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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방위 AX 시동…정의선도 '바이브코딩' 익혔다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전사적인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구축한 협업 환경과 데이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활용을 임직원 전반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서비스 등 현장 업무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AI 활용 역량을 직접 익히는 등 조직 전반의 AX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추진해 온 DX와 AI 전환(AX) 성과 및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디지털 기반의 업무 환경을 구축해왔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밝힌 이후 글로벌 협업 방식과 데이터 중심 경영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업무 진행 상황과 의사결정을 관리하는 지라, 두레이, 문서 공동 작성과 지식 공유를 지원하는 컨플루언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같은 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Microsoft 365(M365)’도 업무 환경에 적용했다. M365를 통해 메일과 일정, 문서 작성, 화상회의 등을 하나의 협업 체계로 연결하고 글로벌 사업장과 조직이 동일한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 핵심기술 관련 보안 규제로 외부 협업 도구 활용에 제약이 있었던 자율주행·수소 등 연구개발 조직도 정부 관계 부처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거쳐 같은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운영해 연구개발·생산·품질·판매 등 각 영역에 분산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개발 과정에서 생성된 정보가 생산과 품질 관리에 활용되고 판매 현장의 데이터가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활용 체계를 마련했다. 이렇게 구축한 DX 인프라는 생성형 AI를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AX의 기반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다. H 챗 프로는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현대차그룹 전용 AI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H 챗 프로를 특정 조직이나 일부 인력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임직원까지 확대했다. 문서 작성과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임직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는 분명 중요한 기술이지만 결국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도구”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업무와 사업에 적용해 조직 경쟁력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AI 활용은 연구개발 현장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연구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빠르게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에 걸리는 시간을 약 90% 줄였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들은 확보한 시간을 분석 결과 해석과 설계 개선, 시험 전략 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생산 과정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차량과 시스템상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검증하는 비전 AI 솔루션이다. 현재 국내 현대차·기아 전 공장을 비롯해 미국·유럽·인도·아시아태평양 등 글로벌 생산 거점 약 70개소에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국내외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연간 52.4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에는 강화학습 기반 AI가 적용됐다. 생산 라인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의 순서가 설비 오류 등으로 꼬일 경우 AI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분석해 최적의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도출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적용이 확대됐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LLM 기반 ‘정비 지원 AI 서비스’를 통해 정비사가 차량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입력하면 관련 정비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 등을 AI가 분석해 진단 결과를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그룹은 AX를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업무 방식과 문화까지 바꾸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DX를 통해 마련한 데이터와 협업 기반 위에 AI를 접목해 임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하고 업무를 개선하는 구조를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데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임직원 대상 AX 교육 과정에서 ‘바이브코딩’을 직접 익히는 등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식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은숙 사장은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영역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2026-08-12 16: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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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개발의 현장에서 글로벌 랜드마크까지…삼성 건설의 성장사
[경제일보] 대한민국 산업화의 굵직한 장면마다 삼성의 건설 사업은 빠지지 않았다. 공장과 도로, 주택과 발전소, 초고층 빌딩과 첨단 산업시설까지 나라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공간과 기반시설이 세워질 때마다 삼성의 이름이 따라붙었다. 오늘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순 시공사를 넘어 글로벌 복합개발과 첨단 생산시설, 에너지 인프라를 수행하는 종합 건설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 건설의 역사는 한국 산업 발전의 또 다른 단면이다. 삼성 건설의 뿌리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사업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제조와 무역, 금융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반을 떠받칠 기반 사업의 중요성을 일찍이 주목했다. 산업이 커질수록 공장과 물류시설, 도시 인프라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는 판단이었다. 생산과 유통, 소비가 커지면 이를 담아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삼성 건설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초기의 삼성 건설은 그룹 내부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공장과 업무시설, 물류 거점 등을 직접 짓고 운영하며 공정 관리와 원가 통제, 품질 관리 역량을 축적했다. 이는 훗날 외부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 삼성 특유의 관리 체계와 실행 속도가 건설 현장에 이식된 것도 이 시기다. 국내 성장기에는 주택과 도시 개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래미안 브랜드는 국내 아파트 시장의 고급화 흐름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집을 짓는 데서 벗어나 설계와 커뮤니티, 조경과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며 주거 상품의 기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된 국내 주택 시장에서 래미안은 오랜 기간 선호도 상위권을 지켜 왔다. 삼성 건설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장면은 초고층 프로젝트였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는 대표 사례다. 세계 최고층 빌딩 시공 경험은 단순한 수주 실적을 넘어 기술력과 공정 관리 능력을 입증한 상징적 성과로 꼽힌다. 복잡한 설계와 난도 높은 시공, 글로벌 협업 체계를 완수하며 삼성 건설은 세계 시장에서 이름값을 높였다. 최근 삼성 건설의 핵심 경쟁력은 첨단 산업시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바이오 생산기지, 데이터센터 등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설은 일반 건축과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공정 오차를 최소화해야 하고 고도의 설비 이해도와 빠른 일정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룹 내 반도체와 바이오 투자 확대 과정에서 이런 분야의 경험을 빠르게 축적해 왔다. 다른 건설사와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주택이나 일반 토목 중심 회사와 달리 삼성 건설은 첨단 제조시설이라는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AI 확산과 반도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러한 역량의 가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건설업 특유의 부침도 피해 가지는 않았다. 국내 부동산 경기 변동, 해외 프로젝트 손익 변동성,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변화는 삼성 건설에도 부담 요인이다.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 위험이 크고 해외 사업은 환율과 지정학 변수에도 민감하다. 안정적 관리 역량만으로 모든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 최근 사업 지형은 다시 바뀌고 있다. 과거의 중심축이 주택과 일반 건축, 플랜트였다면 지금은 첨단 산업 인프라와 친환경 에너지, 복합개발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지와 바이오 캠퍼스,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다. 특히 반도체 시설은 삼성 건설의 대표 성장축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확대로 세계 각국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서면서 대형 팹 건설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클린룸과 진동 제어, 초정밀 시공 경험은 진입 장벽이 높아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쉽지 않다. 친환경 에너지 시장도 주목할 분야다. 탄소중립 기조 아래 태양광과 수소, 차세대 발전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다. 건설사는 단순 시공사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을 현실화하는 실행 주체가 되고 있다. 삼성 건설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금 조달 역량을 활용해 관련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도시 개발 분야에서도 역할은 커지고 있다. 대형 복합개발 사업은 주거와 업무, 상업과 문화 기능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단순 시공 능력보다 금융과 운영, 설계 조정 역량까지 요구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가진 브랜드와 사업관리 경험은 이런 시장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삼성 건설의 경쟁 우위는 여러 축에서 나온다. 삼성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 우수한 재무 기반,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경험, 첨단 산업시설 노하우,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주택 브랜드 경쟁력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역시 다른 회사가 갖기 어려운 자산이다.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주택 시장 의존도를 어떻게 조절할지, 해외 대형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관리할지,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기술 인력 확보 경쟁과 공사비 상승 부담도 계속된다. 삼성 건설은 단순 시공 회사를 넘어 미래 산업과 도시의 기반을 만드는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단순 시공 회사가 아니라 미래 산업과 도시의 기반을 설계하는 고부가가치 인프라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길이다. 아파트를 넘어 스마트 주거로, 공장을 넘어 첨단 생산 생태계로, 건물을 넘어 도시 전체의 가치 창출로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의 시대가 산업화 기반을 닦던 시기였다면 지금 삼성 건설의 과제는 기술 패권 경쟁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국내 성장의 현장에서 출발한 삼성 건설이 앞으로도 세계 건설 시장에서 같은 존재감을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6-04-22 10:2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