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
-
트럼프, 시진핑에 B-2 띄우고 국빈만찬…환대 뒤엔 무역·AI 담판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에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동원한 환영식을 마련한다. 최고 수준의 의전과 미국의 군사력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무역과 첨단기술, 대만 문제를 둘러싼 정상회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맞을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의 공항 도착을 직접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4일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참석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 전 군종을 대표하는 장병 479명이 참가하고 군악대 연주와 의장대 사열이 이어진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도 축하비행에 나선다. B-2는 장거리 침투와 핵무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폭격기이며 F-22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텔스 전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을 때도 전투기와 전략폭격기를 의전에 활용했다. 이번 비행 역시 환영과 군사력 과시라는 두 가지 상징을 함께 담는다. 공식 환영식 뒤에는 양국 정상과 핵심 각료들이 참석하는 회담이 열린다. 관세 휴전 연장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첨단 반도체와 AI 통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대만해협과 이란전쟁, 펜타닐 원료 차단 등 안보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멜라니아 여사와 펑 여사는 정상회담 중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한다. 저녁에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국빈만찬이 열린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순다르 피차이, 젠슨 황, 팀 쿡, 샘 올트먼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도 초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반도체가 이번 회담의 핵심 경제 의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5일에는 양 정상 부부가 백악관에서 차담한 뒤 국립문서보관청을 찾아 미·중 관계 관련 기록을 살펴본다. 중국 외교부는 6개월 사이 이뤄진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에 “역사적이고 이정표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의전과 정상 간 친분이 곧바로 현안 합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방문의 성과는 11월 만료를 앞둔 관세 휴전의 연장 여부와 희토류·농산물 교역, 첨단기술 통제에서 양국이 어느 수준의 교환 조건을 마련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026-09-22 07:41:00
-
별자리 운세 2026년 9월 21일
양자리 ♈ (Aries) 감정 반응이나 일정 조율에서 작은 마찰이 생길 수 있으나 전반적인 추진력은 유지되는 흐름이다. 대화나 문서 처리에서는 한 번 더 확인하며 우선순위를 정해 빠르게 처리하되 세부 조건을 놓치지 않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업무부터 처리하고 세부를 꼼꼼히 확인하라. 관계 -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소비·예산 - 계약이나 구매는 조건을 비교해보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컨디션 - 중간중간 짧은 휴식으로 감정적 반응을 다스리면 수월하다. 오늘의 키워드: 속도 조절, 정보 확인, 우선순위 황소자리 ♉ (Taurus) 차분한 실무 감각이 살아나 실무 정리나 계획 점검에 유리한 흐름이다. 대인관계와 가치 판단은 서로의 기준을 확인하는 대화가 도움이 되며 충동적 소비는 피하는 편이 좋다. 업무 - 실무에서 계획을 차분히 정리하면 성과를 내기 쉬우니 세부 점검을 잊지 말라. 관계 - 대인관계에서는 서로의 기준을 확인하는 대화가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충동적 소비보다는 필요한 항목을 우선 정리하는 편이 좋다. 컨디션 - 꾸준한 루틴을 유지하면 컨디션이 안정되는 흐름이다. 오늘의 키워드: 점검, 관계 조율, 실무 집중 쌍둥이자리 ♊ (Gemini) 의사소통과 아이디어 정리에 유리한 흐름이라 핵심을 정리해 공유하기 좋은 날이다. 다만 일상적인 실무나 루틴에서는 세부가 빠지기 쉬우니 문서와 일정을 한 번 더 점검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아이디어 정리와 문서화에 적합하니 핵심 포인트를 명확히 정리하라. 관계 - 대화는 명확하게 전달하되 세부 조건은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비·예산 - 새로운 제안은 관점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비교 검토하라. 컨디션 - 짧은 휴식으로 집중력을 전환하면 업무 흐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오늘의 키워드: 소통, 아이디어 활용, 정보 확인 게자리 ♋ (Cancer) 감정적 반응이 비교적 강하게 드러날 수 있으니 즉흥적인 대응보다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보는 것이 유리하다. 행동력은 살아있으니 필요한 일은 차분히 실행하되 대화에서는 타이밍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감정적 부담이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중요한 결정은 한 번 더 검토하라. 관계 - 감정 표현은 솔직하되 타이밍을 고려하면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지출은 감정적 판단보다는 필요성을 우선 따져보는 것이 좋다. 컨디션 - 호흡이나 짧은 산책으로 감정 균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오늘의 키워드: 감정 관리, 속도 조절, 검토 사자자리 ♌ (Leo) 자신감과 추진력이 잘 맞물려 발표나 새로운 시도에 활용해볼 만한 흐름이다. 다만 대인관계에서는 표현의 강도에 따라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업무 - 자신감과 아이디어 추진에 좋은 흐름이라 새로운 시도나 발표에 활용해보라. 관계 - 관계에서는 상대의 반응을 살피며 표현을 조절하면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과시적 소비는 재고하고 우선 필요한 항목을 정리하는 편이 좋다. 컨디션 - 에너지가 넘치니 규칙적 운동으로 소진하면 컨디션 유지에 유리하다. 오늘의 키워드: 추진, 표현, 속도 조절 처녀자리 ♍ (Virgo) 세부 정리와 실무 집중에 좋은 날이라 문서 정리나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유리한 흐름이다. 커뮤니케이션은 균형 있게 표현하면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되며 예산·일정의 빠진 부분을 점검해보자. 업무 - 세부 정리와 실무 집중에 시간을 배분해 빠진 항목을 점검하라. 관계 - 의견을 조심스레 표현하면 오히려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예산이나 청구서를 정리하고 빠진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컨디션 - 작은 성취를 기록하며 컨디션을 관리하면 안정감이 생긴다. 오늘의 키워드: 정리, 실무, 정보 확인 천칭자리 ♎ (Libra) 대화와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쉬운 흐름이라 아이디어 공유나 조율에 활용해볼 만하다. 다만 감정적 반응이나 실무적 마찰이 있을 수 있어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점검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대화와 조정이 순조롭고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좋은 날이다. 관계 - 감정적 반응에 대비해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면 유리하다. 소비·예산 - 조건을 비교하고 문서 내용을 다시 확인하면 유리하다. 컨디션 - 긴장될 때는 짧은 휴식으로 기분 전환을 하라. 오늘의 키워드: 소통, 정보 확인, 관계 조율 전갈자리 ♏ (Scorpio) 깊이 있는 분석이나 장기 과제에 집중하기 좋은 흐름이라 핵심을 파고들어 정리해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관계에서는 솔직한 대화가 신뢰를 키우는 데 유리하되 감정 표현의 강도는 조절하는 편이 좋다. 업무 - 깊이 있는 분석이나 장기 과제에 집중해 핵심을 정리하라. 관계 - 솔직한 대화가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되지만 표현 강도를 조절하라. 소비·예산 - 지출은 필요성과 우선순위를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컨디션 - 집중한 뒤에는 의식적인 휴식으로 피로를 덜어라. 오늘의 키워드: 집중, 관계 조율, 점검 사수자리 ♐ (Sagittarius) 학습과 시야 확장에 좋은 흐름으로 새로운 관점을 접하거나 장기 계획을 점검해보기 좋다. 다만 실무적인 세부는 Sun의 영향으로 간혹 늦춰질 수 있어 결정 전 재확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학습과 확장에 유리하니 새로운 관점이나 장기 계획을 점검해보라. 관계 - 대화는 긍정적 시야를 공유하면 관계에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계획적인 검토로 예산 항목을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컨디션 - 활동량을 늘려 에너지를 건강하게 소진하라. 오늘의 키워드: 확장, 학습, 계획 수정 염소자리 ♑ (Capricorn) 감정과 실무가 맞물려 중요한 결정에서는 한 번 더 점검하는 편이 유리한 흐름이다. 구조나 책임의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으니 세부 확인을 병행하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업무 - 중요한 결정은 세부를 점검하며 신중히 진행하라. 관계 - 감정 표현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으니 대화의 톤을 조절하라. 소비·예산 - 문서와 수치를 다시 확인해 빠진 항목이 없는지 점검하라. 컨디션 - 규칙적 휴식으로 감정 기복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오늘의 키워드: 감정 관리, 점검, 구조 재정비 물병자리 ♒ (Aquarius) 새로운 방식이나 구조 재검토에 적합한 흐름이라 개선안을 정리하고 장뜻밖의 도움 관점에서 손볼 부분을 찾아보기 좋다. 대인관계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도움이 되지만 상대의 감정은 세심히 살피는 편이 바람직하다. 업무 - 구조를 다시 점검하며 개선안을 정리하면 장뜻밖의 도움으로 유리하다. 관계 - 깊은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상대의 감정에 세심히 대응하라. 소비·예산 - 장기 계획을 재확인하고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컨디션 -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시도해 리프레시하면 도움이 된다. 오늘의 키워드: 변화, 구조 재정비, 정보 확인 물고기자리 ♓ (Pisces) 창의성과 협업에서 호응을 얻기 쉬운 흐름이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좋은 날이다. 다만 실무적·일상적 요구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어 실행 전 조건을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업무 -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좋고 협업에서 호응을 얻기 쉬운 흐름이다. 관계 - 부드러운 표현이 유리하니 감정을 솔직히 전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구매나 지출은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고 비교해보는 편이 좋다. 컨디션 - 규칙적 휴식과 가벼운 운동으로 감정 균형을 유지하라. 오늘의 키워드: 창의성, 협업, 점검 ※ 본 운세는 회귀황도 기준 행성 위치와 주요 각을 참고하고 AI분석을 통한 태양별자리 생활정보 콘텐츠입니다.
2026-09-21 00:21:45
-
-
목동 재건축 노리는 롯데건설…동·서에 '르엘 라운지' 띄운다
[경제일보] 롯데건설이 서울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수주전을 겨냥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알리기에 나선다. 목동 동·서측에 브랜드 라운지 두 곳을 동시에 열고 교육과 자연, 예술,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주거 전략을 선보이는 등 조합원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과 신정동 학원가에 각각 ‘르엘 라운지’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가 넓게 분포한 점을 고려해 동·서측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오목교역 인근 동측 라운지는 프랑스어로 동쪽을 뜻하는 ‘est’를 활용해 ‘르에스트(L’est)’, 신정동 학원가 인근 서측 라운지는 서쪽을 뜻하는 ‘ouest’를 적용한 ‘르웨스트(L’ouest)’로 이름 붙였다. 각가의 라운지는 다음달 1일 오픈한다. 롯데건설은 라운지를 단순한 아파트 홍보 공간보다 브랜드와 주거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화려한 장식과 과시적인 고급스러움 대신 자연광과 식물, 현대미술 작품 등을 활용해 머무는 동안 자연스러운 품격이 보여지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대형 LED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공연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명화와 음악을 결합한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등도 선보인다. 목동에 제시할 주거 전략에는 ‘소르본 프로젝트(SORBONNE PROJ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군과 녹지가 강점인 목동의 정체성을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가 위치한 라탱지구의 교육·문화 환경과 연결한 개념이다. 소르본 대학 주변이 지성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목동 역시 △학문 △예술 △문화가 도시의 일상 속에 축적되는 공간으로 대탄생 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문구로 ‘지식의 나무가, 목동의 숲이 되다’를 제시했으며 구체적으로 네 가지 특화 방향을 마련했다. 숲과 정원, 건축을 연계하는 ‘목동 포레스트’를 비롯해 미술작품과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리 아트’, 교육 콘텐츠를 단지 내 지식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소르본 날리지’, 호텔식 컨시어지와 웰니스 서비스를 결합한 ‘르엘 프리빌리지’ 등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기존 하이엔드 아파트의 외관과 커뮤니티 경쟁에서 한 단계 확장한 ‘6세대 주거문화’로 정의하고 있다. 주택 공급 중심에서 대단지와 브랜드, 커뮤니티, 하이엔드로 이어져 온 아파트 경쟁이 앞으로는 입주 이후 이용하는 문화와 콘텐츠,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호텔과 유통, 문화·예술 분야의 서비스 역량을 르엘 단지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고급화만으로 차별화하기보다 입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거 상품의 한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라운지 개관은 목동 재건축 수주전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목동신시가지 2·7·11·14단지를 포함해 향후 시공사 선정에 나설 사업지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단지별 사업 일정과 입찰 조건을 살핀 뒤 실제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목동에서는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사전 수주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6단지와 10단지 등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시공사 선정이 진행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거나 규모가 큰 후속 단지를 둘러싼 경쟁이 남아 있다. 롯데건설 역시 본입찰 이전부터 별도의 브랜드 공간을 마련해 장기적인 수주 기반을 다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목동이 지난 40년간 쌓아온 교육과 자연의 가치를 계승하고 지성과 예술,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더하는 것이 롯데건설이 제안하는 목동 재건축의 방향성이다”라며 “르엘을 통해 교육이 지성이 되고, 지성이 문화가 되며, 문화가 일상이 되는 목동만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09:22:04
-
수출은 뛰는데 왜 서민 경기는 뛰지 않는가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반가운 때도 드물다.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대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수출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역시 988억9000만 달러로 역대 2위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가 힘차게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과 골목의 표정은 그만큼 밝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말한다. 가계는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에 지갑을 닫고 있다. 수출은 역대급인데 왜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실물경제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반도체의 선전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반도체 하나의 성적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도의 자동화와 자본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 증가가 고용과 내수 확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도,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청년 일자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성장의 미스매치’다. 수출이 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견·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풍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 호황을 내수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도록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단기 일자리 숫자보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업을 살리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의 구조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관광·문화·의료·콘텐츠·돌봄 등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숫자에 취해서는 안 된다. 수출이 잘된다고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수출 호조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두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 경제를 제대로 보는 상식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고 내수는 그 엔진이 움직이는 도로다. 엔진만 아무리 좋아도 도로가 무너지면 자동차는 제대로 달릴 수 없다. 진짜 경제 회복은 수출 통계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이 첫 직장을 얻고, 직장인이 월급의 실질가치를 체감하며,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걱정하지 않고, 평범한 가정이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기록을 축하하되 그 기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수출은 잘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경제정책이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경제지표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장만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더 넓고 깊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성장, 그것이야말로 진짜 경제성장이다.
2026-08-23 17:01:00
-
트럼프 "호르무즈 美 영토 선언"…이란 반발 속 유가·해상교통 긴장 고조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법상 영유권 주장이라기보다 미군의 해상 봉쇄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롱아일랜드 연설에서 “이란을 완전히 패배시킨 뒤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가 그곳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어떤 배도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 수로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통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이후 해협 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봉쇄와 제재가 해협 폐쇄의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핵무기 허용 못 해”…이란 “해협은 이란 통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 대해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며 “내가 원했던 것보다 군대를 조금 더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괜찮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도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경제 조치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폐 여부는 이란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바시즈 민병대의 호세인 타엡 신임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통제와 관리 아래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군 당국도 선박이 이란의 승인 없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양측 주장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군사력을 근거로 실질적 통제권을 강조하고 있고, 이란은 지리적·군사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국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용 압박 카드이자 국내 여론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협 통항 급감…유조선 피격에 긴장 확산 실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추적업체 자료를 인용해 최근 해협 통과 선박 수가 하루 8척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해상 물류가 마비에 가까운 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긴장은 유조선 공격으로도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14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ADNOC이 운항하는 유조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UAE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배후로 지목하며 “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다.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고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보이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더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며 해협 재개방을 협상 카드로 삼고 있다. ◆국제유가 다시 상승…세계 경제 부담 커져 호르무즈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8.5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40달러로 각각 1달러 이상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주간 기준 상승세를 보였다. 유조선 공격과 미·이란 협상 교착, 러시아 수출 터미널에 대한 드론 공격 등이 겹치며 공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도 의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들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조금 더 높은 휘발유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장기전과 유가 상승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 수입국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핵심 통로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운송비 상승과 공급선 전환 압박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일부 아시아 구매자들이 러시아산이나 미국산 원유로 대체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상 교착…유럽 외교 채널도 가동 외교적 해법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AP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과 접촉하며 외교 채널을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트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국가이고, 그리스는 해운 이해관계가 큰 국가라는 점에서 호르무즈 사태와 관련한 외교적 역할이 거론된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해제와 동결자산 반환,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포기와 해협 재개방, 지역 내 친이란 세력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 재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미국 영토’ 발언이 실제 영토 편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적 봉쇄 장기화와 추가 제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수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수사가 시장과 군사 현장에서 실제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국제정세 전문가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목줄과 같은 곳”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통제권을 두고 정면 충돌할수록 유가, 해운, 보험료,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압박용인지 실제 봉쇄 장기화 신호인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2026-08-15 09:06:50
-
-
민주당 경선, 선명성 경쟁보다 집권당 책임을 보여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경선이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민석 후보의 연승을 저지했다. 앞선 충청권 경선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1%포인트에 미치지 못했다. 누가 당권을 쥘지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다. 경선이 치열한 것은 정당에 나쁜 일이 아니다. 후보 간 경쟁은 당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지도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번 경선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한 ‘1인 1표제’가 적용된 것도 당원주권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당비를 내고 당의 활동에 참여한 당원이 대표 선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경선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누가 권리당원의 박수를 더 많이 받느냐가 아니다. 누가 집권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민의 삶에 책임질 수 있느냐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이지만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 다수당을 연결하며 국정의 성패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집권여당이다. 그런데 경선이 과열될수록 후보들의 메시지는 당 안쪽으로 향하기 쉽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야당과의 관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놓고 누가 더 강경하고 선명한지를 겨루려는 유혹이 커진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핵심 당원에게는 강한 구호와 단호한 태도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환호받은 말이 국정 운영에서도 좋은 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은 정당의 외연을 좁힌다. 상대보다 한발 더 강한 주장을 내놓고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개혁 의지 부족’이나 ‘대통령 흔들기’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당내 토론은 사라진다.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정책의 부작용과 현실적인 한계를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당심은 존중해야 하지만 민심과 같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권리당원은 정치 참여도가 높고 당의 가치와 노선에 충실한 집단이다. 그러나 무당층과 중도층,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시민, 당의 정책에 비판적인 국민까지 그대로 대표하지는 않는다. 당원들의 열망을 국민 전체의 요구로 착각하는 순간 집권당은 민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집권당에는 야당보다 무거운 현실의 제약이 따른다. 야당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여당은 재원을 마련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책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 지지층이 원하는 정책이라도 경제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법률과 행정 체계에서 실행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대표적이다. ‘검찰개혁 완수’라는 구호는 당원들에게 강한 호응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 범죄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 없이 권한부터 없앤다면 그 시행착오의 비용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부담한다. 개혁의 속도를 과시하는 것보다 무엇으로 빈자리를 채울지 설계하는 일이 집권당의 책임이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라는 명분만 앞세워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면 현금 보유자만 유리한 시장이 될 수 있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여론에 따라 반복해서 손질하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무너진다. 당원에게 박수받는 강한 규제가 반드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 문제에서는 더욱 냉정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은 급증했지만 내수와 고용,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의 산업 추격, 고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내놓아야 할 것은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언어가 아니라 성장과 일자리, 산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다. 당정 관계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는 것과 대통령실의 판단에 무조건 동조하는 것은 다르다.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여당이 먼저 경고하고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당내 강경론이 국정의 안정성을 흔들 때는 대표가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지시만 기다리는 전달자가 된다면 국회 다수당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강성 당원의 요구를 그대로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확성기가 돼서도 안 된다. 대통령과 당원, 국민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잘못된 정책에는 책임 있게 제동을 거는 것이 집권당 대표의 역할이다.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고 민심과의 간극이 저절로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경선 규칙상 국민의 의견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보다 후보들이 실제로 누구를 바라보며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민 여론조사는 민심을 얻기 위한 형식적인 관문이 아니다. 당 밖의 국민에게도 신뢰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시험이어야 한다. 두 후보는 남은 경선에서 자신이 상대보다 더 강한 개혁가라는 점을 증명하는 데 매달려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 이후 수사 공백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반도체 호황을 내수와 고용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부동산 공급과 가계부채를 어떤 원칙으로 관리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야당과 무엇을 놓고 협상하고 어떤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을지도 밝혀야 한다. 정당은 지지층의 요구를 모으는 조직이지만 집권당은 그 요구를 국가 정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과 충돌까지 책임져야 한다. 당원에게 듣기 좋은 말만 되풀이하다가 정책 실패가 발생하면 국민에게 이해를 요구하는 정치는 무책임하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합하되 같기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이 나온다. 건강한 정당은 같은 목표를 향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허용한다. 이견을 배신으로 규정하고 선명한 목소리만 남긴 정당은 강한 정당이 아니라 잘못을 바로잡을 능력을 잃은 정당이다. 민주당의 이번 경선은 단순히 당권의 주인을 가리는 선거가 아니다. 집권 1년을 지난 이재명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성과를 만들 수 있을지를 좌우하는 선택이다.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환호에 기대 당내 주도권만 행사한다면 대통령과 당, 국민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원이 대표를 뽑지만 대표가 책임질 대상은 국민 전체다. 당심을 얻고도 민심을 잃는다면 경선에서 이기고 국정에서 지는 결과가 된다. 민주당 후보들이 보여줘야 할 것은 누가 더 선명한지가 아니다. 누가 더 넓게 듣고 더 현실적으로 판단하며 집권당의 결과에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다.
2026-08-03 15:22:45
-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 공식 개시…반미 구호 속 엿새 애도
[경제일보] 이란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를 공식 시작했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뒤 전쟁 상황 탓에 장례를 미뤄온 지 4개월여 만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이자 건국 250주년인 4일 장례가 본격화되면서 이란 내부의 반미·반이스라엘 정서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장례식은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대형 예배장소인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광장에서 시작됐다. 하메네이의 운구 행렬이 도착하기 전부터 광장 주변에는 추모객이 몰렸다. 일부 조문객들은 복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들고 “미국에 죽음을”, “복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란 당국은 장례 기간 대규모 추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교통, 숙박, 식사 지원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란 당국이 앞으로 이어질 장례 행렬에 수백만명의 동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37년간 이란의 정치와 군사, 종교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의 장례는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라 이슬람공화국 체제 결속을 과시하는 정치적 무대이기도 하다. 장례 일정은 오는 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테헤란 모살라에서 일반 조문이 진행된 뒤 운구는 이란 중부 종교도시 곰으로 옮겨진다. 이후 이라크의 시아파 성지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도 장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마지막 매장은 하메네이의 고향이자 이란 북동부의 대표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 이맘 레자 성지 인근에서 진행된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2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관저에서 가족 일부와 함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장례 관습상 매장은 사망 직후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쟁과 보안 위험 때문에 장례는 휴전 이후로 연기됐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번 장례가 전쟁을 견뎌냈다는 체제의 내구성을 보여주는 행사이자 대미·대이스라엘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군과 경찰, 바시즈 민병대의 경계가 강화됐다. 이란은 장례 기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장례가 미국 독립기념일과 겹쳤다는 점도 상징성이 크다. 이란은 하메네이 장례를 통해 반미 결집을 극대화하려 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요구도 내부 여론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심은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 현 최고지도자의 참석 여부에도 쏠린다. 모즈타바는 부친이 숨진 2월28일 공습 당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례식에 직접 참석할 경우 새 권력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장면이 될 수 있지만 불참할 경우 건강 이상설과 권력 장악력 논란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하메네이 장례식은 추모와 정치가 뒤섞인 장면이다. 이란 지도부는 대규모 조문 행렬을 통해 체제 결속과 반미 저항의 상징을 만들려 한다. 그러나 장례식이 끝난 뒤 이란이 마주할 현실은 더 복잡하다. 전쟁의 상처, 제재로 약해진 경제, 새 최고지도자의 정통성 문제, 미국과의 후속 협상이 동시에 남아 있다. 하메네이의 관이 마슈하드에 묻힌 뒤에도 이란 권력의 불안정성은 쉽게 묻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6-07-04 12:45:49
-
-
페이블5가 멈춘 날, 한국 AI의 시간이 시작됐다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가 멈췄다. 표면적인 이유는 보안이다.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이른바 '탈옥' 가능성이 있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색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차단했고 앤트로픽은 결국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모델 사용을 비활성화했다. 여기까지 보면 하나의 보안 사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미국이 인공지능을 반도체 다음의 전략물자로 공식 편입한 장면이다. 예전에는 칩을 막았다. 그다음에는 첨단 장비를 막았다. 이제는 AI 모델을 막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최상위 AI의 지능에 접근할 권리 자체를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국적이었다. 미국 밖 이용자뿐 아니라 미국 내 외국인과 앤트로픽 내부의 외국 국적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API 키와 결제 정보로 사용자를 구분하던 시대는 끝났다. 여권이 로그인 화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당신은 누구인가"가 아니라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인가"가 인공지능 접근권의 마지막 질문이 된 것이다. 미국의 행태는 낯설지 않다. 미국은 늘 개방의 언어로 세계시장을 열어왔다. 자유무역을 말했고 혁신 생태계를 말했으며 글로벌 표준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결정적 기술이 안보와 연결되는 순간 문을 닫았다. 반도체에서 그랬고 첨단 장비에서 그랬으며 이제 AI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의 서비스라고 해서 끝까지 시장 논리로만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일이다. 마지막 스위치는 결국 워싱턴에 있다. 물론 미국에도 명분은 있다. 최상위 AI 모델은 더 이상 검색창의 연장선이 아니다. 긴 코드베이스를 읽고 취약점을 찾으며 생명과학 연구를 돕고 복잡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방어자에게 유용한 능력은 공격자에게도 유용하다. 미국 정부가 이를 안보 자산으로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특정 위험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대신 국적이라는 거친 잣대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업무 환경에서는 버튼을 누른 사람과 결과물을 받은 사람이 다를 수 있다. 한국 국적자가 미국 법인에서 일하고 싱가포르 법인이 결제하며 유럽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시대다. 국적만으로 접근권을 자르는 방식은 현실의 업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신뢰다. AI 인프라는 성능만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계속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업무 시스템에 한 번 들어간 모델은 전기나 통신망처럼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부 지침 하나로 막힐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페이블5가 언제 다시 열릴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우리 핵심 업무가 미국 모델 하나에 얼마나 묶여 있는가. 내일 더 강력한 모델이 국적이나 용도, 외교 문제로 막히면 무엇이 멈추는가. 대체 모델은 있는가. 자체 튜닝은 가능한가. 오픈 모델로 버틸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시작된 순간 미국은 일부 신뢰 자본을 잃었다. 기술 패권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경쟁자의 추격만이 아니다. 고객이 "이 인프라는 언제든 끊길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최고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겼다. 지속 가능성이다. 한국은 바로 이 지점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소버린 AI는 더 이상 관료적 구호가 아니다. 산업 보험이자 디지털 안보이며 국가 경쟁력의 하부 구조다. 행정, 금융, 제조, 의료, 국방이 AI 위에서 돌아가기 시작하면 모델 접근권은 선택재가 아니라 필수재가 된다. 남의 나라 안보 판단에 따라 멈출 수 있는 AI에 핵심 업무를 모두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한국이 닫힌 모델의 작은 미국이 되자는 뜻은 아니다. 미국이 "누구는 못 쓴다"고 말할 때 한국은 "여기서는 만들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한국에서 개발하고 한국에서 검증하며 한국의 인프라 위에서 세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에는 그럴 자산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 공급망이 있고 초고속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있다. 금융·제조·의료·공공행정처럼 규제가 복잡하고 품질 검증이 중요한 산업 현장도 갖추고 있다. AI가 진짜 돈을 버는 곳은 화려한 시연장이 아니라 이런 현장이다. 거대 모델 하나를 자랑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성능을 평가하며 보안을 통제하고 규제를 통과시키는 운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기업이 원하는 것은 가장 똑똑한 모델 하나가 아니다. 모델이 바뀌어도 업무가 멈추지 않는 구조다. 오늘은 미국 모델을 쓰고 내일은 한국형 모델을 쓰며 특정 업무에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이다. 모델 라우팅, 품질 평가, 비용 최적화, 보안 통제, 감사 기록, 데이터 주권을 묶은 운영층이 진짜 승부처가 된다. 한국 AI 산업이 잡아야 할 곳도 바로 그 지점이다.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국산 모델 이름 몇 개를 지정하고 지원금을 배분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충분한 컴퓨팅 자원과 저렴한 추론 인프라, 안정적인 전력과 데이터센터, 공공 데이터의 안전한 개방, 산업별 평가 기준, 해외 개발자와 연구자가 들어올 수 있는 제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주권은 연구실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전력망과 통신망, 클라우드, 법·제도, 인재 정책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 기업도 선택해야 한다. 미국 모델을 붙여 업무 효율을 조금 높이는 수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제조 공정과 고객 상담, 금융 심사, 네트워크 운용, 보안 관제 같은 실제 업무에 AI를 깊숙이 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평가 체계를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앞으로의 해자는 모델 크기가 아니라 현장에서 쌓이는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매일 축적되는 업무 데이터와 사람이 고친 흔적, 실패 사례, 규정 해석, 산업별 언어가 진짜 경쟁력이다. 페이블5 사태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줬다. 우리가 사용하는 최고 수준의 AI 상당수는 남의 나라 법과 남의 나라 안보 판단 아래 있다. 오늘은 앤트로픽이고 내일은 다른 회사일 수 있다. 미국이 동맹이라고 해서 모든 지능을 끝까지 나눠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결국 자국의 이익을 먼저 본다. 그것이 국제질서의 냉정한 얼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이 통제의 언어를 강화할수록 세계는 대체지를 찾게 된다. 중국 모델을 쓰기에는 안보가 불안하고 미국 모델에만 기대기에는 접근권이 불안한 나라들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이 그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개방형 AI 인프라 국가로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길은 열린다. 반도체를 수출하던 나라에서 AI 운영 인프라를 제공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 페이블5가 멈춘 날, 한국 AI가 가야 할 길도 분명해졌다. 닫힌 제국의 주변부가 될 것인가. 열린 항구가 될 것인가. 남의 모델이 허락한 만큼만 일할 것인가. 우리가 만든 인프라 위에서 세계가 일하게 할 것인가. AI 주권은 선언으로 오지 않는다. 끊겨도 버틸 수 있는 능력, 세계가 믿고 들어오는 생태계에서 온다. 미국은 페이블5를 잠그며 힘을 과시했다. 동시에 세계에 불안을 심었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그 불안을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높이 성을 쌓은 나라가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항구를 만든 나라가 될 것이다.
2026-06-14 15:45:33
-
트럼프 "호르무즈 비밀작전으로 1억배럴 공급"…유가 방어 앞세워 이란 압박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비밀작전을 공개하며 1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시장에 공급됐다고 주장했다. 이란과의 군사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핵심 원유 수송로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유가 안정과 대이란 압박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달 미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상선을 지원하는 비밀작전을 지시했다”며 “그 결과 1억배럴 이상의 석유가 해협을 지나 공개 시장에 공급됐다”고 밝혔다. 그는 상선 200척 이상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해당 원유 물량과 선박 수는 현재 공개자료 기준으로 독립 검증에 한계가 있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숫자의 정확성을 즉시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 행사에서도 “매일 밤 수백만배럴의 석유를 끌어내 왔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작전 방식과 기간, 참여 선박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급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이 해협을 지난 석유 물동량은 하루 평균 약 2000만배럴로 세계 석유·석유제품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이 해협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이동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유가 급등을 막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가 아니라 85~90달러 수준에 있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실제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전날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 지역의 선박 통항, 원유 수출이 최근 의미 있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상적인 에너지 흐름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이번 발언은 군사·외교적 신호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며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은 이란과 평화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병행하고 있다. 호르무즈 작전 공개는 에너지 안보와 대이란 군사 압박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는 행보다. 시장 시선은 실제 통항 회복 속도와 이란의 대응에 쏠린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안정되면 국제유가에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확산되거나 상선 안전이 다시 흔들릴 경우 유가는 언제든 급등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원유 수입국은 호르무즈 리스크에 직접 노출돼 있다. 호르무즈는 단순한 해협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혈관이자 중동 정세의 압력이 곧바로 유가와 물가로 번지는 통로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작전 공개는 유가 방어의 성과를 과시하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것은 숫자의 주장보다 항로의 안정이다. 전쟁의 안개가 걷히기 전까지 호르무즈의 물길은 세계 경제의 가장 예민한 가격표로 남을 것이다.
2026-06-11 07:40:08
-
엔씨·엔비디아, PC방서 25년 동맹 과시…RTX Spark로 '아이온2' 시연
[경제일보] 엔씨와 엔비디아가 파트너십 25주년을 맞아 PC방에서 특별 회동을 가졌다. 게임 그래픽 기술로 시작된 양사의 협력이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엔씨는 김택진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 신논현역 인근 PC방에서 열린 ‘아이온2’ 이용자 행사에 깜짝 방문했다고 밝혔다. PC방은 엔씨와 엔비디아가 성장 기반을 다져온 상징적 공간이다. 엔씨는 2000년대 초 ‘리니지’ 시리즈를 시작으로 엔비디아와 게임 그래픽 기술 협력을 이어왔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차세대 윈도용 AI PC 플랫폼 ‘RTX Spark’를 소개하고 지포스 RTX GPU와 RTX Spark 기반 노트북을 이용자에게 선물했다. RTX Spark 기반 노트북으로 엔씨 최신작 ‘아이온2’와 출시 예정작 ‘신더시티’ 플레이 화면도 공개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팬 이벤트를 넘어 양사의 기술 협력 방향을 보여주는 자리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성장한 뒤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씨 역시 게임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AI 연구와 피지컬 AI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엔씨와 엔비디아는 게임스컴, 지스타,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등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공동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신더시티’는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에서 엔비디아 RTX 플래그십 타이틀로 공개됐다. 엔씨는 해당 게임에 DLSS 4 멀티 프레임 생성, 레이 리컨스트럭션, 엔비디아 리플렉스 등 최신 RTX 그래픽 기술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20년 넘게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 젠슨 황과 국내에서 함께 게이머를 만나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 엔씨의 신작 개발 및 AI 연구 관련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다음 협력 축은 피지컬 AI가 될 가능성이 크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로봇과 장비를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게임사가 보유한 3D 공간 구현,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캐릭터 행동 설계 역량은 로봇 학습과 디지털 트윈 구축에 활용될 수 있다. 엔씨는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했고 올해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출범시키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NC AI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비전언어모델(VLM)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옴니버스, 아이작 등 피지컬 AI 플랫폼과 결합할 경우 게임을 넘어 산업용 로봇과 시뮬레이션 분야로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검증대에는 실제 공동 프로젝트가 오른다. PC방 회동은 상징성이 크지만 피지컬 AI 협력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인 연구개발 과제와 산업 현장 실증, GPU 인프라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엔씨가 게임 기술을 AI·로봇 기술로 확장하고, 엔비디아가 이를 플랫폼 생태계와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2026-06-07 17:39:36
-
HBM이 다시 한국을 불렀다…AI 반도체 전쟁의 심장에 선 삼성·SK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재 위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홍대 삼겹살집 앞에서 시민들에게 ‘HBM칩’ 과자를 나눠주며 “모두가 HBM을 사랑한다”고 외친 장면은 가벼운 팬서비스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AI 반도체 시대 한국의 전략적 위상이 담겨 있었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다시 찾은 첫 번째 이유는 메모리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GPU 성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없으면 AI 가속기는 제 성능을 내기 어렵다. GPU가 AI 서버의 엔진이라면 HBM은 그 엔진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젠슨 황이 이번 방한 과정에서 언급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은 이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베라 루빈 시대에는 HBM4가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다. 황 CEO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베라 루빈용 HBM4 공급사로 자격을 갖췄다고 언급한 것은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다시 엔비디아 공급망을 놓고 경쟁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AI 공급망에서 가장 앞선 위치에 있다. HBM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 우위와 공급 경험은 SK하이닉스를 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과 직접 만난 것도 단순 친분 과시가 아니다. HBM 공급 안정화, 차세대 메모리 투자, AI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AI 클라우드까지 이어지는 큰 그림이 맞물려 있다. SK의 과제는 주도권을 지키는 일이다. AI 서버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HBM 생산능력은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 웨이퍼 투입, 패키징, 테스트, 수율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린다. 공급 부족이 이어질수록 엔비디아는 복수 공급망을 원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엔비디아의 물량 요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맞출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삼성전자는 다른 시험대에 서 있다. 삼성은 메모리 절대 강자였지만 HBM 경쟁에서는 한동안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그러나 베라 루빈과 HBM4는 삼성에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 삼성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시스템 반도체까지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엔비디아가 원하는 것은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니라 안정적인 장기 협력이다. 삼성은 HBM4 성능과 수율, 납기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도 관심이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대만 TSMC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젠슨 황이 TSMC와의 신뢰와 우정을 강조한 것도 반도체 공급망에서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파운드리 협력을 확대하려면 기술력만이 아니라 장기간 검증된 제조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 방한은 한국 반도체에 기회이자 경고다. HBM 수요가 폭증하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그러나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한국 기업이 단순 공급자로만 남으면 가격과 물량 협상에 끌려갈 수 있다. HBM, 패키징,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솔루션까지 묶어 공급할 수 있어야 한국 반도체는 AI 시대의 구조적 수혜자가 된다. 결국 베라 루빈 시대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HBM을 만드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누가 엔비디아의 다음 플랫폼 설계 단계부터 함께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삼성과 SK가 공급망 바깥의 납품업체가 아니라 AI 반도체 아키텍처의 전략 파트너로 올라설 수 있느냐가 이번 방한의 첫 번째 질문이다. 젠슨 황의 방한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명확한 메시지를 남겼다. AI 시대의 금맥은 HBM에 있고, 그 금맥을 캐는 기술은 한국에 있다. 그러나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선두를 지켜야 하고, 삼성전자는 다시 증명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네 가지 선물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 산업을 흔들 선물은 결국 HBM4다.
2026-06-07 12:2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