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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2030년까지 'AI-GMP' 시스템 구축…백신 생산 품질 높인다 外
[경제일보] GC녹십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백신 제조와 품질관리 시스템 고도화에 나선다. GC녹십자는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하는 ‘AI 활용 백신 제조변동성 제어 및 지능형 품질관리 시스템 개발’ 과제의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과제에는 GC녹십자를 비롯해 국립목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전남바이오진흥원이 참여한다.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4년 6개월이다. 참여 기관들은 화순 바이오특화단지와 GC녹십자 화순공장의 mRNA-LNP GMP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기반 스마트 제조·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핵심은 mRNA-LNP 백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원료의약품(DS)부터 완제의약품(DP)까지 전 제조공정에 AI를 적용해 품질을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찾아낸다는 구상이다. GC녹십자는 연속 공정 분석 기술과 AI 모델을 결합해 생산 배치별 품질 편차를 줄일 계획이다. 실시간 품질 예측과 이상 탐지 체계를 구축해 백신 생산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사업은 향후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백신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AI를 활용해 생산 과정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면 제조 조건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인규 GC녹십자 화순공장 본부장은 “AI-GMP 지능형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향후 신종 팬데믹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활명수 128주년 기념판 수익금, 네팔 물·위생 개선에 쓰인다 동화약품이 활명수 128주년 기념판 판매 수익금을 네팔 지역의 물·위생 환경 개선에 사용한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출시한 활명수 128주년 기념판 판매 수익금을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 기금으로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기부금 전달식에는 유준하 동화약품 대표이사와 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네팔 현지 사업 진행 상황도 공유했다. 기부금은 네팔 산쿠와사바아 지역의 수도·위생 시설 개선과 보급에 사용된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보건위생 교육과 캠페인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해당 지역에서 ‘통합적 물과 위생 및 재난위험경감(I-WASH&DR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추진되는 사업이다. 총 1078가구, 4994명을 대상으로 물과 위생, 보건위생, 학교안전, 재난위험경감 등을 지원한다. 동화약품은 활명수의 브랜드 의미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활명수는 ‘살릴 활(活)·생명 명(命)·물 수(水)’라는 이름처럼 1897년 출시 이후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를 이어왔다. 동화약품은 2013년 활명수 116주년 기념판을 시작으로 매년 기념판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올해로 13회째다. 2024년에는 코닥과 협업한 활명수 127주년 기념판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협업해 128주년 기념판을 선보였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활명수가 이어온 ‘생명을 살리는 물’의 의미를 사회와 나누기 위해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지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지속해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독, 2026년 신입·경력사원 모집…AI 역량검사 도입 한독은 오는 2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신입 및 경력 직원 지원을 받는다고 8일 밝혔다. 모집 분야는 전문의약품 영업(MR), 마케팅, 의료기기·장비 영업 등이다. 신입 공채는 2027년 2월 졸업 예정자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졸업자 이상이면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채용은 AI 역량검사, 서류전형, 1차 면접, 2차 면접 및 직무테스트,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전형은 10~11월 진행되며 최종 합격자는 11월 입사할 예정이다. 한독은 만성질환과 암, 희귀질환 분야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일반의약품, 의료기기, 진단시약,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가족친화인증과 인적자원개발 관련 수상 등을 통해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실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26-09-08 10: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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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정기국회 대여공세 본격화…'정책 전환' 압박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이재명 정부의 경제·안보·인사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제1야당의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치안과 부동산, 주식시장, 법치, 국방, 국가 재정, 국민 안전 등 7대 분야를 중심으로 현 정부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짚고 ‘정상화 과제’를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에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정 원내대표는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와 관련,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 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사기'"라고 비판하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 원에서 56조 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며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 주도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에 대해서는 "최악의 기업 약탈", "재벌 납치"라고 표현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특정인을 당선시키고 낙선시키기 위한 전격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후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걸림돌이 되자 쟁의 기준을 시행 지침으로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노란고무줄법"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에서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채무 증가 속 확장 재정 기조도 지적, "휘발유를 뿌려 불을 끄겠다는 소리다. 미래 대응이 아니라 미래 약탈"이라며 "국가의 재정을 지키겠다. 초과 세수가 생기면 나랏빚부터 갚고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정부 개입을 차단하고, 수익성과 안전성을 원칙으로 운용될 수 있게 하겠다"며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도 폐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미 간 핵 공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F-35 전투기 전술핵 탑재 훈련 등으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대북 굴종 노선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시작해서 대국민 인질극으로 끝난 것"이라고, 국방 정책에 대해선 방첩사 해체와 사관학교 통합 등을 언급하며 "국방을 안으로부터 썩어들어가게 할수록 환호하는 사람은 북한 김정은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에서 어떤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연설을 시작으로 오는 9일부터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이후 개각 인사청문회까지 예정돼 있어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정운영의 성과와 민생 정책을 앞세워 맞설 가능성이 크다.
2026-09-08 10: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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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역 개발자 교육도 '에이전틱 AI'로…인재 넘어 창업 생태계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비수도권 개발자 교육의 무게중심을 웹·앱 개발에서 에이전틱 AI로 옮긴다. 단순 코딩 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AI가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도록 커리큘럼을 바꾼 것이다. 지역 인재를 현장형 AI 개발자로 키운 뒤 창업과 기업 성장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테크 캠퍼스 아이디어톤’을 열고 강원대·경북대·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5개 지역 거점 국립대 학생 145명과 에이전틱 AI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카카오테크 캠퍼스는 2023년부터 비수도권 기술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운영해온 ESG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기존 프론트엔드·백엔드 중심의 웹·앱 개발 교육을 통합하고, AI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배포까지 경험하는 에이전틱 AI 과정으로 전면 개편했다. 카카오가 교육 방향을 바꾼 배경에는 산업 현장의 변화가 있다. 생성형 AI가 단순 답변을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여러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개발자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나나와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실제 사업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지역 대학 교육에 빠르게 반영하려는 것이다. 교육 과정도 실무형으로 구성했다. 5월부터 11월까지 AI 개발 기초를 익히는 프리코스와 에이전틱 AI 실습, 문제 정의부터 서비스 기획·개발·배포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진행한다. 이번 아이디어톤은 실제 개발에 앞서 해결할 문제와 핵심 기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송재하 카카오 CTO를 비롯한 현업 임직원 11명도 직접 멘토로 참여했다.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실제 구현 가능성과 서비스 차별성, 이용자 관점에서의 완성도를 점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우수상은 전남대 팀의 ‘맞춤형 개발자 모의면접 AI’가 받았다. 지원자가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 면접 꼬리질문을 생성하는 서비스다. 소상공인 폐업 절차 안내, AI 커리어 정리, 육아 판단,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지출 판독 등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AI 서비스도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카카오가 이 프로그램을 단순 교육사업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는 ‘카카오 AI 돛’과의 연결에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년간 500억원 규모의 지역 AI 육성 기금을 조성하고, 올해 KAIST·GIST·DGIST·UNIST와 지역 AI 인재·기업 육성 기구인 AI 돛을 출범시켰다. 203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혁신기업 100개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테크 캠퍼스가 지역 대학생의 실무 역량을 키우는 입구라면 AI 돛은 우수 인재와 아이디어를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다음 단계인 셈이다. 수도권으로 이동해야만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줄이고, 지역 안에서도 인재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서은희 카카오 기술인재양성 리더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한 산업 현장의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지역 학생들이 실무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이번 사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교육을 했다’는 성과보다 지역에서 AI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가 실제 서비스와 기업을 만들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향후 카카오테크 캠퍼스 수료생이 AI 돛의 창업·투자 프로그램까지 이어지고 실제 지역 AI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오느냐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026-09-04 16: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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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조 슈퍼예산, 호황의 돈을 미래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
[경제일보] 나라 곳간이 오랜만에 두둑해졌다.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도체 추가 세수를 바탕으로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도 만든다. AI와 반도체,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렸다. 돈을 쓸 여력이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쓰느냐다. 반도체 호황은 영원하지 않다. 메모리 가격은 오르고 내리며, 글로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세수도 크게 흔들린다. 지금 늘어난 세입을 매년 반복되는 복지와 경상지출로 굳혀버리면 다음 불황 때 부담은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온다. 호황기에 씀씀이를 키우기는 쉽지만 한 번 늘어난 지출을 줄이기는 어렵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수가 좋을 때 일부를 떼어 미래 산업과 위기 대응에 쓰겠다는 취지는 타당하다. AI와 반도체, 첨단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지금 놓치면 안 된다. 글로벌 기술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연구개발, 인재 양성 같은 기반은 민간 기업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금이라는 이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162조원이라는 거대한 자금이 국회의 통제 밖에서 움직인다는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을 미래 투자로 볼 것인지 기준을 분명히 하고, 사업별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 기존 예산 사업을 기금으로 옮겨 담거나 정책 실패를 덮는 용도로 쓰여서는 안 된다. 미래라는 이름은 가장 쉽게 예산을 늘리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 재정의 우선순위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AI 예산을 늘리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GPU를 사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만으로 AI 강국이 되지는 않는다. 전력과 용수, 인재와 연구개발, 중소기업의 AI 전환까지 함께 이어져야 한다. 돈을 많이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복지 지출도 마찬가지다.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 일자리와 지역 소멸에 대한 투자는 피할 수 없다. 다만 현금성 지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구조 문제가 해결되는지는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때는 누구나 복지를 늘릴 수 있다. 재정의 실력은 세수가 줄어들 때도 지속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데서 드러난다. 더 큰 문제는 국가채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30년 재정지출은 1000조원에 이르고 국가채무는 1700조원을 넘어선다. 지금은 반도체 호황으로 재정 지표가 좋아 보이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증가는 이미 예정돼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말하면서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까지 함께 늘린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부는 적극재정과 건전재정을 반대말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대신 호황기에 불필요한 지출을 정리하고 국가채무를 관리하는 것 역시 정부의 책임이다. 이번 예산안은 그래서 시험대다. 반도체가 벌어다 준 돈을 현재의 소비로 끝낼 것인지, 미래의 생산성으로 바꿀 것인지가 갈린다. 재정은 많이 쓰는 데서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쓴 돈이 다시 성장과 세수로 돌아올 때 힘이 생긴다. AI와 반도체 투자도, 복지와 지역 지원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821조원이라는 숫자는 크다. 그러나 국민이 기억할 것은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 그 돈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다. 반도체 호황은 우리에게 드문 시간을 벌어줬다. 이 돈을 다음 호황까지 버틸 산업과 인재, 전력망과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호황의 세수를 호황기의 씀씀이로 끝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예산이 아니다. 좋은 시절에 번 돈을 미래의 힘으로 바꾸는 재정의 실력이다.
2026-09-04 11: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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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퇴직연금서 M&A까지…은행권 승계 영업 넓힌다
[경제일보] 은행권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승계 영업을 넓히고 있다. 기존 상속·증여 상담을 넘어 퇴직연금, 기업승계, 인수합병(M&A), 법률·세무 자문까지 묶어 개인 자산관리와 법인 영업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기업 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한 'C-Level 퇴직연금 전담 컨설팅'을 시행했다. 이번 서비스는 임원 퇴직금 관련 세무·절세 상담과 퇴직연금 운용, 연금 수령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소속 기업의 퇴직연금 제도와 경영성과급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컨설팅까지 포함했다. 퇴직연금 외 종합자산관리가 필요한 고객에게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부동산 투자자문, 상속·증여, 기업승계, 신탁 활용 상속 설계 등도 연계한다. CEO 개인의 은퇴자산 관리에서 출발해 법인의 퇴직연금 제도 컨설팅까지 상담 범위를 넓힌 셈이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는 별도의 기업승계 컨설팅과 M&A 금융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기업승계 컨설팅은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와 승계 방법·시기에 따른 세 부담 분석, 납세재원 마련, 법인 전환·기업 지배구조 변경 등을 다룬다. 지난 5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총 2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업승계와 M&A 자문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삼정KPMG와 중소·중견기업 M&A 및 기업승계 자문서비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업 오너와 영위 법인의 승계 수요 발굴에 나섰다. 협력 분야는 △기업 경영 컨설팅 △기업가치 평가 △M&A·가업승계 자문 △인수금융 △자산관리 연계 등이다. 신한은행은 거래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를 발굴하고 삼정KPMG는 가치평가와 회계·세무, 거래 구조 검토 등을 맡는 구조다. 지난달에는 기술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특별출연금과 보증료 지원금을 포함해 총 13억원을 출연하고, 양 기관은 438억원 규모의 협약보증부 여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먼저 확대했다. 지난 2월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친족 승계, 임직원 승계, 제3자 매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 신설 이후 우리은행은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102개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했다. 향후에는 연간 500개, 5년간 2500개 이상 기업에 승계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KB국민은행은 상속·증여와 법률 자문을 앞세웠다. 지난달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상속 금융 비즈니스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KB골든라이프센터의 종합자산승계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상속 분쟁 예방을 위한 법률 자문과 상속세법 관련 교육, 세미나 등을 함께 추진한다. 해외 자산을 보유한 고객의 상속 상담과 비금융 분야 법률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승계 수요가 단순 상속 상담을 넘어 법인 거래와 투자금융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오너의 승계 과정에서 개인 자산관리와 법인 자금조달, 세무·법률 검토가 함께 필요해지는 만큼 관련 서비스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경영자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도 은행권의 승계 영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월 M&A 방식의 기업승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영자가 60세 이상인 중소기업 비중이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60세 이상 경영자 기업의 후계자 부재율은 28.6%로 추정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 6월 생산적 기업승계 간담회에서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3 15: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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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달러 장외매입, 외환당국은 왜 설명하지 않나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265억 달러가 한국 외환정책의 원칙을 묻는 문제로 번졌다. 로이터 등의 보도대로라면 외환당국은 SK하이닉스의 조달금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장외에서 사들였다. 우리 돈 27조원이 넘는 규모다. 현재까지 정부와 한국은행, SK하이닉스는 이 거래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거래 시점과 환율, 구체적인 계약 방식도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매입 사실과 목적을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처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보도가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SK하이닉스의 조달금은 AI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공장과 설비 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거액의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과정이다. 상당액을 원화로 바꾸면 외환시장에는 그만큼의 달러 매물이 쏟아진다. 또 달러 공급이 갑자기 불어나면 원화 가치에는 단기간에 상당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최근 시장 상황도 민감했다. 원화는 지난 6월 말 달러당 1550원 안팎까지 밀린 뒤 두 달 사이 12% 넘게 반등했다. 이 국면에서 수백억 달러의 일회성 물량까지 더해지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외환시장은 방향보다 속도에 더 쉽게 다친다. 원화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반영해 서서히 오르는 것과 특정 기업의 대규모 자금 이동 때문에 며칠 사이 급격히 치솟는 것은 다르다. 수출기업은 환율을 전제로 가격과 손익을 짜고, 수입기업은 결제계획을 세우며,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익을 계산한다. 예측 가능한 변화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급격한 쏠림에는 대응할 시간이 없다. 로이터 보도대로 외환당국이 SK하이닉스 물량의 상당 부분을 장외에서 받아냈다면, 시장 충격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 역시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누그러뜨리고 외화 여력을 보강하려는 성격으로 이번 거래를 전했다. 외환당국이 최근 상당한 규모의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온 것은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당국은 원화 약세가 심했던 지난해 4분기 224억6700만 달러, 올해 1분기 136억2800만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순매도했다. 두 분기 동안 풀어놓은 달러만 360억 달러를 넘는다. 그만큼 외화 대응 여력을 다시 보강할 유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은 가능하다. 원화가 급락할 때 달러를 팔아 속도를 늦췄다면, 반대로 대규모 달러 공급으로 원화가 급등할 때 일부를 다시 흡수하는 것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시장안정 차원의 매입이었다면 정책적 명분은 충분하다. 쟁점은 매입 자체가 아니다. 외환당국이 무엇을 지키기 위해 200억 달러를 움직였느냐다. 시장인가, 특정 환율인가. 외환정책은 본래 한 가지 긴장을 품고 있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하지만 시장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때는 당국이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원하는 환율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시장안정은 환율 수준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변질된다. 그래서 개입에는 선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환율의 특정한 ‘수준’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다. 원화가 어느 수준에서 거래돼야 하는지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판단할 몫이다.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원화를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거나, 물가를 잡겠다고 특정 환율을 사실상의 목표로 삼는 것은 정부가 시장가격을 대신 정하는 일이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흔들 뿐 아니라 교역 상대국과의 환율 갈등을 자초할 수도 있다. 반대로 일회성 대규모 외화 유입 등으로 수급이 단기간에 한쪽으로 쏠릴 때 그 충격을 완화하는 것은 당국의 역할이다. 환율의 수준은 시장이 정하되, 그 가격을 찾아가는 시장의 질서는 당국이 지켜야 한다. 이번 200억 달러 거래를 따져봐야 할 기준도 여기에 있다. 로이터 보도대로 265억 달러 가운데 약 200억 달러를 외환당국이 흡수했다면 전체의 4분의 3이 넘는다. 시장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였다면 개입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크지 않다. 수백억 달러가 한꺼번에 현물환시장으로 쏟아지는 것을 피하는 것은 중앙은행과 외환당국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이다. 그렇다고 200억 달러라는 숫자의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 규모의 거래라면 어떤 원칙이 적용됐는지는 물어야 한다. 다른 기업이 같은 규모의 외화를 들여와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가. 무엇보다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는 수급 충격의 기준은 무엇인가.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번 거래를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로 규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런 거래가 반복될 때 적용할 보편적 기준이다. 한국 외환시장의 수급 구조는 이미 달라졌다. 거래 규모가 커졌다면 외환정책의 규칙도 그에 맞춰 정교해져야 한다. 그래서 이제 외환개입에도 ‘사후 설명의 원칙’이 필요하다. 한국 외환당국은 현재 외환 순거래액을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공개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투명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얼마를 사고팔았는지는 알 수 있어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외환개입의 세부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개입 시점과 가격, 규모를 공개하면 시장이 당국의 대응 패턴을 역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외환정책에는 불가피하게 비밀이 필요하고 정책당국의 재량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밀이 필요하다는 것과 불투명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거래가 끝난 뒤 설명이 비어 있는 자리는 추측과 개입설이 차지한다. 이번에도 200억 달러라는 거대한 거래가 정부 발표가 아니라 외신의 익명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거래의 세부 조건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정책 목적과 판단 원칙 정도는 사후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앞서 사용한 외화 여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정책적 판단이 있었는지 말이다. 외국환평형기금도 마찬가지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때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 안정을 위해 재량 있게 운용할 필요가 있는 특수한 자금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필요할 때 수십조원을 움직인 뒤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돈은 아니다. 거래 세부를 공개할 수 없다면 최소한 대규모 장외거래의 목적과 운용 원칙, 기금에 미치는 영향 정도는 국회가 사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외환정책에는 두 가지 절제가 함께 필요하다. 시장에 개입하되 가격을 정하려 해서는 안 되고, 비밀을 지키되 원칙까지 감춰서는 안 된다. 200억 달러 매입이 단기적인 수급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목표에 부합할 수 있다. 반면 원화 가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묶어두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환당국이 설명해야 할 것은 개별 거래의 세세한 조건이 아니라 바로 이 경계다. ‘논어’ 안연편은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즉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환율은 숫자로 표시되지만 그 숫자를 떠받치는 것은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다. 외환당국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언제나 외환보유액인 것은 아니다. 예측 가능한 원칙 역시 강력한 외환정책 수단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265억 달러를 조달한 것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만든 성과다. 그 거대한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우려가 있었다면 당국이 이를 완충하는 것 역시 정책의 영역이다. 다만 시장안정이라는 이름이 모든 개입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것은 특정한 환율이 아니라 환율이 제 가격을 찾아갈 수 있는 시장의 질서다. 로이터가 보도한 200억 달러 거래가 사실이라면 이제 당국이 밝혀야 할 것도 거기에 있다. 왜 개입했고, 어떤 원칙을 적용했으며,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 것인가. 시장에는 비밀이 필요하다. 정책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외환당국이 지켜야 할 마지막 자산은 달러가 아니라 그 원칙에 대한 신뢰다.
2026-09-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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