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42건
-
서울은 왜 정원오가 아니라 오세훈을 택했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결국 서울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는 흐름 속에서도 서울만은 달랐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개표 막판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서울시장 사상 첫 5선 고지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는 49.22%의 득표를 얻어 정 후보(48.07%) 1.15%포인트, 6만259표 차로 이겼다.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던 흐름을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서울은 민주당이 ‘이겼어야 할 선거’였고,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선거’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수도 서울까지 가져와야 정권 안정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서울이 마지막 수도권 교두보였다. 경기와 인천이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서울마저 내주면 보수 정당의 전국 확장성은 사실상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오 후보의 승리는 단순한 서울시장 1석의 승리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간신히 붙잡은 정치적 생명줄이었다. 전국은 민주당, 서울은 국민의힘…수도 표심은 달랐다 이번 지방선거의 큰 흐름은 민주당 우세였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다만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미완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서울 유권자는 전국적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정당 구도보다 후보의 시정 경험, 부동산 기대, 도시 운영 능력을 따로 떼어 판단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서울 선거는 정권에 힘을 실어주느냐, 야당에 견제력을 주느냐의 선거이기도 했지만, 막판에는 ‘내 집값과 내 동네 개발을 누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좁혀졌다”며 “전국 선거의 바람이 서울의 생활경제 계산을 완전히 덮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국 승리 흐름에 기대 서울에서도 정권 안정론이 먹힐 것으로 봤다. 그러나 서울은 한국 정치의 상징 공간인 동시에 가장 예민한 생활경제의 현장이다. 부동산 가격, 재건축 속도, 교통망 확충, 세금 부담, 도시개발 방향이 유권자의 일상과 자산에 직접 연결된다. 정권에 대한 호감과 지지는 있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서울시장 교체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원오의 생활행정, 서울 전체 시장감으로 확장 못 했다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 3선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행정형 후보’ 이미지를 내세웠다. 성수동 변화, 지역 행정 경험, 젊고 실용적인 행정가 이미지는 분명 강점이었다. 실제 선거 초중반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일부 중도층에서도 신선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구청장 성공 모델을 서울 전역의 시장감으로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부동산·교통·재건축·재개발·도시계획·복지·일자리·안전이 동시에 작동하는 초대형 생활권이다. 정 후보의 생활행정 이미지는 호감도는 만들었지만, 막판 초박빙 승부에서 “서울 전체를 맡겨도 되느냐”는 질문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다. 특히 TV토론을 둘러싼 소극적 대응 논란은 정 후보의 확장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는 참석했지만, 오세훈 후보 측이 요구한 추가 토론에는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신문은 선거 기간 중 오 후보가 정 후보의 토론 회피를 비판했고, 정 후보가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맞받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5월 28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은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TV토론이 됐다. 경향신문은 해당 토론에서 후보들이 안전 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정 후보 입장에서는 앞선 판세를 지키기 위한 ‘리스크 관리’였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는 인지도와 시정 경험을 검증받는 무대다. 도전자에게 TV토론은 현직의 실정과 자신의 대안을 동시에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 후보가 추가 토론 공방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나섰다면 성동구청장 이미지를 넘어 서울시 전체를 이끌 후보라는 인상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는 생활행정 이미지를 통해 호감도를 높였지만, 막판에는 서울 전체의 비전과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더 필요했다”며 “TV토론 추가 개최 논란에서 방어적으로 비친 점은 ‘검증을 피한다’는 프레임을 국민의힘에 허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도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경쟁력이 있었지만, 선거 막판에는 ‘성동구청장 정원오’와 ‘서울시장 정원오’ 사이의 간극을 국민의힘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며 “민주당이 서울 전체의 도시 비전을 더 압축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줬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패인은 후보 개인의 문제만으로 좁혀볼 수 없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왜 바꿔야 하는가’는 설명했지만, ‘바꾸면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충분히 각인시키지 못했다. 생활행정의 성과는 강조했지만 서울시 전체의 재건축·교통·도시경쟁력 구상에서는 오 후보의 경험론을 압도하지 못했다. 여기에 TV토론 추가 공방에서 적극적 검증 무대를 넓히지 못한 점까지 겹치면서, 정 후보는 마지막 국면에서 ‘참신한 구청장’ 이미지를 ‘준비된 서울시장’ 이미지로 완전히 전환하지 못했다. 오세훈의 승부수는 새로움이 아니라 안정감이었다 오세훈 후보에게 새로움은 없었다. 장기 재임 피로감도 분명했다. 그러나 서울 유권자 일부는 바로 그 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였다. 재건축·재개발, 한강벨트 개발, 교통망 확충, 주택 공급, 도시계획 연속성 같은 의제에서는 실험보다 연속성을 택한 셈이다. 오 후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을 내걸고 “4년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가 이긴 것은 당의 승리라기보다 후보 경쟁력과 부동산 민심의 결합에 가까웠다”며 “서울 유권자는 정권 심판이나 정권 지원이라는 큰 구호보다 당장 눈앞의 도시 운영 안정성을 더 따졌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국민의힘에도 착시를 경계하게 한다. 오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 전체의 회복이라기보다 서울에서 작동한 특수한 조합의 결과였다. 오 후보 개인의 인지도, 서울시정 경험, 부동산·도시개발 이슈에서의 비교우위, 그리고 민주당의 전국 승리에 대한 견제 심리가 한꺼번에 맞물렸다. 강남3구·마용성·한강벨트…승부 가른 자산투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해석하는 핵심 열쇠는 ‘자산투표’다. 서울의 표심은 단순히 보수냐 진보냐로 갈라지지 않았다. 내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재건축 규제는 풀릴 것인가, 교통망은 빨라질 것인가, 세금 부담은 늘어날 것인가, 도시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인가가 유권자의 선택을 움직였다.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구호보다 내 생활과 자산을 지키겠다는 심리가 더 강했던 것이다. 정치컨설팅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은 이미 계층·자산·주거 형태에 따라 정치적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도시가 됐다”며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에서는 정당 호감도보다 자산 방어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대로 민주당이 강점을 기대했던 지역에서도 투표율과 막판 결집이 충분하지 않으면 서울 전체 승부를 가져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의 표심을 따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선거는 더 이상 단일한 수도권 민심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 아파트 밀집지역과 다세대·임대주택 밀집지역, 재건축 기대지역과 주거 불안 지역의 투표 동기는 다르다. 민주당은 서울 전체의 정권 안정론을 기대했지만,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도시개발의 불안을 파고들었다. 민주당엔 서울형 민심, 오세훈엔 5선 책임 남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흐름의 차이도 컸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 과정에서는 16시간에 걸친 초접전 끝에 오 후보가 역전했다. 막판 보수층 결집과 지역별 개표 순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표심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선거는 마지막 1%의 조직력과 위기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며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서는 경기·인천·부산·충남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울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컸고, 그 절박감이 본투표와 막판 결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서울 패배는 뼈아프다. 전국적으로 승리했지만, 수도 서울을 내줬다는 사실은 향후 국정 운영과 정치 구도에서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서울은 단순한 광역단체 하나가 아니다. 정치적 상징성, 언론 집중도, 부동산 시장 파급력, 중산층 민심의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다시 승리하려면 정권 안정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동산과 세금, 교통과 재건축, 일자리와 도시경쟁력에 대해 더 정교한 답을 내놔야 한다. 서울 유권자에게 “정권을 도와달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신의 집, 당신의 출근길, 당신의 세금, 당신의 동네가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를 설득해야 한다. 오 후보의 승리도 압승은 아니었다. 0.6%포인트 차 승리는 승자의 자신감보다 경고장을 먼저 읽어야 할 결과다. 서울 유권자는 오 후보를 다시 선택했지만, 무조건적 지지를 보낸 것은 아니다. 장기 재임 피로감, 시정의 관성, 약자 주거와 교통 격차, 강남·비강남 간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기록은 정치적 훈장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 서울 시민은 오 후보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그 기회는 무한정한 신뢰가 아니다. 재건축과 개발의 속도를 높이되 주거 약자를 배제하지 않는 균형, 한강벨트와 강남권의 경쟁력을 키우되 강북과 외곽의 박탈감을 줄이는 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서울이 정권의 바람만으로 이길 수 없는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서울 유권자는 정권보다 집값, 후보보다 생활의 안정, 구호보다 도시 운영 능력을 먼저 따졌다. 민주당에는 서울형 민심을 다시 읽으라는 숙제를 남겼고, 국민의힘에는 서울 승리를 전국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남겼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의 선택은 명료했는데 전국의 정치 바람보다 내 동네의 집값과 교통, 개발과 세금이 더 가까웠다”며 “이것이 0.6%포인트 역전극의 본질이다. 서울을 얻으려는 정당은 거대한 구호보다 생활의 계산서를 먼저 읽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026-06-06 07:00:00
-
서울 전셋값 작년의 6배 뛰었다…집값 상승세도 확대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중하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권까지 다시 오름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매매가격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세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매매보다 전세를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 주(6월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같은 0.25%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유지됐지만 상승 지역은 더욱 넓어졌다. 상승률 상위권에는 동대문구(0.37%)와 성동구(0.35%), 강북구(0.35%)가 이름을 올렸다. 성북구(0.34%), 중구(0.31%), 강서구(0.31%), 영등포구(0.31%)도 0.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대문구는 답십리동과 휘경동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며 상승폭이 전주보다 확대됐다. 강남권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21% 상승했고 송파구는 0.28% 올랐다. 강동구 역시 0.19%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다만 최근 서울 시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 상승 국면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까지 수요가 확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에서는 반도체 산업 수혜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화성시 동탄구는 전주 0.49%에서 이번 주 0.60%로 상승폭이 확대되며 수도권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명시(0.43%)와 성남시 수정구(0.42%)도 오름세를 보였다. 용인시 기흥구(0.21%)와 수원시 영통구(0.26%) 역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미분양 증가와 지역 경기 침체 여파로 약세를 보여온 평택시는 이번 주 보합으로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산업벨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 수요가 경기 남부권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강세는 인천에서도 이어졌다. 인천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 상승했고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14%를 기록했다. 반면 지방 시장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비수도권은 보합을 기록했으며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각각 0.02%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7%였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더 뜨거운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29% 오르며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3.77%로 지난해 동기인 0.65%와 비교하면 약 6배 수준이다. 송파구가 0.50%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동구(0.48%), 도봉구(0.47%), 성북구(0.43%), 노원구(0.41%), 광진구(0.39%)가 뒤를 이었다. 특히 도봉구와 노원구, 마포구(0.30%)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외곽과 중저가 주거지에서도 전세 수요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 동탄구(0.37%), 광명시(0.34%), 하남시(0.32%)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천도 0.07% 오르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수도권 전체 전세가격은 0.18% 상승했다. 올해 수도권 전세 누적 상승률은 2.96%로 지난해 같은 기간 0.30%의 10배에 가까운 수준까지 확대됐다. 비수도권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다. 5대 광역시는 0.04%, 세종시는 0.10%, 8개 도는 0.02% 각각 올랐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전세시장을 꼽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는 데다 수도권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이 먼저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26-06-06 06:00:00
-
대출 막고 세금 올리고 규제 묶고… 카드 다 꺼냈는데 서울 집값은 참여정부 이후 최대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폭은 2000년대 이후 역대 정권 집권 첫 1년 기준으로 노무현 참여정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을 막았다.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세금 중과를 재시행했다. 통상적인 부동산 정책 수단을 집권 첫해 안에 사실상 모두 꺼냈다. 그런데도 시장은 굴하지 않았다. 수치 자체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집값이 정책 변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부동산 시장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두 가지 사실을 함께 놓는다고 해서 정책 선택의 책임이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수치에는 불편한 선례가 있다. 참여정부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참여정부의 기시감 참여정부(2003~2008)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지금의 상황에서 묘한 데자뷔를 느낄 것이다. 당시에도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이라는 강한 이념적 지향을 가진 정권이 들어섰고, 10·29 대책(2003년)과 8·31 대책(2005년) 등 굵직한 수요 억제 패키지가 잇달았다.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된 것도 그 시기였다. 그 모든 조치에도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참여정부 5년 내내 상승 곡선을 그었다. 임기 종료 시점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집권 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지역이 적지 않았다. 그 정치적 상처는 2007년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정치적 유산과 맥이 닿아 있는 인물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겠다는 소신은 취임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밝혀온 것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의 문법을 여러 지점에서 닮아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소신이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1년치 데이터와 함께 들여다보면, 어떤 카드가 어떤 순서로 소진됐는지, 그리고 시장은 그때마다 어떻게 응답했는지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난다. 물려받은 조건 카드를 꺼내기 전에 판세부터 따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 임기 중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부진했고, 그 여파로 2025~2026년 서울·수도권의 입주 물량 감소가 이미 예고된 상태였다. 공급 절벽 우려는 정권 교체 훨씬 전부터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결정적 선행 변수가 더해졌다. 새 정부 출범 직전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다. 이 결정은 수요 억제의 빗장이 일부 풀린다는 신호로 시장에 읽혔고, 집값은 정권 교체와 함께 상승 기대가 더욱 커지는 방향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새 정부 입장에서는 준비 기간도, 인수위도 없는 상태에서 이 상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판은 기울어진 채로 게임이 시작됐다. 첫 번째 카드: 대출을 막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카드를 꺼냈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이었다. 정책 기반을 다지는 데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새 정부 초기 일정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였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으며, 갭투자 차단을 위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봉쇄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및 관련 감독 규정을 동원한 6·27 대책은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빈틈 없이 짜인 대출 억제 패키지였다. 시장의 응답은 달랐다. 6·27 대책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호가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미 수억원대 현금을 보유한 고자산층의 매수를 대출 규제가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시장에서 나왔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되며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첫 번째 카드는 시장에 긁힌 자국을 남겼지만,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두 번째 카드: 공급을 내걸다 대출 규제가 시장에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자 두 달여 뒤 정부는 두 번째 카드를 꺼냈다. 9·7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요 억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급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읽혔고, 방향성 자체는 비판받기 어려운 전환이었다. 그러나 대책의 속살을 들여다본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공공 주도의 고밀 개발과 도심 복합사업 중심의 공급 방식이 문재인 정부 시절 이미 내놓았다가 시장의 외면을 받은 방안들과 본질적으로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강남·마포·용산 같은 선호 입지의 아파트다. 공공분양이나 도심 복합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거 상품이 그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9·7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호가는 내려오지 않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대책 전후 수 주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카드 역시 시장을 움직이지 못했다. 세 번째 카드: 규제로 묶다 공급 계획이 시장에 먹히지 않자 정부는 세 번째 카드를 꺼냈다. 서울 전역과 과천·광명 등 12개 인접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괄 묶는 전방위 규제 지정이었다. 이미 6억원으로 제한된 주담대 한도 위에 추가 상한까지 얹었다. 주택 가격이 25억원을 초과할 경우 대출 상한을 2억원으로, 15억~25억원 구간은 4억원으로 더 낮췄다. 고가 주택을 대출에 기대어 매수하는 경로를 사실상 봉쇄하는 설계였다. 출범 후 네 달여 만에 초강도 대출 규제, 공급 계획 발표, 규제지역 전방위 지정이라는 세 가지 카드를 모두 소진한 셈이었다. 참여정부가 집권 2~3년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꺼냈던 카드들을 이재명 정부는 집권 첫해 안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네 번째 카드: 세금을 올리다 수요 억제 대책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역대 정권이 번번이 미뤄온 숙제 하나를 정면으로 끌어안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의 재시행이다. 「소득세법」 제104조에 근거한 이 조치는 윤석열 정부에서 4년 연속 1년 단위 시행령 유예라는 방식으로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법률에 명시된 세율 조항이 행정부 시행령을 통해 해마다 유예되는 이 방식은 조세 법률주의의 원칙과 긴장 관계에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 일부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가 유예는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 법 규정의 본래적 효력 회복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 역대 정권이 기득권의 저항 앞에 번번이 물러섰던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 시행의 시장 효과는 단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고 보유를 이어가거나 매매 대신 임대로 전환할 경우, 매매 시장의 매물 감소와 전월세 시장의 물량 축소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네 번째 카드가 불러온 부작용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완: 1·29 공급 신속화 방안 9·7 대책에 대해 "공급 청사진이 추상적이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올해 1월 후속 공급 계획을 내놨다. 1·29 도심 주택 공급 신속화 방안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과천 경마장 부지, 군부대 이전지, 태릉CC 등 구체적 사업지와 공급 시기를 명시해 전작의 추상성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공급 계획으로서의 구체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실행 경로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사업지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다. 태릉CC는 과거 여러 정부에서 개발 구상이 제기됐다가 주민 반발과 환경 논란으로 번번이 제동이 걸렸던 전례가 있다.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사전 교감 없이 청사진부터 공개하는 방식이 9·7 대책에 이어 1·29 대책에서도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책의 속도와 설득의 절차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는 결국 실행 결과로 판가름 날 것이다. 임대차 시장에 켜진 경고등 네 장의 카드가 순서대로 소진되는 동안, 압력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매매 수요를 억누를수록 임대차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강화로 임대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압력까지 겹쳤다. 양도세 중과 재시행으로 매물을 거둬들인 다주택자들이 임대를 통해 수익을 유지하려 할 경우에도 시장에는 반대 효과가 작용한다. 최근 서울 강남권과 마포·용산 일대에서 전세 물량이 줄고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 대부분에게 전·월세 부담은 매매 가격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절박한 생계 문제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뉴스가 체감되려면 상당한 자산이 있어야 하지만, 전세금이 수천만원 오르거나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중산층 세입자에게 당장의 위기로 작용한다. 정책이 막아선 매매 시장의 압력이 임대차 시장으로 고스란히 흘러드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 흐름의 이면에는 정책 결정 방식 자체의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비판 부동산 정책의 내용 못지않게 결정 방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전문가 집단 사이에 적지 않다. 정책의 방향이 대통령 수준에서 사실상 확정된 뒤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 빈번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정책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보면 전문가 집단의 검토나 이해당사자 협의가 사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의사결정 방식이 누적되면 결국 시장은 정책보다 빨리 움직인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부동산 정책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충분한 협의를 거치다 보면 결국 기득권의 저항에 밀려 무력화되는 일이 역대 정부에서 반복됐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가 초기 설계와 달리 헌법재판소 결정과 정치적 타협 과정을 거치며 점차 약화된 사례는 이 논거를 뒷받침한다.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결국 후퇴한다는 학습 효과가 현 정부 내에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쪽이 더 맞는 진단인지는 앞으로 나올 정책의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남은 변수들 네 장의 카드를 소진한 이재명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시장을 움직일 수단은 사실상 세제 개편과 공급 입법으로 좁아졌다. 올 하반기 나올 세제 개편안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어떤 방향으로 손보느냐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세율 인상이나 과세 기준 강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경우 투기 억제 신호로 읽히겠지만, 동시에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압박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를 높일 경우 가계 부채 부담 증가와 함께 매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은 전세 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동전의 양면을 지닌다. 1·29 대책에 포함된 공급 사업들이 현실화되려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비롯한 관련 입법 과제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회의 정치 지형이 협력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공급 계획의 실현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참여정부는 가용한 카드를 모두 꺼냈지만 끝내 서울 집값을 잡지 못했고, 그 대가를 임기 말 민심으로 치렀다. 이재명 정부는 그 카드들을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강하게 썼다. 참여정부와 같은 결말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세제와 입법이라는 마지막 수단으로 다른 결말을 써낼 것인지 그 답을 쓸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
2026-06-05 15:18:40
-
-
'오차범위 내 1위'는 금물…'깜깜이 선거' 막판 총력전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선거판은 숫자에서 현장으로 옮겨갔다. 새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에 들어선 뒤 후보들은 지지율 대신 유세차에 올랐다. 오차범위 안의 수치를 두고 ‘1위’나 ‘우세’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 승부는 후보가 어느 지역을 찾고, 어느 계층을 겨냥하며, 어떤 메시지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멈춘 ‘깜깜이 선거 기간’, ‘마지막 표밭’ 뛰어든 후보들 이에 여야 지도부는 접전지로 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강원과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에 들어갔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충청과 경기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도심과 청년 밀집 지역을 선거운동의 마지막 무대로 낙점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이날 새벽부터 강서·은평·서대문·영등포·동대문·종로·중·용산·마포·강남·강동·송파 등 서울 12개구를 돌고,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피날레 유세를 한 뒤 밤 11시 40분 송파구 복정역 환승센터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잡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신촌역 인근 스타광장에서 마지막 유세에 나서 2030세대를 겨냥한다. 서울의 마지막 구호는 선명하게 갈렸다.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싣는 선거”를 강조하며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과의 원팀론을 앞세웠다. 반면, 오 후보는 신촌을 마지막 유세지로 택하며 젊은 유권자와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를 부각했다. 수도 서울의 승부가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를 넘어 정권 지원론과 견제론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에서는 양당 후보가 모두 동성로를 피날레 무대로 골랐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시작한 뒤 수성구와 동구 일대를 돌고, 오후 6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에서 마지막 총력 유세를 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한 뒤 북구·남구·동구·중구를 잇따라 돌고, 오후 7시 30분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에서 총집결 유세에 나선다. 대구의 막판전은 변화론과 보수 결집론의 정면 충돌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정치 이력을 걸고 대구의 변화를 호소하고, 추 후보는 보수의 중심지 대구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맞섰다. 두 후보가 같은 도심 번화가를 마지막 장소로 택한 것은 부동층과 청년층, 도심 생활권 유권자를 끝까지 붙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부산은 원도심과 서면, 북갑이 마지막 승부처가 됐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영도구·서구·사하구·중구·부산진구 등 원도심을 유세차로 돌고, 오후 7시 40분부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 북갑에서 표심을 공략한 뒤 도보 유세로 전환해 자정까지 유권자들을 만난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기장군·금정구·동래구·해운대구·연제구·서면역 등지를 돈 뒤 오후 7시 30분 서면 쥬디스 태화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이후 전포동 카페 거리에서 막판 표심을 훑는다. 부산시장 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시장 후보 간 의혹 제기와 맞고발,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들의 공방까지 겹치며 지역 정가에서 ‘역대 선거 가운데 네거티브가 가장 심한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막판 유세가 단순 지지 호소를 넘어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에게 다시 정책과 실행력을 설득해야 하는 무대가 된 이유다. 경남에서는 창원이 마지막 전장이 됐다.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2일 창원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일정을 택했다. 경남 18개 시군 유권자 약 277만5000명 가운데 창원 유권자는 약 85만8000명으로 30%를 넘는다. 김 후보는 진해 안민터널 입구 출근 인사와 김해 오일장을 거쳐 창원으로 돌아오고, 밤 8시 30분 창원시청 사거리 유세와 밤 11시 창원중앙역 인사로 선거운동을 끝낸다. 박 후보는 마산합포·마산회원·의창·성산을 돌고 오후 7시 30분 성산구 상남분수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한다. 경남의 창원 집중은 단순한 동선이 아니다. 창원은 제조업과 공공기관, 신도심과 구도심,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함께 얽힌 경남 표심의 압축판이다. 김 후보는 여당 후보의 힘을 내세우고, 박 후보는 현직 도정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후보들이 마지막 시간을 창원에 쏟아붓는 것은 경남 전체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최대 표밭이기 때문이다. 충남에서는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공주에서 출발해 서산·당진·천안·아산으로 이동하고,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는 천안과 아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공주 옥룡교차로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서산동부전통시장, 당진 시내, 아산 온양온천시장, 천안 신불당을 찾는 일정을 잡았다. 김 후보는 충남도청 기자회견 이후 아산 집중 유세와 천안 피날레 유세로 마지막 선거운동을 이어간다. 충남의 막판 동선은 중원 표심의 성격을 보여준다. 박 후보는 고향이자 정치적 출발점인 공주에서 초심을 강조하고, 서해안 산업벨트와 천안·아산 생활권을 연결했다. 김 후보는 충남 인구와 경제 활동이 몰린 천안·아산에 화력을 집중했다. 충남지사 선거가 단순 정당 대결을 넘어 서북부 산업벨트와 내포 행정권, 원도심 민심이 맞물린 선거라는 점이 마지막 유세 일정에 그대로 반영됐다.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본투표층 동원이 마지막 변수 이번 선거의 막판 총력전의 배경은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6·3 지방선거 전국 사전투표율은 23.51%였고, 서울 23.84%, 부산 21.29%, 대구 18.65%, 광주 27.83%, 대전 22.53%, 울산 22.46% 등 지역별 온도차가 나타났다. 역대 지방선거 최고 사전투표율은 선거판에 두 가지 압박을 동시에 줬다.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많아진 만큼 남은 본투표층의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접전지에서는 그 줄어든 표밭 안에서 어느 쪽이 지지층을 더 촘촘히 불러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사전투표가 특정 정당의 우세 신호인지, 단순한 조기 투표 확산인지는 개표 전까지 단정하기 어렵다. 이에 각 캠프는 마지막 하루를 ‘판세 확인’이 아니라 ‘투표 독려’에 쏟아붓고 있다. 지역별 사전투표율 차이도 후보들의 막판 동선을 자극하고 있다. 호남권처럼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지역에서는 이미 결집한 표심을 본투표일까지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반대로 대구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는 전통 지지층의 본투표 참여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부동층과 중도층의 최종 선택이 남아 있다. 후보들이 서울 청계광장과 신촌,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 창원, 천안·아산으로 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곧바로 어느 한쪽의 우세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미 투표한 유권자가 많아진 만큼 각 후보에게 남은 과제는 본투표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깜깜이 기간에는 여론조사 숫자를 새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와 조직 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 유세지는 캠프가 보는 최대 승부처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2026-06-02 15:38:12
-
수도권 정비사업 '빅데이'…압구정·신반포·상대원 운명 갈린다
[경제일보] 압구정과 반포, 성남까지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지들이 같은 날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역시 같은 날 시공사 교체 여부와 조합 집행부 문제를 둘러싼 임시총회를 예고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릴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상대원2구역 총회에서는 강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과 장기 갈등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가 동시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압구정과 반포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설계와 금융 조건,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맞붙고 있으며 상대원2구역에서는 시공사 교체와 조합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1·2차 아파트를 최고 68층 규모 주거단지로 재편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약 1조496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도 상징성이 큰 사업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압구정2구역과 지난 25일 압구정3구역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5구역까지 수주해 ‘압구정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단지명으로는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내걸었다. 반면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에만 집중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압구정’을 앞세워 승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글로벌 설계 협업과 미래형 커뮤니티, 한강 조망 특화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DL이앤씨는 3.3㎡당 공사비 1139만원과 확정 공사비 방식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사기간 역시 57개월을 제시하며 조합 원안과 경쟁사보다 짧은 공기를 강조했다. 같은 날 총회를 여는 신반포19·25차 재건축 역시 반포권 핵심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신반포19차와 25차, 한신진일빌라트, 잠원CJ빌리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7개동, 614가구 규모로 추진된다. 공사비는 약 4434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일루체라’를 단지명으로 내세웠다. 래미안 원베일리 설계를 맡았던 글로벌 설계사 SMDP와 협업해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외관 디자인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사업비 전액 책임 조달과 안정적인 금융 조건도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더 반포 오티에르’를 앞세웠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와 협업한 설계를 강조했고 금융 조건 경쟁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포 한강변 사업지 경쟁이 단순 수익성보다 상징성 확보 성격이 강하다. 래미안과 오티에르 모두 향후 강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확장에 중요한 사업지인 만큼 양사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경쟁이기 때문이다. 성남 상대원2구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곳은 브랜드 경쟁보다 시공사 교체와 조합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며 사업 자체가 흔들려 왔다. 조합은 지난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이후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문제와 사업 조건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이후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를 시도했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번 임시총회 안건에도 기존 시공사 해임 및 공사도급계약 해지 승인, GS건설 시공사 선정 및 계약 체결 위임, 조합장·임원 해임 및 재신임 등이 포함됐다. 총회를 조합원들이 직접 발의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조합원 발의에는 3일 만에 8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하고 시공사와 조합 집행부를 둘러싼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총회 주최 측은 사업 지연과 내부 갈등을 마무리하고 조속한 착공과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회 결과가 단순 시공사 선정 여부를 넘어 하반기 강남권 정비사업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과 반포는 강남권 브랜드 경쟁의 상징성이 크고 상대원2구역은 장기 갈등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가 걸린 곳이다”라며 “특히 상대원2구역은 시공사 문제와 조합 운영 갈등이 장기간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 추진 속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26-05-30 06:00:00
-
-
-
분상제 밖에서도 청약 몰려…'써밋 더힐'·'아크로 리버스카이' 두 자릿수 경쟁률
[경제일보] 서울 동작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써밋 더힐’과 ‘아크로 리버스카이’가 잇따라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국민평형 기준 분양가가 30억원 안팎까지 올라갔지만 한강 접근성과 신축 선호, 재개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수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써밋 더힐’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는 211가구 모집에 총 6860명이 신청해 평균 32.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타입은 전용면적 84㎡C다. 1가구 모집에 78명이 몰리며 78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49㎡B 60.50대 1, 84㎡A 60.25대 1, 39㎡A 57대 1 등을 기록했다. 써밋 더힐의 청약 경쟁률에는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이 적용과 한강변에 가까운 입지, 흑석뉴타운 개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분양가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전용 39㎡A는 약 11억6000만원, 전용 84㎡C는 약 29억8000만원 수준에 나왔다. 국민평형 기준 분양가가 3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대출 규제 영향도 적지 않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을 포함한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시가 기준으로 차등 적용되고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용 84㎡형 당첨자의 경우 대출을 제외하더라도 20억원 이상 현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 수요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서울 핵심 입지 신축 선호 현상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량진8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크로 리버 스카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는 132가구 모집에 2611명이 신청해 평균 19.78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는 전용 44㎡가 76.75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51㎡C 62.20대 1, 59㎡A 57.67대 1 순으로 집계됐다. DL이앤씨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적용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사업 가운데서도 한강 접근성과 브랜드 상징성이 높은 단지로 꼽힌다. 최근 노량진 일대는 오티에르와 디에이치, 드파인, 아크로 등 대형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가 잇따라 적용되며 지역 전체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전용면적 36㎡는 약 10억6000만원 수준이며 펜트하우스 타입인 전용 140㎡P는 약 49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약 25억~27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흐름과 한강변 재개발 기대감이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큰 단지에도 청약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흑석·노량진 일대는 강남 접근성과 한강 입지,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고분양가 부담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수요층 중심으로 청약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써밋 더힐과 아크로 리버스카이 당첨자는 모두 다음 달 5일 발표된다. 계약 일정은 써밋 더힐이 다음 달 16~18일, 아크로 리버 스카이는 같은 달 20~24일 진행될 예정이다.
2026-05-28 10:06:42
-
-
15억 이하로 몰린 수요…서울 중간 아파트값 12억 돌파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흐름이 예전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강남권 초고가 주택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 주택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KB부동산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대비 5.59% 상승했다. 다만 가격 구간별로는 차이가 컸다. 서울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다섯 구간으로 나눈 결과 상위 20%인 5분위 평균 가격은 이달 34억3919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4억3849만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0.02%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2월 34억7120만원까지 오른 뒤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중간 가격대로 분류되는 3분위는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달 평균 가격은 12억4489만원으로 지난해 말 11억1967만원보다 11.18% 상승했다. 상위 40~60% 구간에 해당하는 가격대가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2분위 역시 지난해 말 7억9228만원에서 8억5569만원으로 약 8% 상승했다. 가장 가격이 낮은 1분위는 같은 기간 4억9877만원에서 5억2083만원으로 4.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격대별 흐름이 갈린 배경으로는 자금 조달 환경 변화가 꼽힌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대출 한도가 주택 가격별로 차등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구간으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고가 주택이 집중된 강남권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강남구는 지난해 말 대비 0.71%, 서초구는 2.82%, 송파구는 4.28%, 용산구는 4.5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와 달리 서울 외곽과 중저가 주거지는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관악구가 9.15%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대문구 9.04%, 강서구 8.83%, 서대문구 8.45%, 성북구 8.44%, 구로구 6.75%, 노원구 5.79%, 강북구 5.78%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도 역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광명시는 11.17% 상승했고 용인 수지구는 10.18%, 성남 중원구는 9.76%, 안양 동안구는 9.74% 올랐다. 서울 접근성이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준강남’으로 분류되는 과천은 1% 상승에 그쳤다. 전세시장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임차 수요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실제 이달 전세수급지수는 182.7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 역시 138.8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가격 상승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중간 가격대 주택이 상승세를 주도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수요층이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05-26 16:19:16
-
-
정원오 '교체론'이냐, 오세훈 '수성론'이냐…막판 대혼전
[경제일보] 6·3 서울시장 선거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정면승부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결과와 두 후보가 0.1%포인트 차이로 맞붙었다는 결과가 동시에 나오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는 ‘서울 교체론’과 성동구청장 3선의 생활행정 경험을 앞세우고 있고, 오 후보는 현직 시장의 시정 경험과 부동산 심판론으로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제 정권 바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부동산, 전월세, 재개발·재건축, 안전, 교통, 강남권 표심, 한강벨트 중도층이 한꺼번에 맞물린 복합전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여론 흐름, ‘정원오 우세’ 속 초접전 조사도 등장 최근 판세의 가장 큰 특징은 여론조사 결과마다 엇갈린다는 점이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5월 17~1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원오 후보 45%, 오세훈 후보 34%로 나타났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서울 기준 1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BS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5월 16~20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정 후보는 45%, 오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그러나 가장 최근 공개된 ARS 조사에서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나타났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9~2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41.7%, 오 후보 41.6%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1%포인트에 불과해 표본오차인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에 있는 초접전이다. 조사는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5.5%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선거가 공식 유세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오 후보가 보수층 결집과 부동산 민심을 앞세워 빠르게 따라붙을 여지가 생겼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최근 여론 흐름, ‘정원오 우세’ 속 초접전 조사도 등장 정 후보의 유세 전략은 ‘서울 교체론’을 생활행정의 언어로 바꾸는 데 맞춰져 있다. 그는 성동구청장 3선 경험을 앞세워 “성동에서 검증된 행정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0시에는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을 찾아 택배 노동자들을 만났고, 이후 정치적 기반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정 후보가 첫날부터 강남 지역을 포함한 한강벨트를 훑으며 취약 지역 공략에 나섰다. 정 후보가 강남과 한강벨트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분명한 계산이 있다. 민주당 후보에게 서울 부동산 민심은 늘 부담이었다. 정 후보는 이 약점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서초 고속버스터미널, 강남 테헤란로, 성동·마포·용산 등 한강변 핵심 지역을 돌며 재개발·재건축 기간 단축, 주거 안정, 안전 행정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 한강벨트는 특정 정당 지지세가 압도적이지 않고, 부동산과 교통, 세금 문제에 민감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대표적 스윙 지역으로 꼽힌다. 정 후보의 또 다른 공세축은 안전이다. 그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현장을 찾아 안전 문제를 부각했고, 출정식에서는 “안전 불감증 서울시가 아니라 안전최고주의 안전한 서울”을 호소했다. 이 전략은 단순한 현직 공격을 넘어, 교체론을 시민 생명과 생활 안전의 문제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부동산도 정 후보 유세의 핵심이다. 그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과거 5년 안에 36만 호 공급, 매년 8만 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실제 착공 실적은 이에 못 미쳤다고 비판했다. 전월세난과 공급 지연 책임을 현직 시장에게 돌리며 “오세훈 시정의 성과를 검증하자”는 프레임을 구축하는 셈이다. 오세훈, 부동산 심판론과 현직 경험으로 반격 오 후보의 유세 전략은 ‘현직 안정론’과 ‘부동산 심판론’의 결합이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송파구 가락시장 채소경매장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 뒤, 자신이 유년기를 보낸 강북구 미아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출정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후 강북에서 서남부, 종로, 강남까지 도는 이른바 ‘회오리 유세’에 나섰다. 오 후보가 강북 주거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서울 전역을 빠르게 도는 방식으로 현장성을 강조했다. 오 후보가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는 쟁점은 부동산이다. 그는 정 후보의 주택 공급 비판에 대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재개발·재건축 구역 해제 문제를 거론하며 맞섰고, 정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두고는 서울시 기존 정책을 상당 부분 가져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문제를 자신의 시정 책임론이 아니라 민주당 계열 시정과 현 정부 정책의 책임론으로 되돌리려는 전략이다. 오 후보에게 현직 프리미엄은 가장 큰 자산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교통망, 안전, 복지, 도시경쟁력 정책이 동시에 돌아가는 거대 행정체다. 오 후보는 여러 차례 서울시정을 맡아온 경험을 앞세워 ‘검증된 시장’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과 2030 남성층, 보수층 투표율은 막판 반전의 핵심 카드다. 최근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오 후보가 강남권과 일부 젊은 남성층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인 점도 이 전략의 배경이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에 대해서는 방어와 반격을 병행하고 있다. 정 후보가 이를 안전 불감증 프레임으로 끌고 가자, 오 후보 측과 국민의힘은 선거용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가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고, 여야가 국회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 막판 승부처는 한강벨트·부동산·안전 서울시장 선거의 막판 1순위 승부처는 한강벨트다.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영등포·강동 등 한강과 맞닿은 지역은 부동산 가격, 재건축·재개발, 교통, 세금, 중도층 표심이 겹쳐 있다. 이 지역에서 정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대한 부동산 불신을 줄이면 우세 흐름을 굳힐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캠프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반대로 오 후보가 한강벨트의 중산층·보수층을 재결집시키면 서울 전체 판세는 다시 초박빙으로 들어갈 것으로 국힘에선 보고 있다. 부동산은 마지막까지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장기 시정에도 전월세난과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직격한다. 오 후보는 민주당 계열의 재개발·재건축 규제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심판해야 한다고 맞선다. 같은 부동산 문제를 두고 정 후보는 ‘현직 책임론’을, 오 후보는 ‘민주당 책임론’을 말하는 구조다. 안전 문제도 파괴력이 작지 않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은 교통망 확충이라는 서울의 미래 의제와 시민 안전이라는 기본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정 후보는 이 문제를 “서울시정의 안전 불감증”으로 묶으려 하고, 오 후보는 “공사 중단론은 무책임한 선거 공세”라는 취지로 대응한다. 시민은 빠른 교통망을 원하지만, 안전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이 쟁점은 남은 선거 기간 후보의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이다. 여론조사기관 한 관계자는 “정 후보는 정권 안정론과 적극 투표층 결집에 기대를 걸 수 있고 오 후보는 보수층 위기감과 강남권 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으로 갈수록 부동층의 규모보다 실제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의 성격이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2026-05-23 07:00:00
-
강남 살아나고 외곽도 뛰었다…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
[경제일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가 종료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유예 종료 이전 시장에 나왔던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데다 실수요 중심 매수세가 이어지면서다. 한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강남권도 회복 흐름을 보였고 중위권 지역의 상승세 역시 이어졌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5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1% 상승했다. 서울의 상승률은 직전 주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최근 3주 연속 상승폭이 커졌으며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했던 지난 1월 넷째 주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 관망세가 이어졌지만 재건축 단지와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되며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남권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직전 주 강남구까지 상승 전환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가 상승권에 들어선 이후 오름폭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먼저서초구는 0.26%를 기록해 전주보다 상승폭이 0.09%포인트 확대됐다. 강남구는 0.19%에서 0.20%, 송파구는 0.35%에서 0.38%로 각각 상승했다. 다만 강남권의 상승세가 과열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송파구를 제외하면 상승폭 확대 수준이 크지 않고 거래량 역시 본격적인 회복 단계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반면 중위권 이하 지역에서는 상승 흐름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성북구는 0.49%, 서대문구는 0.46%, 강북구는 0.45%, 관악구는 0.45%, 강서구와 광진구는 각각 0.43% 상승했다. 도봉구는 0.37%, 구로구는 0.33%, 노원구는 0.32% 올랐다. 특히 서대문구는 2014년 3월 이후, 강북구는 201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저가 지역에서 형성된 매수세가 상급지 이동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중하위권의 거래와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대출과 보유 자산을 활용해 중위권이나 한강벨트 인근 주택으로 갈아타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이 향후 강남권 등 상급지까지 확산될지도 시장의 관심사로 꼽힌다. 경기도 역시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광명시는 0.68%, 안양시 동안구는 0.48%, 성남시 분당구는 0.48% 상승했다. 용인 수지구와 수원 영통구, 화성 동탄구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도 상승폭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 기대감이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시장에서는 서울 전셋값이 전주 0.28%에서 이번 주 0.29%로 오름폭을 키웠다.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송파구가 0.51%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동구 0.49%, 성북구 0.47%, 광진구 0.42%, 도봉구 0.42%, 노원구 0.39% 등이 뒤이었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동시에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움직임은 정책 변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을지, 매물 감소가 추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지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2026-05-23 06: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