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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개발하고 사람이 검증한다"…AWS, AI 주도 개발 방법론 공개
[경제일보] "AI를 도입한 개발 조직의 94%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코드 작성 속도는 높였지만 보안과 검증, 운영 등 개발 전 과정까지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I 코딩을 넘어 AI가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고 사람이 이를 검증하는 'AI 주도 개발(AI-DLC)'이 새로운 개발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AWS는 서울 강남구 AWS 코리아 사옥에서 'AI-DLC & Kiro 기자간담회 및 핸즈온 세션'을 열고 AI 기반 개발 방법론인 'AI-DLC(AI-Driven Development Life Cycle)'와 스펙 기반 개발 도구 '키로(Kiro)'를 소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혜영 AWS 코리아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SA)는 "AI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나 모두에게 균등하게 효과가 있진 않다"며 "강한 기술을 가진 조직이 더 앞서가고 있고 나머지는 제자리에 오히려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AWS가 제시한 서클CI의 '2026 소프트웨어 딜리버리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개발 조직의 94%는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을 개발하는 속도는 85% 빨라졌지만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 배포되는 속도는 26% 개선에 그쳤다. 박 SA는 "AI 코딩으로 피처를 개발하는 것은 무려 85%나 빨라졌지만 서비스까지 올리는 것은 어렵다"며 "만드는 건 빨라졌지만 고치는 건 더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지금 AI 코딩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AI 코딩 도구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 역시 '거의 맞지만 완벽하지 않은 코드'였다. 개발자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가 이를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 꼽았으며, 상당수는 AI가 작성한 코드를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AWS는 해당 한계의 원인으로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일부만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실제 코딩은 전체 개발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며 설계와 테스트, 검증, 운영 등 나머지 과정 역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SA는 "우리가 흔히 보는 AI 코딩은 개발의 일부일 뿐"이라며 "실제 이게 프로덕션 레벨로 나가기 위해서는 설계도 해야 되고 테스트도 해야 되고 검증도 해야 되고 소통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80%는 AI가 제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80%를 건드려야 전체적인 생산성이 올라간다"며 "그것이 오늘 말씀드릴 AI-DLC가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AWS는 현재 AI 개발 방식이 크게 사람이 직접 개발하고 AI가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 AI에게 개발을 맡기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 AI가 실행하고 사람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AWS는 이 가운데 세 번째 방식인 AI-DLC를 새로운 개발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AI-DLC는 프로젝트 '정의'와 '구축', '운영' 등 3단계로 구성되며 요구사항 정의부터 실제 코드 작성, 운영과 배포까지 AI가 작업을 수행하고 사람이 이를 검증하는 구조다. AI-DLC의 특징은 하나의 AI가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총 11개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협업한다는 점이다. 설계 단계에서는 설계 전문 AI가, 구축 단계에서는 개발 전문 AI가 각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요구사항 정의서와 사용자 스토리, API 명세서, 보안 설계 문서, 테스트 코드, 배포 가이드 등 개발 전 과정의 산출물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한다. 각 단계에서 이뤄진 의사결정 과정 역시 모두 문서로 남겨 추적이 가능하다. 박 SA는 "하나의 AI 에이전트가 아니라 11개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이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각각 역할을 교대로 수행한다"며 "설계 단계에서는 설계 에이전트가, 구축 단계에서는 구축 에이전트가 서로 협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무엇을 했고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를 다 감사 기능으로 남겨 놓는다"며 "AI가 바뀌거나 사람이 나중에 바뀌거나 신입이 들어오더라도 전체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유지하는 맥락을 축적하는 기능이 있다"고 덧붙였다. AWS는 AI-DLC를 구현하는 대표 도구로 스펙 기반 AI 개발 도구인 키로도 소개했다. 키로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즉시 코드를 생성하는 기존 AI 코딩 도구와 달리 요구사항과 설계를 먼저 문서화한 뒤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단계별 사람의 승인을 거치는 스펙 기반 개발과 테스트·문서화·보안 점검 등을 자동 수행하는 '에이전트 훅', 조직의 개발 규칙을 AI가 학습하는 '스티어링', 외부 시스템과 연동하는 'MCP' 등을 지원한다. AWS가 공개한 오픈소스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AI 모델로 같은 작업을 수행했을 때 키로의 작업당 비용은 경쟁 도구 대비 6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파이어사이드 챗에서는 AWS 서밋 서울 2026 'AI-DLC 챌린지' 우승팀인 현대해상과 LG유플러스, SK AX가 각각 AI 업무 인텔리전스 플랫폼과 차량 내 다중 화자 AI 에이전트, RFP 분석 자동화 시스템 등을 소개하며 AI 주도 개발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AWS는 앞으로 AI 시대 개발자의 역할 역시 크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AI와 함께 설계하고 검증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2026-07-16 14: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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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AI 요약', 국산 NPU·LLM로 돌린다…"GPU보다 비용 30% 절감"
[경제일보] 포털 다음이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국산 AI 반도체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함께 적용했다. 퓨리오사AI의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에서 업스테이지의 LLM ‘솔라’를 구동하고, 이를 다음의 실제 검색 서비스에 연결한 구조다. 국산 AI 기술이 연구개발이나 개념검증(PoC)을 넘어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포털 서비스의 상용 인프라에 투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스테이지는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운영과 비교해 현재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대표 김성훈)와 다음 운영사 AXZ(대표 이건수), 퓨리오사AI(대표 백준호)는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다음 ‘AI 요약’ 서비스의 기술 구성과 향후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다음 AI 요약은 이용자가 검색어 또는 문장형 질문을 입력하면 LLM이 관련 웹문서를 분석해 핵심 답변과 근거를 정리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1일 베타로 출시돼 이슈와 금융, 엔터테인먼트, 건강, 사전, 일상 등 6개 영역에 우선 적용됐다. ◆ 국산 NPU 24개로 하루 5억 토큰 처리 AI 요약의 추론 연산은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가 담당한다. 현재 서버 3개 노드에 레니게이드 24개를 배치해 하루 평균 약 5억개의 토큰을 처리하고 있다. 토큰은 AI 모델이 정보를 이해하고 답변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데이터 단위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 칩뿐 아니라 솔라 모델을 반도체에 배치하는 컴파일러와 추론용 서빙 엔진도 자체 개발했다. 범용 GPU에 모델을 올리는 방식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델을 함께 최적화하는 공동설계 방식으로 처리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백준호 대표는 “레니게이드는 솔라 모델을 가속하면서 엔비디아 H200과 대등한 수준의 처리 성능을 확보했다”며 “가격 대비 성능과 전력 대비 성능에서는 더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대표도 “현재 다음과 함께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GPU를 사용할 때보다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는 기업의 AI 전환(AX) 환경에서는 처리량과 모델 구성에 따라 GPU 대비 1.5∼2배 높은 비용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H200과의 비교 조건과 모델 크기, 동시 처리량, 응답 지연시간 등 세부 측정값은 공개되지 않았다. 30% 비용 절감 역시 3사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산출한 수치로, 외부 기관의 독립적인 비교 검증 결과는 아니다. 향후 서비스 적용 범위가 확대됐을 때도 같은 비용 효율을 유지하는지가 상용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 업스테이지의 모델, 퓨리오사AI의 칩, 다음의 이용자 이번 협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AI 산업이 부족했던 ‘실제 사용처’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국산 NPU는 성능을 갖추고도 대규모 상용 서비스 적용 사례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LLM 역시 모델을 개발한 뒤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업스테이지는 지난 5월 카카오로부터 다음 운영사 AXZ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자체 LLM을 포털 검색에 적용하고 이용자 반응과 토큰 사용 데이터를 다시 모델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업스테이지와 퓨리오사AI의 협력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회사는 2022년 업스테이지의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퓨리오사AI의 1세대 NPU ‘워보이’에 적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솔라를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하고 온프레미스 생성형 AI 인프라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다음 AI 요약은 당시 협력이 실제 서비스로 연결된 사례다. 3사는 이를 국내 기술로 반도체와 모델, 서비스를 연결한 첫 풀스택 소버린 AI 상용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최초’는 3사의 자체 판단이다. 줌인터넷을 운영하는 이스트에이드가 지난달 AI 검색 서비스 ‘AI 3초 요약’과 ‘AI 이슈 트렌드’에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을 먼저 적용했지만, 다음은 AI 모델뿐 아니라 추론 반도체까지 국산 기술을 적용한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 검색 질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비용 효율이 관건 다음은 현재 전체 검색 질의의 약 20%에 AI 요약을 적용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적용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쇼핑과 맛집처럼 정보가 자주 바뀌고 이용자의 선택까지 연결되는 분야에는 별도의 버티컬 AI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환각을 줄이기 위한 검색 구조도 고도화했다. 기존 키워드 검색과 의미를 중심으로 자료를 찾는 벡터 검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검색’으로 최신 자료를 솔라에 전달하고, 답변 생성 과정은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통제한다. 연내에는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대화형 ‘AI 모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별 정보를 제공하는 ‘1인 1에이전트’를 구상하고 있다. 관심 분야 뉴스를 매일 아침 자동으로 모아주는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서비스 확대에는 반도체 공급도 뒷받침돼야 한다. 퓨리오사AI는 올해 초 레니게이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연내 최대 1만개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럽에서는 에퀴닉스 리스본 데이터센터에 레니게이드 서버를 설치해 현지 기업의 성능 검증도 지원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업스테이지가 참여하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실증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예정된 2차 평가에서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산업 적용성과 실제 서비스 활용도가 주요 평가 요소로 거론된다. 업스테이지는 다음달 후속 솔라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훈 대표는 “다음 AI 서비스를 이용하면 솔라와 국산 NPU를 함께 사용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며 “더 많은 사용이 기술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개선된 품질이 다시 사용량을 늘리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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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미래항공기 개발 속도…정부, 하이브리드 플랫폼 육성 나서
[경제일보] 정부가 미래항공기 개발 전략의 중심축으로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낙점했다. 순수 배터리 기반 미래항공기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엔진과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 개발에 집중 투자해 오는 2030년 시제기 비행을 목표로 국내 독자 미래항공기 기술 확보에 나선다. 10일 우주항공청은 청사에서 항공기 체계와 소재·부품 기업 20개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8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를 열고 하이브리드 미래항공기 개발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3일 발표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전략'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정부는 하이브리드 미래항공기를 국가 주도의 핵심 개발 과제로 추진하고, 순수 배터리 기반 미래항공기는 민간이 개발하는 역할 분담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30년 말 기본형 하이브리드 미래항공기 시제기의 첫 비행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미래항공기는 배터리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순수 전기 항공기보다 항속거리와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배터리 에너지 밀도의 한계를 고려할 때 중·장거리 운항과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하이브리드 미래항공기를 기본 플랫폼으로 개발한 뒤 공공과 상용 분야에서 임무에 따라 다양한 기체로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소방과 의료,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모비스, 한화시스템, 삼성SDI 등 항공기 체계와 엔진, 소재·부품 분야 주요 기업들이 참석해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술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 기업들은 국내 미래항공기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체계 개발 사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시험·실증 인프라 확대와 초기 공공 수요 창출, 국산 소재·부품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실증 환경과 초기 시장이 마련돼야 민간 투자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IT 업계에서는 미래항공기 시장이 도심항공교통(UAM)을 넘어 공공과 물류, 국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독자 플랫폼 확보와 공급망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항공산업의 기술 자립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민간 항공산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위해 정부 주도 국내 독자 미래항공기 플랫폼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국내 민간항공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수렴하여 미래항공기에 대한 정부 투자가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고 앞으로 공공·소방·의료 등 다양한 임무로 확장할 수 있는 수요를 확보하여 글로벌 시장에 수출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0 10: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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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경제 시대 연다…정부,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 본격화
[경제일보] 정부가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과학기술 중심의 달 탐사를 넘어 민간 기업이 달 착륙선과 통신위성,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달 경제' 시대를 겨냥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는 달 경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 주도의 탐사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달 기지 구축 사업 참여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8일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 청사에서 '민·관 협력 기반의 달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한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3일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이 의결된 이후 처음 열린 후속 기업 간담회로, 달 탐사와 관련한 민간 산업 육성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AP위성과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마이크로인피니티,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현대자동차 등 달 착륙선과 달 통신위성, 달 물류 모빌리티 등을 개발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현황과 사업 계획,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산업육성 전략의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정책은 정부가 직접 달 탐사를 수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이 달 경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달 탐사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달 산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민간의 달 통신 인프라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달 궤도 통신·항법 기술을 산업체 주도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내년 개념설계 연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오는 2029년에는 500kg급 실증용 달 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달 통신 인프라는 향후 달 탐사선과 기지, 로버 등을 연결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민간 주도의 달 착륙선 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700kg급 소형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지원해 국내 최초의 민간 달 착륙을 오는 2030년까지 실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당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며, 정부는 사업 추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인 달 수송 역량과 사업 모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달 기지 구축을 위한 모빌리티 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기지 구축 수요를 고려해 국내 기업 주도의 달 물류 이송 특화 모빌리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오는 2028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오는 2031년 실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 등 국내 모빌리티 기업들의 기술력을 달 탐사 분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달 경제'는 과학 탐사를 넘어 달에서 필요한 통신과 운송, 착륙, 물류, 기지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민간 기업이 공급하는 새로운 우주 산업을 의미한다.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글로벌 달 기지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우주 산업도 국가 주도 연구개발에서 민간 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당 흐름에 맞춰 우주 산업 정책의 중심을 연구개발에서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간담회에 위성과 방산, 항공우주, 모빌리티 분야 기업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달 탐사 전 과정에 필요한 공급망을 국내 산업 중심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현장 의견도 공유됐다. 참석 기업들은 글로벌 달 탐사 시장 진출 과정에서 초기 투자 부담과 사업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정부의 마중물 투자가 민간의 후속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과 실증 기회 확대,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이어졌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산업계와의 소통을 정례화하고 달 경제 정책을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우주 기업을 육성하고, 우리 기업들이 NASA 달 기지 구축 프로그램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제 달은 탐구의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는 물론 경제적 관점에서도 핵심적인 우주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지상을 넘어 달과 심우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역량 결집이 시급하며, 특히 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잠재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앞으로도 산업계와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소통을 위한 시작"이라며 "국내에서도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혁신적 기업이 조속히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NASA의 달 기지 구축 프로그램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7-08 14: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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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경제일보] 증시는 본래 흔들리는 곳이다. 그러나 흔들림에도 결이 있다. 기업 실적과 경기 전망이 바뀌어 흔들리는 시장과 금융상품의 구조가 스스로 진동을 키워 흔들리는 시장은 다르다. 전자는 가격 발견의 과정이지만 후자는 시장 장치의 부작용일 수 있어서다. 최근 한국 증시를 둘러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은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의 급등락은 한국 증시의 체온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AI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다. 반도체 랠리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 랠리 위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얹히고 다시 그 레버리지가 주가 변동을 키우는 구조다. 불길이 오를 때는 더 큰 불꽃처럼 보이지만 바람이 바뀌면 같은 구조가 시장을 덮치는 역풍이 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삼성전자가 하루 3% 오르면 관련 2배 상품은 대체로 6% 상승을 목표로 한다. 반대로 3% 하락하면 손실도 6% 안팎으로 커진다. 겉으로는 단순하다. 그러나 속은 복잡하다. 이 상품은 장기 보유용이 아니라 ‘하루 수익률’을 맞추는 단기 매매형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내리는 경로에 따라 누적 수익률은 기초주식의 2배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원금이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 자금 유입 속도는 이미 위험 신호를 보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ETF는 지난 5월 27일 출시됐다. 이후 6월 1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레버리지 ETF 약 8조2000억원, 인버스 2배 ETF 약 3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은 9조15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5조2200억원까지 불어났다. 단기간에 특정 종목, 특정 방향, 특정 투자자층에 자금이 쏠린 것이다. 금융당국의 경고음도 이례적으로 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라고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초 고환율 국면에서 해외로 나간 개인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리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반도체주 쏠림과 과열 매매,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된 셈이다. 정책의 선의가 시장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문제의 핵심은 리밸런싱이다. 레버리지 ETF는 약속한 2배 노출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무렵 포지션을 조정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주가가 떨어지면 더 판다. 보통 투자 격언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라”고 하지만 레버리지 ETF의 구조는 특정 국면에서 정반대로 작동한다. 상승장 후반에는 매수 압력을 키우고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을 보탠다. 시장이 안정적일 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쏠림이 심하고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이 기계적 매매가 가격 변동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된다. 더 위험한 것은 이 상품이 ‘ETF’라는 익숙한 이름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ETF는 대개 분산투자, 낮은 비용, 투명한 운용이라는 이미지로 소비된다. 그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일반적인 ETF와 다르다. 분산투자 상품이 아니라 특정 기업 한 곳에 2배로 베팅하는 파생형 상품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우량한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고 해서 상품 자체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업의 주식도 나쁜 가격과 나쁜 구조를 만나면 위험한 투자 대상이 된다. 개인투자자는 세 가지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첫째, 손실 확대 위험이다. 하루 10% 하락은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20% 안팎의 손실로 번질 수 있다. 둘째, 경로 의존 위험이다. 10% 하락 뒤 10% 상승해도 원금은 회복되지 않는다. 레버리지 상품은 그 괴리가 더 커진다. 셋째, 유동성 위험이다. 시장이 급변할 때 호가가 얇아지면 실제 체결 가격은 투자자가 예상한 가격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장 초반과 장 막판, 급락장에서는 이 위험이 더 커진다. 그렇다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모두 금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금융시장은 위험을 없애는 곳이 아니라 위험을 가격화하고 배분하는 곳이다. 위험을 이해한 전문투자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과 위험을 충분히 알지 못한 개인투자자에게 손쉬운 투기 수단을 열어주는 것은 다르다. 문제는 자유가 아니라 균형이다. 상품 혁신이 시장 발전을 이끌 수 있지만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위험을 가계에 떠넘기는 것은 금융의 본령이 아니다. 향후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판매·거래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사전교육, 예탁금 요건, 투자성향 확인, 위험고지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정 규모 이상 순자산이 불어난 상품에 대해서는 리밸런싱 영향 점검, 괴리율 관리, 유동성공급자 의무 강화가 필요하다. 특정 종목과 특정 상품에 자금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투자경고 체계와 상장 유지 기준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 투자자 역시 이 상품을 ‘우량주 투자’가 아니라 ‘고위험 단기 파생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손자병법>에선 “잘 싸우는 자는 세에 의지한다”고 했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개별 투자자의 판단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구조와 흐름이 시장의 세를 만든다. 지금 한국 증시의 세는 AI 반도체 기대, 개인투자자의 추격 매수,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리밸런싱, 높은 회전율이 한데 엉킨 모양새다. 이 세가 상승장을 밀어 올릴 때는 누구도 위험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세가 하락장을 밀어붙일 때는 누구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가려면 상품을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기업, 깊은 유동성, 합리적 투자자 보호, 엄격한 상품 심사가 함께 가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은 한국 자본시장이 어디까지 위험을 허용할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다. 답은 분명하다. 시장의 활력은 살리되 시장을 카지노로 만드는 장치는 걷어내야 한다. 투자자의 선택권은 존중하되 선택의 대가를 제대로 알리는 장벽은 높여야 한다. 증시는 꿈을 먹고 오른다. 그러나 꿈에 레버리지를 얹으면 탐욕이 된다. 탐욕이 시장의 엔진이 되는 순간 변동성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구조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도체 랠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니다. 불필요한 기름통을 치우는 일이다. 시장은 뜨거울수록 냉정한 규율이 필요하다.
2026-07-06 16:3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