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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끝난 롯데월드에 3000명 몰렸다…SKT가 장기고객에 선물한 '6시간'
[경제일보] 평소라면 영업을 마칠 시간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곳곳에 SK텔레콤의 로고와 함께 놀이기구의 불이 밝혀져 있었다. 12일 SK텔레콤이 자사의 서비스를 10년 이상 이용한 장기고객과 동반인을 대상으로 'T 장기고객 프로그램 어드벤처 데이'를 진행했다.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열린 이번 행사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실내 전체를 대관해 진행됐다. 평소 수많은 방문객으로 붐비는 롯데월드를 이날 밤만큼은 SK텔레콤 장기고객들이 채웠다. 고객들은 후렌치레볼루션, 스페인해적선, 신밧드의 모험, 회전목마, 범퍼카 등 11개 어트랙션을 이용하고 곳곳에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돌며 새벽까지 시간을 보냈다. SK텔레콤이 굳이 영업이 끝난 놀이공원을 빌려 장기고객을 초대한 것은 '할인'보다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강욱 SK텔레콤 세그먼트 팀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올해는 어떤 장소를 통으로 대관해서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경험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놀이공원은 밤에 문을 닫기 때문에 우리 고객만 들어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장기고객을 위한 초청 행사에서 스포츠 경기나 사옥 내 회원 공간 등을 활용해왔다. 다만 규모가 작다 보니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려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는 장기고객만을 위한 장소와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번 행사의 규모도 이런 방향을 반영했다. SK텔레콤은 롯데월드 측과 협의해 야간에 운영할 수 있는 실내 어트랙션을 선정하고 최대 수용 가능 인원보다 적은 3000명을 초청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롯데월드 측이 제시한 최대 규모는 더 많았지만 고객들이 보다 여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원을 조정했다. 고객들은 놀이기구만 타고 돌아가는 대신 행사장 곳곳을 돌며 미션도 수행했다. 'T 빙고'에는 어트랙션 이용과 현장 이벤트 참여 등이 미션으로 들어갔다. 미션을 완성한 고객에게는 캡슐 비타민과 콜라겐 드링크 등이 제공됐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타임캡슐 상점'이었다. 10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한 고객이라는 행사 성격에 맞춰 '10년 전의 나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콘셉트를 담았다. 고객이 QR코드를 찍고 과거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기면 타임캡슐을 받는 방식이다. 일부 캡슐에는 인기 어트랙션을 대기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매직패스도 들어갔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고객들은 가입 기간을 보여주는 LED 머리띠도 받을 수 있었다. 참가자 가운데 10년 이상 20년 미만 머리띠가 약 75%로 가장 많았고, 20년 이상 30년 미만이 약 18%, 30년 이상이 약 7%였다. 새벽 1시가 되자 분위기는 다시 한번 바뀌었다. 롯데월드 가든스테이지에서는 장기고객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전국장기고객자랑’이 진행됐다. SKT가 지난 5월 공개한 같은 이름의 유튜브 콘텐츠를 오프라인 행사로 옮겨온 것으로, 장기고객들은 노래를 부르고, 가족과 친구들은 객석에서 응원을 보냈다. 우승자에게는 통신요금 1년 무료 혜택이 주어졌다. 2등에게는 오는 12월 예정된 ‘뮤지컬 데이’ 초청권 2매가 제공됐다. SK텔레콤이 장기고객에게 경험을 주려는 이유는 단순히 행사의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장기간 한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이들의 이용 가치를 별도로 인정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강 팀장은 장기고객 조사를 진행하면서 고객들이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쿠폰이나 할인 혜택보다 '알아봐 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오래 쓰고 있는데 회사에서 한 달 전에 가입한 고객과 똑같이 대응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SK텔레콤을 오래 썼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신비 할인처럼 고객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금전적 혜택 대신 경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는 사업적인 이유도 있다. 통신요금 할인은 고객에게 직접적인 혜택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이다. SK텔레콤은 장기고객에게 매번 요금을 깎아주는 대신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텔레콤은 장기고객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뿐 아니라 행사에 응모했다가 초청받지 못한 고객의 반응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고객을 위한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통신사에 대한 이용 지속 의향과 추천 의향 등이 높아지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이다. 경험형 장기고객 프로그램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올해 봄 ‘숲캉스 데이’, 여름 ‘테이블 데이’와 ‘콘서트 데이’, 가을 ‘어드벤처 데이’를 진행했다. 겨울에는 뮤지컬 ‘시카고’ 일부 회차를 장기고객을 위해 단독 대관하는 ‘뮤지컬 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사에서 10년을 넘게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사실은 숫자로는 가입 기간에 불과하다. 다만 이날 밤 롯데월드에서는 그 숫자가 머리띠가 되고, 놀이공원 입장권이 되고, 무대에 올라 노래할 기회가 된 것이다. 강욱 팀장은 "이번 행사는 압도적으로 많은 전체 응모 수를 기록했다"며 "(이번 행사에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더 신경을 써서 많이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4 09: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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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디, 크리에이티브 총괄 디렉터 임원 영입… 4개 본부 체제 구축
[경제일보] SOOP 계열 디지털 광고회사 플레이디가 ‘빅맥송’ 캠페인으로 알려진 허익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기존 크리에이티브 조직도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SOOP에 인수된 이후 추진해 온 광고 계열사 통합과 사업영역 확대가 실행 단계에 들어선 모습이다. 플레이디는 허 CD 영입과 함께 마케팅본부, 성장전략본부, 크리에이티브솔루션본부, 경영기획본부 등 4개 본부 체제를 본격 가동한다고 14일 밝혔다. 허 CD는 20년간 외국계·디지털 광고대행사에서 활동한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다. 소비자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영상을 공유하도록 설계한 맥도날드 ‘빅맥송’ 등 참여형 캠페인을 제작했다. 직전에는 서비스플랜코리아 제작본부를 총괄했다. 플레이디는 허 CD가 칸라이언즈 티타늄·그랑프리 등 국내외 광고제 수상 경력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허 CD가 맡은 크리에이티브솔루션본부는 플레이디가 강점을 지닌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광고에 브랜드 전략과 콘텐츠 제작을 결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광고 집행 결과를 분석하고 구매 전환을 높이는 사업에서 출발해 브랜드 기획부터 캠페인 제작·운영까지 제공하는 종합 광고회사로 보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조직별 역할도 재정비했다. 최현석 본부장이 이끄는 마케팅본부에는 브랜딩과 게임 마케팅 분야의 리더급 인재를 영입하고 전담 조직을 구축했다. 유재신 본부장의 성장전략본부는 미디어·솔루션 사업을 총괄한다. 올해 초 합류한 송기백 경영기획본부장은 SOOP과 계열사 간 협업, 전략적 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담당한다. 송 본부장은 지난해 SOOP의 플레이디 인수 작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번 개편은 SOOP이 추진하는 광고·마케팅 통합브랜드 출범과 맞물려 있다. SOOP은 2025년 KT와 나스미디어가 보유하던 플레이디 지분 70.38%를 735억원에 인수했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콘텐츠 광고에 플레이디의 검색·퍼포먼스 마케팅 역량을 더해 광고주에게 기획부터 제작, 매체 집행, 성과 분석까지 제공하기 위해서다. 플레이디에 앞서 확보한 광고대행·미디어렙 기업 프리비알과 디지털 마케팅사 CTTD까지 묶으면 SOOP은 플랫폼 광고, 콘텐츠 제작, 오프라인 행사, 퍼포먼스 마케팅을 아우르는 사업 기반을 갖추게 된다. 연내 공개할 통합브랜드는 흩어진 계열사 역량을 하나의 영업 창구와 서비스 체계로 연결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디는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386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슷한 매출 속에서도 영업이익은 60.5% 증가했다.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와 중대형 광고주 수주, 비용구조 개선이 수익성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조명진 플레이디 대표는 “AI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을 넘어 브랜딩과 연계한 신사업까지 확장할 기반을 갖췄다”며 “4개 본부와 SOOP 계열사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광고·마케팅 사업의 외연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직 통합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로 나뉜 고객 관리와 영업·데이터 체계를 연결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통합브랜드의 사업 범위와 수익 배분 구조, 게임 마케팅 등 새로 강화한 분야에서 확보할 대표 고객과 캠페인이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2026-09-14 09: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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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AI 활용 '완전판매 행사' 실시…불완전판매 예방 강화 外
[경제일보] 삼성화재가 영업 현장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준수사항을 점검하는 '완전판매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보험 판매 과정에서 준수해야 하는 약관 전달과 주요 내용 설명 등 소비자보호 관련 사항을 영업조직이 다시 점검하도록 마련됐다. 삼성화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만화와 노래를 배포하고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완전판매 핵심 내용을 담은 '완판Song'도 제작해 영업 현장에서 소비자보호 수칙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 실천 3단계 Series'의 마지막 단계다. 1단계는 소비자정책팀, 2단계는 전사 소비자보호 관련 업무 수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단계에서는 영업조직으로 대상을 넓혔다. 삼성화재는 소비자보호 활동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보호 부서가 상품 개발 단계부터 상품 구조와 약관 문구, 계약 관련 서류, 보상 지침 등을 검토하고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항은 관련 부서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판매 중인 상품에서 소비자 불만 증가 등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판매 중지 기준과 절차도 마련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 가운데 예방 가능한 사항은 시스템과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의 불편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우려되는 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는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품 개발부터 판매, 보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 중심의 소비자보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손보, 고대 안암병원에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 한화손해보험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함께 정신건강 입원학생을 위한 병원학교 '다숨교실' 개소식을 열고 환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통합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다숨교실은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인가를 받아 고려대 안암병원에 문을 연 정신건강 특화 병원학교다. 정신건강 치료로 입원한 학생들이 치료 기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입원학생들은 병원학교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교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음악·스포츠 활동과 전문 심리상담 등 심리·정서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화손보는 환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보호자 웰니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음건강 선별검사를 시작으로 맞춤형 심리상담과 부모 교육, 보호자 지지 모임 등을 제공해 장기간 돌봄에 따른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퇴원을 앞둔 학생에게는 전문 의료사회복지사가 학교 복귀 상담을 제공해 치료 이후 학교생활 적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의료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기업이 각자의 전문성을 모아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뤄낸 뜻깊은 사례"라며 "치료를 넘어 아이들의 배움이 멈추지 않게 하고 환아와 가족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웰투게더(We’ll-together)'의 가치를 실현하며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 10년 확정이율 4.40% '굴려받는연금보험' 출시 삼성생명이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해 노후 연금을 준비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상품 '삼성 굴려받는연금보험'을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상품은 가입 시 보험료를 일시납하고 최소 10년간 운용한 뒤 연금으로 받는 구조다. 이달 기준 가입 후 10년간 확정이율 4.40%가 적용된다.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에 연복리로 이자가 붙으며 10년 이후에는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공시이율이 적용된다. 상품은 기본형과 연금강화형으로 나뉜다. 연금강화형을 장기 유지하면 가입 5년과 10년 시점에 각각 유지보너스 기준금액의 5%씩 총 10%의 유지보너스가 가산된다. 다만 유지보너스 발생일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당 시점까지 적립된 유지보너스는 지급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달 기준 55세 남성이 연금강화형에 일시납 보험료 1억원으로 가입하면 10년 뒤 적립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관련 세법상 비과세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보험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가입 연령은 20세부터 80세까지며 최소 가입금액은 200만원이다. 계약을 유지하면서 해약환급금의 최대 95%까지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거나 적립액 일부를 중도 인출할 수도 있다. 중도 인출 이후 적립액은 기본보험료의 3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인출 금액만큼 향후 적립액과 유지보너스, 연금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0년간 정해진 이율이 적용되는 만큼, 금리 변동에 대한 부담 없이 목돈을 노후 연금 재원으로 준비하려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환경에서 쉽고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0 08: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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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1년, 광복절 경축식 개최…독립유공자 283명 포상
[경제일보]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과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주제는 '내일이 더 빛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다. 선열이 이룬 광복 정신을 기리는 데서 나아가 미래세대가 열어갈 비전을 제시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날 무대의 중심은 독립유공자 포상이었다. 국가보훈부는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283명을 새로 포상한다. 훈격별로는 △건국훈장 65명(애국장 19명·애족장 46명 등) △건국포장 29명 △대통령표창 189명이다. 정부 수립 이후 포상된 독립유공자는 이번까지 1만9059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5명의 후손이 직접 무대에 올랐다. 고 최준례 여사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는다. 김구 선생의 부인인 최 여사는 1904년 결혼한 뒤 1911년 조선총독부가 안악사건을 날조해 남편을 체포하자 4년간 옥바라지를 하는 한편 황해도 안악군 안신여학교 교사로 여성 계몽 활동에 나섰다. 1920년 상하이 망명 이후에는 임시정부 요인이던 남편의 활동을 지원하다 일본으로부터 '불온한 조선인'으로 지목돼 감시를 받았다. 이 밖에 안종익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 이면응 선생에게 건국포장, 강정신·정대림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각각 수여됐다. 올해 포상자 명단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이 여럿 들어갔다. 김영호·김세철·남기석 선생은 충남 천안군 입장면 직산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였다. 1919년 3월 동료 광부 100여명과 함께 양대리 헌병주재소로 향해 만세시위를 이끌다 일본 헌병의 총격으로 현장에서 순국했다. 상하이에서 항일영화 배우로 활동한 김덕린 선생도 애족장을 받았다. 경축식은 개식 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기념사, 독립유공자 포상, 경축사, 경축 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국민의례에서는 광복 80주년 특집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에서 김구 선생을 연기한 배우 하도권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고,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황수미가 애국가를 제창했다. 경축 공연은 가상현실(VR) 아티스트 피오니의 드로잉 퍼포먼스와 가수 최유정, 40인 국민합창단이 함께한 '원 드림(ONE Dream)'으로 채워졌다. 만세삼창에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독립유공자 후손, 3대 메가프로젝트 담당자, 패럴림픽 국가대표가 함께 올랐다. 무대에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선열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한 영상이 나왔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 포상하겠다"며 "선열의 희생정신을 미래세대에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인다. 실물 태극기를 달기 어려운 국민을 위해 휴대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쓸 수 있는 '내 손안의 태극기' 모바일 배경화면을 배포하고, 경축식 참석자에게는 태극기와 무궁화 등 국가상징을 활용한 기념품을 준다.
2026-08-15 10: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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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리사가 열고 BTS가 닫는다…월드컵 무대 장악한 K-컬처
[경제일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첫 승리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이번 대회가 K-컬처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무대로 떠올랐다. 경기 결과 못지않게 개막식과 주제가, 결승전 하프타임쇼 등 월드컵의 상징적 장면마다 K팝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 공동 개최라는 규모만큼이나 문화적 확장성도 커졌다. FIFA는 축구와 음악, 대중문화를 결합해 젊은 세대와 글로벌 팬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이재(EJAE), 블랙핑크 리사,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티스트들이 자리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무대는 멕시코시티 개막식이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의 노래를 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이재는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DJ 데이비드 게타와 함께 월드컵 공식 앤섬 ‘DNA’를 불렀다. 특히 이재가 부른 한국어 가사는 상징성이 컸다. “또 넘어져도 난 또다시 일어나”라는 한국어 노랫말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서 울려 퍼지면서 K팝이 더 이상 특정 지역 팬덤에 머물지 않고 세계 스포츠 이벤트의 주류 언어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랙핑크 리사도 월드컵 개막 분위기를 이어갔다. 리사는 아니타, 레마와 함께 월드컵 공식 앨범 수록곡 ‘Goals’를 발표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개막 행사 무대에 올라 글로벌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라틴팝, K팝, 아프로비츠가 결합한 무대는 이번 대회가 지향하는 다문화적 축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대회의 피날레는 BTS가 장식한다. BTS는 마돈나, 샤키라와 함께 7월 19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하프타임쇼 공동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월드컵 결승전에 하프타임쇼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의 마지막 무대에 BTS가 이름을 올린 것은 K팝의 글로벌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BTS와 월드컵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멤버 정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공식 사운드트랙 ‘드리머스’를 부르며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4년 뒤에는 팀 전체가 결승전 하프타임쇼 무대에 서게 되면서 K팝과 월드컵의 접점은 한층 넓어졌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K팝을 선택한 배경에 젊은 세대와 소셜미디어 확산력이 있다고 본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팝은 전 세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장르로 강력한 코어 팬덤과 소셜미디어 확산성을 지니고 있다”며 “월드컵이 젊은 층과 여성 관객을 더 넓게 끌어들이는 데 K팝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연예계의 응원 열기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지자 온라인과 거리응원 현장 모두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월드컵 관련 프리쇼와 콘텐츠에 출연해 축구 팬다운 해설과 응원을 전했다. 하이라이트 윤두준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체코전 실시간 입중계를 진행하며 대표팀 승리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가수 김흥국은 멕시코 현지 원정 응원에 나서며 오랜 ‘축구 사랑’을 이어갔다.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무대에는 그룹 코르티스가 올랐다. 코르티스는 붉은악마와 함께 시민 응원 열기를 끌어올렸고 ‘레드레드’와 ‘고!’ 등 공연을 통해 월드컵 응원의 현장감을 더했다. 경기장이 북중미에 있어도 한국의 응원 문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번 월드컵은 K-컬처가 세계 무대에서 어떤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과거 K팝은 월드컵 주변부의 축하 공연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개막식 주제가와 공식 사운드트랙, 결승전 하프타임쇼를 잇는 핵심 콘텐츠가 됐다. 축구 팬과 음악 팬, 온라인 팬덤이 한 공간으로 모이는 흐름 속에서 K팝은 가장 강력한 연결 장치가 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승리는 경기장에서 나왔고 K-컬처의 존재감은 무대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증명되고 있다. 월드컵은 공 하나로 세계가 만나는 축제지만 그 축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과 이미지, 팬덤의 힘이다. 2026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도전과 함께 K팝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부에 들어섰음을 확인시키는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2026-06-13 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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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예우와 보상, 말 아닌 실천"…현충일 추념식 참석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제71회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고 국가유공자와 유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예우와 보상은 말이 아닌 실천”이라고 강조하며 국가를 위한 헌신에 합당한 보훈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김혜경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이날 추념식은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정당 대표, 제복 근무자, 국가유공자와 유족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정각 전국 추모 사이렌에 맞춘 묵념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헌화·분향, 주제 영상,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추념사, 추념 공연,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9월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 이재석 경사 유족과 올해 2월 육군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 정상근 준위, 고 장희성 준위 유족 등이 초청됐다. 고 이재석 경사의 어머니 백연재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김 여사는 눈물을 훔쳤다. 이 대통령은 고 이재석 경사 아버지 등 국가유공자 유족들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고 악수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과 남겨진 가족에 대한 예우를 형식이 아닌 국가의 책임으로 다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추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그에 걸맞은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 숭고한 헌신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유공자 유족 보상 범위 확대, 참전유공자 배우자 생계 지원, 보훈의료체계 확충 등을 언급하며 보훈 정책의 실천을 강조했다. 역사정의에 대한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헌신은 드높이고 배신은 단죄할 때 국가 공동체의 지속과 발전을 위한 정의로운 통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일 공포된 친일재산귀속법을 통해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조사·환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군 장병과 소방관, 경찰, 해경 등 ‘제복 입은 시민’에 대한 예우도 강조했다. 군 복무 중 부상당한 장병이 전역과 동시에 보훈 대상자로 예우받을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개선하고, 처우를 세심히 살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추념식은 이재명 정부가 보훈과 역사정의를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제시한 자리였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는 실질적 예우로 답하고, 공동체를 배반한 행위에는 책임을 묻겠다는 기조가 함께 담겼다. 이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더불어 잘 사는 대동세상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올바로 기리고 숭고한 정신을 더욱 빛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2026-06-06 13: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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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과 5만원 훠궈, MZ의 '쪼개진 지갑'이 던지는 경고
[경제일보] 점심시간, 편의점마다 5000원 남짓한 가성비 도시락을 집어 드는 2030 청년들의 줄이 길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만들어낸 이른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의 씁쓸한 풍경이다.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동선을 꺾고 교통비를 아끼려 알뜰교통카드 앱을 수시로 들여다본다. 이들에게 소비의 제1원칙은 단연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그런데 해가 지고 주말이 오면 이 가성비의 전사들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1인당 객단가가 최소 4만원에서 6만원을 훌쩍 넘는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매장 앞은 두세 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 MZ세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다며 지출을 통제하던 그들이 왜 이토록 비싼 외국계 식당 앞에서는 기꺼이 지갑의 빗장을 푸는 것일까. 최근 하이디라오 코리아가 발표한 실적은 이 기현상을 명확한 숫자로 증명했다. 2023년 매출 1177억원. 전년 대비 무려 50% 이상 급증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과거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중국 외식 브랜드들이 주로 '싸고 양 많은' 마라탕이나 탕후루 같은 초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한국 외식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1000억원의 벽을 뚫어낸 이면에는 우리가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던 MZ세대의 '달라진 소비 심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이들의 소비는 모순 그 자체다. "돈이 없다면서 오마카세와 하이디라오에는 왜 열광하느냐"며 혀를 끌짯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적 생존 전략'이다. 오늘날 청년들의 가성비는 단순히 '절대 가격이 싼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가성비란 '내가 지불한 비용(돈과 시간) 대비 얻어내는 총체적 효용'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대, 평생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요원해진 구조적 좌절 속에서 이들은 일상적인 소비를 극단적으로 통제한다(편의점 도시락). 하지만 그렇게 모은 잉여 자본을 자신의 정서적 만족감과 소셜 미디어(SNS)상에서의 자아실현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경험'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하이디라오). 이른바 '앰비슈머(Ambisumer·양면적 소비자)'의 탄생이다. 이들에게 하이디라오의 5만원은 비싼 고깃값이 아니다. 5만원이라는 돈을 내고 식사 시간 내내 완벽하게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심리적 만족감, 눈앞에서 펼쳐지는 수타면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얻는 사회적 인정 그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실패 없이 보장받는 '안전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효용이 확정된 경험에 돈을 지불하는 것, 이것이 바로 2024년 대한민국 MZ세대가 정의하는 '새로운 가성비'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파인 다이닝과 고급 레스토랑을 제치고 하이디라오인가. 해답은 그들이 파는 본질에 있다. 하이디라오의 본업은 훠궈를 파는 요식업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엔터테인먼트업'에 가깝다. 대기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들의 서비스 맹폭은 시작된다. 무료 네일아트, 구두닦이 서비스, 다양한 스낵과 음료, 보드게임이 기다리는 시간을 '고통'에서 '즐길 거리'로 치환한다. 자리에 앉으면 머리끈과 안경 닦이, 스마트폰을 보호할 지퍼백이 제공되고 혼자 온 손님 맞은편에는 거대한 인형을 앉혀 외로움조차 차단해 버린다. 직원은 식사 내내 테이블을 전담하며 고기를 구워주고 새우 완자를 빚어주며 생일인 고객에게는 현수막과 함께 떠들썩한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한국의 외식업이 그동안 '맛'과 '인테리어' 그리고 어떻게든 테이블 회전율을 높여 마진을 남기는 '효율'에 집착해 올 때 하이디라오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모든 시간의 밀도를 높여 문을 나설 때 "돈이 아깝지 않다"는 항복을 받아내는 식이다. 고객은 단순히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온전히 나만을 위해 돌아가는 '마이크로 테마파크'의 입장권을 사는 셈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극강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야말로 불황을 뚫고 1000억 매출을 견인한 강력한 무기다. 국내 수많은 외식 기업들도 하이디라오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려 노력했다. 고객에게 인사를 크게 하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친절 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부분 흉내 내기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왜일까? 서비스의 겉모습은 베낄 수 있어도 그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뿜어내게 만드는 '조직의 내면'은 쉽게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융 하이디라오 창업자의 경영 철학은 명확하다.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먼저 직원을 감동시켜라." 하이디라오의 직원들은 동종 업계 대비 파격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 제공, 부모님 용돈 지원, 자녀 교육비 지원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를 누린다. 철저한 도제식 시스템(사수-부사수)을 통해 후배를 잘 육성하면 선배에게 그 매장의 수익 일부가 배분되는 파격적인 성과급 구조를 갖추고 있다. 말단 직원에게도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결제 금액을 할인해 주거나 무료로 메뉴를 내어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재량권)이 부여된다. 매뉴얼에 억눌려 억지웃음을 짓는 감정노동자가 아니라 자신이 사장처럼 판단하고 행동할 때 즉각적인 보상이 뒤따르는 자율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눈앞에서 춤을 추며 면을 뽑고 진심을 다해 고객의 생일을 축하하는 직원들의 에너지는 경영진의 '착취'가 아니라 '존중과 보상'에서 피어난 꽃이다. 한국의 외식업계가 겉핥기식 친절 교육과 최저시급으로 이들의 서비스 퀄리티를 따라잡으려 했던 것은 애초에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하이디라오 한국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단순한 '중국 훠궈의 유행'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는 극도로 똑똑하고 까다로워진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낡은 관행에 젖어 있는 국내 서비스 산업 전체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장이자 뼈아픈 채찍질이다. 지금 우리 시장을 돌아보자. 원재료 값이 올랐다며 꼼수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프리미엄 딱지를 붙여 가격만 치솟고 정작 서비스 질은 바닥인 일부 식당들, 키오스크만 덩그러니 놓아둔 채 최소한의 인간적 응대마저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소거해 버리는 무인화의 역습까지. 우리는 과연 고객에게 지불한 돈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소비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어설픈 중간 지대의 브랜드들은 도태를 면치 못한다. 압도적으로 싸서 생존 필수재로서 기능하거나 아니면 하이디라오처럼 지갑을 열고 싶을 만큼 확실한 대체 불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MZ세대는 얄팍한 상술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곳에는 기꺼이 줄을 서고 지갑을 털어 열광적인 팬덤이 되어준다. 하이디라오는 그 어려운 것을 증명해 냈다. 이제 한국의 기업들이 대답할 차례다. 가격표의 숫자만 바꿀 것인가 아니면 고객의 경험을 통째로 바꿀 것인가. 5만원짜리 훠궈 국물 속에서 우리가 건져 올려야 할 진정한 화두는 바로 이것이다.
2026-05-05 1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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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심장 롯데케미칼, 현장의 진심으로 내일을 틔우다
우리는 흔히 롯데를 떠올릴 때 화려한 백화점의 조명이나 친숙한 먹거리를 먼저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룹의 역사를 관통하는 진짜 엔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돌아가던 '화학'이라는 거대한 심장이었습니다. 석유화학은 그룹을 지탱하는 가장 견고한 대들보였고, 대한민국 산업의 대동맥을 타고 흐르는 에너지를 공급해왔습니다. 롯데가 단순한 유통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 기초 소재의 단단한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천루의 화려함보다 견고한 ‘현장의 수직적 가치’ 잠실의 랜드마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라 그룹의 위상을 뽐내고 있지만, 그 화려한 빌딩을 지탱하는 진정한 수직적 가치는 사실 거대한 설비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파이프라인이 미로처럼 얽힌 공장 현장에 있습니다. 마천루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보다, 율촌과 울산, 그리고 바다 건너 미국 현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 롯데의 진정한 미래가 설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속 ‘꿈’을 ‘실체’로 증명해낸 인고의 시간 최근 발표된 2025년의 지표들은 우리에게 뼈아픈 수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광고쟁이인 제 눈에는 오히려 그 이면에 숨겨진 '약속의 이행'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캠페인을 통해 세상에 던졌던 메시지들이 결코 겉치레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우리는 '만남을 통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한다'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 혁신을 노래했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자우림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이롯케-멋진!' 미래를 만들겠다며 ECOSEED와 수소, 전지소재라는 구체적인 꿈을 펼쳐 보였습니다. 북극곰을 지키고 푸른 바다를 되찾겠다는 'Every Step for Green'의 약속 또한 그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언급된 비핵심 자산 정리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확장은, 바로 그 광고 속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 낡은 허물을 벗고 새 살을 틔우는 인고의 과정입니다. 멋진 영상미보다 강력한 ‘진실된 기록’의 힘 이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광고는 세련된 영상미에만 기댄 어려운 말잔치가 아니라, '약속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이어야 합니다. 멋진 그래픽보다는 새로운 소재를 뽑아내기 위해 공정 라인을 세밀하게 점검하는 엔지니어의 진지한 눈빛, 미국 양극박 공장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술의 생동감, 그리고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실제로 가동되며 내는 에너지를 담백하게 담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시장과 고객이 롯데케미칼에 바라는 가장 강력한 '확신'의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세계로, ‘내일을 이롭게’ 만드는 혁신 이러한 화학의 혁신은 결국 그룹 전체의 비전인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라는 슬로건과 맞닿아 있습니다. 롯데는 항상 고객의 가장 가까운 일상 속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랑받은 그 가치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무대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업을 넘어, 고객의 일상부터 세계 시장까지 가치를 전달하는 친근하고도 혁신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은 바로 이곳, 화학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미래를 빚어내고 있는 여러분께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적은 성과일지라도 방향이 옳다면 그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입니다. 여러분이 지켜내는 그 치열한 현장이 바로 롯데의 가장 높은 곳이며, 그 확신이 곧 롯데의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거인의 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롯데케미칼이 증명해낼 그 믿음의 기록들이 멈추지 않고 세상에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2026-05-04 10: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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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권력과 변화의 무대인가...동양철학의 거울에 비추어본 '런웨이'
[경제일보] 물은 흐를 때 모든 것을 감춘다. 그러나 물이 빠지는 순간, 바닥의 형상이 드러난다. 수락석출(水落石出). 이 말은 북송의 문장가 소동파가 「후적벽부」에서 자연을 묘사하며 남긴 구절이다. “산은 높고 달은 작아지며, 물은 줄고 돌이 드러난다.” 본래는 계절의 변화를 노래한 문장이었으나, 후대에 이르러 인간과 권력, 그리고 진실을 설명하는 가장 정밀한 은유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이 문장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 화려한 패션과 권력의 세계를 그린 이 작품은, 결국 물이 빠지는 순간 인간의 본질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현대적 우화다. 영화의 중심에 선 미란다 프리슬리는 한 시대의 권력을 상징한다. 회의실에서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코트를 벗어 던지면, 주변 직원들은 숨을 죽인 채 그 동작 하나에 반응한다. 패션쇼 좌석 배치에서 단 한 번 눈을 치켜뜨는 장면만으로도 업계의 위계가 재편된다. 그녀의 권력은 명령이 아니라 분위기로 작동한다. 그러나 그 절대성은 영원하지 않다. 속편적 영화 장면에서 ‘런웨이’가 디지털 환경 속에서 흔들리는 장면, 광고주가 종이 잡지보다 플랫폼 데이터를 우선하는 순간, 우리는 권력이 더 이상 개인의 손에만 있지 않음을 확인한다. 『도덕경』이 말하듯, 강한 것은 부러지고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는다. 미란다는 그 진리를 가장 늦게, 그러나 가장 깊이 체감하는 인물이다. 반면 앤디 색스는 권력의 세계에 들어와 스스로를 잃어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초반, 그녀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런웨이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동료들의 시선은 조롱에 가깝다. 그러나 이후 몽타주 장면에서 그녀는 고급 브랜드 의상을 입고 뉴욕 거리를 당당히 걷는다. 문제는 그 변화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의 균열이라는 점이다. 파리 패션쇼 직전, 앤디가 전화 한 통으로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무너지는 장면은 성공의 대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그녀는 센 강의 다리 위에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돌아선다. 그 순간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이다. 『중용』이 말하는 균형, 곧 외부의 성공과 내부의 자아 사이에서 중심을 찾는 결단이다. 에밀리 찰튼은 또 다른 얼굴이다. 그녀는 미란다의 기준을 완벽히 내면화한 인물이다. 파리 패션쇼에 가기 위해 극단적으로 식사를 줄이고, 끝내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은 집착의 극단을 보여준다. 『불경』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집착은 곧 고통의 근원이다. 반면 나이젤은 통찰과 균형의 상징이다. 앤디에게 “패션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산업과 문화의 흐름”이라고 설명하는 장면에서 그는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시한다. 그러나 파리에서 승진이 좌절되는 순간, 그는 능력과 공정성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 현실을 체현한다. 이는 『주역(周易)』이 밝히는 변화의 법칙, 곧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한다는 이치를 보여준다. 이 네 인물은 권력, 자각, 집착, 통찰이라는 네 축으로 구성된 인간 존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 구조는 단순히 영화 속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정확히 겹쳐진다. ‘런웨이’는 단순한 패션 잡지가 아니라 전통적 레거시 미디어의 상징이다. 과거에는 편집장이 곧 권력이었고, 정보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 그 구조는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특히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와 같은 세계 유수의 매체들조차 전통적 방식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이들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질서 앞에 서 있다. 알고리즘이 기사 배치를 좌우하고, 인공지능이 초안을 작성하며, 독자의 관심은 데이터로 실시간 분석된다.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전 과정이 재편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AI·콘텐츠·유통(CD) 위기’다. 콘텐츠의 생산과 배포 구조가 기술에 의해 재정의되면서, 기존 미디어의 권력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과거 미란다가 “이것은 단순한 파란색이 아니라 세룰리안 블루다”라고 말하며 패션의 계보를 설명하던 장면은, 레거시 미디어가 자신이 만든 질서를 해설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질서는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 AI 시대의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의미를 해석하고 가치를 제시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런웨이가 플랫폼에 밀려나듯, 전통 미디어 역시 주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다.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다시 던져지고 있다. 결국 이 영화는 하나의 근본적 진실로 수렴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구조는 반드시 변하며, 인간은 그 변화 속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락석출, 물이 빠지면 돌이 드러난다. 유동성과 권위가 사라지는 순간, 남는 것은 오직 본질이다. 미란다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받아들이고, 앤디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내려놓는다. 에밀리는 집착 속에서 흔들리고, 나이젤은 통찰 속에서도 좌절한다. 이 모든 장면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기술의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권력이 분산된 시대에 인간이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도덕경』은 흐름을 따르라 하고, 『불경』은 집착을 버리라 하며, 『중용』은 균형을 지키라 하고, 『주역』은 변화에 대비하라 한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이 가르침들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부 기준을 세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끝내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선택이며, 권력은 소유가 아니라 과정이며, 인간은 결국 자신의 선택으로 정의된다는 사실이다. 물이 빠진 뒤에도 남아 있을 자신의 ‘돌’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남긴 가장 냉정하면서도 깊은 통찰이다.
2026-05-02 19:3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