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대한항공이 항공운송 중심 사업구조에서 항공우주·방산으로 외연을 넓히며 무인기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항공기 제작과 군용기 정비·성능개량으로 쌓은 기술력을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무인체계 시장을 선점하고, 민항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방산으로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중고도 무인기와 저피탐 무인편대기 개발에 이어 AI·자율비행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시설까지 확충하면서 개발·생산·수출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 무인기로 이어진 ‘항공 DNA’
대한항공이 무인기 사업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십년간 축적한 항공기 제작·정비 기술이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8년 군용기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구조물 제작과 군용기 개조·성능개량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1986년 747 날개 구조물 제작에 착수했고 1990년부터 부산테크센터에서 UH-60 헬기를 국내 생산했다.이 같은 기술 기반은 무인기 사업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008년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탐색개발에 착수했고 2009년 KUS-9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는 중고도 무인기 KUS-FS와 사단 정찰용 무인기 KUS-FT를 비롯해 저피탐 무인편대기, 중형 타격 무인기, 소형 협동 무인기로 개발 영역을 넓혔다. 중고도 무인기는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2025년 ADEX에서는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 시제기와 중형 타격 무인기,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목업을 처음 공개했다. 감시·정찰 중심이던 무인기 사업을 전투와 유무인 복합체계로 확대하는 흐름이다.
최근에는 AI·자율비행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2026 대한항공 무인기 기술교류회’에서는 고속형 다목적 무인기와 AI 파일럿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올해 1월에는 드론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군집AI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의 협력도 확대했다. 양사는 지난해 4월 무인 항공 분야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8월 팀잉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형 무인기 공동 개발과 안두릴 제품의 면허생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을 추진하고 ‘Arsenal South Korea’를 통한 아시아 생산기지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 생산시설 투자·수익화 과제
대한항공이 무인기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성장도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글로벌 군사용 드론 시장은 지난해 182억달러에서 오는 2035년 665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2026~2035년 연평균 성장률은 13.8%다.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 매출은 2022년 4910억원에서 2023년 5407억원, 2024년 593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7796억원으로 전년보다 31.5% 늘었다.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2019년 이후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항공우주사업 수주잔고는 4조717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536억원 늘었다. 1분기 매출은 2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다. 다만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전자전기 Block-I 체계개발과 공군 2호기 개조 등 대형 방산 프로젝트였다.
무인기 사업은 개발과 생산시설 투자가 이어지는 단계다. 대한항공은 지난 10년간 무인기 개발을 이어왔으며 중고도 무인기 KUS-FS의 양산과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산테크센터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약 5만2800㎡ 규모의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신규 시설에서는 미래형 무인기 제조와 차세대 민항기 부품 생산, 군용기 개조·성능개량 등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우주사업의 성장세가 무인기 사업의 수익성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무인기는 개발 기간이 길고 양산 전까지 연구개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업 구조"라며 "올해 항공우주사업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잡은 만큼 중고도 무인기 양산 확대와 저피탐 무인편대기·협동 무인기 등 차세대 제품 수주,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생산시설 투자와 개발비를 회수하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5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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