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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美 스테이블코인 결제사 투자…두나무와 글로벌 금융 '큰 그림'
[경제일보] 네이버(대표이사 최수연)가 미국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기업 ‘레인(Rain)’에 투자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디지털자산 결제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실리콘밸리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는 지난 1월 레인의 2억5000만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벤처스 공식 포트폴리오에는 레인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발급 인프라’ 기업으로 등재돼 있다. ◆ 네이버는 이용자, 두나무는 디지털자산 레인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회사가 아니다.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와 디지털 지갑, 법정화폐 환전, 해외 송금·지급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더라도 가맹점은 기존 결제망을 통해 현지 통화로 대금을 받을 수 있다. 레인에 따르면 웨스턴유니언과 누베이 등 200여개 기업이 관련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연간 환산 거래액은 30억달러를 넘어섰고 레인 기반 결제 프로그램은 150여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활성 카드 수는 30배, 결제액은 38배 증가했다. 이번 투자의 의미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기업결합 이후 맡을 역할을 대입하면 선명해진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은 검색·커머스 수요를 네이버페이 결제로 연결하는 이용자 접점을 보유했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통해 디지털자산 거래와 유동성, 지갑·블록체인 기술, 규제 대응 경험을 쌓았다. 네이버가 고객과 가맹점을 확보하는 앞단을 맡고 두나무가 디지털자산의 보관·교환·이동을 담당한다면 레인은 이를 해외 카드 가맹점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이용자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해외에서 결제하거나 네이버 커머스 판매자와 콘텐츠 창작자가 해외 판매대금을 정산받는 구조로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거래소 의존 낮추고 해외 결제 넓힌다 네이버에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 국가별 인허가와 정산 경험을 갖춘 사업자와 연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두나무도 가상자산 거래량에 좌우되는 수익 구조를 결제와 송금, 자산 보관 등 반복적인 금융서비스로 넓힐 수 있다. 다만 세 회사가 구체적인 공동 서비스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과 해외 규제 대응 경험을 확보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단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장 큰 변수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관련 절차가 남아 있다. 양사는 주주총회를 11월 19일로, 주식교환일을 12월 31일로 다시 연기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규율할 디지털자산기본법도 확정되지 않았다. 기업결합과 입법이 마무리돼야 실제 사업 구조가 구체화될 수 있다. 한편 레인 투자는 당장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출시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네이버의 이용자·커머스,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해외 결제망을 잇는 선택지를 먼저 확보한 행보다. 기업결합이 성사되면 세 축을 연결한 글로벌 디지털금융 전략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6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6 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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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은평·성북 아파트도 전고점 넘어…매수세 외곽으로 확산
[경제일보]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강남권과 한강변을 넘어 외곽 중저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구의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 고점을 넘어섰고 아직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노원·강북·도봉·중랑·금천구도 상승률을 키우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매입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서구와 은평구, 성북구, 관악구, 구로구 등 5곳의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 고점을 넘어섰다. 2021년은 초저금리와 공급 부족, 전세난이 겹치며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시기다. 이후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으로 가격이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 상승장이 다시 확산되며 후발 지역까지 고점 회복에 나선 것이다. 강서구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달 19일 기준 강서구 평균 아파트값은 10억8755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고점 대비 105% 수준까지 오른 것이며 관악구도 전고점의 104%까지 상승했다. 은평구는 102%, 성북구는 101%를 기록했다. 구로구 역시 전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값 회복은 처음부터 전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2024년과 작년 사이 이미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반면 외곽과 비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늦었다. 이들 지역까지 고점을 다시 넘어서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곳이 2021~2022년 전고점을 돌파하게 됐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은 자금 여건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대별 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되고 있으며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자기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가능한 가격대의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구조다. 전세시장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 매물 부족과 보증금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부 임차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여기에 분양가 상승과 추가 규제 우려까지 겹치면서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강남권 진입은 어렵지만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지역을 먼저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아직 전고점에 도달하지 못한 지역도 남아 있다. 노원구와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금천구 등 5곳이다. 다만 이들 지역 역시 최근 상승률은 낮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7월 첫째 주까지 노원구 아파트값은 누적 6.28% 올랐다. 강북구는 5.26%, 도봉구는 4.99%, 중랑구는 4.40%, 금천구는 3.27% 상승했다.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 중 전고점 회복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은행권의 대출 관리는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지역은 자금 조달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출 한도가 줄면 거래량이 먼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서울은 신규 공급 부족 인식이 여전히 강하고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일부 전환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수요는 남아 있는데 매물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가격 하방 압력은 제한될 수 있다. 비강남권의 전고점 회복은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가격대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남권과 한강변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이 대출 규제와 전세난을 거치며 중저가 인서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은행권 대출 관리가 거래를 얼마나 누를지, 공급 부족과 전세 불안이 매수세를 얼마나 떠받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6-07-14 1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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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지역 40곳으로 확대…비규제지역 '풍선효과' 재현되나
[경제일보] 정부가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추가 규제지역을 지정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흐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규제 강화 이후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했던 ‘풍선효과’가 이번에도 반복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규제지역은 기존 37곳에서 40곳으로 확대됐다. 서울 25곳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경기도는 12곳에서 15곳으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비규제지역으로의 수요 이동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전후 30일간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비규제지역 거래는 6926건에서 1만1691건으로 약 68.8% 증가했다. 규제를 피하려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당시에는 화성시가 938건에서 1932건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고양시와 남양주시, 용인 기흥구, 구리시, 부천시 등에서도 거래가 크게 늘었다. 이들 지역 중 일부가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남은 비규제지역이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고양시, 남양주시, 부천시, 김포시 등 서울 접근성이 높거나 광역 교통망이 구축된 지역이 유력한 대체지로 거론된다. 수도권 남부에서는 수원시 권선구 역시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규제지역에서는 청약 요건이 강화된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2년 이상, 세대주 요건 충족, 최근 5년 내 당첨 이력 제한 등 까다로운 조건이 적용된다. 반면 비규제지역은 이러한 제한이 상대적으로 완화된다. 특히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의 경우 100% 추첨제로 공급돼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도 당첨 가능성이 있다. 금융 조건에서도 차이가 있다. 규제지역은 계약금 10%와 중도금 대출 보증 1건 제한이 적용되는 반면 비규제지역은 계약금 5%에 보증 2건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차이가 수요 이동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신규 단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부천시 상동 일원에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공급할 예정이며 호반산업은 김포 사우동에서 ‘호반써밋 풍무Ⅲ’를 선보인다. 남양주 진접2지구에서는 ‘남양주 진접 서한이다음’이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GS건설은 오산 양산동에서 ‘오산헤리티지자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2026-07-12 15: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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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은 통과, 두나무는 왜 멈췄나…'금가융합' 첫 문 열렸지만 셈법 달랐다
[경제일보] 과거 17년 말 금융과 가상자산을 분리한 이른바 ‘금가분리’ 기조 이후 처음으로 금융그룹 계열사의 가상자산거래소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을 품으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할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승인을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업 진출이 전면 허용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공정위가 결합을 승인한 결정적 배경에는 코빗의 낮은 시장점유율이 있었다. 반대로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와 대형 플랫폼의 결합인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심사는 장기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기업이 포함됐다는 공통점보다 결합 이후 시장을 움직일 힘이 얼마나 커지는지가 심사 속도를 가른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 9일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4억원에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업을 주력으로 하는 비금융 계열사지만 그룹 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두고 있어 증권·자산운용업과 가상자산거래소 간 혼합결합으로 심사받았다. ◆ 금가분리 9년 만의 변화…공정위가 코빗을 허용한 이유 공정위는 미래에셋 금융 계열사와 코빗이 결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제한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향후 주식과 가상자산을 한곳에서 거래하는 통합 플랫폼이 등장할 때 경쟁 증권사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는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허용될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코빗을 활용해 경쟁사보다 유리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이 검토 대상이었다. 결론은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였다. 코빗의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점유율이 약 0.5%에 불과하고 거래소 경쟁을 좌우하는 유동성도 시장 판도를 바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다른 거래소나 금융회사를 배제할 힘을 갖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을 금융그룹 계열사가 가상자산거래소를 인수한 첫 사례로 규정했다. 디지털금융 시장의 재편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가 이번 승인을 금가융합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금가분리는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과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거나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데 보수적인 원칙이 적용됐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 실물연계자산(RWA)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당국도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 심사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나온 상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공정위의 승인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한 결과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업 직접 진출을 전면 허용하거나 금가분리 원칙을 공식 폐기한 결정은 아니다.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적격성과 금융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이해상충 방지 등 금융당국의 별도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 네이버·두나무는 다른 문제…플랫폼과 데이터까지 본다 시장 관심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으로 옮겨가고 있다. 양사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인허가가 길어지면서 주주총회와 거래 종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다. 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거래 종결 시점은 12월 말까지 밀렸다. 두 결합의 가장 큰 차이는 시장 지위다. 공정위 제출자료를 기준으로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69%, 빗썸 28%, 코인원 2%, 코빗 0.5%, 고팍스 0.1% 수준이다. 코빗은 인수 이후에도 시장을 좌우하기 어렵지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미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네이버의 영향력도 증권사 투자 플랫폼과는 성격이 다르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광고, 간편결제를 일상적으로 연결하는 대형 플랫폼이다. 두나무와 결합하면 네이버페이의 결제 기반과 이용자 데이터,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심사 범위도 거래소 간 점유율 비교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 네이버가 검색·쇼핑·콘텐츠 이용자를 업비트로 유도하거나 두나무의 거래 정보를 네이버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가능성, 비상장주식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경쟁사를 배제할 가능성, 결제와 투자 서비스를 묶어 이용자를 특정 플랫폼에 고착시키는 효과 등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빗과 두나무의 시장 지위가 크게 다른 만큼 두 기업결합을 동일한 잣대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코빗은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않아 인수 이후 시장 구도를 단기간에 바꿀 가능성이 작다. 반면 두나무는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시장의 과반을 차지한 1위 사업자다. 여기에 네이버의 이용자 기반과 플랫폼 영향력이 더해질 경우 데이터와 고객 유입 경로가 특정 생태계에 집중될 가능성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코빗 인수 승인이 네이버·두나무 결합에 그대로 적용될 선례가 되기는 어렵다. 미래에셋·코빗 심사의 핵심이 금융회사와 중소형 거래소의 결합에 따른 경쟁사 배제 가능성이었다면, 네이버·두나무 심사에서는 대형 플랫폼과 1위 거래소의 결합이 결제·투자 서비스 경쟁과 이용자 선택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다. ◆ 거래소 인수는 출발점…법인 ‘온보딩’이 진짜 승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은 미래에셋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코빗을 인수했다고 해서 업비트·빗썸 중심의 시장 구도가 곧바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개인 투자자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수수료 인하와 신규 고객 보상, 거래 종목 확대 등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미래에셋이 노릴 수 있는 차별화 지점은 법인·기관 고객이다. 법인은 개인처럼 계좌를 개설하고 곧바로 가상자산을 거래하지 않는다. 투자 필요성과 적합성 검토, 이사회 등 내부 승인, 투자 한도 설정, 자금 집행 권한, 자산 보관, 가격 산정, 손익 인식, 회계·세무 처리까지 여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거래소의 주문 체결 기능보다 제도권 금융 수준의 위험관리가 중요해진다. 법인이 투자 대상을 내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리서치와 위험 안내, 감사·보고에 활용할 거래 데이터, 월렛 키와 출금 권한을 통제하는 보안 체계,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리서치와 자산관리, 투자자 보호, 내부통제 경험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 설계와 운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코빗이 거래·보관 인프라를 맡고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한다면 법인 고객을 위한 리서치와 커스터디, 운용지원 플랫폼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다.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기회다. 법인 참여가 본격화하면 거래소 경쟁 기준은 개인 고객 수와 수수료율에서 보관·보안·내부통제·사후관리 역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 낮은 코빗이 개인 거래량 경쟁을 넘어 기관형 디지털자산 인프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법인 시장이 곧바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가상자산의 회계·세무 처리와 투자 한도, 내부통제 기준이 더 구체화돼야 한다. 금융 계열사와 거래소 사이의 고객정보 공유 및 이해상충 방지 원칙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RWA, 커스터디 사업 역시 관련 법률의 내용에 따라 사업 범위와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2026-07-12 13: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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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신뢰의 재설계...보안·고객지원·사회공헌으로 다시 쌓는 거래소 경쟁력
[경제일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은 더 이상 거래 수수료나 상장 종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장이 성숙할수록 이용자는 낮은 수수료보다 안전한 거래 환경을, 금융권은 거래량보다 내부통제와 보안 역량을 먼저 본다. 규제당국 역시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빗썸이 최근 잇달아 내놓은 보안과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 사회공헌 전략은 거래소의 신뢰 인프라를 다시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빗썸은 최근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의 최고 포상금을 2억원으로 확대했다. 버그바운티는 외부 화이트해커가 서비스 취약점을 찾아 제보하면 보상하는 제도다. 빗썸은 2022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가운데 선제적으로 이를 도입했으며 이번 개편으로 국내 거래소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 보안 취약점을 내부 점검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선제적으로 발굴·보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보안 전략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프라이버시센터를 개편해 개인정보 처리 현황과 정보보호 활동을 공개하고 양자내성암호(PQC)와 AI 기반 보안 운영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내부 통제 중심이던 보안을 외부 검증과 선제 대응 중심으로 전환해 이용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실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빗썸은 올해 1분기 매출 82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고 당기순손익은 8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거래대금 감소와 보유 가상자산 평가손실, 행정처분 관련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둔화한 시기일수록 보안과 신뢰에 대한 투자는 단기 비용이 아니라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의미가 커지고 있다. ◆ 고객지원도 이용자 보호의 핵심 경쟁력 보안은 고객지원과도 연결된다. 빗썸은 경찰청과 협력해 이상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원격제어 앱이 탐지되면 거래를 제한하는 기능도 적용해 금융사고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고객 상담 서비스도 강화했다. 지난해부터 전화와 채팅, 게시판, 이메일 등 모든 상담 채널을 24시간 연중무휴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2026 한국의 우수콜센터'에도 선정됐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고객센터는 단순한 민원 창구를 넘어 사고 대응과 이용자 보호를 책임지는 핵심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 교육도 신뢰 전략의 한 축이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실버버튼을 획득했다. 'b토크노믹스', '빗썸로드', 'AI 코인시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장 정보와 투자 이해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정보 비대칭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역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빗썸나눔은 올해 상반기 아동과 어르신,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현장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했다. 가상자산 기업이 제도권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업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도 함께 축적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행보다. 빗썸의 최근 행보는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거래소의 경쟁력은 거래량보다 신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보안과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 사회공헌은 각각 다른 활동처럼 보이지만 모두 이용자의 신뢰를 축적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버그바운티 확대와 보안 투자, 24시간 고객지원, 투자자 보호가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운영과 성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신뢰는 경쟁력이 된다. 가상자산 산업이 제도권 금융에 가까워질수록 더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거래소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결국 빗썸이 쌓아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은 거래량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되는 신뢰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9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9 0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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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T에 몰린 '퇴근 후 매매'… KRX, 밤 8시 장으로 맞불
[경제일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에서 이뤄지는 주식 거래 10건 중 4건 이상이 한국거래소 정규장 전후 시간대에 체결되고 있다. 미국 증시 움직임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고팔려는 투자자가 출근 전과 퇴근 뒤 NXT로 몰린 것이다. NXT가 ‘출퇴근길 매매’를 앞세워 빠르게 세를 키우자, 한국거래소(KRX)도 오는 9월 장 마감 뒤 4시간 동안 주식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열기로 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쟁이 정규장 밖으로 번지고 있다. 2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합친 정규장 외 거래 비중은 지난해 7월 29.56%에서 지난달 중순 45.47%로 높아졌다.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절반 가까이가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정규장 밖에서 사고팔린 셈이다. 거래가 몰린 곳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급등락하면, 국내 투자자는 다음 날 정규장을 기다리지 않고 NXT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문을 냈다. 미국 장 마감 뒤 나온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환율 변화에 즉시 대응하려는 수요도 시간외시장으로 향했다. NXT에는 거래량 규제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지난달 NXT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한국거래소의 19% 수준에 이르렀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대체거래소의 최근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한국거래소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한 달 거래량만으로 규제 위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NXT로서는 거래량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NXT는 1일 프리마켓부터 코스피 20개, 코스닥 12개 등 32개 종목을 거래 대상에서 뺐다. LG씨엔에스, 대한항공, 삼성E&A, 카카오, 한화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정기 변경에서는 새로 편입한 종목이 없었다. 거래 종목을 줄여 규제 한도를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거래량이 늘면서 두 시장의 거래 방식 차이도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8일 국내 증시가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을 때다. 거래 재개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와 NXT 사이에 약 2초의 시차가 생겼다. 한국거래소는 단일가매매를 거쳐 가격을 정한 뒤 거래를 재개했다. 반면 NXT는 기존에 남아 있던 호가를 바로 체결했다. 당시 한국거래소의 삼성전자 예상 체결가보다 낮은 가격에 NXT 주문이 남아 있었고, 이를 이용하면 단순 계산으로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2억6000만원가량의 차익거래가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투자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짧은 시간이지만, 알고리즘 매매를 이용하는 기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NXT는 오는 9월 14일부터 서킷브레이커 해제 뒤 거래를 재개할 때 단일가매매를 적용하기로 했다. 급변하는 장에서 두 거래소의 가격 형성 방식이 달라 생길 수 있는 혼선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반격에 나선다. 당초 오전 7시 프리마켓과 오후 4시 애프터마켓을 함께 열 계획이었지만, 증권사 전산 개발 부담과 노동계 반발 등을 고려해 프리마켓 도입은 2027년 말로 미뤘다. 대신 애프터마켓은 예정대로 9월 14일 문을 연다. 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다. 지금처럼 10분 단위로 주문을 모아 한 가격에 체결하는 시간외단일가매매는 없어진다. 정규장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바로 체결되는 시간외접속매매가 도입된다. 매매 방식이 NXT와 같아지면 종목별 거래 제한도 풀릴 가능성이 있다. 현재 NXT 경쟁매매 대상인 638개 종목은 한국거래소 시간외단일가매매에서 거래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 시장의 거래 방식이 통일되면 이런 제한을 계속 둘 이유가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싸움터는 ETF다.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에서 ETF·ETN 유동성공급자(LP)가 호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헤지 목적 공매도에는 업틱룰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시간외시장에서도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NXT는 오는 11월 ETF 거래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거래와 한국거래소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세울 계획이다. 개별 주식에서 시작된 두 거래소의 경쟁이 ETF로 옮겨가는 셈이다. 거래 시간을 늘린다고 유동성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장이 길어질수록 증권사 주문 시스템, 시장감시 인력, 유동성공급자 운용 체계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지난달 서킷브레이커 뒤 발생한 2초의 시차는 거래소 간 경쟁이 빨라질수록 시장 안전장치도 그만큼 촘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2026-07-02 18: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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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을 묶은 날, 정부의 뒷북 부동산 대책이 드러났다
[경제일보] 정부가 경기도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7월 5일부터는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적용된다. 대출과 세제, 청약 규제에 토지거래허가제까지 한꺼번에 얹혔다. 집값이 뛰자 그만큼 강한 제동을 건 것이다. 세 지역의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까지 동탄구 아파트값은 11.3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리시는 7.87%, 기흥구는 6.21% 올랐다.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호황과 GTX-A 개통 기대가 겹쳤고, 구리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와 역세권 가치가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동탄역 일대 일부 신축 아파트는 몇 달 사이 호가가 수억원씩 뛰었다. 집주인이 계약을 뒤집고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규제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번지자 “묶이기 전에 사자”는 매수세도 붙었다. 이미 과열의 징후를 넘어선 시장이었다. 그렇다고 이번 조치가 시의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탄·구리·기흥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조정대상지역 기준과 투기과열지구 기준을 모두 웃돌았다. 규제 가능성은 시장에 이미 알려져 있었고, 정부도 관계 부처 협의를 시작한 상태였다. 규제는 발표 전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규제설이 돌면 일부 매수자는 관망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과 전세를 동원해 계약을 서두른다. 실제로 동탄구의 6월 둘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1.98%로 전주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시장은 이를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10월 15일 대책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 집값을 잡고 수도권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규제지역 밖에 남은 곳은 곧바로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대출과 거래 규제가 덜한 지역, 산업 호재와 교통망 확충 기대가 있는 지역으로 자금이 향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동탄·기흥·구리는 바로 그 경계에 있었다. 동탄과 기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 접근성이 좋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거세던 곳이다. 구리는 서울 생활권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대체지로 거론됐다. 지난해 10월 규제 지도를 그릴 때부터 이런 흐름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정부는 과열 조짐이 없는 지역까지 미리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규제지역 지정은 재산권과 거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집값이 조금 오른다고 선제적으로 묶기 시작하면 수도권 전체가 규제망에 들어갈 수 있다. 행정은 추측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신중함과 지연은 다르다. 이미 가격 상승률, 거래량, 대출을 끼고 들어오는 매수세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면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달아오른 뒤 가장 센 규제를 한꺼번에 꺼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장의 흐름을 더 일찍 포착하고, 과열이 집중된 곳과 실수요가 두터운 곳을 구분해 대응했어야 했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은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 구입용 대출을 받기 어렵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도 커지고, 청약과 정비사업 규제도 따라붙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거래 문턱을 한 단계 더 높인다.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은 막힌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는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원칙과 세입자의 계약기간을 보호해야 하는 현실이 맞물리면서 규제도 예외를 두게 됐다. 정책이 복잡해질수록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탄역 인근의 단기 급등을 겨냥한 조치가 동탄구 전체의 갈아타기 수요와 이주 수요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기흥구 역시 반도체 산업권 배후 주거지라는 성격이 있다. 구리는 서울과 맞닿은 생활권이다. 세 지역을 같은 강도로 묶는 방식이 실제 과열 지점과 수요의 성격을 충분히 가려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규제의 부작용은 이미 다음 지역을 향하고 있다. 수원 권선구, 안양 만안구, 남양주, 평택, 오산처럼 아직 규제 밖에 있는 지역들이 거론된다. 정부가 동탄·기흥·구리를 묶자 시장은 곧바로 “다음은 어디냐”는 계산을 시작했다. 규제 경계가 넓어질수록 남은 비규제 지역의 가치는 오히려 부각된다. 집값을 잡으려면 대출과 거래를 조이는 수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규제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 동탄과 기흥에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실수요 배경이 있고, 구리에는 서울 주거 수요가 맞닿아 있다. 주택 공급, 교통망, 임대차 물량이 함께 따라가지 않으면 매수세는 잠시 멈출 수 있어도 주거 불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집값이 뛴 뒤 규제 지도를 다시 칠하는 방식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규제지역 밖으로 이동하는 매수세를 더 빨리 읽고, 자금 유입과 거래량, 전셋값 움직임을 촘촘히 살펴야 한다. 시장이 과열된 뒤 전면 규제로 문을 닫는 정책은 다음 풍선이 부풀 자리를 찾게 만들 뿐이다. 동탄을 묶은 날 드러난 것은 정부의 강한 의지가 아니라 정책 대응의 시간차였다. 시장은 이미 움직였고, 정부는 한 박자 늦게 도착했다.
2026-07-02 07: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