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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방패'가 삼성의 '창'으로...'친정'에 비수 꽂은 안승호 前부사장, 1심 징역 3년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의 '특허 방패' 역할을 했던 전직 부사장이 퇴사 후 회사의 기밀을 빼돌려 '특허 괴물'로 돌변, 친정을 공격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기업의 핵심 자산인 지식재산(IP)을 지켜야 할 최고 책임자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유출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철퇴를 내린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11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안 전 부사장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안 전 부사장은 2010년부터 9년간 삼성전자의 IP 전략을 총괄하며 글로벌 특허 소송을 지휘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2019년 퇴사 직후 특허관리기업 '시너지IP'를 설립한 뒤 삼성전자 내부 직원과 공모해 핵심 기밀 자료를 빼돌렸다. 그는 빼낸 '테키야 현안 보고서' 등 영업 비밀을 이용해 "삼성전자가 음향기기 업체 테키야의 특허를 무단 도용했다"며 2021년 미국 텍사스 동부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특허 방어 전략을 훤히 꿰뚫고 있던 그가 거액의 합의금(9000만달러 요구)을 노리고 '내부자 정보'를 활용해 친정을 공격한 것이다. 재판부는 "삼성전자 여러 부서가 수개월간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인 영업 비밀을 취득해 소송 상대방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했다"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기업 재직 기회를 이용한 중대 범죄"라고 질타했다. ◆ 꼬리 무는 '기밀 거래'…삼성디스플레이 前 임원도 실형 이번 재판에서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의 기밀 유출 사건도 함께 드러났다. 안 전 부사장에게 자료를 넘긴 삼성전자 직원 이모씨가 이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과 또 다른 '기밀 거래'를 한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 이 전 그룹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매입 관련 내부 정보를 흘리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정부 출자 NPE 대표와 공모해 회삿돈으로 가치 없는 특허를 사들인 뒤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과 추징금 5억3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개별 기업에 피해를 입히고 건전한 거래 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라며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이번 판결은 기업의 핵심 기술과 영업 비밀을 다루는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법원이 한국 검찰의 수사 결과를 근거로 안 전 부사장의 소송을 기각한 데 이어, 국내 법원에서도 유죄가 인정되면서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단 의지가 재확인됐다. 다만 검찰이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던 것에 비해 형량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부사장 측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항소심에서 형량이 어떻게 조정될지 주목된다.
2026-02-11 17:47:52
공정위, DB 김준기 회장 고발…'위장 계열사' 15곳은 총수일가의 '사금고'였다
[이코노믹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가 DB그룹 창업주 김준기(82)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뒀다. 단순한 실무적 착오가 아니라, 10년 넘게 조직적으로 위장 계열사를 운영하며 사익을 챙기고 경영권을 방어한 '고의적 범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대기업 집단의 음지에서 벌어지는 편법 승계와 지배력 유지 관행에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공정위는 8일 김준기 창업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 등 2개 재단과 빌텍, 삼동흥상 등 15개 계열사 자료를 고의로 누락해 허위 제출한 혐의로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DB그룹은 1999년 계열 분리된 것으로 위장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 회사들을 2010년부터 다시 그룹의 지배력 유지와 자금 조달 창구로 악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위장 계열사들은 DB그룹의 '해결사'이자 총수의 '사금고'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2010년 그룹의 핵심인 DB하이텍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위장 계열사들은 DB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아 DB하이텍 소유의 부동산을 매입해 줬다. 사업적 연관성이 없는 부동산 거래를 통해 그룹의 부실을 막아낸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총수 개인을 위한 자금 유용이다. 2021년 김 회장은 위장 계열사 '빌텍'으로부터 220억원을 차입했다. 빌텍은 앞서 DB하이텍에 부동산을 매각해 371억원의 현금을 쥐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룹 계열사 자금(부동산 매각대금) → 위장 계열사(빌텍) → 총수 개인'으로 이어지는 자금 세탁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사익 편취 구조"라고 지적했다. 위장 계열사의 존재 이유는 경영권 방어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DB그룹은 최근 몇 년간 강성부 펀드(KCGI)와 지분 경쟁을 벌이며 경영권 위협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위장 계열사인 빌텍과 삼동흥산은 2022년 DB하이텍 지분 1.1%를 매입했다. 표면적으로는 개별 회사의 투자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김 회장의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한 '위장 백기사' 활동이었다. 총수 일가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도 지배력을 강화하는 '그림자 경영'의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고위직 인사나 수백억원대 자금 거래, 지분 매입은 동일인(총수)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김 회장의 직접 개입을 확신했다. DB그룹은 "유감스럽다"며 검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공정위가 총수를 직접 고발한 것은 지난해 신동원 농심 회장 이후 6개월 만이며 혐의의 구체성과 고의성 입증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재계는 이번 건이 단순한 공정거래법 위반을 넘어설 가능성에 주목한다. 위장 계열사를 통한 자금 이동 과정에서 횡령이나 배임, 탈세 혐의가 포착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의 특수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빌텍 등에서 김 회장에게 흘러간 220억원의 대여 과정에서 적정한 이자 수수나 절차적 정당성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에 적발된 15개사가 DB그룹 계열사로 강제 편입됨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이는 향후 DB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당장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비용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KCGI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이번 사태를 빌미로 지배구조 개선 요구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B그룹은 김준기 창업회장의 성추문 사퇴 이후 아들 김남호 회장 체제로 전환하며 이미지 쇄신을 꾀했으나 창업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태 경영이 다시금 발목을 잡게 됐다.
2026-02-08 13: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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