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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HBM4' 리스크 양산 돌입… 엔비디아 '루빈' 향한 '속도전'의 내막
[이코노믹데일리] 2026년을 향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시계가 전례 없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놓고 고객사의 최종 인증(Qual)이 끝나기도 전에 공장을 가동하는 이른바 ‘리스크 양산(Risk Production)’ 체제에 돌입했다. ◆ 왜 ‘리스크 양산’인가… 엔비디아의 시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반도체 업계에서 리스크 양산은 고위험 전략이다. 통상 ‘샘플 공급→품질 테스트→양산 계약→본격 생산’ 순서를 밟지만 HBM4는 웨이퍼 투입부터 패키징까지 리드타임(제품 공급에 필요한 총 시간)이 4~5개월 이상 걸린다. 지금 공정을 돌리지 않으면 엔비디아가 목표로 하는 루빈 플랫폼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10월 전후부터 HBM4 생산 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퀄 테스트에서 탈락하거나 설계 변경이 발생할 경우 해당 물량은 전량 손실 처리될 수 있다. 그럼에도 양사가 도박에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HBM 시장이 사실상 ‘선점 구조’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2026년 HBM 수요는 공급을 15~20%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곧 시장 주도권 상실을 의미한다. 이번 HBM4 경쟁에서 가장 공격적인 선택을 한 쪽은 삼성전자다. 삼성은 이전 세대에서의 주도권 상실을 만회하기 위해 안정성보다 기술적 도약을 우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HBM4 코어 다이에는 업계 최선단인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적용했다. 경쟁사가 검증된 공정을 유지한 것과 달리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해 성능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 다이 역시 외부에 맡기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자사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직접 생산하며 메모리와 로직, 패키징을 한 번에 묶는 ‘턴키’ 구조를 완성했다. 설계부터 양산까지 내부에서 통제함으로써 성능 최적화와 공급 일정 관리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재설계 없이 퀄 테스트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기술적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1c D램과 4나노 로직 다이 조합이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고속·저전력 기준을 충족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전략이 성공할 경우 삼성은 HBM4 시장에서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앞세운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반면 HBM 시장의 현재 강자인 SK하이닉스는 모험보다 확실성을 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높은 수율을 기록한 10나노급 5세대(1b) D램 공정을 HBM4에서도 유지하며 신공정 도입에 따른 초기 불량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지키겠다는 판단이다. 로직 다이 생산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와의 협업에 맡겼다. TSMC의 12나노 및 5나노 공정을 활용해 베이스 다이를 제조하고 이를 SK하이닉스의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미 GPU 생산에서 TSMC 생태계에 깊이 의존하고 있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러한 조합이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초기 HBM4 공급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SK하이닉스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기술적 우위라기보다 검증된 수율과 기존 협력 관계에서 비롯된 신뢰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 2026년, ‘독주’에서 ‘양강’으로 2026년은 HBM 시장이 단일 강자 체제에서 양강 구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안정과 가격 협상력을 위해 멀티 벤더 전략을 선호한다. 삼성전자의 HBM4 양산 진입은 이러한 전략의 현실화를 의미한다. 다만 가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HBM4는 적층 수 증가와 다이 대형화로 웨이퍼 소모량이 급증한다. 이는 일반 D램 공급에도 영향을 미쳐 메모리 가격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2026년 HBM 매출이 전체 D램 매출의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조기 진입은 기술 초격차를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SK하이닉스의 수율 안정성과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맞붙는 올해 하반기가 진정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6-02-01 15:12:06
SK하이닉스 "HBM4도 압도적 1위 자신... 하반기 재고 부족 심화"
[이코노믹데일리]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폭발적인 AI 수요로 인해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올해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9일 진행한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4 역시 HBM3나 HBM3E와 마찬가지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 확보가 목표"라고 선언했다. 회사 측은 "HBM2E 시절부터 고객 및 파트너사와 원팀 체제를 구축해 시장을 개척해왔다"며 "축적된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경쟁사가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산능력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려워 일부 진입이 예상된다"면서도 "성능과 양산성 및 품질을 기반으로 한 SK하이닉스의 주도적 공급사 지위는 지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기술적으로도 기존 1b 공정과 독자 패키징 기술인 MR-MUF를 적용해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은 극심한 '공급자 우위'로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폭발하지만 업계 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대부분 고객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버와 모바일 등 전 응용처에서 재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재고 수준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수급난은 계약 조건의 변화로 이어졌다. 과거 느슨했던 장기공급계약이 최근에는 쌍방의 강한 책임을 기초로 하는 구속력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회사 측은 "고객들은 계약 기간을 늘리길 원하지만 생산 제약으로 요청에 모두 대응하기 어렵다"며 "올해 생산능력 확대와 미래 인프라 준비를 위한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상당 수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사업 전략의 변화도 예고했다.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연산을 직접 지원하는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AI 추론 기술 고도화로 GPU나 CPU 메모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데이터를 분산 처리하는 '오프로딩'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따라 입출력 속도를 높인 고용량 기업용 SSD(eSSD) 수요가 구조적으로 폭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초고성능 eSSD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HBM의 확장 개념인 'HBF(고대역폭 낸드)' 기술을 구체화해 변화하는 AI 서버 아키텍처에 대응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적과 현금 흐름에 따라 추가 환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탄력적 운영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IT 제품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서는 "온디바이스 AI 기대감이 신규 교체 수요를 자극하고 있어 전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1-29 1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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