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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 '동아줄'인가, 주가 폭락 '독배'인가…두 얼굴의 유상증자
[경제일보]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의 직접 자금 조달 방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나 기업공개 대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리려는 기업이 급증한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업들의 주식 발행 규모는 1조3596억원으로 지난 4월 대비 228.7% 폭증했다. 대기업의 대형 유상증자가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채 발행과 기업공개 규모는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가 항상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30일 장 마감 직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전격 공시했다. 새로 확보하는 자금은 최우선 집행 대상인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 확보 △헝가리 법인 운영자금 지원을 비롯해 △국내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 충당 등에 쓰일 계획이다. 특히 조달 금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련소 투자는 이차전지 핵심 광물인 니켈 수급권을 선점해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에코프로비엠 주식은 2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이어 지난 1일 정규장에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체 주식 수의 10%를 넘어서는 대규모 신주가 쏟아지면서 주당순이익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과거 인도네시아 1단계 제련소 투자 당시 모회사 에코프로가 전담했던 재무적 부담이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으로 전가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났다.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상업 가동 시기가 내년 2분기로 잡혀 있는 제련소 건립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가 하락 흐름이 멈추지 않을 경우 당초 목표했던 1조2000억원 조달 자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발행할 신주 물량은 고정돼 있어 기준 주가가 떨어지면 최종 발행가액도 함께 하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전체 조달 금액이 1조원 밑으로 쪼그라들면 회사 측이 후순위로 배정한 국내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나 운영 자금부터 우선적으로 삭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의 흥행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관사단에 성공 보수까지 내걸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대주주인 에코프로 역시 배정 물량의 120%까지 초과 청약을 단행해 불씨를 살리겠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 진출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하지만 조달 방식이나 주식시장 환경에 따라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자극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기도 한다. 결국 시장의 불신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선 단순 투자 계획을 넘어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2026-07-06 17: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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