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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의 제왕' Arm의 반란… 자체 칩 'AGI CPU' 출시로 서버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절대강자 Arm(암)이 창사 36년 만에 ‘설계도만 파는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스스로 떼어냈다. 24일(현지시간) Arm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Arm AGI CPU’를 전격 출시하며 하드웨어 직접 판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칩 설계부터 생산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겠다는 강력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Arm은 1990년 설립 이후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설계 자산(IP)을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지식재산권 중심’ 사업 모델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빅테크들이 자체 칩(In-house Chip)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Arm의 사업 모델에도 변화가 요구됐다. 이번에 출시한 ‘Arm AGI CPU’는 대만 TSMC의 3나노(nm) 최첨단 공정으로 제작된다. 300W의 전력 내에서 최대 136개의 코어를 구동해 기존 인텔·AMD 등 ‘x86’ 진영의 CPU 대비 랙(Rack)당 2배 이상의 고성능·저전력 효율을 구현했다. 명칭에 포함된 ‘AGI(범용인공지능)’는 이 칩이 단순히 계산기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Arm의 파격적인 변신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메타(Meta)다. 메타는 이번 CPU의 공동 개발 파트너로 참여하며 첫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메타는 자사의 자체 AI 가속기인 ‘MTIA’와 이번 CPU를 결합해 AI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오픈AI, 클라우드플레어 그리고 한국의 SK텔레콤까지 초기 고객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Arm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기존 서버 시장을 장악했던 인텔과 AMD의 ‘x86’ 진영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이미 클라우드 시장에서 ‘Arm 기반 아키텍처’가 저전력·고효율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온 상황에서 Arm이 직접 완성된 CPU를 내놓으면 기존 고객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GPU 시장을 평정한 엔비디아 역시 최근 연례 회의 ‘GTC 2026’에서 자체 CPU ‘베라(Vera)’를 공개하며 CPU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데 Arm의 이번 출시는 칩 설계 기업들이 점차 하드웨어 판매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AI의 트렌드가 ‘학습’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면서 CPU의 중요성은 다시금 커지고 있다. GPU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쏟아내는 ‘엔진’이라면 그 흐름을 제어하고 지휘하는 ‘지휘관’으로서 CPU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복잡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율할 수 있는 초고성능 CPU가 필수적이다. 다만 Arm의 이러한 전략이 기존 고객사들과의 이해 상돌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설계 기반 기술을 제공하던 기업이 고객사와 직접 경쟁하는 하드웨어 판매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르네 하스 CEO는 “이해 상돌을 고려해 협상 과정에서 기권하겠다”는 등 선을 긋고 있으나 빅테크 기업들이 Arm의 기술력을 신뢰하면서도 동시에 경쟁을 경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이번 변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고 있다. 칩플레이션 시대에 더 이상 로열티 수익에만 의존해서는 막대한 R&D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량과 Arm의 초고성능 CPU 설계가 결합하는 등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공급망 다변화가 가속화될수록 독점적인 구조를 깨뜨릴 Arm의 행보는 시장 생태계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 전망이다. 한편 Arm의 도약은 ‘설계 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스스로가 지배하는 컴퓨팅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반도체 영토’를 설계도에서 완제품으로 넓힌 Arm이 인텔과 AMD 그리고 엔비디아라는 거인들이 지배하던 서버 CPU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03-25 07:49:29
크로스파이어 신화 잇나… 스마일게이트, AI 열풍 타고 데이터센터 사업 도전장
[경제일보] 스마일게이트그룹이 게임 산업의 경계를 넘어 상업용 데이터센터(IDC) 시장에 전격 진출했다. 그룹 내 금융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주축으로 별도 법인을 설립해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고 안정적인 수익원(Cash Cow)을 확보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최근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신규 법인 '스마일게이트넥사서비스'를 설립했다. 이 법인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임대 등을 주력으로 하는 상업용 IDC 사업을 전담한다. 스마일게이트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적인 'AI 골드러시'와 맞닿아 있다. 챗GPT 이후 생성형 AI가 보편화되면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시킬 고성능 서버 공간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뿐만 아니라 통신 3사(SKT·KT·LGU+), 건설사, 자산운용사까지 IDC 시장에 뛰어들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태다. 특히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모가 많고 발열 관리가 까다로운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단순한 사옥이나 오피스 빌딩 투자보다 임대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디지털 부동산'인 IDC를 통해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스마일게이트의 '수익 구조 다변화' 시도로 해석한다.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등 글로벌 메가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지만 흥행 주기가 짧고 신작 리스크가 큰 게임 산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은 늘 숙제였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몇 년간 금융과 투자를 양 날개로 삼아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자산운용사를 통해 부동산 등 대체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번 IDC 사업 역시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주도했다는 점은 이 사업을 기술적 도전인 동시에 철저한 '투자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룹 내부의 기술적 니즈와도 부합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일찌감치 '스마일게이트 AI 센터'를 설립하고 가상 인간(Meta Human) 한유아를 선보이는 등 AI 기술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자체적인 AI 연구개발(R&D)이 고도화될수록 내부 인프라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스마일게이트넥사서비스는 1차적으로 외부 고객 유치에 집중하지만 향후 그룹 내 AI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전초기지 역할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운영 역량이다. IDC 사업은 단순한 건물 임대가 아니라 24시간 무중단 전력 공급, 항온·항습, 보안 관제 등 고도의 운영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KT나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사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 틈바구니에서 신생 법인이 얼마나 빠르게 신뢰성을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IDC 진출은 단순한 문어발 확장이 아니라 자산 운용의 안정성과 AI 산업의 성장성을 동시에 노린 영리한 포석"이라며 "게임사가 가진 대용량 서버 트래픽 처리 경험을 상업용 IDC 운영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2026-03-05 17: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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