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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AI 에이전트 경제의 기반 되나…KBW서 부상한 '에이전트 경제'
[경제일보] "블록체인은 새로운 금융의 길이 되고 있다" 3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6'에서 기조연설로 나선 오종석 두나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람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를 넘어 서비스 이용과 결제까지 담당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블록체인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AI가 정해진 권한과 예산 안에서 다른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고 거래를 실행하려면 신원 확인과 권한 관리, 결제·정산, 거래 기록 검증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도 디지털자산 거래를 넘어 AI와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고 글로벌 온체인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는 AI와 금융 서비스의 연결을 사업 확장 방향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두나무는 '업비트 스킬'을 통해 AI가 금융 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는 접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사람이 앱으로, 기업과 개발자가 API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AI도 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이용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나무는 향후 기업 활동에 필요한 지급·정산 기능까지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AI가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용 지급이 필요해질 수 있는 만큼, 거래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두나무가 강조한 또 다른 방향은 국내 금융과 글로벌 온체인 시장을 연결하는 인프라다. 두나무는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질서에 도전하는 기술에서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이용자와 유동성, 디지털자산 운영 경험이 축적돼 있지만 이를 글로벌 금융시장과 연결하는 기반은 더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종석 대표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는 서로 다른 국가의 규제와 통화 금융 환경 속에서도 실제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구분이 점점 희미해지고 하나의 글로벌 온체인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디지털자산 거래뿐 아니라 커스터디(수탁), 오픈 API, 스테이킹, 이상거래 탐지, 블록체인 거래 추적 등으로 기능을 확장해 왔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거래 검증, 개인정보 보호 등을 결합해 은행·증권사·결제사·핀테크 기업이 온체인 금융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웹2 서비스와 웹3 금융을 연결하는 구상도 내놨다. 오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이 이뤄질 경우 두나무의 디지털자산·웹3 역량과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핀테크 역량, 네이버의 AI·IT 인프라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이용자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결제 플랫폼과 온체인 금융을 연결해 디지털자산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업비트가 거래소에서 만들었던 혁신과 편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도약해 나가고자 한다"며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이 이뤄진다면 두나무의 디지털자산·웹3 역량과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핀테크 역량, 네이버의 AI·IT 인프라 역량이 결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팩트블록 "AI 에이전트 신원·권한·거래 검증 중요" KBW를 주최하는 팩트블록 역시 AI와 웹3의 결합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날 앤드류 박 팩트블록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용을 지급하는 상황이 현실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앤드류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기업을 대신해서 서비스를 부르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일을 하고, 금융을 지급하는 장면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자산 하나를 토큰화한다고 생각해 보면 '토큰은 어떤 권리를 담고 있는가', '누가 보유할 수 있고 어떤 조건에서 이전할 수 있는가', '대금은 어떻게 결제되고 자산은 보관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가' 이 질문들에 혼자 답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AI가 실제 거래를 수행하려면 단순히 결제 기술을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에이전트에 누가 권한을 부여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거래 기록을 어떻게 검증할지, 필요한 순간 사람이 어떻게 개입할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신원 확인과 권한 관리, 검증 가능한 기록을 다뤄온 웹3 업계가 AI 시대에 맡을 수 있는 역할과도 연결된다. 팩트블록은 KBW를 연례 행사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개발자, 금융기관, 규제·법률 전문가가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생태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AI 에이전트의 권한과 거래 기록, 검증, 결제 등 실무적인 과제를 놓고 여러 주체가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앤드류 박 대표는 "역동적인 디지털자산 시설과 탄탄한 금융기관, 뛰어난 개발 인재 모두가 서울에 있다"며 "지난 2018년 팩트블록은 한국의 가능성과 세계의 혁신이 만나면 새로운 일이 일어난다는 믿음으로 KBW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 스테이블코인부터 에이전트 결제까지…글로벌 금융 인프라 경쟁 최근 가상자산 변화의 배경에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확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정화폐 등의 가치를 추종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어 자산을 이전하고 결제·정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AI 에이전트가 외부 서비스를 호출하거나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존 금융의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자금 이동과 결제에 활용되면 달러 기반 금융 활동이 디지털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전통 금융사와 디지털자산 기업도 서로의 사업 영역으로 진출하면서 거래와 수탁, 결제·정산을 아우르는 금융 인프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누가 더 많은 이용자와 자금을 끌어들이고 새로운 금융시장의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시장의 과제는 글로벌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내에는 풍부한 디지털자산 이용자와 유동성, 시장 운영 경험이 있지만 이를 해외 자본과 기업,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는 기반은 더 마련해야 한다. 해외에서 유입된 자금과 자산이 원화 기반 금융 활동으로 이어지고,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운영 경험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기술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거래 수요와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디지털자산 거래를 넘어 AI와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고 결제·정산, 자산 보관, 거래 검증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가 실제 경제활동의 주체로 기능하는 환경에서 블록체인이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종석 대표는 "한국에서 축적한 시장과 유동성,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세계로 나가고자 한다"며 "디지털 금융 시대에는 한국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6-09-30 12: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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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미래차 협력, 생산·부품 넘어 AI·자율주행 확대 모색
[경제일보] 한국과 중국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의 협력 지평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완성차 생산과 부품 공급에 집중됐던 기존 협력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기술과 신산업으로 협력의 무게중심을 옮기자는 구상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와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산업적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주한중국대사관과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은 18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 남산홀에서 '제6회 한·중 미래경제협력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아주일보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기관과 산업협회, 기업, 연구기관 및 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포럼의 주제는 '한·중 미래 모빌리티, 새로운 협력의 길'이다. 전동화와 지능화를 넘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양국이 경쟁과 협력을 병행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곽영길 아주미디어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지능화를 넘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은 각각 자동차 제조,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바탕으로 이러한 산업 변화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와 피지컬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와 업종의 경계를 허무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양국 자동차 산업이 생산과 부품 조달, 공급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협력해 왔다면 이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은 물론 AI와 로봇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측도 양국 경제협력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했다. 과거 상호 보완적인 분업 관계가 산업망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 협력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축사에서 “현재 한·중 경제·무역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해 과거의 수직적 상호보완적 분업 구조에서 산업망을 중심으로 한 긴밀한 수평적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경쟁 속 협력, 협력 속 경쟁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양국 협력의 전략성과 상호 호혜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이빙 대사는 기존 협력 분야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AI와 녹색산업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보유한 산업 경쟁력을 토대로 상호 강점을 결합하고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양국의 미래차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한·중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며 “필요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양국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더 높은 수준으로 함께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면 축사에서 신에너지 자동차와 자율주행 분야의 경험 및 기술 공유를 강조했다. 양국이 기술 교류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을 공동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어진 전문가 발표에서는 협력의 구체적인 분야와 산업 현장의 기술 변화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첫 번째 세션은 글로벌 신에너지차 산업의 발전 흐름과 한·중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와 마린잉 한국중국자동차협회 회장,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오수옌 체리자동차 스마트주행센터 총괄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들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변화 양상을 진단하고 신에너지차 시장의 향후 흐름과 양국 자동차 업계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봤다.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산업이 양국 간 새로운 협력의 접점이 될 수 있는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자율주행 기술로 논의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옌 샤오미자동차 자율주행·로봇 시스템부 책임자와 전봉진 스트라드비젼 연구소장 겸 공동창업자는 각각 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를 짚는 동시에 향후 한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포럼은 양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신기술과 공급망 등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식 행사 이후에는 만찬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마련돼 양국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들이 교류를 이어갔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한중 미래경제협력포럼은 양국의 경제·통상 관계와 신산업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정·재계와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협력 과제를 발굴하고 경제 교류를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26-09-18 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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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국회, '국가의 시간' 아껴야
[경제일보] 국회의 시간과 산업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국회에서 법안 한 건이 한 회기 미뤄지는 것은 단지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면 될 일처럼 치부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변전소 하나, 산업용수 관로 하나, 공장 인허가 하나가 늦어지는 사이 경쟁국에서는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고객사의 공급망이 굳어진다. 정치에는 다음 회기가 있지만 산업에는 놓치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 있다. 22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지난 1일 막을 올렸다. 12월 9일까지 꼭 100일이다. 8·30 개각에 따른 장관 인사청문회, 부동산 정책과 사법개혁 법안, 세제 개편에 역대 최대 규모인 821조원짜리 2027년도 예산안까지 한꺼번에 국회 문턱을 넘는다. 여당은 국정과제 입법과 확장재정을 뒷받침하겠다고 하고, 야당은 ‘입법 독주’와 ‘포퓰리즘 예산’을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충돌할 사안이 적지 않다. 다툴 것은 다퉈야 한다. 세금과 부동산,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법에는 서로 다른 철학과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821조원의 나랏돈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도 야당이 매섭게 따져야 한다. 다수당이 숫자로 밀어붙이는 것도,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로 시간을 끄는 것도 모두 경계할 일이다. 하지만 모든 법안을 같은 정치의 시계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1년을 미룬 법이 10년의 격차를 만든다’며 반도체·AI·첨단바이오 같은 국가전략기술 관련 입법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통상과 대외경제 입법에서는 여야가 ‘원팀’으로 움직이자는 주문도 내놨다. 표현이 다소 과장돼 보일 수 있지만 문제의식은 정확하다. 세계의 기술경쟁은 국회의 의사일정을 기다리지 않는다. 더구나 정부는 내년 예산부터 산업의 속도를 크게 높이겠다고 돈을 걸었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1조원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피지컬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인프라·기술개발에 21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 연구개발 예산안도 39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1.2% 늘렸다. 돈만 놓고 보면 한국이 AI와 첨단산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다. 문제는 예산의 속도와 법의 속도가 다르면 돈도 기다린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만 해도 전력과 용수, 산업단지와 건축 문제를 풀기 위해 전기사업법·수도법·물관리기본법·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건축법 등의 손질이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있어도 전력과 물을 공급할 제도와 시설이 제때 따라오지 못하면 장부 위 투자는 공장이 되지 못한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GPU를 사놓는다고 만들어지는 산업이 아니다. 전력망과 부지, 냉각설비와 인허가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 한국 정치의 오래된 습관이 끼어든다. 여야가 크게 충돌하는 법안 하나가 상임위를 붙잡으면 그와 직접 관계없는 법안까지 함께 기다린다. 원내 협상이 틀어지면 본회의 일정 전체가 흔들리고, 서로 상대 당 법안에 조건을 붙이기 시작하면 민생·산업법안도 협상카드가 된다. 정치에는 모든 것을 한 묶음으로 흥정하려는 유혹이 있다. 그 비용은 국회가 아니라 국민과 기업이 낸다. 공장 착공이 늦어지고, 신규 채용이 밀리고, 기업의 투자금은 해외로 옮겨갈 수 있다. 스타트업은 규제가 정리될 때까지 사업모델을 바꾸고, 지역에서는 산업단지 지정만 기다리다 토지가 묶인다. 법안이 국회 서랍에서 보낸 시간은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국가의 대기시간’도 비용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해야 할 일은 법안을 많이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법은 충분히 싸우고, 어떤 법은 싸움과 분리해 빨리 처리할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여야가 국가전략산업과 민생 인프라에 대해서는 별도의 ‘초당적 신속처리 트랙’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을 남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정기국회 초기에 합의 가능한 법안을 추려 상임위 심사와 공청회, 법사위 검토, 본회의 처리 시한을 미리 정하자는 것이다. 기준도 까다롭게 세우면 된다. 첫째, 특정 기업이나 계층에 특혜를 주기보다 국가 전체의 산업 기반과 직결되는 법이어야 한다. 둘째, 여야가 정책목표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고 방법론만 조정하면 되는 법이어야 한다. 셋째, 처리 지연에 따른 경제적 비용과 해외 경쟁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안전·환경·노동권을 속도라는 이름으로 우회하지 않아야 한다. 신속한 입법은 졸속 입법과 같은 말이 아니다. 전력망 건설을 서두른다고 주민의 재산권과 환경 검토를 생략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 경쟁력을 이유로 노동기준을 백지수표처럼 풀어주는 것도 곤란하다. 필요한 것은 심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심사의 끝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업과 국민에게 가장 큰 부담은 엄격한 규제 자체보다 결론이 언제 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일 때가 많다. 여당의 책임이 먼저 무겁다.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만큼 ‘속도’를 ‘독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내놓은 법이라고 원안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 국가의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거나 완벽할 수 없다’며 국회의 지적과 대안을 검토해 필요하면 입법과 예산에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여당이 새겨들을 말이다. 야당도 달라야 한다. 정부 정책을 검증하는 것과 정책을 멈춰 세우는 것은 다르다.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송전망이나 AI 데이터센터의 기반시설까지 정권의 성패와 연결해 지연시키면 정권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경쟁국에 뒤처진다. 잘못된 조항을 고치되 필요한 법은 통과시키고, 그 결과를 다음 선거에서 평가받는 것이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이다. 국회는 벌써 대비되는 두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기국회 첫날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지방자치법·소방기본법 등 여러 법안이 여야 논의를 거쳐 처리된 반면, 중대범죄수사청 관련 법안에서는 여야가 충돌했다. 정치적 이해가 첨예한 법과 합의 가능한 법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비자’ 심도편에는 ‘법여시전즉치 치여세의즉유공(法與時轉則治 治與世宜則有功)’이라는 구절이 있다. ‘법이 시대와 함께 변하면 다스려지고, 제도가 세상 형편에 맞으면 성과가 난다’는 뜻이다. 2000년도 더 된 문장이지만 기술이 몇 달 단위로 바뀌는 지금의 국회에 오히려 더 절실하다. 법은 산업보다 앞서기 어렵다. 적어도 산업의 발목을 붙잡을 만큼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이번 정기국회에는 821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예산보다 더 귀한 자원이 하나 있다. 100일이라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정쟁의 밀도를 높이는 데 쓸 것인지, 대한민국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쓸 것인지가 국회의 성적표가 될 것이다. 여야가 모두 합의하는 법만 처리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민주주의에는 갈등이 필요하고, 때로는 오래 토론해야 할 문제도 있다. 다만 반도체와 AI가 세계시장에서 하루를 다투고 있는데 국회가 정치적으로 결론 내지 못한 다른 문제 때문에 전력망과 산업용수 법안까지 세워두는 것은 민주적 숙의가 아니라 행정적 낭비에 가깝다. 법안 처리 건수 몇 백 건을 자랑하는 국회보다 대한민국이 기다리는 시간을 몇 달 줄인 국회가 더 유능하다. 12월 9일 정기국회가 문을 닫을 때 국민이 보고 싶은 것도 그것이다. 여야가 몇 번 이겼는지가 아니라 공장과 기업, 청년과 지역이 얼마나 덜 기다리게 됐는가. 정기국회 100일의 진짜 경쟁은 법안 숫자가 아니다. 국가의 시간을 누가 더 아껴줬느냐의 경쟁이어야 한다.
2026-09-02 12: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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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가는 길은 시큐리티"…코드게이트서 확인한 보안의 힘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사이버 보안이 부상하고 있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찾고 공격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이를 막아낼 보안 역량과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AI 주도권 역시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초로 인간 화이트해커와 AI 해커가 같은 무대에서 맞붙은 '코드게이트 2026'은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마지막 퍼즐이 결국 '보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글과컴퓨터가 주최한 '코드게이트 2026'이 개최됐다. 올해 코드게이트는 'AI 세계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시큐리티'를 주제로 열렸으며, 국내 최초로 자율형 AI 해커가 인간 화이트해커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해킹 방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이번 AI 해커는 KAIST와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이 공동 개발한 자율형 AI 시스템으로, 세계 88개국 예선을 통과한 최정예 화이트해커들과 함께 24시간 동안 해킹 방어 문제를 풀었다. 생성형 AI가 제로데이 취약점을 발견하고 공격 코드를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AI의 보안 역량을 직접 검증해보겠다는 취지다. 결과는 인간의 승리였다. 일반부에서는 'BunkyoWesterns'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AI 해커는 18위를 기록했다. 19세 미만 주니어부에서는 김준원이 우승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상했으며 AI 해커는 2위를 기록했다. AI가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아직 인간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화이트해커들을 넘어서지 못한 셈이다. AI가 상당한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줬지만, 창의적인 사고와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역량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현숙 코드게이트보안포럼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간 화이트해커와 AI가 국내 최초로 같은 무대에서 같은 문제를 겨루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대결은 AI 시대에 인간의 실력과 지혜가 어디쯤 서 있는지 확인하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세계 3대 강국으로 가는 길은 바로 '시큐리티'"라며 "공격형 AI를 막아낼 보안 역량 없이는 우리가 꿈꾸는 AI 주도권도 결코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초거대 언어 모델(LLM) 개발을 넘어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사이버 공격 역시 AI를 활용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실제로 AI는 취약점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공격 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 역량 확보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컴은 AI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AI 강국'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안 기술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AI를 개발하는 역량 못지않게 AI를 안전하게 통제하고 방어하는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 역시 AI 시대 보안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민간 분야의 사이버 공격이 무엇보다 높아졌고, AI에 의한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결국 기본기를 지키면서 기본기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I 3대 강국에 있어서 사이버 보안의 뒷받침 없이는 그 길이 절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중요성과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나갈 것이며, 코드게이트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코드게이트는 AI 강국 경쟁에서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조명한 자리로 평가된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분석하고 공격에 활용되는 시대가 열린 만큼, AI 기술 경쟁력과 함께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보안 기술과 전문 인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 해커가 일반부 18위, 주니어부 2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가운데, IT 업계에서는 향후 AI 기술 발전과 함께 AI 보안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07-24 1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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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문기구 "AI 전환, 성장만으론 부족…혁신·포용 국가전략 필요"
[경제일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의 국가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AI가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고용과 교육, 지역 격차를 동시에 흔드는 만큼 혁신과 포용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AX 도전과 대응: 혁신·성장·포용을 위한 국가전략’을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양 자문회의는 AI 전환 경쟁력 확보와 포용적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AI가 기업과 산업, 교육과 고용을 비롯한 사회 전반과 일상에 깊이 결합하고 있다”며 “기회와 격차 문제를 함께 살피고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확산을 새로운 기회로 봤다. 그는 제조 경쟁력과 데이터, 디바이스 역량을 바탕으로 AI 풀스택 전략을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모델만이 아니라 반도체와 클라우드, 네트워크, 제조 현장 적용까지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부와 산업계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축사를 통해 AI 전환기 미래 전략 확보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 세션에서는 제조 피지컬 AI 도입 전략과 AX 산업 생태계 강화가 논의됐다. 장영재 KAIST 교수는 AI가 정보기술 시스템 중심을 넘어 센서와 통신장비, 데이터 인프라가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형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 분야를 기반으로 한 AX 혁신과 ‘다크 팩토리’ 턴키 수출 전략도 제안했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설비와 로봇, 제조 공정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기술 흐름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과 결합할 경우 생산성 향상과 공정 자동화, 스마트팩토리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운영체계를 해외 기술에 의존하면 제조 경쟁력의 부가가치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용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소버린 AI 생태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내 자체 스택이 갖춰지지 않으면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망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디바이스, AI 모델을 국내 산업 생태계 안에서 연결해야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과 노동시장 재설계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류근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AI 확산이 노동수요를 숙련 수준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재편하는 ‘스킬 축 J커브’ 구조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형 교육체계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AI 교육 확대와 격차 해소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애주기형 맞춤형 AI 교육체계를 구축해 학생과 재직자, 고령층이 각자의 수준에 맞게 AI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AI 전환이 특정 계층의 기회로만 작동하지 않도록 교육 접근성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심포지엄은 AI 정책의 초점이 기술 개발에서 산업 구조와 노동, 교육, 포용 전략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확산되면 기업의 업무 방식과 제조 현장, 고용 구조는 빠르게 바뀔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도 모델 개발이나 규제 완화에 머물 수 없다. 양 자문회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정책 제안과 현장 의견을 향후 대통령 자문과 정책 제언 과정에 반영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AI 전환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산업 의제가 아니다. 한국이 제조와 데이터, 인재 기반을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기술 투자와 교육 개편, 산업 생태계 전략을 같은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
2026-06-25 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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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시대 경쟁력은 '확산' …초거대 모델보다 '활용'이 중요"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초거대 AI 모델 보유 여부가 아니라 산업과 금융, 교육, 데이터 체계 전반에 AI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독자 AI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일보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AI 대전환 시대, K-산업·금융의 새로운 전략 모색’을 주제로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는 산업과 금융, 정책의 핵심 변화를 진단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정례 조찬 특강 프로그램이다. 국회와 정부, 기업, 금융권, 연구기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산업 현안과 정책 과제, 시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AI가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제조업과 금융, 에너지, 물류, 유통,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금융이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철강 등 주력 산업의 AI 전환 전략과 금융권의 역할 변화가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날 특강에 나선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장, 전 통계청장)는 AI 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국가 성장 전략이자 경제 운영 체제 전반의 변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근관 교수는 “진정한 인공지능 강국은 큰 모델 하나를 보유한 곳이 아니라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인력, 제도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국가”라며 “인공지능을 산업 경쟁력과 공공 서비스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국가 경쟁력 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도 입만으로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정부의 데이터 체계, 교육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은 기술 도입 속도보다 제도와 조직의 학습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은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며 조직과 제도를 재설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소버린 인공지능 정책에 대해서는 독자 모델 확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공지능 경쟁력의 전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외부 차단 상황에서도 핵심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독자 모델 역량은 필요하다”면서도 “인공지능 강국의 조건은 모델 하나의 순위가 아니라 인공지능 생태계 전체의 작동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과 데이터 자산, 컴퓨팅 인프라, 산업 확산 역량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초거대 투자 경쟁을 규모로 추격하기보다 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한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류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연결과 활용의 체계”라며 “연결된 문제는 연결된 데이터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데이터처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운영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료 이동은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연계구역과 메타 데이터 표준화, 감사기록 체계 등을 통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인공지능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 교수는 “로봇과 센서,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제조 기반과 공정관리 역량을 함께 보유한 한국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시대 국가 경쟁력 재설계를 위한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류 교수는 △기술주권 확보 △국가 데이터 운영체제 구축 △컴퓨팅 접근권 확대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확산 △인적자본 갱신 체계 구축 △금융 평가체계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은 회복 탄력성과 협상력을 위한 전략 자산”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청년과 지방 대학,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연산 자원과 지역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과 지역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은 분배 정책이 아니라 성장 정책”이라며 “인공지능 활용 주체가 늘어날수록 전체 생산성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전환 기업의 데이터 자산과 조직 학습 능력, 보안·거버넌스 체계, 생산성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신용·투자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 금융은 전환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 금융은 인공지능 전환 성과를 정교하게 평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은 기술 하나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관찰하고, 얼마나 빠르게 배우며, 얼마나 넓게 확산시키고,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며 “소버린 인공지능을 넘어 학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IT 강국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은 생존과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금융은 성장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하면 어려운 곳이 너무 많다” 며 “오늘 리더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정치권에도 좋은 함의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25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25 08: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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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시대 해법은 '확산'…류근관 교수"AI 강국, 생태계 역량이 결정"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초거대 AI 모델 보유 여부가 아니라 산업과 금융, 교육, 데이터 체계 전반에 AI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독자 AI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일보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AI 대전환 시대, K-산업·금융의 새로운 전략 모색'을 주제로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는 산업과 금융, 정책의 핵심 변화를 진단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정례 조찬 특강 프로그램이다. 국회와 정부, 기업, 금융권, 연구기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산업 현안과 정책 과제, 시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AI가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제조업과 금융, 에너지, 물류, 유통,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금융이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철강 등 주력 산업의 AI 전환 전략과 금융권의 역할 변화가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날 특강에 나선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장, 전 통계청장)는 AI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국가 성장 전략이자 경제 운영 체제 전반의 변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진정한 인공지능 강국은 큰 모델 하나를 보유한 곳이 아니라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인력, 제도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국가"라며 "인공지능을 산업 경쟁력과 공공 서비스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도입만으로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정부의 데이터 체계, 교육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은 기술 도입 속도보다 제도와 조직의 학습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은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며 조직과 제도를 재설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소버린 인공지능 정책에 대해서는 독자 모델 확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공지능 경쟁력의 전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외부 차단 상황에서도 핵심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독자 모델 역량은 필요하다"면서도 "인공지능 강국의 조건은 모델 하나의 순위가 아니라 인공지능 생태계 전체의 작동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과 데이터 자산, 컴퓨팅 인프라, 산업 확산 역량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초거대 투자 경쟁을 규모로 추격하기보다 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한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류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연결과 활용의 체계"라며 "연결된 문제는 연결된 데이터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데이터처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운영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료 이동은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연계구역과 메타데이터 표준화, 감사기록 체계 등을 통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인공지능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 교수는 "로봇과 센서,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제조 기반과 공정관리 역량을 함께 보유한 한국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시대 국가 경쟁력 재설계를 위한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류 교수는 △기술주권 확보 △국가 데이터 운영체제 구축 △컴퓨팅 접근권 확대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확산 △인적자본 갱신 체계 구축 △금융 평가체계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은 회복 탄력성과 협상력을 위한 전략 자산"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청년과 지방 대학,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연산 자원과 지역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과 지역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은 분배 정책이 아니라 성장 정책"이라며 "인공지능 활용 주체가 늘어날수록 전체 생산성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전환 기업의 데이터 자산과 조직 학습 능력, 보안·거버넌스 체계, 생산성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신용·투자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 금융은 전환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 금융은 인공지능 전환 성과를 정교하게 평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은 기술 하나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관찰하고, 얼마나 빠르게 배우며, 얼마나 넓게 확산시키고,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며 "소버린 인공지능을 넘어 학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IT 강국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은 생존과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금융은 성장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특강이 우리 산업과 금융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하면 어려운 곳이 너무 많다"며 "오늘 리더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정치권에도 좋은 함의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026-06-24 11: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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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다음은 피지컬 AI…"산업 경쟁의 판이 바뀐다"
[경제일보] AI와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그 다음 단계 경쟁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물류를 결합한 ‘피지컬 AI’가 현실 산업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기업 경쟁력과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AI 기술 확보를 넘어 창의성과 산업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경제일보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창간 8주년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를 열고 ‘2026년 예측불허 한국경제와 하반기 전망’을 주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과 자본시장, 피지컬 AI,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진단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왕치림 중국 주한대사관 경제상무과 공사참사관 등이 축사를 전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영상을 통해 축사를 대신했다.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AI 혁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일부 산업은 사상 최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지방경제 위축, 청년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기술 혁신의 성과가 산업 생태계 전반과 국민 경제로 확산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진단하며 성장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5년마다 성장률이 1%p씩 떨어지는 구조적 추락의 궤도’ 위에 서 있다”며 “이 흐름을 끊지 못하면 2030년에는 역성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술과 R&D의 핵심 인풋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고 AI 시대 기술 주도 성장은 한마디로 아이디어 주도 성장이다”라며 “경제 성장의 원천을 추격과 모방에서 창의성과 혁신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AI 산업 확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하반기 투자 환경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과 하반기 시장 전망을 짚었다. 서 상무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상승을 했던 원인은 기업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지와 글로벌 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AI 겨울이 도래할 수 있다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AI가 겨울이 도래한다고 해서 AI가 버블이고 AI가 망했다 이런 식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포럼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AI가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이승환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은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제는 사람과 로봇의 투입비용과 생산성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기준으로 휴머노이드 도입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단계는 직무 재배치”라며 “어떤 기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입증하느냐가 시장의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대표 분야로는 모빌리티가 제시됐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김 교수는 “피지컬 AI의 첫 번째 대상은 자동차라고 본다”며 “자동차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미한다고 보면 더 정확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자동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 공간,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바뀐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결국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OS가 없으면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기에 오는 2029년, 2030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성형 AI를 넘어 제조와 물류, 모빌리티 등 현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기술 확보 자체보다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과 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026-06-09 15: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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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한국경제"…e경제일보, 창간 8주년 포럼서 해법 찾는다
[경제일보] e경제일보가 창간 8주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전략과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 인사들은 기술 혁신과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 발전을 통해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9일 e경제일보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2026년 예측불허 한국경제와 하반기 전망'을 주제로 '2026 e경제일보 창간 8주년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왕치림 주한중국대사관 경제상무과 공사참사관 등 정치·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양규현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겉으로는 증시 상승과 AI·반도체 산업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지방 경제 위축, 청년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상승이 반도체와 일부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경제의 성장 구조가 특정 산업에 편중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성과가 산업 생태계 전반과 국민 경제에 충분히 확산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술 혁신이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되고, 기업의 성장이 산업 전반에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건강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성장의 과실이 보다 폭넓게 공유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참석자들은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의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서영교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어제는 젠슨 왕이 이틀에 걸쳐서 대한민국 TV를 장식할 정도로 (대한민국이) 세계를 빠르게 움직여 나가고 있다"며 "AI가 빠르게 움직여 나가는 과정 속에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님이 질문하셨고 그것을 저희들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성준 위원장은 경제 언론의 역할과 함께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 또 세계 경제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지금 이 시점에 냉정하게 예측할 때"라며 "오늘 포럼을 계기로 '예측 불허'가 아니라 '대체 불가'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어 갈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황희 의원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는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포럼 주제의 방향성을 높이 평가했다. 황 의원은 "신이 당신의 모습대로 인간을 만드는 것처럼 인간도 끊임없이 자기의 모습 그대로 미래 기술을 실현하려는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피지컬 AI를 얘기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얘기하는 것은 대한민국 기술과 세계 기술의 방향성, 현실성을 모두 반영한 의미 있는 지적이고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송석준 의원은 현재 한국 경제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고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또 달리 보면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한국, 중국, 베트남이 떠오르는 이 새로운 시대에 서로 기술과 규모, 시장을 공유하면서 함께 협력한다면 앞으로 전 세계가 서로 선순환의 상생과 조화의 산업 생태계, 국제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왕치림 참사관은 한중 경제협력 확대와 경제 교류 플랫폼으로서 e경제일보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연이 깊으며, 이해관계가 밀접한 우호적인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이번 포럼은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경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도전과 기회가 혼재하는 미래를 착실히 대비하는 데 공존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영상을 통해 e경제일보의 창간 8주년 축사를 전했다.
2026-06-09 15: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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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삼성 반도체 초과이익 활용 공방…"미래 투자·사회 환류 함께 가야"
[경제일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과 초과세수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초과이익 배분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단순 임금·성과급 갈등을 넘어 국가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반도체 산업의 이익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환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재정 건전성과 미래 산업 투자, 사회적 환류 사이에서 새로운 분배 원칙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제일보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식당에서 ‘삼성전자 노사 사태, 지금부터 시작이다’를 주제로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 2026’을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임금·성과급 갈등을 단순 노사 문제로 보지 않고 초과수익 분배와 미래 투자, 재정 운용 원칙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노동자와 주주, 미래 투자,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자는 축사를 통해 “유례없는 반도체 기업들의 초과수익에 대한 밀도 있는 사회적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정책 간담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해왔다.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기업이 기록적인 성과를 냈을 때 그 결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제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노동의 기여와 자본의 책임, 미래 투자와 사회적 신뢰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 불신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오늘 간담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의 해법을 찾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세수 활용 방향을 ‘갚을까·나눌까·투자할까’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은 초과세수를 단순 재정 여유가 아닌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국가 전략 자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운영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세수는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고정 수입이 아니라 경기순환적 성격이 강한 자금”이라며 “일회성 현금 지원이나 단기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기보다 미래 수익과 사회적 편익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처럼 단기 재정 지출로 흘려보낼 것인지, 노르웨이처럼 국부펀드로 축적할 것인지, 알래스카처럼 남기면서 국민과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다시 AI와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청년과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 디지털 교육, 지역 혁신 펀드와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산업 경쟁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적 국민환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윤 세무법인오늘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단순 임금·성과급 문제를 넘어 초과 이익 배분 구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세제와 금융, 연구개발, 산업 인프라 등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산업”이라며 “초과 이익 역시 기업 내부를 넘어 사회적 환류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노동, 주주 간 균형 있는 배분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며 초과 이익의 3분의 1은 사회적 환류, 3분의 1은 노동자 성과 보상, 나머지 3분의 1은 주주 배당에 활용하는 ‘1대1대1 구조’를 제안했다. 손 대표는 초과 세수를 단순 국채 상환에 우선 투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채무 비율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미래 산업 경쟁력과 국가 성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며 “미래 수익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축적하는 것 역시 재정건전성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4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