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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치킨 3만원 시대 문턱 넘나
[경제일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에너지 및 원자재 수급 차질 여파가 국내 외식업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과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폭등이 겹치면서 식자재는 물론 포장재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육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가축 전염병까지 덮치며 축산물 가격 상승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8.5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로 특히 육류 가격지수가 1.0% 상승하며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문제는 중동 분쟁이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산업 전반의 기초 원료 수급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전쟁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번 달 국내 원료 공급량은 평시 대비 약 18% 감소한 180만t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 음식 비중이 높은 국내 외식업계 특성상 플라스틱 용기와 종이 포장재 가격 상승은 가맹점주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내 축산물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심각한 수준이다. 봄철 야외 활동이 늘어나며 수요는 폭등하고 있지만 공급은 가축 전염병의 영향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구제역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축산 농가의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축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2%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지난 15일 육계(닭고기) 소 소비자 가격은 kg당 6459원으로 1년 전보다 13.2%나 폭등했다. 국민 식재료인 계란(10구)은 8.7%, 한우 안심은 17.7%, 돼지고기 앞다릿살은 5.9% 각각 상승하며 가계 경제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외식 물가의 상징적 지표인 '치킨 가격'에 대한 우려도 최고조에 달했다. 이미 주요 치킨 브랜드의 인기 메뉴 가격이 배달비를 포함해 2만원 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원가 압박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닭고기 가격뿐만 아니라 튀김용 식용유, 전기·가스요금, 인건비까지 모든 비용이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6-04-16 15:40:22
전쟁은 중동에서 시작되고 물가는 식탁에서 오른다
[경제일보] 중동에서 다시 총성이 울리자 국제 원유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서며 1년 만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전투 상황이 아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츠 해협(Strait of Hormuz)의 불안이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곳이 흔들리는 순간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한다. 전쟁이 벌어지는 곳은 중동이지만 경제적 충격은 훨씬 넓게 퍼진다. 국제 유가가 움직이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에너지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장바구니다. 한국 경제는 특히 그렇다. 한국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다. 국제 유가 상승은 곧바로 운송비와 전기요금 가스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격에 영향을 준다. 경제 연구기관들은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가 약 0.1%에서 0.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대형마트의 식품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평온함을 안정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물가에는 항상 시간차가 존재한다. 국제 유가 상승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있다. 원유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이후 정유 제품 가격이 상승한다. 이어 운송비와 제조 비용이 올라가고 마지막 단계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생활 물가가 상승한다. 지금의 조용함은 충격이 아직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이 생활 물가로 이어지는 경로는 분명하다. 농산물은 대표적인 사례다. 농산물 가격의 상당 부분은 유통 과정에서 결정된다. 유류 가격이 오르면 물류비가 상승하고 이는 곧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으로 이어진다. 가공식품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유가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결국 식탁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 반응을 만들어 낸다. 문제는 전쟁의 지속 기간이다. 군사 충돌이 단기간에 마무리되면 유가 상승 역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이 장기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국제 유가는 새로운 가격 수준을 형성하게 되고 이는 세계 경제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일부 시장 분석에서는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접근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로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시나리오다. 전쟁은 멀리서 벌어지는 사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제는 지리적 거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중동에서 시작된 불안은 국제 유가를 통해 세계 경제로 번지고 결국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식탁으로 도달한다. 국제 유가 그래프는 단순한 금융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장바구니 가격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지금 장바구니는 조용하다. 그러나 그 조용함이 오래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제 유가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전쟁의 충격은 처음에는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어느 순간 생활 속으로 스며든다. 물가의 변화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니라 앞으로다. 전쟁은 총성과 함께 시작된다. 그러나 경제적 충격은 훨씬 늦게 그리고 더 넓게 퍼진다. 장바구니가 진짜로 흔들리는 순간은 전쟁이 시작될 때가 아니라 전쟁이 길어질 때다.
2026-03-05 1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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