인허가, 전력·부지 확보, 세제 지원 등 구체적인 유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에도 AI 투자와 통신비 완화 사이의 균형이 과제다. 단기 할인 행사만으로는 체감 통신비를 지속적으로 낮추기 어렵고, 과도한 요금 압박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 여력을 줄일 수 있다. 정부와 업계가 장기적인 요금 구조 개선과 투자 재원 마련을 함께 설계해야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배 부총리는 “정부도 통신사의 AI 기반 인프라와 플랫폼, 통신 체계 전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국민 모두가 AI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7-23 11: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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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 찍고 설정할 필요 없다"…이통3사, 해외로밍 '편의성'으로 반격
[경제일보] 해외여행을 앞두고 통신 서비스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비교하는 것은 가격이다. 이 기준만 놓고 보면 해외 유심과 여행용 이심(eSIM)이 유리하다. 하지만 설치와 설정, 국내 전화번호 유지, 통화와 문자, 문제 발생 시 대응까지 고려하면 이동통신사 로밍이 더 편리한 경우가 적지 않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로밍 혜택을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값싼 데이터로 이용자를 끌어간 해외 유심·이심에 맞서 할인과 가족 공유, AI 통화, 현지 제휴 서비스를 결합해 ‘설정이 필요 없는 여행 통신’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 유심 교체도 eSIM 설정도 없이 바로 연결 통신사 로밍의 가장 큰 장점은 출국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유심,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별도 유심을 구매해 교체하거나 QR 코드를 스캔해 이심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 도착해 휴대전화를 켜면 현지 제휴 통신망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해외 유심은 기존 유심을 빼고 현지 유심으로 교체해야 한다. 국내 유심을 분실할 가능성이 있고, 현지 유심에 새로운 전화번호가 부여되면 평소 사용하던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받기 어렵다. 여행용 이심은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다만 출국 전에 이심을 설치하고 현지에서 사용할 데이터 회선을 지정해야 한다. 국내 회선의 데이터 로밍을 제대로 차단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단말기가 이심이나 듀얼심을 지원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저가 여행용 이심은 데이터 전용이다. 카카오톡이나 메신저 통화는 가능하지만 해당 이심을 통한 일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이용할 수 없는 상품이 많다. 국내 유심을 함께 켜두면 기존 번호로 인증문자를 받을 수 있지만, 음성통화 요금과 데이터 회선 설정을 이용자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 반면 통신사 로밍은 기존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이용할 수 있어 은행·카드사의 본인인증이나 예약 변경, 긴급 연락이 잦은 이용자에게 유리하다. 문자 수신은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통신사별 전용 앱을 이용하면 한국과의 통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연결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국내 통신사 고객센터에 한국어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차이다. 여행용 이심은 판매업체와 실제 현지 망 제공 사업자가 다를 수 있어 장애 원인을 확인하거나 환불받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해질 수 있다. ◆ SKT는 70% 할인, KT는 현지 혜택, LGU+는 AI 통화 SK텔레콤은 오는 8월 21일까지 최근 36개월 동안 T로밍 이용 이력이 없는 1986∼2006년생 고객에게 ‘바로’ 요금제를 70% 할인한다. △바로 8GB는 3만9000원에서 1만1700원 △바로 64GB는 9만9000원에서 2만9700원으로 내려간다. 3000원을 추가하면 가족 최대 5명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세 명 이상이 함께 여행한다면 한 사람씩 이심을 구매하는 것과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가족이 모두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도록 묶어 가입자 이탈을 막으려는 전략도 담겼다. KT는 2만5000원에 7일 동안 데이터 3GB와 음성통화 30분을 제공하는 ‘동남아 알뜰로밍’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운영한다. 데이터 소진 후에도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그랩과의 제휴도 내세웠다. 대상 로밍 상품 가입자가 동남아 7개국을 방문하면 차량 호출과 음식 배달, 마트 쇼핑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 10만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신 데이터를 넘어 현지 이동과 소비까지 로밍 상품에 묶은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로밍패스의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2배로 늘리고 3000원을 추가하면 최대 5명이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AI 통화 앱 ‘익시오’의 로밍콜을 이용하면 와이파이 환경에서 로밍 요금제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U+ 데이터 로밍 가입자는 지원 국가에서 데이터 차감 없이 한국과 통화할 수 있다. ◆ 혼자 데이터만 쓰면 eSIM, 가족·업무 여행은 로밍 그렇다고 로밍이 모든 여행객에게 더 유리한 것은 아니다. 혼자 짧게 여행하면서 지도와 메신저 등 데이터만 이용한다면 저렴한 이심이 합리적일 수 있다. 이심 설치에 익숙하고 국내 회선과 데이터 회선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나 단체 여행, 여러 국가를 이동하는 일정, 전화와 인증문자를 자주 사용하는 출장이라면 통신사 로밍의 편의성이 커진다. 별도 설정 없이 연결되고 데이터를 함께 쓰며 문제가 생겼을 때 한 통신사가 대응하기 때문이다. 컨슈머인사이트의 2024년 상반기 조사에서 유심·이심 이용률은 42%로 통신사 로밍 33%를 앞섰다. 하루 평균 비용도 유심·이심이 3096원으로 로밍 5343원보다 42% 저렴했다. 한편 로밍의 편리함을 유지하면서 이심과의 가격 차이를 얼마나 줄이느냐는 통신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휴가철 로밍 경쟁은 단순한 데이터 상품에서 번호 유지와 통화, 가족 공유, 현지 서비스, 고객 지원을 묶은 여행 플랫폼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026-07-20 15: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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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판정에 KT·SKB도 긴장…노란봉투법, 통신 외주 구조 흔든다
[경제일보] LG유플러스에서 시작된 개정 노조법(일명 노란봉투법) 파장이 KT와 SK브로드밴드로 번질 조짐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LG유플러스 설치·수리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신 현장을 담당하는 다른 통신사 하청·자회사 노동자들도 원청 교섭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가 비용 효율과 현장 대응력을 이유로 유지해 온 외주·자회사 운영 구조가 새로운 법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KT서비스지부는 원청인 KT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KT서비스지부는 인터넷과 IPTV 개통·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KT서비스북부와 KT서비스남부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그동안 일부 업무 외주화에 반대하며 구조조정 철회와 고용 안정을 요구해 왔다. 향후 원청 교섭이 현실화할 경우 외주화 정책, 일감 배분, 작업 기준, 현장 안전, 고용 안정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식적인 교섭 신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 사례 이후 내부 논의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LG유플러스 사례다. 서울지노위는 LG유플러스 인터넷·IPTV 설치와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와 관련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통신업계에서 나온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 설치·수리 현장으로 번진 원청 책임 논란 쟁점은 통신 현장 업무가 원청 서비스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느냐다. 설치·수리 기사들은 원청 소속이 아니더라도 고객 접점에서 통신사 브랜드를 대표한다. 원청이 작업 기준과 고객 응대 방식, 장애 처리 절차, 안전 규정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근로조건과 분리해 보기 어렵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영향권에 들어섰다. 자회사 홈앤서비스 소속 노동자들도 원청 교섭과 관련한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청이 교섭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신업계는 인터넷 설치와 IPTV 개통, 장애 처리, 고객센터 운영 등 다양한 현장 업무를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통해 수행해 왔다. 이 같은 구조는 비용 관리와 인력 운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었지만,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업계는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원청 교섭이 곧바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장비 지급과 휴식시간 보장, 업무량 조정, 복리후생, 도급 구조 개선 등이 교섭 의제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률 검토와 노동위원회 대응, 노무 자문 등 간접 비용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국 단위 현장망을 운영하는 통신업계 특성상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특정 사업장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자회사와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같은 논리로 원청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설치·수리·유지보수 등 현장 업무는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계열사와 협력사를 활용하는 구조가 넓게 형성돼 있는 만큼 개정 노조법 이후 법적·경영상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통신업계에 단순한 노무 이슈를 넘어선 과제가 되고 있다. 원청 브랜드 아래 자회사와 협력업체가 떠받쳐 온 현장 운영 구조를 어디까지 책임의 범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원청 책임을 부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변화한 법 환경 속에서 책임의 범위와 현장 운영 원칙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2026-06-19 15: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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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통신업계 첫 파장…LGU+ 원청 교섭 책임 인정
[경제일보]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통신업계 현장에 처음으로 본격 적용됐다. LG유플러스 인터넷·IPTV 설치와 유지보수 업무를 맡는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해 원청인 LG유플러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온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개별 노사분쟁을 넘어 통신업계 외주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는 현장 설치·수리·유지보수 인력 없이는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상당수 업무가 자회사나 협력업체 방식으로 운영돼 온 만큼 원청의 교섭 책임을 어디까지 볼지가 앞으로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서울지노위, LGU+ 하청노조 손 들어줘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통신업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지난달 협력업체와 자회사 소속 현장 노동자들을 대표해 원청인 LG유플러스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냈다. 노동위원회는 심리 끝에 원청이 해당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노조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 인터넷과 IPTV 설치, 수리, 유지보수 등 가입자 접점 업무를 담당한다. 보도 기준 규모는 약 125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원청이 표준공법과 작업 기준, 서비스 품질 기준을 정하고 있어 현장 노동자의 노동강도와 안전, 작업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정식 판정문이 도착한 뒤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이 판정에 불복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식 판정문이 송달되면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제, 향후 절차가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 핵심은 ‘고용계약’ 아닌 ‘실질 지배력’ 이번 판단의 배경에는 개정 노동조합법 2·3조가 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해진 셈이다. 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에는 교섭 요구 사실 공고, 교섭단위 분리,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사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원청 기업들이 스스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보다 노동위원회 판단을 기다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시행 초기부터 현장 혼선도 커지고 있다. 이번 LG유플러스 사례는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대기업, 그것도 통신업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통신 서비스 품질은 현장 설치와 장애 대응 속도, 안전한 유지보수 체계에 좌우된다. 원청이 고객 서비스 기준과 작업 절차를 사실상 관리한다면 그 영향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분리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교섭 의제는 노동안전, 작업환경, 작업방식, 복리후생,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인상은 당장 핵심 의제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실제 교섭 과정에서는 도급비 구조와 인력 배치, 실적 압박, 안전장비, 휴식시간 등 민감한 문제가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 통신 3사 외주 구조도 시험대 이번 판정은 LG유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인터넷 설치, IPTV 개통, 망 관리, 장애 처리 등 현장 업무 상당 부분을 자회사나 협력업체를 통해 운영해 왔다. 통신망은 원청 브랜드로 제공되지만 이용자와 직접 마주하는 현장 노동자는 외부 조직에 속한 경우가 많다. 이 구조는 비용 효율성과 운영 유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이 업무 기준과 성과 지표, 안전 규정, 고객 응대 절차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정하는지가 법적 쟁점이 된다. 원청이 서비스 품질을 강하게 통제할수록 사용자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등 다른 통신 현장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도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특정 사업장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유사한 업무 구조를 가진 다른 통신사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단순히 판정 결과를 지켜보는 수준을 넘어 자회사·협력업체 운영 방식과 노사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영계는 원청 사용자성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교섭 구조가 복잡해지고 원·하청 간 계약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노동계는 실제 업무를 지휘하고 서비스 기준을 정하는 주체가 원청이라면 그에 맞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본다. 이번 판정은 두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첫 통신업계 사례다. ◇ 쟁점은 ‘교섭의 범위’다 앞으로의 핵심은 LG유플러스가 실제 교섭 테이블에 나설지 그리고 어떤 의제를 어느 범위까지 다룰지다.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해서 모든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이 곧바로 전면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법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노사 간 쟁점은 ‘원청 책임이 있느냐’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안전과 작업방식은 원청 통제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으로 볼 수 있지만 임금과 복리후생은 도급계약과 하청업체의 경영권 문제까지 얽혀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이번 결정은 통신업계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외주화 모델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용자는 LG유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현장에서 설치하고 수리하는 노동자는 자회사나 협력업체 소속이다. 서비스 품질은 원청 브랜드의 경쟁력이면서 그 품질을 떠받치는 노동조건은 외부화돼 있었다. 노란봉투법의 첫 통신업계 적용은 그 분리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통신사는 AI와 데이터센터,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기본은 여전히 현장의 연결 서비스다. 그 연결을 책임지는 노동의 조건을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번 판정은 통신업계 노사관계가 더 이상 과거의 외주화 관성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신호다.
2026-06-12 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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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왜 항상 노인을 고르나 — 통신사의 책임
2025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30.6%가 60대 이상이었다. 2020년 16%에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감소했다. 범죄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고령 피해자 비율은 매년 올랐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고령층을 집중 표적으로 삼는 방향으로 범행 전략을 고도화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전략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주체가 있다. SKT, KT, LGU+ — 이동통신 3사다. 피해액의 무게는 더 무겁다. 1억 원 이상 고액 피해자의 44%가 60대였다. 건당 평균 피해액은 5,000만 원을 넘어섰다. 한 번의 전화 사기로 노후 자금 전부가 사라지는 것이다. 2025년 한 해 전체 피해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이 숫자들 앞에서 통신 3사는 여전히 침묵한다. 범행의 출발점은 통신망이다 보이스피싱의 핵심 기술은 발신번호 변작이다. 금융감독원, 검찰, 경찰청 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실제 발신번호는 해외 VoIP 서버나 조작된 번호로 표시되도록 한다. 피해자가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범죄 조직으로 연결되도록 실제 기관 번호 80여 개를 목록화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 모든 조작은 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발신번호 변작을 기술적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것은 이미 가능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4조의2는 통신사업자에게 발신번호 거짓표시 방지 기술 조치를 이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장검사를 통해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왜 발신번호 변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동하고 있는가. 법적 의무는 있다. 기술도 있다. 그러나 고령 피해자는 매년 늘고 있다. 이 모순의 중간 어딘가에 통신 3사가 있다. '신청해야 쓸 수 있는 차단' — 구조적 방조 SKT, KT, LGU+ 모두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료다. 신청하면 문자 발신번호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작동한다.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앱을 켜거나,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이용자가 이 절차를 자발적으로 밟을 가능성은 낮다. 통신 3사는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신청자에게만 제공'되는 보호는, 보호가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닿지 않는 구조다. 기본값을 '차단 없음'으로 설정해 놓은 채, 개인의 선택 실패를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경찰청이 2025년 말 SKT·KT·LGU+·삼성전자와 협력해 범죄에 악용된 전화번호를 통신망 접속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기술 협력이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 협력이 왜 범죄가 정점에 달한 뒤에야, 그것도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느냐는 것이다. 고령층은 수익성 높은 고객이자 보호받지 못하는 이용자다 통신 3사의 60대 이상 고객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요금제를 자주 바꾸지 않고, 해지율이 낮으며, 장기 고객으로 남는다. 통신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안정적인 고객군이다. 그러나 디지털 보안 서비스의 혜택은 가장 늦게, 가장 좁게 닿는다.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는 무료지만 자동 적용이 아니다. 고령 이용자를 위한 보안 기본값 설정 강화, 이상 발신 패턴 탐지 시 선제적 알림, 고위험 번호 자동 차단 등은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 조치들이다. 통신 3사가 이를 자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은 의지의 문제다. 수익 구조를 보호하면서 책임은 피하는 선택의 결과다. '개인 부주의' 프레임을 걷어내야 한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보도될 때마다 따라오는 문장이 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의 부주의를 암묵적으로 소환하는 이 프레임은, 범행의 구조적 조건을 만든 주체들의 책임을 희석시킨다. 6만 명 이상의 금융감독원 직원이 전화를 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속는 것은, 발신번호가 실제 금융감독원 번호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의 인지 실패가 아니라 통신망 인프라의 실패다. 법원은 이미 일부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통신사의 과실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개별 소송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피해자에게 이중의 부담이다. 제도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지금 당장 가능한 제도적 조치 세 가지 방향이 즉각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 번호도용 차단 서비스의 기본값을 '적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하지 않는 이용자가 해제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고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치다. 둘째, 국제 발신 전화에 대한 실시간 변작 탐지 의무를 법제화해야 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의 '기술적 조치' 의무를 구체적인 탐지·차단 기준으로 명문화하고, 미이행 시 실질적인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 셋째, 60대 이상 고령 이용자에 대한 보안 알림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 이상 발신 패턴이 탐지될 경우 이용자와 지정 보호자에게 선제적으로 고지하는 체계는 이미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다. 2025년 피해액 1조 원. 60대 이상 피해 비율 30.6%. 이 숫자들은 캠페인 예산이나 홍보 문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통신망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인프라 책임을 묻는 것, 보호의 기본값을 바꾸는 것 — 이것이 정책이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다. 어르신들이 전화 한 통에 노후 자금을 잃는 동안, 통신 3사의 면피는 너무 오래 계속됐다.
2026-05-10 1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