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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도 '말이 통해야'…건설업계, AI 번역·모국어 교육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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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안전수칙도 '말이 통해야'…건설업계, AI 번역·모국어 교육 확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용하 기자
2026-09-27 06:00:00

대우건설 AI 번역·한화 모국어 교육·쌍용 외국어 경고

언어장벽 줄이고 작업지시·위험요인 전달력 높여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20%에 육박하면서 건설사들이 언어 장벽을 줄이기 위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내국인 기능인력은 줄어드는 반면 외국인 근로자는 오히려 늘면서 인공지능(AI) 번역부터 모국어 교육, 외국인 안전리더까지 현장 소통 방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근로자공제회 집계 기준 올해 6월 외국인 피공제자는 11만994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76명(1.5%) 늘었다. 전체 피공제자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18.4%에서 19.2%로 0.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내국인 피공제자는 52만5716명에서 50만5063명으로 2만653명(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피공제자 역시 64만3886명에서 62만5009명으로 1만8877명(2.9%) 줄었다. 건설기능인력은 5.5%, 건설기성액은 20.1% 줄어든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만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건설현장에서는 언어 문제가 안전관리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작업지시나 위험요인, 안전수칙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으면 사고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통역 인력을 두는 기존 방식을 넘어 디지털 번역과 모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대우건설은 ‘AI 실시간 번역기’를 국내 전 현장에 확대 적용했다. 관리자가 한국어로 전달하는 안전 안내와 작업지시를 근로자의 언어로 즉시 번역해 화면과 음성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안전교육장뿐 아니라 일반 회의실이나 작업 전 미팅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한국어 음성인식 정확도는 94.6%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번역기 적용 이후 외국인 근로자가 안전 관련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 같은 공지를 반복해서 전달하는 횟수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 언어 차이에서 발생하는 현장 혼선을 줄이는 동시에 관리자의 반복 설명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포레나 천안아산역 공사현장에서 중국·베트남·태국·캄보디아·미얀마 등 5개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각국 출신의 외국인 안전문화 지도사가 직접 모국어로 응급처치와 안전수칙을 설명하고 전문 강사와 함께 심폐소생술(CPR),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실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임리히법과 심정지 환자 초기 대응 등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체험형 교육도 병행했다.
 
국적별 ‘안전보건 리더’도 운영 중이다.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리더를 선발해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TBM)와 교육 과정에서 다른 근로자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회사는 이들에게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료 등을 지원해 의사소통 역량도 함께 높인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AI 기술을 활용한 다국어 안전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AI 번역 블루투스 스피커를 활용해 중국과 필리핀, 태국 등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지시와 안전수칙을 각 국가 언어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추락이나 낙하, 충돌, 협착 위험이 높은 구역에는 외국어 자동 음성 경고 스피커를 설치했다. 근로자가 위험지역에 접근하면 사전에 입력된 외국어 경고가 반복적으로 나오도록 해 위험요인을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단순 번역을 넘어 외국인 근로자가 작업 과정에서 위험요인과 지시사항을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적과 언어가 다양해지는 만큼 일률적인 교육보다 현장과 공종 특성에 맞춰 전달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안전수칙을 반복해서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자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 행동으로 옮기도록 하는 데 관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가 현장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안전관리도 이들을 별도 대상이 아니라 현장의 핵심 구성원으로 전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언어와 문화 차이를 줄이고 실제 작업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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