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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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하반기 공개채용 시작…5·6급 신입사원 235명 선발
[경제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하반기 5·6급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뒷받침할 사무·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H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5·6급) 235명 공개채용을 위한 원서접수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지난 15일 공고된 것으로 5급 사무직은 일반행정과 법률, 회계, 전산, 국가유산 분야에서 211명을 모집한다. 기술직은 토목과 도시계획, 조경, 건축, 기계, 전기 분야가 대상이다. 6급은 사무직 일반행정과 기술직 토목·건축·기계·전기 분야를 합쳐 24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지원 과정에서 학력과 나이, 경력 제한은 두지 않는다. 다만 5급 기술직과 일부 사무직은 기사 수준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 6급은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또는 졸업 예정인 경우 지원할 수 있다. 채용 절차도 일부 간소화했다. LH는 서류전형에서 어학점수와 자격증 등 계량 항목만 평가하고 자기소개서는 필기전형 합격자에게만 받는다. 제출된 자기소개서는 이후 면접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취업준비생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서류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은 별도 모집단위를 통해 선발한다. 법정 의무고용비율을 반영해 사회형평 채용을 확대하고 취업 취약계층의 사회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정은 다음 달 25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11월 면접을 거쳐 12월 중 최종 합격자를 선정하는 순서다. 합격자는 연내 채용형 인턴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LH는 원서접수 시작일인 이날부터 이틀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한 온라인 채용설명회도 진행한다. LH는 최근 청년층 채용 규모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6급 신입사원 472명과 7급 신입사원 170명, 체험형 청년인턴 826명을 채용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5·6급 262명과 7급 187명, 청년인턴 820명을 선발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하여 국민의 주거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전문성을 갖춘 우수인재를 채용해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택공급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6-09-22 13: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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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77…SKT, 가족 참여형 '수능응원백서' 캠페인 진행
[경제일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SK텔레콤이 수험생 마케팅을 통해 단순 요금 할인이나 경품 제공을 넘어 가족과 수험생이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캠페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를 연결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마련하고, 응원 메시지부터 맞춤형 콘텐츠와 선물까지 이어지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3일 SK텔레콤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77일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 캠페인 '수능응원백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수능 100일을 기점으로 시작한 캠페인을 수능 77일 전인 이날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한다. 이번 캠페인은 통신사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직접적인 상품 판매보다 수능이라는 사회적 이벤트를 활용해 브랜드와 이용자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수능응원백서는 크게 '응원 특강', '응원의 정석', '행운 카드 득템' 등 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학부모가 응원 방법을 알아보고 직접 메시지를 제작하면 수험생이 이를 확인한 뒤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부모와 자녀가 순차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첫 번째 프로그램인 '응원 특강'에서는 학부모가 간단한 퀴즈를 통해 자신의 응원 유형을 확인하고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응원 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 퀴즈 결과는 카카오톡이나 문자, 링크 등을 통해 다른 학부모와 공유할 수 있다. 이후 '응원의 정석'에서는 학부모가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수험생 자녀에게 전달할 응원 메시지를 제작한다. 문자뿐 아니라 영상 형태로도 메시지를 만들 수 있어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가족 간 응원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험생이 직접 참여하는 '행운 카드 득템'도 진행한다. 수험생은 간편 등록 후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면 사주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행운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원하는 디자인과 행운의 의미를 담은 카드를 선택해 저장하거나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SNS를 활용한 확산 구조도 적용했다. 수험생이 제작한 행운 카드를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X) 가운데 한 곳에 게시하고 이벤트 페이지에 게시물 URL을 입력하면 '행운 선물 패키지'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이벤트는 오는 9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추첨을 통해 수험생이 만든 행운 카드로 제작한 실물 키링과 행운 아이템을 제공한다. '응원의 정석'과 '행운 카드 득템'은 연 나이 18~20세인 2006~2008년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다. 캠페인 참여자에게는 수능 이후 이용 통신사와 관계없이 'T 다이렉트샵 이용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수능 직전까지 캠페인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캠페인 참여를 위해 가입한 고객에게 수능 30일 전과 7일 전, 하루 전에 맞춰 응원 문자를 발송할 계획이다. 해당 문자에는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넣지 않고 수험생과 가족을 격려하는 내용만 담는다. 이번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응원'이라는 정서적 요소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했다. 영상 메시지 제작과 맞춤형 카드 생성, SNS 공유 등을 활용하면서 이용자가 캠페인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도록 구성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광고를 전달하는 방식보다 이용자의 참여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수능 당일 이후에도 수험생 대상 혜택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혜택은 수능 당일 '수능응원백서'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능을 77일 앞둔 지금은 수험생은 물론, 곁에서 긴 시간을 보내온 가족에게도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수험생과 학부모가 서로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남은 기간을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혜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6-09-03 14: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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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브런치북 공모, 1년 만에 응모 33% 증가…1400대 1 뚫은 10편 출간
[경제일보] 카카오가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의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10편을 정식 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말부터 10월 26일까지 접수한 이번 공모에는 약 1만4000편이 응모돼 14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만500편이 몰렸던 제12회보다 33% 늘어난 수치로, 2015년 시작 이후 최고치다. 출간작은 소설 부문 2편과 종합 부문 8편이다. 소설에서는 정현재 작가의 '가장 인간적인 도시'(시공사)와 홍진희 작가의 '야수의 산'(클레이하우스)이 나왔다. 종합 부문은 조용주 작가의 '곤충도 고민이 많다'(데이원), 이유진 작가의 '꼭 무연고 처리해주세요'(나무옆의자), 조선희 작가의 '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샘터), 선인장 작가의 '딱 두 시간만 일할게요'(휴머니스트), 박희영 작가의 '무근본 음악 방송 제작기'(안온북스), 정그린 작가의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세요'(한빛미디어), 이수민 작가의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은행나무), 조남식 작가의 '충주시 B급 홍보 개척사'(이야기장수)다. 이 공모전의 구조는 일반 문학상과 다르다. 파트너 출판사 10곳이 각각 심사위원이 돼 출간할 작품을 한 편씩 직접 고른다. 출판사가 계약할 원고를 스스로 뽑는 방식이어서 수상과 출간이 곧바로 이어진다. 수상작 발표는 지난해 12월 17일이었고 상금은 편당 500만원, 총 5000만원이다. 소설 부문 배정은 전회 3편에서 2편으로 줄고 종합이 8편으로 늘었다. 카카오는 출간에 맞춰 이날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예스24에서 온라인 기획전을 연다. 예스24 웹진 채널예스에서는 출간 작가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공개한다. 독자 참여형 프로모션인 '브런치 독서클럽'도 2주간 진행한다. 브런치 라이브독서로 독서노트를 쓰고 인증샷을 공유하면 참여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이북리더기와 작가 친필 사인이 담긴 출간 도서 10권 세트를 준다. 브런치는 2015년 6월 출시 이후 지난해 9월 기준 등록 작가 9만5000명, 누적 게시글 800만건을 기록했다. 브런치 원작으로 출간된 도서는 1만권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 상위 10종의 매출은 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회차인 제12회 출간작은 열 편 중 다섯 편이 출간 한 달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공모전 밖에서는 창작자 수익 구조가 붙고 있다. 독자가 후원금을 보내는 '응원하기'는 지난해 9월까지 누적 4억5000만원이 모였다. 유료 구독 서비스인 '브런치 작가 멤버십'은 지난해 초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오픈했고, 사전 모집 한 달 만에 3000명 이상이 신청했다. 카카오는 구독료에 대한 플랫폼 수수료를 올해 6월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멤버십 전용 글 10편을 발행하고 유료 구독자 100명을 확보한 작가에게는 파트너 출판사 연계 출간 기회도 제공한다. 브런치 관계자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10편의 훌륭한 작품들이 더 많은 독자들과 깊이 있게 교감하고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전과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브런치를 통해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창작자 생태계 활성화와 독서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0 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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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연령은 낮추고, 국가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경제일보] 소년범죄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나이는 첫 번째 질문이 아니다. 흉기에 다쳤다면 상처가 남고, 집단폭행을 당했다면 학교에 다시 가는 일부터 두려워진다. 성범죄 피해를 입은 아이와 가족에게는 일상이 무너진다. 가해자가 열세 살이라는 사정이 피해의 크기를 줄여주지는 않는다. 현행 형법은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소년부 심리를 거쳐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송치 같은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형사재판을 받는 것과 같은 무게의 책임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와 가족의 눈에는 법이 가해 소년의 나이부터 살피고, 자신들이 겪은 고통은 뒤로 미루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촉법연령은 낮춰야 한다. 살인과 강도, 성폭력, 흉기 사용, 집단폭행처럼 타인의 생명과 신체를 심각하게 침해한 범죄라면 더욱 그렇다. 보호처분을 받고도 폭력과 절도를 반복하는 소년에게도 마찬가지다. 범행의 결과를 알면서도 타인에게 중대한 해악을 입히는 행위까지 나이 하나만으로 형사사법의 바깥에 둘 이유는 약하다. 소년에게 성인과 똑같은 처벌을 하자는 뜻은 아니다. 열세 살의 판단력과 책임 능력을 성인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수사와 재판, 형의 집행도 소년의 발달 단계와 회복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책임의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누군가의 삶을 어떻게 훼손했는지, 그 행동에 왜 법적 책임이 따르는지를 가르치지 않는 교화는 훈계에 그치기 쉽다. 형벌에는 재범을 막고 사회를 지키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응보 역시 형벌의 중요한 목적이다. 응보는 피해자의 분노를 대신 풀어주는 보복이 아니다. 국가가 범죄의 위법성과 피해의 무게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가해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일이다. 법원이 책임을 선언할 때 피해자는 자신이 겪은 일이 사적인 불운이나 아이들 사이의 다툼으로 축소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소년범죄 논의에서는 가해 소년의 성장 가능성과 교화 필요성이 자주 강조된다. 그 원칙은 필요하다. 그러나 가해 소년의 장래를 살핀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상처와 불안을 주변으로 밀어낼 수는 없다. 피해자 보호는 소년사법의 부수적 과제가 아니다. 소년사법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기준이다. 촉법연령 하향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법의 문턱만 낮춰 놓고 소년을 다시 방치한다면, 제도는 또 다른 실패를 낳는다. 가해 소년은 더 깊은 비행으로 들어가고, 피해자는 계속 늘어난다. 소년분류심사원의 현실은 국가가 소년범죄에 얼마나 임시방편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드러낸다. 지난해 새로 위탁된 소년은 5489명이었다. 4년 전보다 42% 증가했다. 2025년 하루 평균 수용 인원은 460명으로 정원 410명을 넘어섰다. 원칙상 한 달인 위탁 기간도 절반가량이 연장됐다. 심사원은 이미 정원을 넘긴 인원을 안고 돌아가고 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단순히 소년을 머물게 하는 시설이 아니다. 법원이 처분을 정하기 전 가정환경과 학교생활, 또래관계, 정신건강, 중독 문제를 살피고 재비행 위험을 판단하는 기관이다. 심사관이 작성한 분류심사서는 소년의 처분을 정하는 재판부 판단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런데 전국 심사관은 22명에 불과하다. 한 사람이 해마다 250건 안팎을 맡아야 한다. 정신질환과 약물·도박 문제, 가정 해체와 학대 경험, 학교 부적응까지 겹친 소년을 짧은 기간에 파악하고 적절한 처우를 정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심사원에 들어오는 소년 세 명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을 안고 있다는 현장 진단까지 나온다. 상담과 치료, 교육을 맡을 인력은 부족하고, 심사관들은 사건 처리와 행정 업무, 야간근무까지 감당해야 한다. 심사원 안에서 달라지는 소년도 적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을 배우고, 끼니를 챙겨 먹으며,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밖에서 굶거나 약물에 손댔던 소년이 생활을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평균 44일의 변화는 심사원 문을 나서는 순간 흔들리기 쉽다. 소년은 다시 가출을 반복하던 집으로 돌아간다. 학교에서는 이미 낙오자로 취급받고, 범행을 함께했던 또래는 연락을 기다린다. 도박과 폭력, 성착취와 마약에 닿는 온라인 공간도 그대로 남아 있다. 심사원에서 재비행 위험을 진단해 놓고도 가정과 학교, 보호관찰소와 지역사회가 뒤를 잇지 못하면 심사 결과는 보고서에 머문다. 재위탁률이 40%를 넘는 현실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심사원에 여러 차례 드나드는 소년이 생기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보호관찰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학교 출석이 무너진 소년에게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생활 기반부터 없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돌볼 여력이 없고, 학교는 손을 놓으며, 보호관찰관은 지나치게 많은 사건을 맡는다. 지역사회 상담기관은 도움을 청하는 소년에게만 문을 연다. 가장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운 소년에게 스스로 찾아오라고 요구하는 방식이다. 국가의 관리 실패는 결국 새로운 피해로 돌아온다. 재비행은 숫자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두 번째 폭행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처음 겪는 공포다. 가해 소년을 제대로 붙들지 못한 국가는 다음 피해자를 막을 기회도 놓친다. 재범 방지는 가해 소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가장 현실적인 피해자 보호 정책이다. 촉법연령을 낮춘다면 처벌 뒤의 관리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중대 범죄나 반복 비행으로 보호처분 또는 형사처분을 받은 소년에게는 전담 사례관리자가 필요하다. 보호관찰소와 학교, 지방자치단체, 상담기관이 각자 공문만 주고받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한 명의 담당자가 소년의 출석과 치료, 가정환경, 또래관계, 직업교육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기관을 연결해야 한다. 보호자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 부모의 방임과 폭력, 중독과 가정 붕괴가 비행의 배경이라면 소년만 교육해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 보호자 상담과 교육, 필요한 경우 가정에 대한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 아이를 심사원에 맡긴 뒤 집안은 예전과 다름없이 두고 “다시 잘해 보라”고 돌려보내는 방식은 재비행을 막지 못한다. 학교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재적만 유지한 채 교실에서 사실상 밀려난 소년이 적지 않다. 일반 학교로 돌아가기 어렵다면 대안교육과 직업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수업을 듣지 않고, 일할 곳도 없으며, 집에서도 돌봄을 받지 못하는 소년에게 보호관찰 준수만 요구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처방이다. 촉법연령 하향은 소년을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다. 더 이른 시점에 책임을 가르치고, 그 책임이 다음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가가 더 오래 관리하자는 요구다. 피해자에게는 “당신이 겪은 피해를 법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가해 소년에게는 “나이가 책임을 지워주지는 않지만, 국가는 당신을 다시 범죄로 밀어 넣지도 않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촉법연령을 낮추는 일은 출발일 뿐이다. 심사원에서 44일을 보낸 뒤에도 국가가 소년의 삶을 붙들 수 있어야 한다. 책임을 묻되 방치하지 않고, 피해자를 보호하되 소년의 재기를 포기하지 않는 제도. 그 두 가지를 함께 해내지 못한다면 촉법소년 논쟁은 언제까지나 같은 자리만 맴돌게 된다.
2026-07-05 14: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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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의 정년 연장 청구서, 청년 일자리의 답도 담겼나
[경제일보] 정년 연장 논의가 다시 국회 문턱에 섰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까지 밀려나는 상황에서 60세 정년은 은퇴자에게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을 남긴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노후 소득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 제기를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그러나 정년 연장 요구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그 청구서에는 빠진 항목이 없어야 한다. 고령층의 생계 불안만 적고 청년 일자리의 대책을 비워둔 채 국회에 법부터 만들라고 압박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합의라기보다 한쪽의 요구를 입법 문장으로 옮기는 일에 가까워진다. 정년 연장은 고령 근로자에게는 소득 공백을 줄이는 안전판일 수 있지만, 청년들에게는 닫힌 취업문 앞에 또 하나의 자물쇠가 걸리는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소득 공백의 현실, 그러나 비어 있는 청년 대책 고령층의 현실은 엄연하다. 60세에 회사를 떠난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은퇴 후에도 생활비는 줄지 않고,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은 남아 있다. 60대 초반을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날 나이로 보기도 어렵다. 건강수명은 길어졌고, 숙련 인력을 더 오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정년 연장을 세대 이기주의로만 몰아붙일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법정 정년 숫자만 60에서 65로 바꾼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정년 연장은 누군가의 퇴직 시점을 늦추는 제도다. 기업의 인건비 총량과 정원이 그대로인 상황에서는 그 부담이 신규 채용 축소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공기업, 금융권, 공공기관일수록 정년 연장의 혜택은 기존 정규직에게 집중되고, 채용 감소의 부담은 취업 준비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청년들이 답답해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미 청년들은 입시 경쟁, 취업 경쟁, 주거 경쟁을 거쳐왔다. 좋은 일자리는 줄고, 채용 문은 좁아졌고, 서울 집값은 월급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부모 세대가 올라탔던 성장의 사다리는 희미해졌는데, 이제는 그 사다리 위쪽에 있는 이들의 체류 기간까지 더 늘리겠다는 말로 들린다. “너희도 나중에 나이 들면 혜택을 본다”는 설명은 지금 취업 문 앞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기 어렵다. 그들에게 문제는 30년 뒤의 정년이 아니라 올해의 채용 공고다. 노동계는 이 불편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서 청년 채용 축소 가능성에는 어떤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 연공형 임금체계를 그대로 두고 정년만 늘리자는 것인가. 임금피크제, 직무 재설계, 근로시간 조정, 신규 채용 유지, 세대 간 고용 배분 문제를 함께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을 피한 채 정년 연장만 입법하라고 요구한다면 그것은 개혁안이 아니라 기득권의 연장 신청서로 읽힐 수밖에 없다. 정년의 혜택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 한국 노동시장의 모순은 모두에게 같은 정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법정 정년의 보호를 실제로 누리는 사람은 안정된 직장에 오래 남아 있는 근로자들이다. 중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에게 60세 정년이라는 말은 종종 남의 회사 이야기다. 이들에게는 65세 정년보다 다음 계약 연장, 다음 달 매출, 내년 고용 유지가 더 절박하다. 정년 연장 입법의 직접 수혜자가 노동시장 내부에서도 비교적 강한 위치에 있는 집단으로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논쟁은 단순한 노년 대 청년의 감정싸움이 아니다. 이미 안정된 자리를 가진 사람과 그 자리에 들어가려는 사람 사이의 충돌이다. 정년 연장 논의에서 가장 약한 사람은 반드시 60대 정규직만은 아니다. 아직 회사 문턱에도 들어서지 못한 청년, 계약 갱신을 기다리는 비정규직, 중소기업에서 정년이라는 말을 체감하지 못하는 근로자도 노동시장 안팎의 약자다. 조직된 노동의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이들의 불안이 지워져서는 안 된다. 위쪽이 오래 머물면 아래쪽은 늦어진다 법정 정년의 숫자를 바꾸는 순간 인사·임금·승진·채용 질서가 함께 흔들린다. 부장과 차장의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 대리와 사원의 승진은 늦어진다. 정원이 묶인 조직에서는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 공공기관에서는 청년 채용 확대를 말하면서 내부 인력의 퇴직은 늦추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 민간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경력직 중심 채용이나 자동화 투자로 대응할 수 있다. 그 결과가 다시 청년에게 돌아간다면 정년 연장은 세대 통합이 아니라 갈등을 법으로 굳히는 일이 된다. 이미 60세 정년 의무화 이후에도 비슷한 경고가 나왔다. 고령층 고용은 늘었지만 청년층 고용이 줄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물론 고령자와 청년이 늘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정원이 제한된 일자리, 승진 사다리가 있는 일자리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위쪽의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 아래쪽의 진입과 이동은 늦어진다. 노동계가 이 대목을 불편해한다고 해서 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청년 일자리 없는 정년 연장은 미봉이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그 방식은 훨씬 정교해야 한다. 연금 수급 연령과 정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일률적 65세 정년 의무화가 유일한 답일 수는 없다. 퇴직 후 재고용, 계속고용, 시간제 전환, 직무 전환, 임금 조정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고령층에게 일할 기회를 주되 기업의 부담을 조정하고, 청년에게는 채용 통로를 남겨야 한다. 어느 한쪽의 고통을 다른 한쪽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버틸 수 없다. 임금체계 개편도 피할 수 없다. 연공급이 유지되는 상태에서 정년만 늘리면 기업 부담은 커지고 청년 채용 여력은 줄어든다. 고령 근로자의 숙련을 인정하되 직무와 성과, 근로시간에 맞는 임금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노동계가 임금체계 개편을 무조건 공격으로만 받아들이면 정년 연장 논의는 국민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정년은 늘리고 임금체계는 그대로 두자는 주장은 결국 비용 부담을 기업과 청년에게 넘기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청년 채용을 지키는 장치도 필요하다. 정년 연장 혜택을 받는 기업에는 신규 채용 유지 의무나 청년 채용 확대 유인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공공기관이 청년 채용 확대를 말하면서 정작 내부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여력을 줄인다면 청년들은 그 말을 믿기 어렵다. 청년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 정년 연장이어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 정년 연장 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한쪽의 고통만 말하는 것이다. 고령층의 소득 공백만 말하면 청년의 고용 공백이 지워진다. 청년의 분노만 말하면 은퇴자의 생계 불안이 가려진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이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입법 논의는 표 계산과 조직의 압력에 흔들리기 쉽다. 고령층 유권자는 많고, 조직 노동은 목소리가 크다. 반면 청년 구직자는 흩어져 있고, 아직 직장 안의 교섭권도 없다. 국회가 누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들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정년 연장 논의는 더 엄격해야 한다. 강한 조직을 가진 노동계의 요구가 곧 사회적 약자의 요구로 등치돼서는 안 된다. 노동시장의 약자는 안정된 대기업 정규직만이 아니다. 취업준비생, 계약직 청년, 중소기업 근로자, 경력 단절자, 플랫폼 노동자도 노동시장 안팎의 약자다. 정년 연장 입법이 이들의 몫을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된다면 그 법은 보호가 아니라 배제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노동계가 진정으로 일할 권리를 말하려면 청년의 일할 권리도 함께 말해야 한다. 60대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대의 채용 공백을 키우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그 부담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나눌 것인지까지 답해야 한다. 그 답 없이 국회에 법부터 만들라고 압박하는 것은 책임 있는 사회적 대화가 아니다. 청년들은 이미 많은 것을 양보해왔다. 더 오래 공부했고, 더 늦게 취업했고, 더 늦게 결혼하고, 더 늦게 집을 마련하거나 아예 포기했다. 그런데도 사회는 청년들에게 또 기다리라고 말한다. 앞선 세대가 더 오래 일해야 하니 너희의 차례는 조금 더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정책이라고 부르려면 최소한의 공정성이 있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 대책 없는 정년 연장 입법으로는 그 공정성을 설명할 수 없다.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숙제일 수 있다. 그러나 숙제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제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계의 청구서에는 고령층의 생계 불안은 적혀 있지만 청년의 답답함은 충분히 적혀 있지 않다. 국회가 그 청구서를 그대로 받아 적는다면 청년들은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사회가 청년에게 요구하는 것은 참여가 아니라 대기이고, 공정이 아니라 순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정년 65세 논의가 세대 전쟁으로 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몇 살까지 일하게 할 것인가만 물을 일이 아니다.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 청년 채용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노동시장 밖의 고령층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임금체계는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정년 연장 입법은 개혁이 아니라 미봉이다. 고령층의 노후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름으로 청년의 출발선을 더 뒤로 밀어서는 안 된다.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청년 일자리의 답까지 함께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빠진 입법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힘 있는 쪽의 요구를 법률 문장으로 옮기는 일에 그칠 수 있다.
2026-06-17 07: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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