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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살리고 사람 잃는 전환은 안 된다
[경제일보] 철강의 위기가 공장 담장을 넘어 일자리로 번지고 있다. 충남 당진이 지난 21일부터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이 됐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밀집한 이 도시에서 철강업과 금속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나타나자 정부가 고용 충격이 더 커지기 전에 안전망을 가동한 것이다. 23일 충남도는 정부 지원과 자체 일자리 정책을 연계해 고용 유지부터 직업훈련, 전직·재취업, 생계 지원까지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단순한 지역 고용대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기업 손익계산서를 넘어 지역사회에 청구서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당진은 포항·광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도시다. 공장 하나가 철강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협력업체와 운송업체, 정비업체가 붙고 식당과 상점이 생긴다. 공장이 벌어들인 돈으로 지방세가 걷히고, 그 돈이 다시 지역의 학교와 도로, 복지에 쓰인다. 주력기업의 생산이 줄면 협력업체 매출이 먼저 꺾이고 채용이 줄며, 그 여파는 골목상권과 지방재정까지 이어진다. 당진은 이미 그 징후를 겪고 있다. 지역 주요 철강기업 5개사의 영업이익은 2023년 262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진의 국세 납부액 역시 2022년 5063억원에서 2024년 1228억원으로 급감했고 법인 지방소득세는 같은 기간 317억원에서 2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철강기업의 실적 악화가 지역경제의 체력을 얼마나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철강시장이 건설수요 감소와 글로벌 공급과잉, 수출 부진이 겹치며 20년 만의 최저 수준의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설비의 폐쇄와 가동 중단, 인력 조정 압력에 더해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과 탄소중립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값싼 범용재를 대량 생산해 중국산 철강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자동차·조선·방산·에너지용 고부가 강재로 올라가고,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확대 등 탄소배출을 줄이는 생산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공정에는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더 깊이 넣어야 한다. 유럽의 탄소규제와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을 생각하면 선택이라기보다 생존에 가까운 문제다. 정부가 경쟁력이 떨어진 모든 설비와 일자리를 세금으로 영원히 붙들어둘 수도 없다. 시장에서 수요를 잃은 생산시설까지 고용을 이유로 계속 유지하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더 큰 구조조정을 부를 수 있다. 문제는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기업은 오래된 설비를 닫으면 재무구조가 좋아질 수 있다. 국가는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면 탄소배출도 줄어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와 공장 주변의 협력업체, 지역 상인에게는 ‘산업 고도화’라는 말이 당장의 생계 문제로 돌아온다. 국가와 기업이 전환의 편익을 얻으면서 비용은 노동자와 지역에만 남기는 구조라면 공정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이번 당진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원 대상 노동자의 국민내일배움카드 한도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나고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도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된다. 기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비율은 66.7%에서 80%로 높아진다. 충남도는 내년 최대 60억원 규모의 ‘당진 철강산업 버팀이음프로젝트’ 국비 확보도 추진한다. 필요한 조치다. 다만 생계자금과 훈련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 전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숙련을 버리지 않는 전환이다. 철강공장에서 20년을 일한 노동자에게 새로운 직업을 찾으라며 몇 달짜리 일반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제철소의 설비와 공정, 품질관리, 안전관리 경험은 산업의 자산이다. 이를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친환경 설비,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운영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재교육의 출발점도 실업 이후가 아니라 재직 중이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자가 확정된 뒤 교육기관을 찾는 것은 너무 늦다. 기업의 설비 전환 계획과 함께 향후 줄어드는 직무와 새로 필요한 직무를 예측하고, 노동자가 기존 일자리에서 일하는 동안 새로운 기술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도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국가가 탄소중립 설비에 세액공제와 정책금융을 제공한다면 해당 기업은 고용 전환 계획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어떤 일자리가 줄어들고 어떤 직무가 새로 생기는지, 기존 노동자를 얼마나 재배치하고 협력업체 고용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사전에 제시해야 한다. 친환경 설비 투자계획은 수십 년 뒤까지 세우면서 사람에 대한 계획은 구조조정 직전에 만드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지역 정책은 더 크게 봐야 한다. 당진의 철강 노동자를 모두 다른 철강회사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지역의 산업구조 자체를 넓혀야 한다. 당진을 저탄소 철강의 거점으로 만들면서 수소·에너지, 철강 자원순환, 친환경 소재, 산업자동화와 같은 연관 산업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도 철강 집적지역의 대응 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과 탈탄소 설비·부품 산업, 제조 AX, 자원순환 분야로의 다각화를 제시했다. 그래야 전환 과정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같은 지역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 과거 제조업 구조조정의 실패에서 배울 것도 있다. 주력기업이 떠난 뒤에야 도시재생과 창업지원 사업을 시작하면 이미 숙련인력과 젊은 가족은 지역을 떠난 뒤다. 사람과 기업이 빠져나간 도시를 다시 일으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산업으로 연결하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 정부가 고용 충격이 통계에 완전히 나타나기 전에 당진을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그래서 평가할 대목이다. 이 제도 자체도 기존 고용위기지역이 실업과 고용 감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작동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됐다. 이제 ‘선제’라는 말을 정책의 시간표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 실직하기 전에 훈련하고, 협력업체가 폐업하기 전에 사업 전환을 돕고, 지역의 청년이 떠나기 전에 새로운 기업을 불러들여야 한다. 정부도 최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신속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가 현실이 된 뒤 지원하던 방식에서 위험이 보일 때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중용’에는 ‘범사예즉립 불예즉폐(凡事豫則立 不豫則廢)’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서고, 준비하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의미다. 산업 전환도 그렇다. 철강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기술도 바뀌고 시장도 바뀐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생산방식은 결국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누구의 희생 위에서 이뤄질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는 일이다. 기업에는 친환경 설비와 고부가 제품 전환을 지원하고, 노동자에게는 숙련을 이어갈 직업과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에는 다음 산업을 심어야 한다. 세 정책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산업정책의 성공을 공장의 생산성만으로 평가하던 시대도 지나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공장을 지었는데 숙련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기업은 살아났는데 지역 상권과 인구가 무너졌다면 그것을 온전한 산업 전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철강은 한국 산업화를 떠받친 산업이다. 당진과 포항, 광양의 노동자와 지역사회 역시 그 성장의 비용과 과실을 함께 감당했다. 새로운 철강으로 넘어가는 비용 역시 함께 나눠야 한다. 산업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버리는 전환은 오래갈 수 없다. 공장을 바꾸는 것과 사람의 삶을 이어주는 것, 그 둘을 함께 해내야 진짜 산업 전환이다.
2026-08-2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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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구본규 리더십…'초고압·해저케이블' 날개 달고 2030년 매출 10조 목표
[경제일보] LS전선이 일반 전선 중심 사업에서 초고압·HVDC·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전력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본규 대표는 기존 전선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와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라 전력망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 기회도 늘고 있다. LS전선은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거점 확보를 통해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지만, 대규모 선행 투자로 높아진 부채 부담과 수익성 관리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초고압·HVDC 기술력 확보…대형 전력망 수주로 연결 LS전선은 전력·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며 국내 전선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이후 일반 전력케이블에서 초고압케이블로 기술 영역을 넓혔고,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HVDC 케이블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LS전선은 지난 2007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HVDC 케이블 개발에 성공하며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구본규 대표가 LS전선의 경영 전면에 선 이후에는 이 같은 기술력을 해저케이블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사업 확대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구 대표는 2024년 대표 취임 이후 해저케이블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을 주요 성장 분야로 제시하고, 오는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해저케이블 생산능력 확대도 구 대표 체제에서 속도를 냈다. LS전선은 2024년 약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동 증설에 나섰고, 지난해 7월 준공했다. 이번 증설로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제조와 시공을 연결하는 사업 구조도 강화했다. 구 대표는 2024년 LS마린솔루션 대표를 겸임하며 케이블 제조와 해상 시공 부문의 연계를 강화했다.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 역량을 활용해 단순 케이블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 수행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LS전선이 집중하는 분야는 초고압케이블과 HVDC, 해저케이블을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진행되는 북미에서는 대규모 송전망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 케이블 수주를 확대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LS전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조5882억원, 영업이익은 27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매출 6조2171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외형이 약 22% 커졌다. 수주 기반도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7조63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약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 물량이 늘면서 향후 매출로 전환될 사업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아시아로 생산망 확대…높아진 재무 부담은 과제 LS전선은 국내에서 키운 고부가 전력케이블 사업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약 6억8100만달러를 투자해 해저케이블 공장 LS그린링크를 건설하고 있다. 공장은 2027년 하반기 완공, 2028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현지 전력망과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에 대응하고 북미 시장에서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시아 생산거점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LS전선과 LS에코에너지는 지난해 8월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과 해저케이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양측은 베트남 서남부 푸미항에 해저케이블 공장과 전용 부두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허가 절차와 투자 규모, 지분 구조 등을 협의하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해저케이블과 HVDC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많은 만큼 생산설비와 관련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 공장 건설 등 해외 투자가 이어지면서 LS전선의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LS전선의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2021년 3조6915억원에서 작년 6조8467억원으로 85.5%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4년 296.9%에서 2025년 317.5%로 높아졌으며, 올해 1분기 말에는 349.9%까지 상승했다. 총차입금도 작년 말 2조9666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조6436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 상승에는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차입 증가 외에도 계약부채와 파생부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LS전선이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받은 선수금이 계약부채로 반영됐고, 교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발생한 파생부채와 전기동 가격·환율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부채도 부채 규모에 영향을 줬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재무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도 과제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저케이블과 HVDC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는 만큼 생산설비 확대가 이어질 경우 자금 운용 부담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며 "수주 규모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0 09: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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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통합노조 출범…'160만닉스' 하반기 실적·HBM 수성 과제
[경제일보] SK하이닉스에 통합노조가 출범하면서 160만원대를 회복한 주가와 하반기 실적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HBM4 공급 확대를 앞두고 삼성전자·마이크론과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HBM 경쟁이 겹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실적 성장세와 글로벌 메모리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임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하이닉스 통합노동조합’이 전날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으며 공식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은 2400여명으로, 전체 구성원 약 3만5000명의 절반 이상인 1만8000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반 노조가 되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통합노조 출범의 배경에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한을 없애는 데 합의했다. 올해 회사가 기존 현금 중심 지급 방식에서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노조와 이견이 커졌고, 통합노조는 기존 PS 현금 지급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세력 확대가 임금·성과급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 경우 회사의 비용 부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통합노조 출범 자체가 생산 차질이나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실제 통합노조가 공식 출범한 지난 13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60만원대를 회복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주가는 노조 출범보다는 미국 반도체주 흐름과 AI 투자 확대 기대 등 대외적인 반도체 업황에 더 크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체력은 견조한 상태다. 지난 2분기 매출은 79조3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557.2% 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6.3%까지 올라갔다. 순이익도 93조9226억원으로 1242.5%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이미 두 배 이상 넘어섰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과 AI 서버용 D램, 기업용 SSD(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하반기에는 HBM4 공급 확대가 실적 성장의 핵심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4 양산·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0여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중장기 수요를 확보한 가운데 청주 M15X 조기 양산 등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는 HBM 1위 수성이 중요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8%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각각 21%를 앞섰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69%에서 11%포인트 낮아졌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3%에서 21%, 마이크론은 18%에서 21%로 올라왔다. HBM4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공급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수율과 생산능력, 주요 고객사 물량 확보가 중요해졌다. 범용 D램에서도 경쟁 구도가 팽팽하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8.5%로 1위, SK하이닉스가 28.8%, 마이크론이 22.4%를 차지했다. HBM 중심으로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이동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HBM에서 확보한 선두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D램과 낸드 사업의 수익성까지 관리하는 것이 하반기 실적의 또 다른 변수다.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HBM4와 차세대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면 설비투자뿐 아니라 생산·기술 인력 확보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실적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은 확보했지만, 메모리 업황 변화에 따라 투자 규모와 속도를 조절하면서 수익성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노사관계 안정도 SK하이닉스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교섭이 장기화될 경우 임금·성과급 갈등이 파업 등 실력행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HBM4 공급 확대와 생산능력 확충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고객사 대응과 하반기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대하려면 생산능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생산라인의 안정성이 필수적”이라며 “노사 갈등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번 협상을 단순한 임금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6-08-14 16: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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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력 슈퍼사이클… LS·HD현대 '제품믹스' 승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만든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을 함께 끌어올렸다. 다만 성적표의 모양은 달랐다. LS일렉트릭은 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외형에서 앞섰고,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매출의 4분의 1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28일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5770억원, 영업이익 17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1조1418억원, 영업이익 287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LS일렉트릭이 4352억원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HD현대일렉트릭이 1085억원 더 컸다. 영업이익률은 LS일렉트릭 11.3%, HD현대일렉트릭 25.1%다. 같은 AI·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도 수익성은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어떤 제품을 어느 시장에 공급했는지를 보여주는 ‘제품믹스’의 차이가 먼저 드러난 대목이다. LS, 배전·초고압으로 데이터센터 공략 LS일렉트릭의 강점은 초고압부터 저압까지 이어지는 제품군이다. 데이터센터 내부에는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직접 공급하고, 전력 사용 증가로 함께 확충되는 외부 송·변전 인프라에는 초고압변압기와 개폐장치로 대응한다. LS일렉트릭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설비투자가 배전사업을 끌어올렸고,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는 초고압변압기 성장을 뒷받침했다. 초고압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1.2% 늘었고, 북미 매출은 약 4000억원으로 지역 기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약 2조1000억원, 수주잔고는 7조원으로 집계됐다. 생산시설 확대도 수주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부산 초고압변압기 2생산동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미국 유타와 텍사스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 효율의 문제라기보다 공장 신·증설로 생산능력이 확대돼 수주에 더 폭넓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전 제품은 데이터센터에 직접 납품되고 초고압 제품은 송·변전 인프라에 공급된다”며 “초고압부터 배전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만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의 과제는 넓은 사업 영역을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초고압변압기와 데이터센터 배전 수주가 늘더라도 자동화와 자회사 등 서로 다른 사업이 연결 실적에 함께 반영된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쌓인 수주를 납기 지연 없이 실적으로 전환해야 HD현대일렉트릭과의 이익률 격차를 좁힐 수 있다. HD현대, 북미 변압기 기반에서 패키지로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전력기기가 실적을 이끌었다. 회사는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전력변압기 수익성이 높아졌고, 국내 반도체 프로젝트용 배전반을 중심으로 배전기기 채산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고압차단기 해외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0.7% 성장했다. 배전기기 매출은 2312억원으로 20.2% 늘었다. 2분기 수주는 14억4000만달러, 상반기 누적 수주는 32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8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에서 축적한 납품 실적과 고객 관계, 현지 생산 기반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 운영 경험과 대규모 전력변압기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신속한 납기 대응과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초고압변압기 중심의 사업구조도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묶는 패키지형 공급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의 요구가 개별 제품 공급에서 통합솔루션 제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회전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연계한 패키지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에서 진행하는 생산능력 확충은 다음 성장을 위한 기반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설비 확대와 함께 공정 표준화·자동화,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인력 확보와 공급망 관리도 강화해 증설 과정에서도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승부는 ‘통합 공급’ 두 회사는 같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시장을 겨냥하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데이터센터 내부에 공급하면서 초고압 제품으로 외부 송·변전 인프라까지 공략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쌓은 납품 실적과 현지 생산 기반을 토대로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결합한 패키지 공급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LS일렉트릭은 배전에서 초고압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서로의 영역에 들어가는 구도다. LS일렉트릭에는 제품의 폭을 높은 이익률로 바꾸는 능력이, HD현대일렉트릭에는 변압기 경쟁력을 지키면서 통합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시장 환경은 당분간 양사에 우호적이다. 로이터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변압기와 차단기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부 대형 변압기의 납기가 수년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우드맥킨지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용량이 현재 약 2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10GW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설은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다. 공급 부족기에 늘린 생산능력이 수요 둔화 이후 부담이 될 수 있고, 신규 공장의 품질 안정화와 숙련인력 확보가 계획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현재 점수판은 외형에서 LS일렉트릭, 수익성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선다. 다음 승부는 누가 더 많은 장비를 파느냐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요구하는 설비를 제때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급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2026-08-01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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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I 메모리 타고 영업익 60조5426억원…또 사상 최대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AI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까지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76%에 달했다. 29일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51%, 6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4%포인트 오른 76%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950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은 98조1529억원이다. 2분기 순이익은 93조9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HBM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반 D램과 낸드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며 “HBM과 AI 서버용 D램,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최고의 수익성을 창출했다”고 했다. AI 메모리 수요를 장기계약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을 포함한 10여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 협상을 마쳤으며, 다른 주요 고객들과도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 물량과 계약 기간을 미리 정해 수요 변동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는 2분기부터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회사는 고객이 요구하는 동작 속도와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을 확보했다며 하반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HBM4E도 상반기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10나노급 6세대 공정을 적용한 SOCAMM2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낸드에서는 321단 제품을 중심으로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낸다. 현재 321단 제품은 전체 낸드 생산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실적은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실적 발표 전 LSEG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64조원으로, 실제 영업이익은 이를 약 5% 밑돌았다. AI 투자 지속성과 중국 메모리업체의 증설·기술 추격을 둘러싼 경계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의 클린룸을 연 뒤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등 중장기 투자도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HBM4 공급 확대와 수율 안정,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이 최대 실적을 이어갈 핵심 변수로 꼽힌다.
2026-07-29 09: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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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화·DL, 여수 석화 통합 승인…에틸렌 140만t 감축
[경제일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이 참여하는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사업재편 계획이 정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 2월 충남 대산산단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서 두 번째로 승인된 사업재편 사례다. 22일 산업통상부와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여수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2호 프로젝트이며, 여수산단에서는 첫 승인 사례다. 이번 사업재편은 여천NCC 1~3공장 가운데 이미 가동이 중단된 3공장에 이어 2공장을 추가로 폐쇄하고, 남은 1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을 통합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천NCC 2·3공장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각각 92만t과 47만t이다. 두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NCC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228만t에서 약 90만t으로 줄어든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은 통합법인 지분을 각각 3분의 1씩 보유한다. 이번 재편으로 감축되는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약 140만t이다.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과잉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중복 설비를 줄이고 생산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다. 범용 제품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각사의 경쟁력 있는 사업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운스트림 부문에서는 DL케미칼의 폴리에틸렌(PE),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사업 일부가 통합법인에 편입된다. 통합법인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자동차·전선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인프라 구축과 고부가 제품 전환에도 2532억원을 투자하는 등 참여 기업의 자구노력 규모는 총 8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감축이 완료되면 대산과 여수에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에틸렌 감산 규모는 총 250만t에 달한다. 앞서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연산 110만t 규모의 NCC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케미칼과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받았다. 정부는 여수 사업재편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세제·인허가·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한 7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통합과 고부가 전환에 필요한 신규 자금 4500억원을 공급한다. 사업재편 기간인 2029년 말까지 협약 채무의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금융 조건도 유지한다. 무역보험공사는 보험료 할인과 보증 한도 우대 등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을 지원한다. 기업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기존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도 통합법인이 승계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약 156억원의 원가 절감을 지원한다.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와 직무 전환 훈련비 지원, 지역투자촉진보조금 한도 상향 등 고용 안정 대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고부가·친환경 분야 전환을 위해 중장기 유망 R&D 3개 과제에 올해부터 248억원을 지원하고 관련 기술의 신성장·원천기술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대산에 이어 여수산단의 사업재편까지 승인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며 “기업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 3대 석유화학산단 가운데 울산산단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감축 유인이 약해진 데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이 맞물리면서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이다. 약 9조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마치고 내년 본격 가동할 예정이어서 기존 NCC 감축과 신규 생산능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려면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해야 한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2026-07-22 09: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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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화학 줄이고 재활용 소재 키운다…석화 3사 생존전략
[경제일보] 국내 주요 화학사들이 범용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재활용·바이오 기반 고부가 소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과 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탄소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기존 대량생산 중심의 성장 공식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케미칼이 최근 발간한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3사의 공통 키워드는 ‘저탄소’와 ‘순환소재’다. 범용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재활용 원료, 바이오 원료, 고기능 소재, 제품별 탄소 데이터 대응 역량을 키우겠다는 방향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압박을 받았고,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부도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고부가·친환경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LG화학, 고부가 소재와 탄소 데이터 대응에 방점 LG화학은 고부가 소재와 고객 대응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술 장벽이 높고 고객 밀착형인 고부가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 등 첨단 산업용 소재와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LG화학은 이미 반도체와 모빌리티 소재 분야에서 매출을 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반도체·모빌리티 등 소재 매출을 현재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은 현재 매출이 있는 분야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데이터 대응도 핵심 과제다. LG화학은 현재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산정하는 Scope 3 배출량을 향후 해외 법인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내년까지 해외 사업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일부 선진국과 고부가 소재 관련 고객사들의 데이터 제출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중요성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LCA는 제품의 원료 조달부터 생산,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의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PCF는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만 따로 계산한 제품 탄소발자국이다. 화학사가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탄소 성적표까지 함께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롯데케미칼, 리사이클·바이오 소재 수익성 강조 롯데케미칼은 리사이클·바이오 제품의 사업화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롯데케미칼의 2025년 리사이클·바이오 제품 판매량은 10만1680t, 매출액은 3553억원이다. 2024년보다는 줄었지만 2023년 판매량 9만1000t, 매출액 3126억원과 비교하면 중기적으로는 확대된 수준이다. 2025년 재생원료 사용량은 2만3480t이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 소재를 단순한 환경 대응 제품이 아니라 스페셜티 영역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판매량 변동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리사이클·바이오 소재는 스페셜티 소재 영역이기 때문에 범용 대비 수익성이 높은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에코시드(ECOSEED)는 롯데케미칼의 리사이클·바이오 소재 통합 브랜드다. 물리적·화학적 리사이클 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아우른다. 롯데케미칼은 ABS, PC, PP 등 44개 제품에 대해 ISCC PLUS 인증을 취득했고, UL ECV 인증도 확보했다. 친환경 소재 시장은 단일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재활용 소재를 많이 요구하는지, 소재 채택의 주요 기준이 무엇인지는 고객별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적용처에 따라 가격, 물성, 인증, 재생원료 함량, 탄소 데이터 요구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SK케미칼, 자동차·식음료로 적용처 확대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화학적 재활용 소재, 바이오 기반 소재를 중심으로 특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제품군, CR-PET, 바이오매스 기반 제품 판매량 중 재활용 원료 포함 제품과 바이오소재 비율을 2040년까지 9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준 그린 소재 판매 비중은 28%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 소재는 화장품 패키징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스카이펫씨알(SKYPET CR)은 식품·음료용 패키징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분야에서도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자동차 분야 확대도 주목된다. SK케미칼은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카펫 제조사 듀몬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SKYPET CR을 적용한 자동차 카펫 및 매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자동차 품질 기준 검증을 완료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유럽 주요 완성차 브랜드 적용도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에코트리아씨알(ECOTRIA CR)은 현재 화장품과 프리미엄 패키징 시장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스카이펫씨알이 식음료·자동차 쪽으로 확장성을 보여준다면, 에코트리아씨알은 고급 패키징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구조다. 원료 확보도 경쟁력 변수로 떠올랐다. 화학적 재활용 산업에서는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원료 확보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를 곧바로 사업 확대의 병목으로 보기는 어렵다. SK케미칼은 원료 기반 강화를 위해 에프아이씨(FIC)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FIC는 폐플라스틱을 수거·선별·전처리해 화학적 재활용 공정에 적합한 원료로 가공하는 시설이다. 폐이불과 PET 분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분까지 원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재생원료 규제, 친환경 소재 시장 키운다 제도 환경도 화학사의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부는 2026년 1월부터 무색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6년 의무사용률은 10%이며, 2030년까지 의무 대상과 의무율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공시 규제도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부터 지속가능성 공시를 단계적으로 시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와 목표 등이 핵심 공시 항목으로 꼽힌다. 결국 3사의 방향은 한 곳으로 모인다. 석유화학 제품을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LG화학은 첨단 산업용 소재와 탄소 데이터 대응에, 롯데케미칼은 리사이클·바이오 소재의 수익성에,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소재의 적용처 확대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친환경 소재가 곧바로 실적 개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재생원료 확보, 인증 비용, 고객사별 요구 조건, 기존 범용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 등이 모두 변수다. 석유화학 불황이 길어질수록 친환경 소재는 선택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을 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7-14 13: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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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특수 끝나자 석화 구조조정 재부상…롯데·HD현대케미칼 통합 시험대
[경제일보] 아이러니하게도 중동 전쟁이 끝나갈 무렵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긴장감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전쟁 국면에서 급등했던 원유와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단기적으로 석화제품 가격을 떠받쳤던 가격 상승 압력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만든 가격 상승은 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 차질과 재고 확보 움직임이 만든 일시적 효과에 가까웠던 만큼 전쟁 이후에는 오히려 비싼 원료 재고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71.33달러로, 전쟁 직전인 2월 평균 가격 65.70달러에 가까워졌다. 결국 시선은 다시 구조 재편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장기간 훼손된 상황에서 전쟁이라는 단기 변수에 가려졌던 국내 NCC 감축과 설비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의 석유화학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로 승인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이 업계 불황을 넘을 첫 시험대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은 단순한 합작 확대가 아니라 과잉 설비를 줄이고 생산 체계를 다시 짜는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 롯데케미칼이 충남 대산 사업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통합해 신설법인을 세우는 방식이다. 통합 이후 지분율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50%씩 보유하는 구조로 조정될 예정이다. HD현대케미칼 측은 이번 통합의 핵심을 단순한 설비 결합이 아닌 사업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케미칼 관계자는 “대산 1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중복 설비를 효율화하는 사업”이라며 “연산 110만톤 규모 NCC 가동 중단과 저수익 다운스트림 설비 축소를 통해 공급 과잉 부담을 줄이고 고탄성 플라스틱,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도 금융·세제·인허가 등을 포함해 2조1000억원 규모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며 “양사 역시 총 1조2000억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00억원씩 출자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이 전쟁 이후 석화업계가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본다. 전쟁 기간 석화제품 가격이 뛰면서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지만, 이는 원료 매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에서 발생한 래깅 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전쟁이 끝나 원료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 가격도 뒤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고가 원료 재고가 반영되면 수익성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전쟁보다 중국발 공급과잉을 더 본질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통합 후 수익성 개선 사항은 통합법인에서 향후 진행하는 과정에 따라 발생할 부분이라 현재 예상해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면서도 “현재 대산은 이미 진행 중이고 여수도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상태인 만큼 당사는 재편 관련 가장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대산 통합과 함께 스페셜티 비중 확대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케미칼 내부에서는 전쟁에 따른 실적 개선이 시황 회복보다 래깅 효과에 가깝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쟁은 단기적인 이슈에 가깝고, 중국 관련 이슈가 산업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큰 문제”라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실제로 빨리 진행돼야 전체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산 통합의 성패는 향후 여수·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 산단 재편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산단별 사업재편을 유도해왔다.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전환의 실질적 성과를 낼 경우,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다만 통합이 곧바로 업황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범용 제품 수요 부진과 중국 증설 부담이 여전한 데다, 설비 감축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고용·지역경제 영향도 불가피하다. 결국 관건은 단순히 생산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 수급, 설비 운영, 제품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바꾸느냐다. 전쟁은 끝나가지만 석유화학 업계의 본게임은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특수가 걷힌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단기 가격 상승에 기대는 곳이 아니라 범용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이 석화 구조 재편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불황 속 비용 부담만 키울지는 올해 하반기 업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6-19 11: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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