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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뒤 '숨은 제국'…AI 반도체 뒤의 숨은 승부처
[경제일보] 화려한 'AI(인공지능) 혁명'의 무대 위에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먼저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반도체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부품이 없다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AI 서버와 데이터 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반도체를 떠받치는 전자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스마트폰 시대를 떠받쳤던 삼성전기의 부품 기술력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부품 계열사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을 생산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해 왔다. 전류를 저장하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MLCC, 이미지를 구현하는 카메라모듈, 반도체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패키지기판은 전자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기는 수십 년간 이들 부품 기술을 축적하며 삼성그룹 전자사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화려한 완제품 뒤에는 반드시 부품 기술력이 존재한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도 삼성전기의 성장 과정에 깊게 녹아 있다. 앞서 지난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완제품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재·부품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배경이다. 삼성전기는 1988년 국내 최초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생산하며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전자부품 시장 추격에 나섰다. 이후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며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은 단연 MLCC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자부품이다.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서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전자제품이 작아지고 고성능화될수록 MLCC의 역할은 더 커진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MLCC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AI 서버는 고성능 연산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회로 안에서 전압 변동과 전기적 잡음도 커질 수밖에 없다. MLCC는 이 과정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노이즈를 줄여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물론 오늘의 위상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삼성전기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기 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성장 동력은 약화됐다. 카메라모듈과 IT용 MLCC 중심의 사업 구조는 스마트폰 업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스마트폰 시장에 묶여 있던 삼성전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AI 시대를 맞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서버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는 이에 맞춰 AI 서버와 전장, 네트워크용 고부가 FC-BGA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인프라 시장 확대에 대응해 FC-BGA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승부수로 꼽히는 분야는 유리기판이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유기기판보다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전력 효율과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차기 AI 가속기 시장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AI 인프라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제도 남아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사이클 변화, 일본·대만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은 여전히 변수"라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 중심 부품 기업에서 AI 서버와 차세대 패키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삼성전기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6-06-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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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90으로 10년 새역사 쓴다"…볼보자동차, '소프트웨어·안전' 승부수
[경제일보]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을 통해 전동화 전략 전환에 나섰다. EX90으로 향후 10년 성장 기반을 다시 구축하고, 연간 2000대 판매와 중장기 3만대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역사상 가장 안전한 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소프트웨어·배터리·가격 전략을 결합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 공략에 나선 구도다. 볼보자동차는 1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리조트에서 EX90 공개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략과 함께 플래그십 SUV의 상품성과 가격 정책을 공개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기존 XC90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고,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을 통해 경쟁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EX90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며 “향후 볼보 전기차의 기술 기반이 될 핵심 플랫폼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자체 개발 시스템인 ‘휴긴 코어(Hugin Core)’다. 전기 아키텍처와 코어 컴퓨터, 존 컨트롤러,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구조로 차량 내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고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과 안전 기능이 계속 개선되는 구조를 갖췄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글로벌 빅테크 협업으로 확장됐다. 엔비디아 기반 고성능 연산 시스템과 퀄컴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적용해 차량 내 데이터 처리와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강화했다. 국내 환경에 맞춘 커넥티비티도 강화됐다. 티맵 기반 인포테인먼트에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결합해 OTT, 음악 스트리밍 등 모바일 환경을 차량으로 확장했다. 음성 인식 역시 탑승 위치를 인식해 기능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안전 전략은 기존 볼보 브랜드의 핵심 축을 유지하면서 통합형 구조로 확장됐다. 차량에는 카메라·레이더·초음파 센서를 결합한 센서 세트와 운전자 모니터링,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행 중 운전자 상태뿐 아니라 차량 내부 상황까지 감지하는 구조로,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닌 사고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에릭 세베린손 볼보 최고영업책임자(CCO)는 “안전은 개별 장치가 아니라 모든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결합된 결과”라며 “차량이 운전자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안전 설계도 포함됐다. 배터리 셀 단위 전압·온도 모니터링과 함께 열폭주를 감지하는 압력 센서를 적용하고, 이상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구조가 반영됐다. 물리적 충격 대응을 위한 고강성 구조와 함께 사고 확산을 지연시키는 설계가 적용됐다. EX90의 파워트레인은 106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차세대 트윈 모터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트윈 모터 모델은 최대 456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5초,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최대 680마력으로 4.2초 수준의 가속 성능을 확보했다.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약 22분,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25km로 제시됐다. 가격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EX90은 플러스 트림 1억620만원, 울트라 트림 1억162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XC90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상품성은 상향한 구조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공격적인 가격”이라며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판매는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약 500대를 시작으로 연간 2000대 수준까지 확대하고,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약 1만5000대 수준의 연간 판매를 3만대로 확대하고,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10% 이상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시장 변수도 존재한다.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와 환율 영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원화 약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가격 전략의 지속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지도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구글 맵 도입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국내 지도 서비스와의 비교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10년 전 (동급의) XC90을 발표할 때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 호소인 레벨이었지만 현재는 명실상부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며 “EX90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1 15: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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