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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마을금고로 출발… '자산 286조' 지역경제 금융 버팀목으로
[경제일보] 새마을금고의 역사는 지역 주민들이 서로 자금을 모아 생활과 생업을 돕던 공동체 금융의 성장 과정과 맞닿아 있다. 지난 1963년 경남 산청군의 작은 마을에서 회원 50명으로 출발한 마을금고는 전국에 금융망을 갖춘 대표 상호금융 조직으로 성장했다. 새마을금고의 DNA는 자조와 호혜의 협동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조성한 자금을 공동체 안에서 이용하는 조직으로 시작해 전국 조직화와 법적 제도화를 거치며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을 넓혔다. ◆상부상조에서 출발… 마을 공동체가 만든 풀뿌리 금융 새마을금고의 뿌리는 두레와 계, 향약, 품앗이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상부상조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서구의 협동조합 원리를 접목해 지역 주민이 스스로 자금을 모으고 필요한 주민에게 공급하는 마을 단위 협동조직이 만들어졌다. 첫 마을금고는 지난 1963년 5월 25일 경남 산청군 생초면 계남리 하둔마을에서 출범했다. 하둔마을금고는 회원 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들의 저축을 모아 공동체의 생활과 경제 기반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됐다. 출발 당시 마을금고는 금융기관이라기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하는 자생적 협동조직에 가까웠다. 금융사업뿐 아니라 지역사회 개발과 회원 복지 향상을 함께 추구했다는 점에서 일반 금융사와 출발점이 달랐다. 설립 초기 새마을금고는 공동체 정신을 기반으로 탄생한 토착 금융조직인 셈이다. 수익 창출에만 머물지 않고 운영 성과를 지역사회와 나누는 구조가 새마을금고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전국 조직·독자 법률 갖추며 지역·서민금융으로 마을 단위로 운영되던 금고가 전국 금융조직으로 성장한 첫 변곡점은 지난 1973년 마을금고연합회 출범이다. 연합회는 개별 금고의 운영을 지원하고 업무 기준과 교육 체계를 마련하며 전국 단위 조직의 기반을 구축했다. 1982년 12월 새마을금고법이 제정되고 다음해 1월 시행되면서 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로 이름을 바꿨다. 별도의 법률에 따라 금고와 연합회의 설립·업무·감독 체계가 정비되면서 독자적인 상호금융기관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했다. 새마을금고는 이후 신용사업을 본격화하고 공제사업과 온라인 전산망을 도입하며 금융 기능을 확대했다.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조직도 도시와 직장, 지역 단위로 확산되며 전국적인 금융망으로 넓어졌다. 새마을금고의 역할도 공동체 내부의 상호대출에서 지역·서민금융으로 확장됐다. 2000년대 들어 영세 자영업자 정책자금과 서민금융 상품,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을 확대하며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했다. ◆숫자로 본 성장… 자산 5조원대서 286조원대로 새마을금고의 성장 행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1990년 1월 총자산 5조222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1992년 3월에는 총자산 10조72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새마을금고 수는 3211개, 회원은 696만9000여명에 달했다. 전국 각 지역에 금고가 확산되고 회원 기반이 늘어나면서 마을 단위 협동조직을 넘어 대형 상호금융기관으로 체급을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중인 새마을금고는 1251개다. 총자산은 286조7000억원으로 1990년 5조원대였던 자산 규모가 35년 만에 약 55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수신은 255조3000억원, 총대출은 18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대출 가운데 기업대출은 100조8000억원, 가계대출은 82조3000억원을 차지했다. 수익성 면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1조26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째 1조원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년 순손실 1조7423억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4765억원 줄었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8.37%에서 연말 5.08%로 3.29%포인트 하락했다. 순자본비율은 7.91%로 최소 규제비율인 4%를 넘긴 상태다. 새마을금고는 부실채권 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실 금고 합병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비전2030’으로 미래 성장 드라이브… 지역·서민금융 본업 회복 새마을금고는 중장기 개혁안인 ‘비전2030’을 통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본래 기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비전2030은 건전성 강화와 협동조합성 회복, 지역사회 문제 해결 등 3대 핵심 목표 아래 9대 추진전략과 37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우선 전체 여신에서 서민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높일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금융취약계층 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을 1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초저신용자 대상 보증형 대출과 대안신용평가 체계 도입도 추진한다. 지역 내 금융 접근성 유지에도 나선다. 인구감소지역 등 금융취약지역의 영업점을 유지하고 전국 모든 금고가 정부 정책과 연계한 지역사업을 수행하는 ‘1금고-1지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금융지원과 판로 개척도 확대한다. 지역 상생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역개발기금 조성도 추진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서 새마을금고의 역할을 강화한다.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개선도 비전의 핵심 축이다.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관련 대출 한도를 별도로 관리한다. 자산관리회사를 통한 부실채권 정리와 부실 금고 구조조정, 경영효율화도 병행한다. 새마을금고는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외형 성장에 집중했던 사업 구조를 정비하고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중심의 금융 기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마을 주민들이 모은 자금으로 공동체의 생활 기반을 지원했던 새마을금고의 원형 DNA는 지역·서민금융이라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쟁력도 건전성을 회복하면서 지역 자금을 지역 안에서 운용하는 협동금융의 역할을 얼마나 강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2 11: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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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이 키우는 AI 화이트해커...코드게이트, 인간·AI 해킹 대결 펼친다
[경제일보]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 이후 10년, 인간과 AI의 경쟁 무대가 바둑판을 넘어 사이버보안 최전선으로 옮겨왔다. AI가 공격과 방어 모두에 활용되는 시대가 열리면서 보안 역량이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한컴그룹과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이 국제 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26'을 통해 인간 화이트해커와 AI 해커의 첫 맞대결을 선보인다. 21일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은 국제 해킹방어대회이자 글로벌 컨퍼런스인 '코드게이트 2026'을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이번 코드게이트는 'AI 세계 3대 강국으로 가는 길: 시큐리티'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I를 활용해 악성코드를 제작하거나 보안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보안 체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지난해부터 AI를 활용한 사이버보안 기술 경쟁인 'AI 사이버 챌린지(AIxCC)'를 개최하는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올해 코드게이트의 최대 관심사는 인간과 AI의 맞대결이다.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은 KAIST와 공동 개발한 'AI 해커'를 해킹방어대회 본선에 실제 선수로 참가시킨다. 국내에서 AI가 화이트해커와 같은 문제를 놓고 실력을 겨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해커는 문제를 분석하고 보안 취약점을 탐색하는 과정을 수행하며 인간 참가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된다. AI가 스스로 취약점을 발견하는 수준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또 인간 화이트해커와 비교해 어떤 강점과 한계를 보일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회 본선에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규모인 88개국 3333명이 참여했다. 본선은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반부와 12시간 동안 진행되는 주니어부로 나뉘어 개최되며, 참가자들은 문제를 해결해 '깃발(플래그)'을 획득하는 문제풀이형 방식으로 경쟁한다. 총상금은 7100만원 규모로 일반부 우승팀에게는 5000만원과 함께 이듬해 본선 자동 진출권이 주어진다. AI가 보안 영역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AI는 방대한 코드와 시스템을 분석해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취약점을 찾아내고, 공격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자동으로 보안 패치를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향후에는 AI가 보안 운영 과정 전반에 활용되면서 인간 전문가와 협력하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4일 열리는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는 AI 보안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논의도 이어진다. 기조강연은 DARPA가 개최한 AIxCC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팀 애틀랜타'를 이끈 김태수 마이크로소프트(MS) 보안 연구 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거대언어모델(LLM)과 프로그램 분석 기법을 결합해 대규모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패치한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 공동 창업자인 마이클 그로내거 그라이AI 대표와 루이스 로우 화웨이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부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총괄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김용대 KAIST 교수가 좌장을 맡는 오픈토크 세션에서는 'AI 시대의 사이버보안'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실전 중심의 보안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미국 데프콘과 블랙햇에서 진행되는 최상위 수준의 보안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21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운영되며, 코드게이트보안포럼과 기술보증기금이 공동 주최하고 한컴그룹이 후원하는 'AI 스타트업 해커톤'도 올해 처음 개최된다. 총상금 2500만원 규모로 AI 기술 기반 서비스의 사업화 가능성과 보안성을 함께 평가할 계획이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해킹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선린인터넷고와 디지털미디어고 학생들이 공동 기획자로 참여해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코드게이트는 올해를 기점으로 AI 시대 보안 인재 육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래 인재를 선발해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현직 화이트해커가 멘토로 참여하는 실전 중심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특히 한컴그룹은 차세대 AI 화이트해커 육성을 위한 글로벌 펠로우십 도입을 지원하며, 선발된 인재에게 장학금과 실무 교육, 해외 보안 커뮤니티와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AI가 공격과 방어 모두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국가 간 경쟁 역시 AI 기술력뿐 아니라 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안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간과 AI가 함께 보안을 지키는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코드게이트는 AI 보안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무대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조현숙 코드게이트보안포럼 이사장은 "취약점을 찾고 방어벽을 세우는 경계에 AI가 가세하면서 보안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며 "고도화된 공격형 AI를 막아낼 국가적 방어체계 없이는 AI 강국으로의 도약도 불가능한 만큼, 이번 대회가 AI 보안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21 11: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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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의 청구서, 금융 안전망 다시 짜야 한다
[경제일보] 금융시장은 언제나 탐욕과 공포 사이를 오간다. 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부채가 성공의 지름길처럼 보이지만, 금리와 시장 환경이 바뀌는 순간 부채는 가장 무거운 짐으로 돌아온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와 국내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끝나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누적된 가계부채의 위험성이 다시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 악화다.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고, 자산 가격 조정까지 겹치면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집값과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영끌'과 '빚투'에 뛰어든 청년층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승기에는 레버리지가 수익을 키웠지만 하락기에는 손실을 배가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런 부실이 개인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취약 차주의 연체가 확대되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신용 공급이 위축된다. 이는 소비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의 회복세마저 흔들 수 있다. 과거 금융위기가 보여주었듯 시스템 리스크는 작은 균열에서 시작된다. 선제적 대응이 늦어질수록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금 거시적 구호보다 정교한 미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고정금리 전환을 확대하고, 금리 인하 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이며, 일시적인 상환 유예와 채무 재조정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새출발기금 등 기존 지원 제도도 실제 재기 지원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면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연체가 발생한 이후보다 연체 가능성이 높은 차주를 조기에 선별해 관리하는 예방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원칙도 분명해야 한다. 금융 안전망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이지 투자 실패를 무조건 보상하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도한 채무를 반복적으로 떠안는 행태까지 보호한다면 금융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원은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방향이어야 하며,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 금융교육의 빈약한 현실도 그대로 드러냈다. 금리 상승기의 위험과 레버리지의 양면성, 분산투자의 원칙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장의 과열 심리에 휩쓸린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기회를 잃는다'는 포모(FOMO) 심리가 합리적 투자 판단을 대신했다. 금융 문해력은 개인의 자산관리 능력을 넘어 국가 경제의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학교와 사회에서 실질적인 금융교육을 체계화해야 하는 이유다. 리스크 관리는 위기가 시작된 뒤가 아니라 호황기에 준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을 왜곡하는 무분별한 지원도, 방관도 아니다. 금융 시스템의 안정과 시장 원칙, 취약계층 보호라는 세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는 정교한 정책이다.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시장 참여자 모두가 부채의 위험을 다시 인식하고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갈 때만이 또 다른 금융위기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위기는 언제나 준비된 경제에는 기회가 되고, 준비하지 못한 경제에는 재앙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6-07-21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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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이 버림받는 나라,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경제일보] 지난 6월 전국에서 청약통장 10만여개가 사라졌다. 하루 평균 3300개꼴이다. 2022년 6월 2859만9279명까지 늘었던 가입자는 올해 6월 2583만4034명으로 줄었다. 4년 동안 276만명 넘게 청약 대열에서 빠져나갔다. 금융상품 하나의 인기가 떨어진 정도로 넘길 일이 아니다. 청약통장은 오랫동안 무주택자가 국가의 주택정책을 믿고 가입한 통장이었다. 당장 집을 살 돈이 없어도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넣고 무주택 기간을 견디면 언젠가는 새 아파트를 마련할 기회를 얻는다는 약속이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도 오래 일하고 꾸준히 저축하면 내 집에 다가갈 수 있었다. 청약제도는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시간을 자산으로 바꿔주는 장치였다. 국가는 통장을 만들고 기다리라고 했다. 국민은 10년, 20년씩 돈을 넣었다. 지금 청약통장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6165만원이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공급면적을 33평 안팎으로 잡으면 평균 분양가가 20억원을 넘어선다. 분양가의 10%만 계약금으로 내도 2억원이다. 중도금과 잔금까지 치르려면 평범한 직장인의 근로소득과 저축만으로는 부족하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과 가입 기간을 따진다. 실제 입주는 현금 동원 능력이 결정한다. 통장을 오래 유지하고 높은 점수를 받아 당첨돼도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을 포기해야 한다. 청약통장이 있던 자리를 부모의 재산이 차지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년 넘게 납입해도 당첨 가능성은 낮고 당첨돼도 살 수 없다. 손에 잡히지 않는 기회를 위해 계속 돈을 묶어두는 편이 비합리적인 선택이 됐다. 장기 가입자까지 통장을 깨는 현상은 청약제도의 효용이 무너졌다는 경고다. 서울의 당첨 문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 가점은 65.81점이었다.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에서 해마다 뛰었다. 일반적인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은 69점이다. 평균 당첨선이 최고점과 불과 3점 차이로 붙었다. 미혼 청년과 결혼 초기 신혼부부는 가점제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을 권하면서 청약 점수표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청년과 막 가정을 꾸린 부부를 뒤로 밀어낸다. 특별공급 유형을 늘려도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 경쟁자의 줄만 나뉜다. 신혼부부, 생애 최초, 다자녀, 노부모 부양, 신생아 특별공급을 계속 덧붙였지만 살 집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공급 부족의 책임을 자격 기준 개편으로 가려온 셈이다. 추첨 물량을 늘려도 분양가가 20억원이면 현금이 많은 사람이 계약한다. 가점에서 추첨으로 선정 방식을 바꿔도 입주 문턱은 그대로 남는다. 청약제도는 당첨자를 정할 뿐 당첨자가 집을 살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 공공분양에서도 자금력이 점수로 바뀌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다. 납입총액으로 당첨 순위를 정하는 공공분양에서는 매달 25만원을 넣어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월 10만원과 25만원의 차이는 1년에 180만원이다. 10년이면 1800만원이다. 월세와 생활비, 학자금 대출을 감당하는 청년에게 매달 25만원은 결코 가벼운 부담이 아니다. 저축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를 돕기 위해 만든 제도가 돈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서울과 지방의 청약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인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92.6대 1에 달했다. 울산과 부산, 강원, 전남, 제주 등에서는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단지가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100명 가까이 줄을 서야 한 명이 당첨된다. 지방에서는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집이 남는다. 서울의 청약통장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복권이 됐고 지방의 청약통장은 쓸 곳을 찾기 어려운 통장이 됐다. 서울의 높은 경쟁률을 청약제도의 인기라고 내세울 수도 없다. 수백 명 가운데 한 명에게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돌아가는 구조는 정상적인 주택 공급시장이 아니다. 필요한 곳에 집이 부족해 벌어지는 쟁탈전이다. 지방에는 지어놓고도 팔리지 않은 집이 쌓였다. 지난 5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239가구였고 준공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주택은 2만9350가구에 달했다. 상당수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주택이 부족하고 사람이 떠나는 곳에는 빈집이 늘어난다. 일자리와 대학, 교통망, 의료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에서 지방에 아파트만 지어 공급 실적을 채운 결과다. 정부의 공급 통계에서는 서울 도심의 한 채와 수요가 줄어드는 지방의 한 채가 똑같이 계산된다. 전국 공급량이 늘었다고 발표해도 서울 출퇴근권의 무주택자가 들어갈 집은 늘지 않는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급계획서에 적힌 가구 수가 아니라 실제 생활권 안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이다. 택지를 발표하고 지구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주택이 생기지 않는다. 인허가와 착공이 늦어지고 준공이 몇 년씩 밀리는 동안 전셋값과 분양가는 오른다. 주택정책은 발표 물량이 아니라 착공과 준공, 입주 시점으로 평가해야 한다. 역대 정부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대출을 조이고 청약 요건을 손질했다. 공급 부족은 그대로 둔 채 수요자에게 더 높은 문턱을 세웠다. 대출을 줄이면 현금이 많은 사람은 불편을 감수하고 집을 산다. 저축한 돈 2억∼3억원이 전 재산인 무주택자는 시장에서 밀려난다. 투기를 막는다는 규제가 실수요자의 사다리부터 걷어찼다.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시장을 만든 뒤 청약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분양가는 20억원을 넘는데 금융 통로는 막혀 있다. 당첨권만 주고 입주할 길을 닫아놓은 셈이다. 청약제도는 복잡해질 대로 복잡해졌다. 혼인 기간, 자녀 수, 소득, 자산, 거주 기간, 세대 구성, 주택 소유 이력을 모두 따진다. 모집공고문은 웬만한 법률 문서보다 어렵다. 한 항목을 잘못 판단하면 부적격 처리를 받고 당첨 기회까지 제한된다. 규칙이 복잡해진 만큼 무주택자의 기회가 넓어졌다면 감수할 수 있다. 현실은 반대다. 규정은 계속 늘었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줄었다. 청약제도 개편은 공급 부족과 고분양가를 가리는 장막이 됐다. 청약통장 금리를 조금 올리고 세제 혜택을 늘리는 처방도 본질을 비껴간다. 청약통장은 예금 이자를 받기 위해 만드는 통장이 아니다. 집을 분양받기 위해 가입한다. 당첨 가능성이 낮고 당첨돼도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데 금리 몇 푼을 더 준다고 국민이 돌아오지 않는다. 청약통장 이탈은 주택도시기금에도 부담을 준다. 청약저축 자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전세자금 지원에 쓰이는 주요 재원이다. 청약제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수록 서민 주거정책을 떠받칠 자금도 줄어든다. 정책 실패가 다시 정책 기반을 무너뜨리는 구조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서울 도심과 주요 일자리 접근성이 높은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을 줄이고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을 늘려야 한다. 공공택지에서는 토지비와 개발이익을 낮춰 분양가를 억제해야 한다. 공공이 조성한 땅에서 민간 시세와 다를 바 없는 가격의 아파트를 내놓고 서민 주거정책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생애 최초 무주택자에게는 소득과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장기·고정금리 대출 통로를 열어야 한다. 분양가와 대출한도가 따로 움직이면 청약시장은 현금 부자의 시장으로 남는다. 가점제도 현재의 가구 구조에 맞게 고쳐야 한다. 1인 가구와 결혼 초기 가구가 가입 기간과 납입 실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물량을 늘려야 한다. 부양가족 수가 적다는 이유로 청년을 사실상 배제하는 제도는 저출산 시대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청약 조건을 다시 손보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미분양을 해소하고 실수요를 만들 수 있도록 산업과 교통, 교육 정책을 주택 공급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사람이 갈 이유가 없는 곳에 아파트만 짓고 청약 미달을 수요자의 선택 탓으로 돌려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대목은 1순위 가입자까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통장을 유지한 사람들이 기다림을 끝내고 있다. 수년간 돈을 넣어온 가입자는 작은 금리 차이 때문에 통장을 깨지 않는다. 당첨되기 어렵고 당첨돼도 살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떠난다. 4년 동안 276만명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개인 사정의 합계로 넘길 수 없는 규모다. 청년이 청약통장을 만들지 않고 신혼부부가 서울을 떠나며 장기 무주택자가 통장을 깨는 사회에서는 근로소득보다 상속과 증여가 집의 주인을 결정한다. 집을 가진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의 차이가 자녀 세대의 주거와 결혼, 출산까지 갈라놓는다. 국가는 국민에게 통장을 만들고 기다리라고 했다. 국민은 돈을 넣고 무주택 기간을 견뎠다. 그 사이 필요한 곳의 공급은 부족해졌고 분양가는 20억원을 넘어섰으며 현금이 없는 실수요자의 금융 통로는 좁아졌다. 청약통장을 깬 국민이 국가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 아니다. 주택정책이 먼저 신뢰를 잃었다. 276만개의 해지 통장은 정부에 보내는 항의서다. 정부가 읽지 않는다면 다음에 사라지는 것은 청약통장만이 아니다.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 대한민국 중산층을 만들어온 통로가 함께 사라진다.
2026-07-21 09: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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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산은·신보와 협력사 시설투자 지원…방산·조선 공급망 강화
[경제일보] 한화그룹이 한국산업은행·신용보증기금과 손잡고 방산·조선 분야 중소·중견 협력사의 시설투자 자금 조달을 지원한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협력사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 방산·조선 공급망 전반의 생산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0일 한화는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과 ‘상생 금융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엔진 등 방산·조선 관련 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협약식에는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과 강승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문지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곽종우 한화시스템 부사장, 김종서 한화엔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 이사장은 지난 3월 취임한 뒤 미래전략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지원은 한화 계열사와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이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화 계열사들이 신용보증기금에 재원을 출연하고 시설투자가 필요한 협력사를 발굴해 추천하면, 신용보증기금이 해당 기업에 우대보증을 제공하는 식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토대로 협력사에 시설자금 대출을 지원하게 된다. 담보 여력이나 신용도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소·중견 협력사에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이 금융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산업은행의 시설자금 대출까지 연계해 일시적인 운영자금 지원보다 생산시설 확충과 설비 개선 등 중장기 투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지원 대상은 한화 방산·조선 4개 계열사와 거래하는 중소·중견 협력사다. 각 계열사가 사업 현장에서 투자 수요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기업을 직접 추천함으로써 정책금융기관이 개별 협력사의 기술력과 거래 안정성을 심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협력사의 투자 여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요 부품과 기자재를 공급하는 협력 생태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완제품 기업의 수주 확대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협력사의 설비와 인력, 납기 대응 능력이 함께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는 계열사별 출연금과 전체 대출지원 규모, 보증비율, 금리 우대 폭, 구체적인 신청 절차 등 세부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지원 효과는 향후 프로그램의 지원 한도와 금융 조건, 추천기업 선정 기준이 확정된 뒤 구체화할 전망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한화는 시설투자가 필요한 협력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추천하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들이 제도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프로그램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협약이 협력업체와 참여기업, 정책금융기관 모두에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대한민국 방산·조선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2026-07-20 14: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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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위, AI 데이터 규제 '활용·책임' 함께 손본다…AX 안심체계 구축
[경제일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의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유출과 오남용에 대한 책임은 강화하는 규제 전환에 나선다. 일률적인 개인정보 규제에서 벗어나 AI 기술과 데이터의 위험 수준에 따라 활용 범위와 안전조치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정보위는 16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4대 역점 분야와 개혁·지역성장·국가정상화 과제를 제시했다. AI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가칭 ‘AX 안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공익·사회적 목적의 AI 개발에는 맞춤형 안전조치를 전제로 원본 개인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특례 도입을 추진한다. ◆ AI 데이터 활용 문턱 낮추고 사전 검토 강화 AX 안심 지원체계는 적극적 법령 해석과 사전적정성 검토, 비조치 의견서 등 기존 제도를 통합해 AI 기업과 공공기관에 적합한 지원 방식을 연결하는 구조다.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한 뒤 제재 여부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데이터 처리의 적법성과 프라이버시 위험을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개인정보위는 에이전틱 AI와 공공 AX 등 기술·분야별 안내서도 마련할 계획이다.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는 개인정보 접근 범위와 행위 책임이 불명확할 수 있고 로봇·스마트글라스 등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인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별 위험이 다른 만큼 하나의 동의 절차만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I 원본활용 특례는 범죄 대응과 재난 방지 등 공익적 목적의 AI 개발에서 가명정보만으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를 겨냥한다. 신청과 현장조사, 위험평가, 전문위원회와 개인정보위 심의, 사후관리 절차를 거쳐 제한적으로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제도의 본질은 무제한 활용 허용이 아니다. 활용 필요성과 공익성을 확인하고 정보의 민감도와 유출 가능성에 맞춘 안전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활용체계에 가깝다. 개인정보위는 AI 시대의 데이터 활용을 넓히되 위험에 비례하는 규율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 공공기관 387개 시스템 보안 의무 강화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에는 더 무거운 책임이 부과된다. 개인정보위는 주요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 387개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취약점 점검과 모의해킹을 의무화하고 전문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과 신고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주요 공공시스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인 ISMS-P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주민등록번호 5000만건 이상을 보유한 대민 시스템 11종은 별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체 점검 결과가 미흡한 시스템에는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인력과 예산 확대도 병행한다. 취약점 점검, 접속기록 관리, 보호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지원하고 담당자에게 수당과 인사상 우대 방안을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대로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유출과 업무 해태에는 징계 권고와 이행점검을 통해 책임을 묻는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유출은 민간 사고보다 피해 범위가 넓고 국민이 서비스를 선택해 회피하기도 어렵다. 개인정보위가 공공기관의 자율점검을 의무 점검과 인증체계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공공서비스의 신뢰를 기관의 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 예방투자는 감경하고 중대 위반은 최대 10% 민간기업 제재 체계도 달라진다. 개인정보위는 기업이 법정 의무를 넘어 예방투자를 하고 유출 사고를 신속하게 탐지·차단한 경우 과징금 산정에서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사고 이후 2차 피해 방지와 피해회복, 보호체계 복원 수준도 평가 대상에 포함한다. 보호 역량이 부족한 중소·영세기업에는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경미한 사건은 시정을 전제로 처분을 면제하되 같은 위반이 반복되면 제재를 가중하는 ‘처분성 경고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규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에는 개선 기회를 주면서 반복적 방치에는 책임을 묻는 구조다. 반면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위반에는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유출 신고와 통지를 지연하거나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과징금이 가중된다.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숨기거나 폐기하는 행위에는 별도 제재와 신고포상금 도입도 추진한다. 100만건 이상이 유출된 중요 사건은 전담 조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소규모·정형화된 사건은 소위원회 중심의 신속 처리 절차를 적용한다. 개인정보위는 연내 기술분석센터를 구축하고 포렌식 기능을 강화해 랜섬웨어와 AI 해킹 등 복합적인 침해사고에 대응할 계획이다. ◆ AI 규제의 성패는 ‘허용 이후의 책임’에 달렸다 국민 권리구제 체계도 확대된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고 유출 관련 과징금 수입을 피해회복과 권리구제에 활용하는 통합기금 도입을 추진한다. 약 300개 주요 앱을 대상으로 탈퇴 방해, 선택동의 강요, 반복적 동의 요구 등 개인정보 다크패턴 실태도 점검한다. 마이데이터는 의료·통신·에너지 분야를 결합한 서비스로 확장한다. 진료·검사 기록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실제 통신 이용량에 기반한 요금제 추천, 공과금 납부 이력을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 등이 검토 대상이다. 개인정보 활용으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정보주체에게 돌려주는 이익공유 모델도 추진한다. 이번 업무계획은 개인정보 정책의 중심을 ‘동의를 받았는가’에서 ‘어떤 위험을 만들고 어떻게 통제했는가’로 옮기려는 시도다. AI 산업에는 데이터 활용의 예측 가능성을 주고, 국민에게는 피해 예방과 구제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만으로 AI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본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업과 공공기관의 설명 책임, 기록 의무, 사후 검증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활용의 문을 여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지만 신뢰를 지키는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관의 몫이다. AI 시대 개인정보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허용했느냐가 아니라 허용 이후의 위험을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했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2026-07-17 11: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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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신안우이 해상풍력 착공…개발부터 설치까지 맡는다
[경제일보] 한화오션이 3조4000억원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조선사를 넘어 종합 해상풍력 사업자로 영역을 넓힌다. 사업 개발과 투자 유치부터 설계·조달·시공(EPC), 풍력발전기 해상 설치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16일 한화오션은 전남 신안군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갔다.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 인근 해상에 총 390M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해 2029년 준공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사업 발굴과 인허가, 투자 유치를 총괄하는 개발사업자이자 설계·조달·시공을 이끄는 EPC 주간사로 참여해 현대건설과 함께 발전단지 설계와 기자재 조달, 시공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중부발전은 준공 이후 25년간 발전단지를 운영하며 전력 공급을 담당한다. 신안우이 사업은 국민성장펀드와 미래에너지펀드가 각각 선정한 첫 투자사업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 국내 정책금융과 민간자본을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가운데 5100억원은 자기자본, 2조8900억원은 대출로 조달한다. 한국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했으며, 첨단전략산업기금도 장기 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한화오션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건조 중인 차세대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도 신안우이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WTIV는 선체를 해수면 위로 들어 올린 뒤 대형 크레인으로 터빈과 블레이드를 설치하는 특수선이다. 자체 설치선을 확보하면 해외 선박 용선에 따른 비용과 일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화오션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쌓은 대형 구조물 설계와 해상 공정관리 역량을 활용해 EPC와 설치 능력을 함께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과 해저케이블, 해상변전소, 설치선 등 주요 기자재는 국내 공급망을 중심으로 조달한다. 정부는 순수 국내 자본으로 추진되는 첫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라는 점에서 조선·케이블 등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국내 기술과 공급망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이며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조성과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고,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7-16 18: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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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첫 공급 토론회…비아파트·이주비·공공임대 쟁점 부상
[경제일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첫 공개 토론회에서 비아파트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 확대 요구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참석자들은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전월세 불안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고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기반을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김이탁 1차관, 한국부동산원·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 기관장, 학계·업계·시민사회 관계자, 청년·신혼부부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토론은 비아파트, 정비사업, 공공임대주택,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 규제지역 제도 등 7개 주제를 놓고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과정의 병목이 착공 단계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허가 이후 착공, 분양,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흐름이 정상적으로 돌아야 하지만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이 멈춰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진 교수는 공급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금융·세제 지원과 정비사업 활성화, 건축 규제 완화, 임대주택 공급 방식 다변화가 함께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가장 구체적인 요구가 나온 분야는 비아파트였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고 대출 규제와 보증 부족이 겹치면서 신규 공급이 줄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아파트는 청년과 신혼부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유형인 만큼 공급 기반이 더 무너지면 전월세 시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사업장이 멈춘 배경으로 규제지역 내 LTV 축소와 금융 조달 어려움을 꼽았다. 그는 비아파트 전용 기금과 보증상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이주비 대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 신길2구역 등 도심복합사업과 재개발 사업 관계자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금융기관이 이주비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주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사업 진행에 필요한 자금 통로가 막혀 있다는 것이다. 용산정비창 등 주요 부지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공급 일정이 정치 쟁점화되는 문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지자체가 인허가와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경우 재정 지원이나 기금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공분양에 대해서는 재판매 가격을 제한해 다음 매수자도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공이 최초 분양 때만 이익을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격 안정 장치를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공임대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이강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 가운데 공공임대 비율을 기존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LH가 택지를 팔아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재정 투입을 늘리고,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임대주택 비중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임대주택 공급을 공공에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시는 등록민간임대주택 상당수가 비아파트이고 청년·신혼부부가 거주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입형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형 민간임대를 제도권 안에서 키워야 안정적인 임대 물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역별 시장 상황이 다른데도 규제가 일괄 적용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구와 용인 기흥구가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는 구조가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를 낀 주택 매각이 어려워지고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등 정책 간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대로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주택 공급 못지않게 가격 안정도 중요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가격 상승이 나타난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 확대 논의가 시장 과열을 방치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단순한 물량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민간 공급은 금융과 세제, 비아파트는 보증과 규제, 정비사업은 이주비와 착공 자금, 공공임대는 재정 투입과 공급 비율이 각각 걸림돌로 제시됐다. 향후 부동산 대책은 공급 유형별 병목을 얼마나 세밀하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윤덕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주택 문제가 가장 어려운 정책 과제 중 하나라며 이날 제시된 의견을 정리해 향후 대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토론회 이후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논의를 거쳐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종합 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2026-07-14 17: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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