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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전현직 대통령들의 광폭 행보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향하면서 선거판의 주어가 바뀌고 있다. 시장·도지사, 구청장·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인데 정작 뉴스의 앞자리는 지역 후보가 아니라 전현직 대통령들이 차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충청권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행보를 이어갔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대열에 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간접 지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산 방문과 지역 현안 발언을 두고 야권으로부터 선거 개입성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직 대통령도 시민이다.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 현직 대통령도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 지역 행사에 참석하고 민생 현장을 찾는 일 자체를 선거 개입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말과 정치적으로 바람직하다는 말은 다르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의 삶을 결정하는 선거다. 버스 노선, 재건축, 산업단지, 돌봄, 하수관, 학교 급식, 지역 병원, 청년 일자리 같은 문제가 중심에 서야 한다. 그런데 선거 막판의 장면은 다시 ‘누가 어느 전직 대통령의 손을 잡았는가’, ‘현직 대통령에게 힘을 실을 것인가, 견제할 것인가’로 흘러가고 있다. 지방선거가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처럼 변질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후보 검증이다. 어느 후보가 지역 재정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공약에 필요한 전력·용수·부지·예산 계획이 있는지, 지난 임기 동안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따지는 질문은 뒤로 밀린다. 대신 전직 대통령의 등장, 지지층 결집, 진영 간 감정전이 선거판을 덮는다. 유권자는 지역의 미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치의 대리전을 치르는 관객으로 밀려난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특히 신중했어야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국가 최고권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각각 사법적 판단과 정치적 심판의 무게를 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겨레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5월 31일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고, 당 안팎에서 중도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보수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방선거의 품격을 높이는 일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보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유세차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조국 후보 관련 게시물에 반복적으로 반응한 행위는 정치적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도마위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의 손짓 하나, 클릭 하나는 일반 시민의 그것과 무게가 다르다. 지지자들에게는 메시지가 되고 반대편에는 도발로 받아들여진다. 전직 대통령이 침묵할 자유도 있지만, 말하지 않음으로써 남기는 정치적 공간도 있다. 그 무게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현직 대통령의 행보는 더 엄격한 기준 위에 놓인다. 대통령은 특정 정파의 지도자가 되기 전에 국가 전체의 대표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바다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부산을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행보를 두고 야권과 일부 언론은 선거를 앞둔 지역 방문의 정치성을 문제 삼았다. 물론 대통령은 지역 정책을 말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는 대통령의 책무다. 그러나 선거 직전, 격전지에서, 후보들의 공약과 맞물리는 메시지가 나올 때는 국정과 선거운동의 경계가 흐려진다. 대통령의 발언은 곧 행정력과 예산의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원래 생활정치의 무대다. 중앙 권력의 찬반투표가 아니라 주민 삶의 관리자를 뽑는 선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일정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은 5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유권자는 후보자 토론, 공약, 지역 현안 대응 능력을 살펴야 한다. 그런데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지역 공약보다 전직 대통령의 이동 경로가 더 큰 뉴스가 되고 있다. 이것은 지방자치의 후퇴다. 동양 고전 <논어>에는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말이 있다. 정치가 공동체의 의로움보다 진영의 이익에 밝아질 때 선거는 시민의 판단을 돕는 절차가 아니라 감정을 동원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광폭 행보는 각 진영에는 유리한 계산일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관점에서는 위험한 유혹이다. 대통령의 이름은 지역 후보의 부족한 정책을 가리는 장막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전직 대통령의 향수가 아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찬반 감정만도 아니다. 우리 동네의 낡은 도로를 누가 고칠 것인지, 산업 전환기에 지역 일자리를 누가 지킬 것인지, 청년이 떠나는 도시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지, 복지 지출을 감당할 재정 구조를 누가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대통령이 아니라 주민이어야 한다. 선거판의 중심은 청와대나 전직 대통령 사저가 아니라 골목, 시장, 학교, 공장, 병원, 버스정류장이어야 한다. 정당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는 정치는 손쉽다. 그러나 손쉬운 정치는 대개 시민에게 비싼 대가를 남긴다. 후보 경쟁력이 부족하면 전직 대통령을 부르고, 공약 검증이 부담스러우면 정권 심판론이나 정권 지원론을 앞세우는 방식은 지방정치를 황폐하게 만든다. 지역 후보가 대통령의 대리인이 되는 순간,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하청으로 전락한다. 이번 선거에서 전현직 대통령들이 남긴 장면은 한국 정치의 오래된 병을 다시 보여준다. 우리는 여전히 사람보다 제도를, 지역보다 중앙을, 정책보다 진영을 앞세운다. 대통령의 그림자가 너무 길면 지방정치는 그늘에 갇힌다. 유권자가 보아야 할 것은 전직 대통령의 손짓이 아니라 후보의 손에 들린 예산표와 실행계획이다. 선거는 과거의 지도자를 소환하는 의식이 아니다. 앞으로 4년의 생활을 맡길 사람을 고르는 절차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정당은 후보를 앞세워야 한다. 후보는 대통령의 이름 뒤에 숨지 말고 자기 지역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유권자는 진영의 북소리보다 생활의 질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지방선거를 지방선거답게 만드는 길이다.
2026-06-01 16: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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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다시 띄운 SKT…피지컬 AI 협력사로 존재감 확대
[경제일보] SK텔레콤(대표이사 CEO 정재헌)이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에서 제조 분야 주요 협력사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공개되면서 SKT의 AI 사업이 통신을 넘어 제조·산업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SKT는 1일(현지시각)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제조 피지컬 AI 분야 엔비디아 주요 협력 파트너로 소개됐다고 밝혔다. GTC는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AI·GPU 콘퍼런스다. 이번 GTC 타이베이는 글로벌 IT 전시회 컴퓨텍스와 연계해 열렸다. 기조연설 영상에는 SKT가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팹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사례가 담겼다. 옴니버스는 디지털 트윈과 3D 시뮬레이션을 위한 엔비디아의 협업 플랫폼이다. 실제 공장과 설비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공정 변경이나 설비 배치 영향을 사전에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 반도체 팹, 피지컬 AI 실증 무대로 부상 이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 팹이 제조 현장 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공간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대규모 3D 데이터와 복잡한 설비 구조, 미세한 공정 조건이 맞물려 있어 단순 시각화 수준의 디지털 트윈으로는 운영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 AI가 공장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최적화하는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율형 공장 2030’ 구축을 목표로 지난해 SKT와 반도체 팹 대상 디지털 트윈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향후 단계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형 팹은 오퍼레이션 AI, 피지컬 AI, 디지털 트윈을 세 축으로 삼아 공장이 스스로 학습하고 의사결정하는 제조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SKT는 엔비디아의 에이전트 툴킷을 활용해 제조 현장의 설비와 공간 구조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 환경에 맞게 자동화·지능화해 처리하는 ‘에이전틱 디지털 트윈 모델링’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변환, 장면 최적화, 성능 개선 등 디지털 트윈 구축·운영 과정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AI 풀스택 사업자로 제조 영역 확장 SKT가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에 등장한 것은 지난 3월 미국 산호세 GTC 2026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SKT는 테크맨 로봇,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로봇·AI 기업들과 함께 전략적 파트너로 소개됐다. 이번 GTC 타이베이 재등장은 SKT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일회성 협력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제조 AI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SKT는 현재 엔비디아 옴니버스 라이브러리를 통합해 대규모 3D 장면의 로딩 속도와 실행 성능, GPU·메모리 사용 효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모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사업자로 공공·기업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남은 과제는 기술 검증을 실제 제조 현장 성과로 연결하는 일이다. 디지털 트윈은 공정 시행착오를 줄이고 설비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장 데이터 품질과 시스템 연동성, 보안, 운영 안정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SKT가 반도체 팹에서 검증한 기술을 다른 제조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 가이어 엔비디아 인더스트리얼 디지털 트윈 총괄은 “반도체 팹은 대규모 3D 데이터, 복잡한 설비 구조, 고도의 최적화 요구가 결합된 가장 까다로운 제조 환경 중 하나”라며 “SKT는 이러한 환경에서 엔비디아 옴니버스 에이전트 툴킷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조익환 SKT 피지컬 AI 담당은 “SKT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제조 디지털 트윈이 단순한 3D 시각화를 넘어, AI가 제조 현장의 대규모 3D 데이터를 이해하고 최적화하는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 산업에서 엔비디아와 함께 피지컬 AI 기술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01 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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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음은 SI…삼성SDS·LG CNS·현대오토에버 동반 강세
[경제일보] 국내 대표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성장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SDS와 LG CNS가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수혜주로 부각된 데 이어 현대오토에버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소프트웨어 전환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일 네이버증권의 장중 시세에 따르면 삼성SDS는 이날 오전 11시4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5.59% 오른 37만5500원에 거래됐다. LG CNS는 오전 10시52분 기준 22.85% 상승한 13만9800원에 거래됐고, 현대오토에버는 오전 11시 기준 4.30% 오른 97만1000원을 기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기대감으로 AI 관련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AI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IT서비스 기업들로 투자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 AI 인프라 투자, SI 기업 재평가 촉발 삼성SDS 강세의 핵심은 AI 인프라 투자 기대다. 삼성SDS는 2031년까지 AI 인프라, AX·AI 서비스, AI 플랫폼·솔루션, 인수합병(M&A) 등에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AI 인프라 투자만 5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구미 AI 데이터센터, 국가 AI 컴퓨팅센터, 신규 데이터센터 신설과 기존 설비 고도화 등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거론된다. AI 확산은 단순히 반도체와 서버 수요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클라우드 운영, 데이터센터 구축, GPU 자원 관리, 데이터 보안, 업무 시스템 연동이 함께 필요하다. 이 영역은 전통적으로 SI 기업들이 강점을 가져온 분야다. 삼성그룹 내 인공지능전환(AX)이 확대될수록 삼성SDS의 클라우드 운영과 데이터센터, GPU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LG CNS는 피지컬 AI 흐름과 맞물려 있다. 최근 LG그룹주 강세의 키워드는 AI가 로봇과 제조 현장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다. LG CNS는 지난 5월 로봇 학습과 운영을 통합 관리하는 로봇전환(RX)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로봇 학습 데이터를 수집·검증하는 기능과 제조사가 다른 로봇을 통합 관제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피지컬 AI는 화면 속 챗봇을 넘어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로봇과 설비를 AI가 제어하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는 로봇 자체 성능 못지않게 현장 데이터를 모으고, 가상환경에서 학습·검증하고, 실제 공장·물류센터 운영 시스템과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을 다뤄온 LG CNS가 RX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 현대오토에버, 로보틱스·SDV 수혜주로 부상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시장 시선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를 확대하면서 그룹 내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제조 자동화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 데이터 수집·관리, 공장 운영 최적화, 차량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반 관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필수로 따라붙는다. 현대오토에버는 기존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그룹 IT 운영을 넘어 로봇 운영 플랫폼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증권가도 현대오토에버를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6월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성장률과 수익성 순위를 감안할 때 시가총액 순위가 상승할 수 있는 기업군 중 하나로 현대오토에버를 꼽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실적 성장과 수익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SI 기업들의 주가 급등이 실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AI 인프라와 피지컬 AI는 중장기 성장성이 큰 분야지만 초기에는 데이터센터 투자비, GPU 조달 비용, 플랫폼 개발비, 고객사의 실제 도입 속도가 변수로 작용한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경우 고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기대를 수주와 매출로 얼마나 빨리 전환하느냐다. 삼성SDS는 AI 인프라 투자와 그룹 AX 수요를 실적 성장으로 연결해야 하고 LG CNS는 피지컬웍스를 실제 제조·물류 현장 레퍼런스로 확장해야 한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SDV 전략 안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 AI 투자 열풍이 반도체와 전력기기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운영, 그룹 디지털전환으로 확산되면서 SI 기업의 산업적 위치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SI 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후방 지원자였다면 이제는 AI 인프라와 피지컬 AI를 실제 기업 현장에 연결하는 실행 파트너로 재평가받는 흐름이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이 기대가 구체적인 수주와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2026-06-01 11: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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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수도' 외치는 후보들…표심 가를 '실행력'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광역단체장 선거의 중심 의제는 복지와 교통을 넘어 지역 산업의 생존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 경기에서는 반도체, 경남에서는 우주항공·조선, 울산에서는 자동차·석유화학의 인공지능 전환, 충남에서는 디스플레이·철강·제조업의 AI 접목, 전북에서는 새만금 미래산업 벨트가 승부처로 떠올랐다. 특히 후보마다 ‘미래산업 수도’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시선은 실제 투자 규모와 기업 유치 가능성, 인프라(전력·용수·부지) 및 전문인력 확보, 규제 권한 등 누가 더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추었느냐에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산업 공약이 커진 배경은 지역경제가 더 이상 중앙정부 예산 배분만으로 버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우주항공, 조선, 석유화학, 철강 같은 전략산업은 모두 국가 경쟁력의 축이지만, 실제 공장과 항만, 산단과 주거지는 지방정부 관할 안에 있다. 중앙정부가 큰 방향을 잡아도 인허가, 산단 조성, 도로·철도 연결, 인재 정착, 민원 조정은 광역단체장의 실행력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 승패 가를 ‘병목 타개’ 가장 치열한 산업 공약 전장은 경기도지사 선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모두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두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GTX 조기 개통, 신도시·구도심 재정비 등 큰 틀에서는 유사한 방향을 보이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추 후보는 여당 후보로서 추진력과 행정 조정 능력을 강조하고, 양 후보는 반도체 현장 경험과 첨단산업 전문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기 반도체 공약의 본질은 ‘누가 더 많이 말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병목을 풀 수 있느냐’다. 추 후보는 경기남부 8개 시·군 후보들과 K-반도체 클러스터 공동 공약을 발표하며 설계·소부장·후공정까지 권역 안에서 완결되는 생태계 청사진을 제시했다. 양 후보는 도민 1인당 GRDP 1억원, 고연봉 일자리 10만개, 권역별 첨단산단 조성 등을 제시하며 ‘돈 버는 경기도’를 강조했다. 다만, 양측 모두 전력망 확충, 용수 확보, 수도권 규제 완화, 인력 주거대책 없이는 공약이 클러스터 구호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경남, 우주항공·조선-앵커 산업 시너지 경쟁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는 모두 우주항공청이 있는 사천·진주권을 미래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남 고흥, 사천·진주·창원, 여수·광양, 하동까지 연결하는 남해안권 우주항공 산업벨트를 구상하고 있는 반면, 박 후보는 사천을 중심으로 우주항공복합도시를 집중 육성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창원에는 기계·방산·원전 제조 기반이 있고, 거제에는 조선소가 있다. 또 사천에는 우주항공청과 항공산업 기반이 있다. 박 후보는 경남을 중부·동부·서부·남부·북부 5개 권역으로 나눠 창원은 제조AI·SMR·방산, 동부권은 물류·첨단소재, 서부권은 우주항공, 남부권은 조선·해양플랜트로 육성하겠다는 권역별 전략을 제시했다. 반면, 김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와 청년 일자리, 광역 교통망을 결합해 산업 인력의 정착 조건을 개선하겠다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울산, 신산업 유치보다 절박한 주력산업 ‘AI 전환’ 울산은 산업 공약의 성격이 다른 지역과 다소 차이가 있다.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는 문제보다 기존 주력 산업의 생존 및 전환이 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은 울산을 산업수도로 만든 기반이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 탄소 규제, 전기차 전환이 동시에 밀려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울산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는 서로 다른 AI 활용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김두겸 후보는 지난 4년간 기업 투자유치 36조원, 개발제한구역 해제, 분산에너지법 제정 등을 성과로 내세우며 AI 수도, 소버린AI 집적단지, 수중데이터센터, 양자융합원, UAM, K-배터리, 암모니아 벙커링, 북극항로 거점항만을 제시했다. 반면, 김상욱 후보는 노동 중심 산업AX, 울산형 직업전환 보장제, 청년AX아카데미, 숙련노동자 AI 동행사업, 석유화학 안전진단 특화 SLLM 모델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김두겸 후보의 공약은 현직 시장의 연속성과 대형 프로젝트 추진력이 강점이다. 다만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도시, 항만·에너지 허브 구상은 전력 수급과 주민 수용성, 국가계획 반영 여부가 관건이다. 김상욱 후보의 노동 중심 AX는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충격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이 실제 설비투자와 데이터 개방에 참여할 유인이 충분한지가 숙제다. 울산의 진짜 승부처는 ‘신산업 유치’보다 ‘구산업의 고부가 전환’이다. 충남, 제조업 AI 접목…기업 유치-지역 정착 간극 ‘숙제’ 충남은 경기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 공급망의 후방을 맡는 산업권이다. 이에 충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는 모두 AI와 충남·대전 통합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중소기업과 협력사를 위한 AI 원스톱 지원체계, 직무 전환 노동자 재교육 수당, 생활밀착형 AI 서비스를 내세웠고, 김 후보는 AI 전문인력 3만명 양성, 첨단 반도체 후공정 생산거점, 천안 종축장 글로벌 빅테크 기업 유치, 민선 9기 80조원 투자유치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박 후보는 천안·아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모빌리티, 당진·서산의 석유화학·제철·제조 등에 AI를 접목하고 AI 오픈랩, GPU·NPU 클라우드 인프라, 현장형 AX 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민선 8기부터 추진해온 투자유치와 베이밸리 구상을 바탕으로 대기업·빅테크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 공약들의 관전 포인트는 AI가 실제 제조 현장에 얼마나 스며들 수 있느냐다. 표면적으로 AI 교육이나 인재 양성을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 중소 제조업체들이 데이터를 정리하고 시스템을 바꾸며 인력을 재교육하기까지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따라서 충남의 산업 공약은 ‘기업 유치’와 ‘지역소득 정착’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구체적 대안이 마련될 때 완성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 ‘기회의 땅’ 새만금 ‘실질적 대안’ 관건 전북도지사 선거는 가장 큰 변동성을 안고 있는 선거판이다. 새만금은 부지와 항만, 공항, 재생에너지, 대규모 산업단지를 한꺼번에 묶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전력망, 기반시설, 인허가, 기업 수요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는 모두 새만금을 전북 성장의 핵심 무대로 삼는다. 이 후보는 전북성장공사 설립과 체감 성장을 내세웠고, 김 후보는 대기업 15개, 투자 50조원 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김 후보의 강점은 현직 도정에서 축적한 투자유치 성과를 확장하겠다는 실행 서사다. 그는 피지컬AI, 수소, 방산, 금융중심지, 새만금 미래산업 전진기지를 앞세워 향후 4년간 50조원 투자유치와 대기업 15개 유치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새만금 200조원 투자유치, 300만평 규모 AI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유치 구상을 내세우며 중앙정부·여당과의 연결성을 강조한다. 다만, 두 공약 모두 전북 자체 산업 생태계의 두께와 전문인력 공급 능력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이번 지방선거의 산업정책 승자는 산업 이름을 가장 많이 외친 후보가 아니다”라며 “유권자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업 생태계와 연결되는지, 중앙정부 권한이 필요한 규제를 풀 현실적 통로가 있는지, 전력·용수·항만·철도·주거 같은 인프라의 우선순위가 분명한지, 지역 대학과 직업교육이 산업 인력 수요를 따라갈 수 있는지, 투자유치가 지역소득과 청년 정착으로 이어지는 장치를 갖췄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사실상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다음 4년을 결정하는 선거가 됐다”며 “‘무엇을 유치하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후보들의 막판 설득력이 선거 결과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26-05-3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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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의 균열인가, 막판 결집인가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막판 판세의 관심은 영남으로도 향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으로 꼽혀 왔고, 부산·울산·경남도 대체로 보수 우위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부산·울산·경남에 더해 대구까지 접전지로 거론되며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경북은 여야 모두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야 모두 영남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변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지키고 부산·울산·경남에서 보수층 결집을 끌어올리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 선거가 정권 평가와 생활 의제의 정면 대결이라면 영남 선거는 보수 정치의 기반이 어디까지 유지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현상이 아니다. 산업 기반 변화, 청년층 이탈, 지역 경기 침체, 도심 재개발 지연, 일자리 문제, 정당 충성도 약화가 동시에 쌓여 왔다. 정당 간판만으로 선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 늘었다. 특히 부산과 경남은 조선·해운·자동차·기계 산업의 부침을 겪어 왔고, 대구는 청년 유출과 산업 전환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다. 지역민들이 묻는 것은 이제 이념만이 아니다. 누가 지역을 먹여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이 선거판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보수 기반 흔드는 민생 피로감 대구·경북은 여전히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구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말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대구는 보수 정치의 상징성이 강한 도시다. 그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역이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작은 균열만 확인해도 정치적 의미가 큰 지역이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대구에서 야당 후보가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이느냐는 향후 영남 정치 지형을 읽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대구 표심의 밑바닥에는 경제 문제가 깔려 있다. 청년 일자리, 첨단산업 유치, 도심 활력 회복, 교통망 확충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유권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더디다. 지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산업 전환의 성과와 생활 여건의 개선이다. 보수 정당 지지 기반이 견고하더라도 민생 피로감이 누적되면 표심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 대구·경북에서는 청년 인구 감소가 지역 정치의 배경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연구원 이슈리포트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북 청년인구는 2016년 68만여명에서 2025년 50만여명으로 줄었고, 올해 4월 말 기준 48만7000여명으로 50만명 선이 무너졌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구 청년인구도 2017년 68만8191명에서 올해 4월 55만5304명으로 감소했다. 청년층이 줄어드는 지역에서 일자리와 주거, 산업 전환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구호가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깝다. 부산은 대구와 다른 결을 갖고 있다. 부산은 보수 우위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선거 때마다 변동성이 있었다. 항만과 해양산업,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글로벌허브도시 구상, 청년 유출, 원도심 쇠퇴가 선거 쟁점으로 겹쳐 있다. 부산 유권자는 지역 개발 공약의 속도와 실적을 본다. 정당 지지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가 중앙정부와 협의해 예산과 사업을 끌어올 수 있는지도 따진다. 부산·울산·경남은 여야가 자체 판세 분석에서 경합 또는 접전 지역으로 분류하며 공을 들이는 권역이다. 민주당은 이 지역을 보수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울경에서 흔들릴 경우 영남권 주도권 논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본다. 부산과 경남이 실제 개표 결과에서도 접전 양상을 보일 경우 선거 전체의 상징성은 수도권 못지않게 커질 수 있다. 막판 보수 결집의 힘도 남아 있다 그러나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만으로 판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영남 선거에서는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이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보수층은 정권 견제, 지역 대표성, 보수 정체성을 명분으로 다시 뭉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국민의힘이 막판 유세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보수 기반 지역을 내주면 지방 권력뿐 아니라 향후 총선과 대선 구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결집을 자극한다. 대구·경북에서는 보수층 결집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이 대구의 변화 가능성을 말하더라도 실제 투표장에서는 보수층의 조직력과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령층 투표율이 높고 정당 지지 성향이 비교적 강한 지역일수록 막판 결집 효과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젊은 층과 무당층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는지는 균열의 폭을 결정할 변수다. 부산·울산·경남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산업과 노동, 도시 개발 의제가 강하게 작동하지만 보수 정당의 조직 기반도 두텁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역 단체장의 성과와 안정론을 앞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변화론을 밀어붙일수록 국민의힘은 지역 정체성과 보수 결집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부울경 승부는 변화 요구와 안정 요구가 어느 쪽으로 더 강하게 표출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층 결집을 가르는 또 하나의 변수는 투표율이다. 보수 강세 지역에서 투표율이 낮아지면 기존 조직표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무당층과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선거 막판 여야가 사전투표와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접전지일수록 한쪽의 결집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 진영의 이탈 여부까지 결과에 영향을 준다. 균열의 본질은 지역경제와 세대 변화 보수 텃밭의 균열이라는 말은 정치 구호로만 볼 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지역경제의 변화와 세대 교체가 들어 있다. 대구·경북과 부울경은 오랫동안 제조업과 수출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산업 전환 속도가 늦어지고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역민의 불만도 커졌다. 수도권 집중은 더 심해졌고,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의 연결도 약해졌다. 청년층의 정당 선택도 과거보다 유동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자리, 주거, 교통, 문화, 교육 환경을 보고 지역 정치인을 평가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청년층 표심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청년층이 실제 투표장에 얼마나 나오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변화 요구가 투표율로 이어지지 않으면 균열은 표면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중장년층도 달라지고 있다. 지역경제 침체가 길어지면서 정당 충성도보다 생활 성과를 묻는 유권자가 늘었다. 공장과 일자리, 병원과 교통, 도심 재생과 주거 환경은 이념보다 직접적이다. 지역민이 바라는 것은 중앙 정치의 구호가 아니라 지역 살림의 회복이다. 이 지점에서 보수 정당도 더 이상 과거의 지지만 기대할 수 없고, 민주당도 단순한 변화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의 변화 가능성은 특히 이 지점에서 나온다. 부산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원도심 쇠퇴, 산업 재편 압박을 동시에 겪고 있다.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글로벌허브도시 구상은 모두 지역의 미래와 연결된다. 그러나 대형 개발 사업이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부산 유권자는 이제 발표보다 실행을 본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가 보수 정치의 상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상징성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첨단산업 유치와 청년 일자리, 도심 공간 재편, 광역교통망 확충이 실제 성과를 내야 한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는 정당 지지의 약화라기보다 지역민이 성과를 묻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여야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선거 민주당 입장에서는 영남의 표심 변화가 기회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올리거나 일부 지역에서 승리하면 지방선거의 정치적 해석은 달라진다. 수도권과 충청권 승부에 더해 영남에서 변화 가능성을 확인할 경우 선거 해석의 폭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영남을 단순한 열세 지역으로 두지 않고 전략 지역으로 다루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영남 방어가 선거 전체의 핵심 과제다. 대구·경북은 보수 정당의 심장부이고, 부울경은 전국 선거의 균형을 맞추는 축이다. 이 지역에서 흔들리면 단순히 광역단체장 몇 곳을 잃는 문제가 아니다. 보수 정당의 지역 기반과 차기 정치 구상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막판에 보수 결집과 투표율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다만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가 곧 승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선거 막판에는 위기감이 결집을 부르고, 결집은 투표율로 나타난다. 특히 영남권에서는 선거 직전 보수층의 방어 심리가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민주당이 변화론을 과하게 앞세울 경우 보수층을 자극해 역결집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막판 결집만 기대하기에는 지역민의 요구가 달라졌다. 보수 정당 후보라는 사실만으로 안정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도 늘고 있다. 유권자는 일자리와 산업, 교통과 주거, 도심 회복에 대한 구체적 답을 요구한다. 보수층이 결집하더라도 중도층과 무당층이 등을 돌리면 접전 지역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영남 표심은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변화 요구다. 오래된 지역 정치와 더딘 경제 회복에 대한 피로감이 표심 변화를 만들고 있다. 다른 하나는 방어 심리다. 보수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막판 결집을 만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영남 판세는 이 두 힘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느 쪽이 더 강하게 투표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보수 텃밭의 균열인가, 막판 결집인가. 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부산·울산·경남과 대구 일부 선거는 과거처럼 일방적 구도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어떤 표심이 확인되느냐에 따라 6·3 지방선거의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유권자는 정당의 이름만 보지 않는다. 지역을 살릴 능력과 책임을 묻고 있다. 이번 선거가 보수 우위 구도의 재확인으로 남을지, 영남 표심 변화의 신호로 기록될지는 결국 투표장에서 가려진다.
2026-05-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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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재개발·청년주거…서울·경기·인천 표심은 집과 출퇴근에 있다
[경제일보] 수도권 유권자의 관심은 생활 문제로 향하고 있다. 집값과 전월세 부담은 여전히 무겁고, 출퇴근 시간은 하루의 질을 좌우한다. 노후 주거지 정비는 더 늦추기 어려운 과제가 됐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은 서울·경기·인천 전체의 문제로 번졌다. 6·3 지방선거 수도권 표심의 상당 부분은 이 생활 의제 위에 놓여 있다. 서울·경기·인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은 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GTX와 광역교통망, 청년주거 대책을 앞세우고 있다. 정당 구도와 정권 평가도 선거의 큰 축이지만 수도권 유권자의 생활 현장으로 들어가면 쟁점은 더 구체적이다. 집은 자산이자 생계이고 출퇴근은 하루의 시간을 좌우하는 문제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은 재개발·재건축과 청년주거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경기는 GTX와 1기 신도시 재정비, 반도체 산업벨트와 주거 기반 확충이 맞물려 있다. 인천은 송도·청라·영종 등 신도시 성장과 제물포·동구·미추홀·부평 등 원도심 회복이 함께 걸려 있다. 수도권 세 지역의 공통 쟁점은 결국 주거와 이동이다. 서울, 공급 속도와 청년주거가 승부처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경쟁축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간 경쟁으로 형성돼 있다. 다만 실제 후보는 두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와 정의당 권영국 후보 등도 선거전에 참여하고 있어 이 기사는 주요 양당 후보의 주거·교통 공약 경쟁을 중심으로 다룬다. 서울의 쟁점은 주택 공급 속도와 정비사업 방식이다. 주요 언론의 공약 비교 보도에 따르면 정원오 후보와 오세훈 후보는 모두 2031년까지 30만호 이상 주택 공급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정비사업 기간 단축과 조기 착공을 강조하고 있다. 오 후보는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공급 확대와 기존 서울시 정비정책의 연속성을 앞세운다. 두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말하지만 해법은 다르다. 정 후보는 정비사업 절차를 줄이고 조기 착공을 유도하는 데 무게를 둔다. 오 후보는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속도를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유권자가 봐야 할 대목은 물량 숫자보다 실제 착공 가능성이다. 정비사업은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 공사비 협상, 금융 조달을 통과해야 한다. 공약이 행정 절차와 재원 계획까지 담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청년주거도 서울 선거의 주요 쟁점이다. 청년 1인 가구와 신혼부부는 월세와 전세보증금 부담에 직접 노출돼 있다. 공공임대 확대, 역세권 청년주택, 주거비 지원, 도심 내 소형주택 공급은 모두 필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재원과 입지, 공급 시기가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체감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예산을 들여 언제 입주 가능한 물량을 만들 것인지가 핵심이다. 서울의 교통 공약 역시 주거 공약과 분리되지 않는다. 강북과 서남권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지 못하면 주거 선택지는 좁아진다. 철도망 확충, 도로 지하화, 도시철도 연장, 버스체계 개편 등 후보들이 내놓은 교통 공약은 모두 생활권 재편과 맞닿아 있다. 문제는 재원과 중앙정부 협의다. 서울시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과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민간사업자와 협의해야 하는 사업을 구분해 봐야 한다. 경기, GTX와 신도시 재정비가 생활 의제 경기도지사 선거의 주된 경쟁축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 간 경쟁으로 짜여 있다. 다만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 등도 출마해 실제 선거는 다자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기사는 수도권 최대 유권자 지역인 경기도에서 주요 양당 후보의 GTX·신도시·반도체 공약이 생활 의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중심으로 살핀다. 경기의 핵심은 출퇴근과 도시 재정비다. 경기도는 서울보다 넓고 도시별 성격도 다르다. 성남·수원·고양·부천 등 기존 대도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용인·화성·평택의 반도체 산업벨트, 경기 북부와 접경지역의 교통 소외 문제가 한 선거 안에 들어와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GTX는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도민의 하루 시간을 바꾸는 생활 의제다. 연합뉴스와 지역 언론의 공약 비교 보도에 따르면 경기지사 후보들은 GTX 조기 개통과 확충, 1기 신도시 재정비, 3기 신도시 적기 조성, 반도체 클러스터와 첨단산업 육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추 후보는 수도권 30분 출근권과 교통 패스 통합, 공공주택과 주거 안정에 무게를 둔다. 양 후보는 반도체·AI·로봇 등 첨단산업 육성과 권역별 산업 기반 조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경기도 유권자에게 출퇴근 시간은 소득과 돌봄의 문제다. 왕복 두세 시간이 걸리는 통근은 불편을 넘어 생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일과 가정, 육아와 여가를 모두 압박한다. GTX가 실제로 개통되고 환승 체계가 정비되면 경기 외곽의 생활권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사업 일정이 늦어지거나 역세권 개발만 앞서면 교통 개선보다 집값 기대와 임대료 상승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1기 신도시 재정비도 마찬가지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은 노후 주거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지역별 여건은 다르다. 용적률 완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주대책, 학교와 도로, 상하수도, 공원, 의료시설 등 기반시설 부담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발표가 아니라 실행 일정이다. 특별법과 마스터플랜이 있어도 인허가와 사업성, 공사비가 맞지 않으면 현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경기 남부의 반도체 산업벨트도 주거·교통과 이어진다. 첨단산업을 키우려면 공장과 연구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재가 살 수 있는 주거지, 통근 가능한 철도·도로망, 교육·의료·문화 기반이 함께 필요하다. 반도체 클러스터 공약이 실제 지역 경제로 이어지려면 산업단지 지정과 기업 유치뿐 아니라 주거 공급과 교통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 인천, 신도시 성장과 원도심 회복 사이 인천시장 선거의 핵심 경쟁축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간 경쟁으로 형성돼 있다. 다만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도 출마해 실제 선거는 3파전 구도다. 인천은 서울·경기와 다른 복합성을 갖고 있다. 송도·청라·영종은 국제도시와 첨단산업을 말하고, 원도심은 재생과 정비, 생활 기반 회복을 요구한다. 검단은 입주 인프라와 교통을 묻고, 강화·옹진은 접근성과 생활서비스를 본다. 인천의 쟁점은 신도시 성장과 원도심 회복의 균형이다. 인천시장 후보 공약 비교 보도에 따르면 박찬대 후보는 인공지능·바이오·콘텐츠·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 유정복 후보는 교통·복지 공약과 도시 경쟁력 강화 구상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기붕 후보도 바이오와 청년 정착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첨단산업 육성을 말하지만 산업을 어디에 연결할 것인지에서는 차이가 있다. 인천 유권자가 볼 대목은 공약의 연결성이다. GTX와 도시철도, 공항철도, 경인선 지하화, 제2공항철도, 원도심 재개발은 따로 떨어진 사업이 아니다. 교통망이 늦어지면 검단과 영종의 생활 불편은 길어지고 원도심 정비가 지연되면 인천 내부 격차는 커진다. 반대로 개발 속도만 앞세우면 기존 주민의 이주 부담과 상권 공동화가 커질 수 있다. 원도심 재생 공약은 특히 세밀하게 봐야 한다. 재개발·재건축은 낡은 건물을 새 아파트로 바꾸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주민의 정착 가능성, 상가 세입자 대책, 기반시설 확충, 공공기여 활용, 공사비 부담이 함께 따라온다. 원도심을 살리겠다는 말은 쉽지만 실제 행정은 복잡하다. 후보가 제시한 공약이 어느 구역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 재원과 사업 주체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공약은 숫자보다 실행 조건을 봐야 한다 수도권 세 지역을 관통하는 쟁점은 같다. 후보들은 미래도시를 말하지만 유권자는 오늘의 생활을 묻고 있다. 출근길이 줄어드는가. 아이를 맡기고 일하러 갈 수 있는가.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가. 오래된 집을 고칠 수 있는가.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거대 담론도 표심을 붙잡기 어렵다. 선거 때마다 GTX는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러나 GTX는 노선도만 그린다고 달리는 열차가 아니다. 재원 조달, 민자사업성, 역사 위치, 환승 체계, 기존 철도와의 연계, 공사 지연 가능성, 운영비 부담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재개발·재건축도 규제 완화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사비 급등, 금융비용, 이주대책, 학교와 도로 등 기반시설 부담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 청년주거 공약 역시 마찬가지다. 월세 지원은 당장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재원이 없으면 일시 처방에 그친다. 공공임대는 공급 물량과 입지가 중요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은 임대료 수준과 실제 입주 가능성이 관건이다. 청년층을 위한 주거 공약은 숫자가 아니라 체감 가능성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번 수도권 선거는 거대 정치 구호와 생활 의제가 겹쳐진 선거다. 서울은 재개발·재건축과 청년주거, 경기는 GTX와 신도시 재정비, 인천은 원도심과 광역교통망이 표심의 중심에 놓여 있다.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선거 후 예산과 행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검증의 영역에 남아 있다. 유권자가 볼 기준은 많지 않다. 교통 공약은 노선보다 재원이다. 주택 공약은 물량보다 착공 가능성이다. 청년주거 공약은 구호보다 지속성이다. 원도심 공약은 개발이익보다 정착 대책이다. 6·3 지방선거 수도권 표심은 결국 집과 출퇴근에 있다. 그리고 그 표심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후보들의 공약 이행을 계속 추적할 것이다.
2026-05-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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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내걸린 공약 'AI 수도'…전력·물·기업은 어디서 오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집에 ‘AI(인공지능)’가 전면에 등장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등 이름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지역을 미래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행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전력망, 용수, 부지, 기업 투자, 인력 공급이 맞물려야 가능한 사업이다. 그러나 일부 공약은 산업 이름만 앞세울 뿐 전력 공급 계획이나 용수 확보 방안, 기업 투자 의향, 중앙정부 협의 절차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이 AI 수도 경쟁…핵심은 ‘어떻게’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앞다퉈 ‘AI 수도’를 내세우고 있다. 대구는 AI·로봇 수도, 경북은 아시아태평양 AI 수도, 충남은 AI 수도, 울산은 AI 산업도시, 전북 새만금은 피지컬 AI 산업수도 등으로 포장됐다. 지역경제 침체와 청년 유출, 제조업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산업 전략이라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공약 검증의 기준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문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AI 수도 공약과 관련해 “어느 부지에 짓는지, 전기는 어디서 공급받는지, 냉각수는 어떻게 확보하는지, 어떤 기업이 투자 의향을 보였는지, 지역 인력은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공약은 유권자에게 비교 가능한 정보여야 한다”며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서에 사업명과 기대효과만 있고 재원 조달, 인허가 일정, 정부·기업 협의 단계가 없다면 선거용 청사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첫 조건은 전력망과 물 AI 데이터센터의 첫 번째 조건은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고성능 서버는 전력 소비가 크다. 변전소, 송전선로, 전력계통 접속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공약은 착공 단계에서부터 막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데이터센터 수요가 별도 전력 수요로 반영됐다. 그만큼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산업이라는 뜻이다. 후보가 데이터센터를 말하려면 한국전력,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전력계통 계획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물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냉각을 위해 에너지와 냉각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지역에 따라 상수도, 공업용수, 재이용수, 해수 활용 가능성이 달라진다. 농업용수나 생활용수와 충돌할 경우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 때문에 공약에는 냉각 방식, 용수 조달, 폐열 처리, 환경 영향 관리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로봇 공약도 기업과 인재 없으면 공허 반도체 공장 공약은 더 높은 수준의 검증이 필요하다. 반도체 팹은 △대규모 전력 △초순수 △폐수 처리 △화학물질 관리 △고급 인력 △협력업체 생태계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방자치단체체장 의지만으로 유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업의 중장기 투자 계획,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 세제 지원, 인허가 일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 기준은 분명하다. 유치 대상 기업이 특정돼 있는지, 투자 의향서나 양해각서가 있는지, 부지와 인허가 일정이 있는지, 전력·용수·폐수 처리 계획이 있는지,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를 통한 인력 공급 방안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로봇 수도, 양자산업 도시 공약도 마찬가지다. 로봇산업은 기업 몇 곳을 유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제조·물류·의료·돌봄 현장의 수요처, 실증공간, 규제 완화,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하다. 양자산업은 대학과 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 투자, 장기 국책사업과 연결돼야 한다. 산업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산업 구조와의 적합성이다. 유권자는 ‘AI 계산서’를 봐야 한다 전국 지자체가 AI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미래산업 공약일수록 더 구체적인 계산서가 필요하다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유권자는 후보에게 다섯 가지 정도를 물어야 한다”며 “전력망 접속 가능성은 확인했는가. 용수와 냉각 방식은 무엇인가. 기업 투자 의향은 문서로 확보했는가. 부지는 인허가가 가능한가. 지역 인재 양성 계획은 있는가 등이다”라고 말했다.
2026-05-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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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 경영권 분쟁 봉합…윤상현 체제, 이제 성과로 답할 때
[경제일보]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대표 기업인 콜마그룹이 1년여간 이어진 오너가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취하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가족 간 법정 다툼의 종결이다. 그러나 산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콜마그룹이 윤상현 체제를 확정한 뒤 북미 시장 확대와 건강기능식품 사업 재정비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반환 청구소송 취하서를 제출했다. 윤 부회장 측도 소 취하에 동의하면서 증여 주식을 둘러싼 부자 간 법정 다툼은 법원 판단 없이 끝났다.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오너 일가 내부의 지분 갈등이 회사 경영의 불확실성으로 번지는 국면은 일단 정리됐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은 콜마비앤에이치였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동생 윤여원 대표가 이끌던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을 재편하겠다는 취지였다. 윤 대표 측은 이를 경영권 개입으로 받아들였고 윤 회장이 딸의 편에 서면서 남매 갈등은 부자 갈등으로 번졌다. 윤 회장이 제기한 주식반환 소송은 그 상징적 장면이었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이 합의된 승계 구도를 흔들었다고 보고 2019년 12월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 반환을 요구했다. 콜마그룹 내부 갈등은 특정 계열사의 대표이사 자리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었다. 지주회사 지분과 핵심 계열사 경영권, 창업주가 설계한 승계 방식이 한꺼번에 충돌한 사건이었다. 분수령은 지난해 9월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이었다.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윤 부회장 측은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윤 부회장이 요구했던 경영 개입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후 콜마비앤에이치는 윤여원 단독 대표 체제에서 윤상현·윤여원·이승화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올해 들어서는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윤 부회장은 올 3월 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윤여원 대표도 4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사내이사직만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이승화 단독 대표 체제로 이동했다. 윤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의 직접 경영에서 물러나는 대신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위치를 굳혔다. 윤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 경영 전면에서 후퇴했다. 윤 회장의 소송 취하는 이 같은 연쇄 조정의 마지막 장면에 가깝다. 창업주가 법적 분쟁을 계속 끌고 갈 경우 그룹 전체의 대외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콜마그룹은 올해 자산 5조원을 넘기며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됐다. 중견기업의 경계를 넘어선 순간에 오너 일가 분쟁이 계속되는 것은 투자자와 거래처, 해외 고객사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콜마그룹에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은 성장의 훈장인 동시에 새로운 관리 부담이다.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내부거래와 사익편취 규제에 대한 감시도 높아진다. 윤 부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것은 그의 실질 지배력이 제도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이다. 동시에 그룹 경영 성과와 지배질서에 대한 책임도 윤 부회장에게 집중된다는 의미다. 윤상현 체제의 성적표가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윤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2019년 이후 콜마그룹은 외형을 키웠다. 2019년 2조2345억원 수준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3조4912억원으로 늘었다. 자산도 4조423억원에서 5조2429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직원 4명으로 시작한 회사를 국내 화장품 ODM 기업 중 처음 대기업집단 반열에 올려놓은 데는 K뷰티 성장세와 윤상현 체제의 확장 전략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 문제는 다음 단계다. 콜마그룹의 본업인 화장품 ODM은 글로벌 고객사 확보와 현지 생산망 경쟁이 동시에 중요해졌다. K뷰티 수출이 커질수록 제조사는 납품처를 넘어 브랜드 성장의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연구개발 역량, 빠른 제품화, 현지 규제 대응, 납기 안정성이 경쟁력을 가른다. 콜마가 북미 생산기지를 확대한 것도 이런 시장 변화와 맞닿아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콜마USA 제2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제2공장은 연면적 1만7805㎡ 규모로 연간 약 1억2000만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1공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약 3억개, 캐나다 법인을 포함하면 북미 전체 기준 연간 약 4억70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회사는 이를 북미 ODM 기업 중 최대 규모라고 설명한다. 북미 생산기지는 윤상현 체제의 핵심 승부처다. 미국은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이다. 동시에 관세와 물류비, 현지 규제, 고객사 대응 속도가 기업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시장이다. 콜마가 미국 현지에서 기초 스킨케어와 선케어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K뷰티 브랜드와 글로벌 고객사를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이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비 투자 이후 가동률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는지가 관건이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윤 부회장에게 남은 숙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출발점이 콜마비앤에이치였다는 점에서 이 회사의 실적 회복은 상징성이 크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한때 그룹 신사업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실적 부진과 경영진 교체 논란이 겹치면서 그룹 내 갈등의 진원지가 됐다. 이승화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 뒤 제품 경쟁력과 영업망, 수익성 회복을 얼마나 빠르게 보여줄지가 중요하다. 윤 부회장 체제는 창업주가 만들어 놓은 연구개발 중심 제조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제약과 건기식, 해외 ODM을 동시에 키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확장보다 사업별 수익성을 점검하는 경영이 요구된다. 대기업집단 편입 이후에는 내부거래와 계열사 지원 방식도 이전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규모가 커질수록 가족기업 방식의 의사결정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번 분쟁 종식은 콜마그룹에 기회다. 법정 다툼이 끝나면서 지분과 경영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줄었다. 해외 고객사와 투자자에게도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 창업주의 결단은 그룹이 가족 간 대립보다 회사의 장기 성장을 우선했다는 메시지를 줄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분쟁이 남긴 상처는 실적과 지배질서 개선으로만 회복된다. 윤상현 부회장은 이제 오너 일가 갈등의 승자가 아니라 대기업집단 총수로 평가받게 됐다. 북미 공장은 매출과 이익으로 증명해야 하고 콜마비앤에이치는 분쟁의 무대에서 성장의 축으로 돌아와야 한다. 제약과 건기식 투자는 구호가 아니라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끝났지만 윤상현 체제의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6-05-29 09: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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