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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정치적 일정보다 군사적 조건이 먼저다
[경제일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다시 한미 안보 현안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전작권을 조기에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을 충분히 갖췄으며 한미 간 협의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환 시점과 군사적 준비 수준을 둘러싼 한미의 시각차도 드러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의 자율성과 책임을 확대하는 국가적 과제다.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역량을 갖추는 것은 바람직한 목표다. 다만 목표의 정당성과 추진 시점의 적절성은 구분해야 한다. 안보정책의 성패는 전작권을 얼마나 빨리 넘겨받았느냐가 아니라, 전환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연합작전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논란은 그 기준을 다시 묻게 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 변화한 안보환경을 거론하며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평가 기준의 변화를 언급했다. 이에 국방부 대변인은 조건이 계속 달라진다면 전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따라 전환을 추진한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측의 발언만으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평가 기준에 대한 시각차를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군사적 조건을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지, 달라진 위협을 기존 평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부터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이미 한미가 합의한 조건과 검증 절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 한반도와 역내 안보환경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다. 미래연합사의 지휘능력 역시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단계별 검증을 거친다. 국방부는 올해 FOC 검증과 전환 로드맵 마련을 추진해 왔다. 조기 전환을 목표로 필요한 능력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기준을 낮추거나 검증 절차를 형식적으로 운영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군사적 준비를 앞당기는 것과 준비가 끝난 것처럼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이 지점에서 대통령과 국방부의 책임이 분명해진다.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유지할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을 진다. 국방부 장관은 필요한 전력과 인력, 지휘통제체계를 확보할 책임이 있다. 합동참모본부와 각 군 지휘부는 실제 작전 수행능력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고해야 한다. 군의 판단이 정치적 일정에 맞춰져서는 안 된다. 평가 과정에서 미흡한 능력이 확인됐다면 보완 계획을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전환 시점도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조건을 충족했는데도 정치적 논쟁만으로 전환을 지연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기준은 어느 정권에나 같아야 한다. 전작권 전환 이후의 지휘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필요하다. 전환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연합사 해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미가 구상한 미래연합사 체제에서는 한국군 장성이 사령관을, 미군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중요한 것은 지휘권자의 국적 자체보다 양국 군이 하나의 연합작전 체계 안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다. 한국군이 연합작전을 주도하더라도 미국의 정보·감시·정찰 자산과 확장억제, 전략자산 운용 및 증원전력과의 연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는 조기 경보와 지휘통제, 미사일 방어, 연합 대응 절차를 빈틈없이 갖춰야 한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군의 독자적 능력을 강화하면서 동맹의 군사적 효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전환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 정부가 제시해야 할 것은 전환 시점만이 아니다. 어떤 조건을 충족했고 어떤 능력을 보완해야 하는지, 전환 이후의 연합방위태세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물론 군사적 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작전계획과 정보자산의 성능, 전력상의 취약점은 엄격히 보호해야 한다. 다만 평가 절차와 주요 단계의 진척, 전력 확보 계획, 예산 집행 현황 등 국민이 정책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다. 국회도 비공개 보고 등 적절한 절차를 통해 검증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기준도 미리 세워야 한다. 우선 한미가 합의한 핵심 조건을 충족했는지가 출발점이다. 전환 과정에서 지휘·통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지, 연합작전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유지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과 미국의 확장억제 및 지원체계가 약화하지 않는지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핵심 전력 확보가 지연되거나 예산을 투입하고도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사업 관리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 평가 결과를 왜곡하거나 중대한 위험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락했다면 그 경위도 규명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위험이 현재 모두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정책 방향을 비판하는 것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안보 실패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정치권의 태도도 중요하다. 여당은 전작권 전환을 정권의 성과로만 설명하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야당 역시 전환 자체를 안보 불안과 동일시하기보다 구체적인 군사적 조건과 검증 절차를 따져야 한다. 국가안보를 둘러싼 논쟁이라면 어느 쪽이 더 강한 구호를 외치는지가 아니라 어느 주장이 더 확실한 근거를 갖췄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을 늦추는 것만이 신중한 정책은 아니다. 필요한 군사능력을 갖췄는데도 결정을 미루는 것은 한국군의 책임성과 자율성을 확대할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준비가 부족한데도 정해진 일정에 맞추기 위해 전환을 서두른다면 그 위험은 군과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검증이다. 대통령은 정책 결정의 이유와 위험 관리 방안을 설명하고, 국방부는 전력 확보와 연합방위태세 유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군 지휘부는 정치적 고려에 흔들리지 않고 작전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사실관계와 원인을 조사하고, 직무상 잘못이 확인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정권의 자존심을 세우는 사업도, 무조건 막아야 할 정치적 논쟁거리도 아니다.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스스로 연합방위를 주도할 능력을 갖췄는지 입증하는 과정이다.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데 성공하더라도 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가 약해진다면 성공이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합의한 조건을 충족하고 안보 역량을 강화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가 책임 있게 이뤄낸 전작권 전환이다.
2026-10-20 13: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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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정치 일정 아닌 군사적 준비가 기준돼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환수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을지 국무회의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속도를 내고 미래 전장에 맞는 통합 지휘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전작권 환수는 언젠가 완성해야 할 과제다. 자국 군대의 전시 작전을 자국이 주도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한미동맹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군이 한반도 방위를 주도할 능력을 갖추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통령 임기가 아니다. 실제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이 연합전력을 지휘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어야 한다. 현재 한미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도 원칙적으로는 '시기'가 아니라 '조건'에 기반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임기인 2030년까지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한미가 합의한 군사적 능력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미국 측도 전작권 전환은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렇다면 정부가 먼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날짜가 아니라 준비 수준이다. 첫째는 정보·감시·정찰 능력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핵 위협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가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다. 위성과 정찰기, 무인기, 각종 감시체계에서 미국의 정보자산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면 한국군이 전시 지휘를 주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작전 자율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이다. 북한은 핵전력을 계속 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능력도 고도화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려면 탐지와 요격, 지휘통제, 정밀타격까지 연결되는 대응체계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전환 일정에 맞추느라 검증 기준을 낮추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셋째는 연합지휘 능력이다. 전작권 환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한미동맹이 끝난다는 뜻이 아니다. 전환 이후에도 한미연합방위체제는 유지된다. 오히려 한국군 장성이 연합전력을 실질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만큼 육·해·공군은 물론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통합적으로 운용할 역량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이 통합작전 역량을 갖춘 지휘관 육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째는 독자적인 군사기술과 방위산업 역량이다. 핵추진 잠수함이나 정찰위성, 미사일방어체계 같은 전략자산은 단기간에 확보할 수 없다.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핵심 기술과 운영 인력, 유지·정비 체계를 오랜 기간 축적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작권 환수를 '자주 대 동맹'의 구도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한국의 독자적인 방위 능력이 강해질수록 동맹에서 한국의 역할과 협상력도 커진다. 이 대통령 역시 강한 동맹과 독자적 국방 역량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최근 한미동맹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전작권 문제를 더욱 신중하게 다룰 것을 요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 훈련 비용과 함께 한국이 이란 비핵화 동참 요청에 응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UFS 훈련도 이미 야외기동훈련 건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규모가 조정됐다.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에 연합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군의 연합지휘 능력을 검증할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 실제 한미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 준비와 군사능력 검증을 지원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활용돼왔다. 올해 봄 실시된 프리덤실드 훈련에서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 준비를 주요 훈련 목적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한미훈련 축소와 전작권 조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에는 더욱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야외기동훈련 규모가 줄어든다면 지휘소훈련과 시뮬레이션, 다영역 작전 훈련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실전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 검증 역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완화해서는 안 된다. 대북 대화와 긴장 완화도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낮추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군사적 대비태세를 먼저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평화를 만들 수는 없다. 평화정책과 국방태세는 함께 가야 한다. 대화를 추진할수록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군사적 능력은 더 탄탄해야 한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정치적 성과로 만들려는 유혹부터 경계해야 한다. 어느 정부가 전작권을 가져왔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뒤 대한민국의 안보가 더 강해졌느냐다. 임기 내 환수를 위해 조건을 서두르거나 평가 기준을 낮춘다면 자주국방의 취지 자체가 훼손된다. 반대로 능력이 충분히 갖춰졌는데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전환을 계속 미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객관적인 검증이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부족한 분야는 무엇인지, 언제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실력의 문제다. 지휘권을 넘겨받는 순간부터 한국군은 전시에 한미 연합전력을 주도할 책임을 진다. 그 책임을 감당할 정보력과 무기체계, 지휘능력과 인재부터 갖춰야 한다.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춘 상태에서 동맹과 협력하는 것이 자주국방의 본뜻이다. 정부는 임기 내 환수라는 시간표보다 '준비가 끝나면 전환한다'는 원칙을 앞세워야 한다. 전작권은 정치 일정에 맞춰 가져오는 상징물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을 책임질 군사 지휘권이다. 준비된 자주국방이 먼저고, 전환의 날짜는 그다음이다.
2026-08-19 11: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