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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하우시스 美 실리카 소송 급증…2년 새 34건→351건
[경제일보] LX하우시스가 미국에서 인조대리석 등 석재 제품의 실리카 분진 노출 피해를 주장하는 수백 건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연방법원도 최근 결정문에서 LX하우시스 미국법인이 ‘100건이 넘는’ 실리카 관련 소송의 피고라고 적시했다. 국내 공시를 역추적하면 소송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LX하우시스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실리카 노출 관련 소송은 351건, 원고 측 인원은 약 560명에 달한다. 2024년 반기 34건이던 소송이 채 2년이 되지 않아 10배 수준으로 불어난 셈이다. 10일 본지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의 Liberty Mutual Fire Insurance Company et al. v. LX Hausys America, Inc. 사건 결정문을 확인한 결과, 법원은 지난 7월 6일 LX Hausys America가 실리카와 기타 오염물질 노출로 신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로부터 100건이 넘는 소송을 당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사건번호는 2:25-cv-07207이다. 원고들은 LX하우시스를 포함한 석재업체들의 제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실리카, 금속 및 기타 물질에 노출됐으며 이로 인해 규폐증(silicosis), 폐섬유증(pulmonary fibrosis) 등 질환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34건→170건→306건→351건…가파르게 불어난 소송 LX하우시스가 국내에 공시한 숫자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미국발 소송의 확산 속도는 더욱 뚜렷하다. 2024년 6월 말에는 미국 제품 가공 노동자 약 55명이 제기한 실리카 관련 소송이 34건이었다. 당시 전체 피고를 상대로 한 소송가액은 1조5162억원 수준이었다. 2025년 3월 말에는 약 200명이 관련된 소송이 122건으로 늘었다. 같은 해 6월 말에는 원고 약 280명·소송 170건으로 증가했고, 전체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가액은 약 8조8054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가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LX하우시스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실리카 노출 관련 소송은 306건, 관련 원고는 약 490명까지 늘었다. 전체 피고 대상 소송가액은 18조9213억원이었다. 불과 석 달 뒤인 올해 3월 말에는 소송이 다시 351건, 원고는 약 560명으로 증가했다. LX하우시스 연결실체가 피고로 포함된 전체 실리카 관련 소송의 소송가액은 24조2982억6500만원으로 공시됐다. 다만 24조원대 숫자는 LX하우시스가 단독으로 청구받은 금액이나 잠재 배상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회사 공시에는 351건의 소송에 포함된 관련 피고기업 수가 단순 합산 기준 약 2만1210개로 기재돼 있다. 같은 업체가 여러 사건에 중복해 피고로 들어간 경우가 포함된 숫자다. LX하우시스 역시 공시에서 자신들이 해당 소송의 피고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을 뿐 회사에 귀속될 개별 배상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소송 전망을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리카는 석재를 절단·연마·광택 처리할 때 미세한 분진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 미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올해 7월에도 천연석·인조석 상판 제조와 가공, 설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정형 실리카 분진이 규폐증과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특히 엔지니어드 스톤은 제품에 따라 결정형 실리카 함량이 90%를 웃돌 수 있다. OSHA·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올해 내놓은 공동 자료는 일부 엔지니어드 스톤의 결정형 실리카 함량이 최대 95%에 이를 수 있다며 절단·연마·드릴링 과정에서의 작업자 노출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사회적 문제로 번졌다. 캘리포니아 공중보건부(CDPH)는 지난해 11월 기준 2019년 이후 주방 상판 가공 근로자 가운데 432명의 엔지니어드 스톤 관련 규폐증 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최소 25명이 숨졌고 48명은 폐 이식을 받았다. 상당수 환자가 30~40대였다. 소송 넘어 보험전쟁으로…법원 “보험사, LX 방어 의무” LX하우시스의 미국 리스크는 피해배상 소송을 넘어 보험사와의 법적 분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Liberty Mutual Fire Insurance와 Liberty Insurance Corporation은 지난해 8월 LX Hausys America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확인소송을 냈다. 두 보험사는 2009~2017년 LX하우시스 미국법인에 제공한 상업종합책임보험 등에 실리카 및 오염물질 관련 면책 조항이 있다며, 실리카 소송에서 LX하우시스를 방어하거나 향후 손해를 보상할 의무가 없다는 판단을 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3월 31일 보험사가 LX하우시스를 방어할 의무(duty to defend)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리카 소송의 원고들이 실리카뿐 아니라 금속과 기타 독성물질로 인한 별도의 신체 피해도 주장하고 있어 보험계약상 실리카 면책조항만으로 모든 청구에 대한 방어 의무가 사라진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Liberty 측은 이 판단을 상급심에서 먼저 다툴 수 있도록 중간항소 허가를 요청했지만 법원은 7월 6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시에 LX하우시스가 100건이 넘는 기초 손해배상 소송들이 끝날 때까지 보험소송을 중단해달라고 한 신청도 기각했다. 법원은 각 손해배상 사건의 일정이 서로 다르고 향후 새로운 사건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어 모든 사건의 결론을 기다리면 보험소송이 수년 동안 지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별도의 보험 분쟁도 존재한다. Sompo America Insurance 역시 지난해 4월 LX Hausys America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보험보장 범위를 둘러싼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늘면서 회계상 부담 관리도 변수로 떠올랐다. LX하우시스는 2025년 결산 자료에서 계류 중인 소송과 관련해 과거 경험과 독립된 법률기관의 조언 등을 토대로 소송충당부채를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개자료만으로 실리카 소송에 한정된 충당금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배상책임의 결론이 내려진 사건은 아니다"라며 "미국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질병과 LX하우시스 제품 사이의 개별 인과관계, 회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손해배상 범위는 각각의 재판에서 가려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소송 숫자의 흐름은 가볍지 않다"면서, "2024년 반기 34건에 불과했던 실리카 관련 사건이 2025년 말 306건, 올해 1분기 351건으로 늘었고, 미국 법원 역시 별도 보험사건에서 LX하우시스가 이미 100건이 넘는 관련 소송에 직면해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건축자재 시장을 핵심 해외시장으로 키워온 LX하우시스 입장에서는 제품 판매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이어질 법률비용과 보험보장, 잠재적 배상책임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해외 사업 리스크가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2026-09-10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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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기반 다진 구본준 5년…앞으로 5년은 장남 구형모 '경영 시험대'
[경제일보] LG그룹에서 독립한 지 5년. LX그룹의 시계가 ‘구본준의 첫 5년’에서 ‘구형모의 다음 5년’을 향하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잇따라 넘기면서다. 지난 5년간 인수합병(M&A)과 투자로 몸집을 키웠다면 이제는 확보한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과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0일 구 회장은 LX홀딩스 주식 610만주를 구 사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구 사장은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구 회장은 오는 9월 11일 381만5000주를 추가 증여할 계획이다. 추가 증여가 마무리되면 구 사장 지분율은 24.68%로 높아지고 구 회장은 7.24%로 낮아진다. 당장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분 구조에서는 차세대 체제를 향한 움직임이 뚜렷해진 셈이다. 독립 5년, ‘LX’를 만들다…커진 몸집, “이제는 수익성” LX는 2021년 5월 LG에서 계열분리됐다.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LX판토스 등이 한 울타리에 모였다. 상사·물류·건자재·반도체·화학 등 사업 성격이 서로 달랐다는 점에서 하나의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전통적인 대기업과는 출발부터 달랐다. 구 회장이 꺼내든 해법은 ‘확장’이었다. 기존 사업을 묶는 데 그치지 않고 M&A와 지분투자로 새 성장축을 붙였다. LX인터내셔널은 2022년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고 2023년 한국유리공업을 LX글라스로 편입했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 AKP 니켈광산을 인수하며 자원사업을 이차전지 핵심광물로 넓혔고, 텔레칩스 지분 투자로 차량용 반도체에도 접점을 만들었다. 외형은 빠르게 커졌다. LX그룹 자산총액은 계열분리 전인 2020년 7조1799억원에서 2025년 말 13조3500억원으로 85.9% 늘었다. 재계 순위는 43위까지 올랐고 계열사도 11곳에서 18곳으로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LX하우시스·LX세미콘·LX MMA 등 주요 4개사 매출 합계도 같은 기간 16조246억원에서 22조2724억원으로 39%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자산 10조원을 넘어서며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LX가 계열분리 이후 독자 그룹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구본준 체제의 첫 5년은 ‘독립과 외형 확대’로 요약된다. 다음 과제는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얼마나 잘 버느냐’다. 주요 4개사의 2025년 합산 매출은 22조2727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줄었고 영업이익은 4958억원으로 44.2% 감소했다. LX인터내셔널(-40.3%), LX하우시스(-86.6%), LX세미콘(-34.8%), LX MMA(-39.3%) 모두 영업이익이 줄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AKP 니켈광산은 2024년 인수 이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포승그린파워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LX글라스는 건설경기 영향이 있지만 원가 절감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과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 보다 견고한 기업 체질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와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5년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조각을 채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각각의 사업이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내도록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그룹 두뇌’ 구형모, 다음 5년 시험대 구 사장의 현재 역할도 이와 맞닿아 있다. 1987년생인 구 사장은 LG전자 일본법인을 거쳐 2021년 LX홀딩스 출범과 함께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기획 부문을 맡았고 2022년 설립된 LX MDI 대표이사로 이동한 뒤 2024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LX MDI는 계열사 경영 컨설팅과 산업 정보 제공 등을 맡는 그룹 내부 ‘두뇌’ 역할을 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구 사장은 LX MDI 대표이사로서 계열사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을 수행하고, 거시적 트렌드와 최신 산업 동향·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고도화해 계열사의 시장 대응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구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어서 최대주주 변경을 곧바로 경영권 승계 완료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지분 이동과 구 사장의 승진, LX MDI에서의 역할 확대를 감안하면 그룹의 무게추가 장기적으로 구형모 체제를 향하고 있다는 해석에는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구본준의 LX 1기가 LG에서 독립해 M&A로 외연을 넓히고 그룹의 틀을 세우는 시간이었다면 LX 2기에 필요한 DNA는 달라진다”며 “커진 몸집을 이익으로 연결하고 서로 다른 사업을 하나의 성장 구조로 묶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독립 5년 만에 체급을 키운 LX는 이제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얼마나 단단해졌느냐’를 증명해야 한다”며 “최대주주에 오른 구형모 사장이 아버지가 만든 LX의 외형 위에 어떤 색깔의 ‘두 번째 LX’를 세울지가 앞으로 5년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1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18 09: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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