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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꺼져도 일은 계속됐다"… 신한銀 '공짜 노동' 논란 재점화
신한은행 내부의 ‘공짜노동’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주52시간제가 본격화되면서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한 PC관리시스템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올해 초까지 시스템을 우회해 야근을 이어가는 관행이 지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은 했지만 노동시간으로 기록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가 문제 삼는 핵심은 단순한 전산 편법이 아니다. 은행권 전반에 남아 있는 ‘눈치 야근’과 ‘무임금 초과근무’의 조직문화다. PC가 꺼지면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지만 실제 업무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지난해부터 PC 우회 사용 문제를 사측에 제기했고 올해 들어서는 사례 수집과 노사협의회 의제화를 통해 공짜노동 근절을 전면에 내걸었다. 노조가 장시간 노동과 대가 없는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PC 우회 사용 실태 파악을 요구했고 회사의 태도 변화가 더디자 직접 사례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PC관리시스템 도입 뒤에도 계속된 ‘기록 없는 노동’ 신한은행은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PC관리시스템을 운영해왔다. 표면상으로는 정해진 시간 이후 PC 사용을 제한해 초과근무를 막는 장치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시스템을 피하는 방식이 다수 등장했다. 본지의 취재 결과 우회 방식은 십수 개에 달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현장에서 ‘정리하기·돌려쓰기’로 불린 방식이었다. 10일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정상적인 시간외근무 신청과 승인 절차를 밟으면 초과근무 시간이 기록되고 수당 지급 근거가 남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량이 많고 관리자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이 정당한 야근 신청을 주저했다. 그 결과 PC 사용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을 우회해 업무를 이어가는 관행이 생겼다. 실제 지난 3월 신한은행 본부 부서 24곳에 대한 노조의 불시 점검 결과, 근무시간 관리 시스템을 우회해 초과근무를 이어가는 사례가 확인됐다. 노조는 이른바 ‘알트+탭’ 방식 등 계정 전환을 통한 PC 사용시간 우회 사례를 지적했다. 또 자율출퇴근제 등록 시간을 반복 수정하거나 보상휴가를 실제로 쓰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소진 처리하는 사례 등도 거론됐다. 문제는 이런 편법이 직원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무는 줄지 않았고 인력은 부족했으며 정식 초과근무 신청에는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PC는 꺼졌지만 일은 끝나지 않았다. 제도는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장에서는 노동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장치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 “노동시간 문제는 노동 주권 문제” 신한은행 노조는 올해 ‘공짜노동 근절’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김용환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3월 제67년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절대 인력이 부족한 현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충원, 공짜노동 근절을 목표로 달려가겠다”며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동 주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사측에 PC 우회 사용 문제를 제기하고, PC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시간외근무가 등록되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왔다. 핵심은 간단하다. 퇴근 시간 이후 PC를 켜고 업무를 했다면 그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기록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를 통해 직원 개인이 관리자 눈치를 보며 초과근무 신청을 해야 하는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자동등록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노사는 지난 3월 말 1분기 노사협의회를 통해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를 기준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그 외 시간의 노동은 시간외근무로 등록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또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시행에도 합의했다. 신한은행지부는 이 합의를 “왜곡된 노동시간 구조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문제 제기 뒤 차단 나섰지만 쟁점은 남았다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속적인 문제 제기 후 사측은 올해 들어 PC 우회 사용 차단에 나섰다. 현재 상당수 편법 사용 방식은 막힌 상태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이것만으로 공짜노동 문제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전산상 우회 수단을 막더라도 정당한 야근을 신청하기 어려운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면 공짜노동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도 ‘PC 사용 시 시간외근무 자동등록’이다. 초과노동을 직원 개인의 신청과 관리자의 승인에만 맡기지 말고 실제 PC 사용 기록을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객관적으로 남기자는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시간외근무가 회의나 교육 명목으로 편법 운용되거나, 제도의 취지를 흐리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본부부서, 지역본부, 영업점 어디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모든 초과노동에 대한 정당한 시간외근무 보상”을 강조하며 제도 정착 여부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성과주의가 공짜노동 부른다” 노조는 공짜노동의 배경에 단기성과주의도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경영진을 향해 “임기 연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실적 쥐어짜기로 현장 직원들은 고통스럽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이 자괴감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 △내부통제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비대면 영업 확대 △고령층 창구 수요 대응 등으로 업무가 복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력 운용과 영업시간, 성과평가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노동시간 단축 제도는 현장에서 형식화될 수밖에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 공짜노동 논란은 ‘PC를 몇 시까지 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일한 시간이 기록되고 기록된 노동에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는가의 문제다”며 “주52시간제의 취지는 노동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줄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PC관리시스템이 노동시간 관리 장치라면 그 시스템은 노동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을 정확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또 “정당한 초과근무 신청을 막는 눈치 문화, 부족한 인력, 과도한 업무량, 단기성과 압박이 그대로라면 공짜노동은 이름만 바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조의 투쟁이 단순한 임금 보전 요구를 넘어 노동시간의 정상화, 지속가능한 일터 만들기로 확장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년 1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1 08: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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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다시 불안의 문턱에 섰다
[경제일보] 서울 집값이 다시 불안하다. 아직 폭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가볍지 않다. 매매가격은 다시 오르고, 전셋값은 그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출 규제는 강화됐지만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았다. 강남 몇몇 단지의 신고가 경쟁으로 치부하기에도 어렵다. 상승세는 서울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올랐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07%, 수도권은 0.14%였다. 지방 상당수 지역이 보합권에 머무는 사이 서울의 상승폭은 뚜렷했다. 서울 주택시장이 다시 전국 시장과 다른 온도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 경계해야 할 곳은 전세시장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9% 올랐다.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높다. 전세는 실수요자의 체감 지표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는 더 비싼 전세를 감수할지, 외곽으로 밀려날지, 아니면 무리해서라도 집을 살지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의 압박이 쌓이면 전세 불안은 매매 수요로 넘어간다. 서울 주택시장 불안은 전세에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전셋값이 안정돼 있을 때 매매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전세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실수요자는 기다릴 명분을 잃는다. 전세 만기를 앞둔 세입자에게 “조금 더 기다리면 집값이 잡힌다”는 말은 쉽게 먹히지 않는다. 몇 년 전 전세난과 집값 급등을 겪은 사람들은 같은 조짐이 보이면 더 빨리 움직인다. 이번 상승세가 강남권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강남·서초·송파 등 핵심지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온기가 강북과 중저가 지역으로 번질 때다. 성동, 동대문, 강북, 성북, 강서 등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지역의 매매와 전세가 함께 오르면 시장의 불안은 훨씬 넓어진다. 강남 집값은 남의 일처럼 볼 수 있어도, 자신이 살 수 있다고 여겼던 지역의 전세와 매매가 동시에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시장을 안심해서도 안 된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폭발해야만 가격이 오르는 곳이 아니다.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가 관망을 접으면 적은 거래로도 호가가 바뀐다. 특히 서울처럼 대체 주거지가 제한된 시장에서는 몇 건의 상승 거래가 주변 가격의 기준선이 된다. 거래가 조용해 보여도 가격은 먼저 움직일 수 있다. 금융 흐름도 불안을 키우는 쪽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5000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만 보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주담대 증가폭이 여전히 크다는 것은 주택 매입과 관련한 자금 수요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대출 규제가 시장을 완전히 식히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었다. 고가주택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낮췄다.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 한도를 줄였다. 수요 억제의 신호는 강했다. 그러나 시장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 규제가 거래를 늦출 수는 있어도 공급 불안과 전세난을 대신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대출 규제는 필요하다. 투기 수요를 누르지 않고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세난에 밀려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까지 같은 선상에 세우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금 보유자는 버티고,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는 뒤로 밀린다. 결국 실수요자에게 남는 선택지는 좁아진다. 기다리면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규제도 버틴다. 그 믿음이 약해지는 순간, 관망은 매수로 바뀐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규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정부가 공급을 말해도 시장은 실제 입주 물량과 사업 속도를 본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말해도 인허가, 사업성, 공사비, 조합 갈등, 금융비용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도심 공급 확대를 말해도 언제, 어디에, 얼마나 들어서는지 분명하지 않으면 수요자는 기다리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 대책은 발표문이 아니라 일정표로 평가된다. 전세시장 안정도 별도의 과제로 봐야 한다. 전세는 매매시장의 부속 변수가 아니다. 서울 주거시장의 한 축이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 매매시장 안정도 흔들린다. 세입자 부담이 커지면 소비 여력은 줄고, 주거 이동은 어려워진다. 전세가격 급등은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도시 생활비 상승 문제다.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이 서울에 살기 어려워지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도시 경쟁력에도 부담이 된다. 정책 메시지도 정교해야 한다. 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말만 반복하면 실수요자는 자신이 보호 대상인지 규제 대상인지 혼란스러워진다. 서울 주택시장에는 투기 수요도 있지만 전세난에 떠밀린 실수요도 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정책은 거칠어지고, 거친 정책은 우회로를 만든다. 부동산 정책은 강도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
2026-06-11 07: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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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 "AI 경쟁 다음 단계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경제일보]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6'에서 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생성형 AI 도입 경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일즈포스는 'AI의 영감이 현실이 되는 곳'을 주제로 AI 에이전트가 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팀처럼 협업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행사에는 약 6000명의 기업 관계자와 IT 담당자가 참석해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혁신 전략과 실제 도입 사례를 공유했다. 박 대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업무 효율화 수단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의 전망을 인용하며 금융, 제약,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에이전트가 수익성 향상과 생산성 혁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일즈포스 역시 이미 AI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3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운영 중이며 연간 220만건 이상의 고객 서비스를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분야에서도 AI 에이전트가 연간 1억3000만달러 규모의 파이프라인 창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은 슬랙을 통해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AI 툴을 도입하고 있지만, 데이터와 시스템, 업무 흐름이 분절된 환경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AI 기술일지라도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도출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며 "기업용 AI 에이전트가 진정한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와 업무 맥락, 실행 환경이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근명 세일즈포스 수석 전략 솔루션 엔지니어는 AI 에이전트가 단순 자동화 도구를 넘어 기업 조직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AI 모델이나 에이전트 구축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사람과 AI가 함께 협업하는 업무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일즈포스가 CRM과 데이터 플랫폼, 협업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기업 내에 분산된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를 연결해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엔지니어는 "에이전트 기업은 여러분과 함께 에이전트가 여러분의 진정한 디지털 동료가 돼서 조직적 측정 연산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엔트로픽 같은 기업도 에이전트포스를 통해 10배 이상의 영업 운영 생산성과 60% 더 빠른 영업 사이클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일즈포스는 기업 AI 도입 과정에서 데이터 단절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CRM과 ERP, 협업 플랫폼, 각종 레거시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지 못하면 AI 역시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데이터 파운데이션'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내 다양한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해 AI 에이전트가 업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세일즈포스는 자사 플랫폼을 특정 서비스에 국한하지 않고 개방형 구조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랙과 태블로를 비롯해 외부 AI 서비스 및 에이전트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업들이 기존 업무 환경 안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전략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포스코와 무신사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AI 전환 사례도 공개됐다. 포스코는 고객 접점부터 생산 현황까지 연결하는 프론트오피스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노성래 포스코 마케팅전략 실장은 "AI 에이전트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 영업 현장의 의사결정과 고객 대응을 지원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철강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을 연결하는 AI 기반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글로벌 패션 플랫폼 도약을 위한 AI 활용 전략을 공유했다. 길기용 무신사 코어 AI & CS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AI는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고객 경험과 조직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라며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메리앤 파텔 세일즈포스 에이전트포스 세일즈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무대에 올라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을 공유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는 "AI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면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며, 기업이 생성형 AI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슬랙을 중심으로 한 업무 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오픈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기업들 역시 슬랙을 업무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 시대 협업 플랫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세일즈포스가 제공하는 개방형 AI 플랫폼 전략을 소개하며,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를 기업 환경에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앤 파텔 CPO는 "우리는 지난 27년 동안 구축해온 세일즈, 서비스, 마케팅 플랫폼에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워크플로를 결합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세일즈포스 안팎의 다양한 AI 모델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연결해 활용할 수 있으며 이것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0 12: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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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뼈를 깎는 혁신 없이는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법원의 현장검증이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마저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주권자의 신성한 권리 행사를 담보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도리어 국민의 참정권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선거와 정치적 격변을 목도해 왔지만, 국가 선거 행정의 근간인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가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 이번 사태는 실로 충격적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돌발 악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초석인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엄중한 사태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은 국가나 조직이 신뢰를 잃으면 바로 설 수 없음을 뜻한다. 선거 관리의 기본 원칙은 단 한 명의 유권자도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데 불편함이나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과연 이 기본적인 상식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의심케 한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직장인들이 발길을 돌리거나 긴 대기 행렬 속에서 참정권을 포기해야 했던 상황은, 사실상 국가가 국민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 것과 다름없다. 선거 결과의 정당성은 한 치의 의혹도 없는 투명하고 철저한 관리에서 비롯된다. 투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그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결국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가 과연 몇몇 실무자의 안일함이 부른 일시적 사고인가, 아니면 선관위 조직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구조적 무능의 발로인가. 불행히도 본질은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지위 뒤에 숨어 외부의 정당한 감시와 비판에 지나치게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비대해지고 안주하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어 행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대신, 타성에 젖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다가 이 같은 대형 참사를 자초한 것이다. 선관위가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헌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환골탈태 수준의 세 가지 혁신이 시급하다. 첫째, 선거 행정의 전문성을 근본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유권자 수 예측, 투표율 변동 추이 감안, 비상 상황 시의 즉각적인 용지 수급 체계 등은 고도의 전문 행정 영역이다. 주먹구구식 예측에서 벗어나 통계적 엄밀성과 물류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 둘째, 독립기관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엄중한 책임성을 확립해야 한다. 독립성은 선거 관리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특권이지, 부실 행정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사후 검증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고, 실패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지는 엄격한 문책 제도를 도입해야 마땅하다. 셋째,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디지털 선거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투·개표의 전 과정뿐만 아니라, 실시간 투표용지 잔여 수량 파악과 수요 예측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선거가 파행을 겪었다는 사실은 국제적인 망신이자 수치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이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정확히 투표함에 담기고 정당하게 계수될 것이라는 아날로그적 신뢰와 상식에서 출발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인적·구조적 쇄신 없이는 우리의 민주주의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는 마지막 경고다. 선관위는 이번 파동을 일과성 소동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 뼈를 깎는 자성과 과감한 인적·시스템 혁신에 나서야 한다. 신뢰를 잃은 선관위에게 내일은 없다.
2026-06-10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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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유소단 촌유소장(尺有所短 寸有所長) — AI 시대, 사람 경영의 근본 원리
[경제일보] 중국 초나라의 시인 굴원이 남긴 「초사(楚辭)」의 한 구절 가운데 오늘날의 경영자들이 가장 깊이 새겨야 할 말이 있다. 바로 "척유소단 촌유소장(尺有所短 寸有所長)"이다. 자에도 짧은 바가 있고 촌에도 긴 바가 있다는 뜻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격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 경영의 본질을 담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도 부족한 점이 있고,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자신만의 강점과 가치가 있다. 따라서 사람의 능력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우수한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가장 큰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는 점이다. 오늘날 세계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는 "경영은 인간의 약점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강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의 목적은 사람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강점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훌륭한 기업들은 직원의 약점을 고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지 않는다. 대신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대로 실패하는 조직은 사람의 부족한 점만 바라본다. 부족함을 지적하고 고치라고 압박하지만 결국 조직 전체의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러한 원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계산과 분석,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 반복 업무의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창의성, 공감 능력, 협업 능력, 리더십, 고객과의 신뢰 구축 같은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기업은 모든 직원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산업화 시대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각자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사 철학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의 대기업들은 이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급격한 세대교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 인재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MZ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 높은 연봉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자신의 강점이 인정받는 조직인지, 자신의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처럼 일률적인 평가와 통제 중심의 인사 시스템으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인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도 뛰어난 연구자가 떠나면 경쟁력을 잃는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도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은 기술 경쟁인 동시에 사람 경쟁이다. 그리고 사람 경쟁의 핵심은 용인술(用人術)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용인의 대가였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자신이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장량에게는 전략을 맡기고, 한신에게는 군사를 맡기고, 소하에게는 행정을 맡겼다. 조선의 세종대왕 역시 장영실의 재능을 발견했고, 집현전 학자들의 역량을 끌어냈다. 그들은 사람을 평가하는 데 능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을 쓰는 데 능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직원의 약점은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창의적인 연구자가 문서 작성에 약하다면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면 된다. 뛰어난 영업사원이 숫자 분석에 약하다면 데이터를 지원하는 조직을 붙여주면 된다.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직원이라도 조직을 안정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능력이 있다면 그 강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사람의 약점을 탓하는 조직은 쇠퇴하지만 사람의 강점을 발견하는 조직은 성장한다. 결국 척유소단 촌유소장이 말하는 경영의 본질은 분명하다. 사람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이다. 리더의 역할은 사람을 재단하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꽃피우는 데 있다. AI 시대에도, MZ세대 시대에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어떤 미래에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현대자동차도,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도 결국 사람으로 성장하고 사람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어도 사람을 키우는 문화는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척유소단 촌유소장. 자에도 짧은 바가 있고 촌에도 긴 바가 있다. 이 짧은 경구는 수천 년 전 고전의 문장이지만 오늘날 AI 시대 대한민국 기업들이 다시 읽어야 할 사람 경영의 근본 원리다. 최고의 경영은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며, 최고의 리더십은 명령하는 능력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발견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다. 결국 용병이사(用兵以師)의 지혜보다 더 높은 경영의 경지는 용인이사(用人以智), 곧 사람을 쓰는 지혜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경전이 우리에게 남긴 영원한 경영의 가르침이다.
2026-06-10 08: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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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다음은 피지컬 AI…"산업 경쟁의 판이 바뀐다"
[경제일보] AI와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그 다음 단계 경쟁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물류를 결합한 ‘피지컬 AI’가 현실 산업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기업 경쟁력과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AI 기술 확보를 넘어 창의성과 산업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경제일보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창간 8주년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를 열고 ‘2026년 예측불허 한국경제와 하반기 전망’을 주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과 자본시장, 피지컬 AI,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진단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왕치림 중국 주한대사관 경제상무과 공사참사관 등이 축사를 전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영상을 통해 축사를 대신했다.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AI 혁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일부 산업은 사상 최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지방경제 위축, 청년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기술 혁신의 성과가 산업 생태계 전반과 국민 경제로 확산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진단하며 성장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5년마다 성장률이 1%p씩 떨어지는 구조적 추락의 궤도’ 위에 서 있다”며 “이 흐름을 끊지 못하면 2030년에는 역성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술과 R&D의 핵심 인풋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고 AI 시대 기술 주도 성장은 한마디로 아이디어 주도 성장이다”라며 “경제 성장의 원천을 추격과 모방에서 창의성과 혁신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AI 산업 확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하반기 투자 환경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과 하반기 시장 전망을 짚었다. 서 상무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상승을 했던 원인은 기업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지와 글로벌 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AI 겨울이 도래할 수 있다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AI가 겨울이 도래한다고 해서 AI가 버블이고 AI가 망했다 이런 식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포럼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AI가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이승환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은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제는 사람과 로봇의 투입비용과 생산성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기준으로 휴머노이드 도입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단계는 직무 재배치”라며 “어떤 기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입증하느냐가 시장의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대표 분야로는 모빌리티가 제시됐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김 교수는 “피지컬 AI의 첫 번째 대상은 자동차라고 본다”며 “자동차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미한다고 보면 더 정확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자동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 공간,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바뀐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결국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OS가 없으면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기에 오는 2029년, 2030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성형 AI를 넘어 제조와 물류, 모빌리티 등 현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기술 확보 자체보다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과 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026-06-09 15: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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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확장'에서 '내실'로…체질 개선으로 다시 뛰다
[경제일보] 국내 패션·유통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소비 둔화와 온라인 중심 유통 질서 재편 속에서 전통 오프라인 기반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랜드그룹은 ‘재무 안정’과 ‘사업 재편’,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1980년대 의류 사업으로 출발한 이랜드는 1990~2000년대를 거치며 패션, 유통, 외식,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우며 국내 유통 산업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유통 환경 변화와 차입 부담이 겹치면서 성장세는 점차 둔화됐다. 국내 패션 시장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 소비가 확산되고 글로벌 SPA 브랜드와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 패션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소비 회복 역시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이랜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확장에서 내실로, 전략 전환 이랜드는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보다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전략이다. 과거 공격적인 확장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은 그룹의 주요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일부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아울렛 중심의 사업 재편 패션 부문에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상품 기획 역량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랜드는 자체 기획·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중저가 패션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상품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아울렛 사업이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둔화 속에서 ‘가성비 소비’가 확산되면서 아울렛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전국 주요 거점에 아울렛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고객 유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사업, 재정비 이후 재도약 모색 이랜드의 해외 전략에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과거 이랜드는 중국에서 대규모 매장망을 구축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경쟁 심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 외부 변수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무리한 확장 대신 구조조정과 효율화 작업이 진행됐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로 전환하며 라이브커머스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 모델에서 디지털 기반으로의 전환이 핵심 변화다.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 유통 산업 전반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랜드 역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 강화와 함께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며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과 고객 분석 역량을 강화하면서 소비자 맞춤형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기업 운영 방식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의 전환 이랜드는 과거 ‘속도 중심 성장’ 전략으로 외형을 키운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패션과 유통이라는 전통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전환과 재무 안정, 글로벌 전략 재정립이 향후 성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때 공격적 확장으로 성장했던 기업이 이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한 시장 환경 속에서 이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회복해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6-06-09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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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CEO 출신 한성숙, 총리 후보로…이재명 정부 '디지털 총리' 카드
[경제일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네이버 대표를 지낸 기업인 출신 장관을 총리 후보로 발탁하면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이 디지털 전환과 벤처·중소기업 성장, 민생경제 회복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한 장관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한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 총리로 임명될 경우 이재명 정부 첫 여성 총리가 된다. 2006년 취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후 두 번째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도 갖게 된다. 한 후보자는 정치권보다는 정보기술(IT)과 플랫폼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1967년생으로 의정부여고와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월간PC라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네이버 서비스본부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네이버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2022년 3월까지 약 6년간 네이버를 이끌며 검색, 커머스,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총괄했다. 이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을 맡았고,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돼 국정에 참여했다. 중기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중소기업 정책 기조를 보호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창업 활성화, 벤처투자 확대, 소상공인 회복,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해왔다. 플랫폼 기업 경영 경험과 정책 현장 경험을 함께 갖춘 점이 이번 인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지명은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지방선거 이후 국정 동력을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전통 관료나 정치인 대신 민간 IT기업 출신 인사를 총리 후보로 선택한 것은 경제·산업 중심의 내각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인공지능(AI), 플랫폼, 벤처 생태계, 중소기업 성장 전략은 정부의 핵심 경제 과제와 직결돼 있다. 한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되면 각 부처의 디지털 전환 정책과 규제 혁신,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인준 과정에서는 한 후보자의 기업 경영 이력과 국정 조정 능력이 함께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네이버 대표 재임 시절 불거졌던 플랫폼 독과점 논란과 포털 공정성 문제, 중기부 장관으로서 추진한 벤처·소상공인 정책 성과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민간 플랫폼 기업 출신 인사가 총리로서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정치권과 소통할 수 있을지도 청문회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의 발탁은 이재명 정부가 2기 내각에서 민생경제와 산업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신호다. 총리 인준 과정과 이후 내각 조율 능력이 향후 국정 쇄신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6-07 14: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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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불붙인 LG 재평가…구광모 8년 투자 선구안, 결실 맺나
[경제일보] LG전자 주가가 엔비디아발(發) 훈풍을 타고 급등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AI·전장·로봇 투자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 배경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뿐 아니라 전장, 로봇, 공조(HVAC) 등 LG가 육성해온 미래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꼽고 있다. 엔비디아 이슈에 재평가…LG전자 넘어 (주)LG로 확산된 관심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 주가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간 회동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단순 가전업체를 넘어 피지컬AI 시대 핵심 수혜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상은 LG전자만이 아니다. △LG전자 △LG AI연구원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LG그룹 전반에 걸쳐 구축된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가 함께 평가받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LG그룹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수익성이 악화된 스마트폰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는 대신 전장, AI, 로봇, 배터리 등 미래 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했다. 스마트폰 접고 AI·전장 키웠다 LG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는 2021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전장사업본부(VS)를 중심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사업을 키워왔다. 전장사업본부는 2022년 상반기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일본 완성차 업체의 5G 고성능 텔레매틱스 등 약 8조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재 전장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을 3대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는 올해 CES 2026에서 가정용 AI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하며 피지컬AI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개의 팔, 휠 기반 자율주행 하체를 갖춘 홈로봇으로 세탁물 정리와 가전 제어 등 생활 밀착형 가사 보조 기능을 시연했다. 류재철 LG전자 CEO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피지컬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AI 분야 투자도 그룹 차원에서 이어졌다. LG는 2020년 LG AI연구원을 출범시키고 초거대 AI와 산업용 AI 기술 확보에 나섰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자체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처음 공개한 뒤 2024년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내놓으며 기술 고도화를 이어왔다. 엑사원 3.0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지원하는 78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생성형 AI 모델이다. LG는 이를 제조, 소재, 바이오, 고객 상담 등 그룹 계열사 사업에 접목하며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배터리·센서·AI까지…피지컬AI 생태계 구축한 LG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피지컬AI 시대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에는 카메라 모듈과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피지컬AI 생태계가 확대될 경우 LG 계열사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엔비디아와 LG의 접점 확대 가능성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분야 세계 최강자로 꼽히지만 실제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제조 역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반면 LG는 가전, 전장, 배터리,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 등 폭넓은 제조 역량과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피지컬AI는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 로봇과 자동차, 산업 장비 등에 AI를 적용해 상용화해야 하는 만큼 제조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LG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기업들과 협력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봇의 눈·뇌·관절까지…LG가 갖춘 미래 기술 퍼즐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을 계기로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적인 평가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고 전장, AI, 로봇, 배터리 등 미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력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투자 단계에 머물렀던 신사업들이 피지컬AI 시대의 성장 자산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대감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엔비디아와 LG 간 구체적인 협력 범위가 공식화되지 않은 데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AI 시장도 아직 초기 상용화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전장사업은 LG전자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로봇과 AI 분야가 그룹 차원의 실질 수익원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는 최근 LG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 사업 실패의 상징으로 불렸던 LG가 AI와 로봇,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다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엔비디아가 촉발한 이번 LG 재평가는 단순한 주가 급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이어진 AI·전장·로봇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관심은 LG전자 주가 급등 자체보다 LG그룹이 구축해온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평가에 가깝다"며 "구광모 회장은 2019년 LG AI연구원 설립을 결정하는 등 AI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왔고 당시에는 내부적으로도 우려가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온 결과 현재 AI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AI 시대에는 AI 모델뿐 아니라 모터, 액추에이터, 배터리, 센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LG는 LG전자의 모터·액추에이터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이노텍의 센싱 기술, LG CNS의 소프트웨어 역량, LG AI연구원의 AI 기술을 갖추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2026-06-05 15: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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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고 세금 올리고 규제 묶고… 카드 다 꺼냈는데 서울 집값은 참여정부 이후 최대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오름폭은 2000년대 이후 역대 정권 집권 첫 1년 기준으로 노무현 참여정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을 막았다.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세금 중과를 재시행했다. 통상적인 부동산 정책 수단을 집권 첫해 안에 사실상 모두 꺼냈다. 그런데도 시장은 굴하지 않았다. 수치 자체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집값이 정책 변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부동산 시장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두 가지 사실을 함께 놓는다고 해서 정책 선택의 책임이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수치에는 불편한 선례가 있다. 참여정부가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참여정부의 기시감 참여정부(2003~2008)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지금의 상황에서 묘한 데자뷔를 느낄 것이다. 당시에도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이라는 강한 이념적 지향을 가진 정권이 들어섰고, 10·29 대책(2003년)과 8·31 대책(2005년) 등 굵직한 수요 억제 패키지가 잇달았다.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된 것도 그 시기였다. 그 모든 조치에도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참여정부 5년 내내 상승 곡선을 그었다. 임기 종료 시점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집권 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지역이 적지 않았다. 그 정치적 상처는 2007년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정치적 유산과 맥이 닿아 있는 인물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겠다는 소신은 취임 이전부터 공개적으로 밝혀온 것이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의 문법을 여러 지점에서 닮아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소신이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1년치 데이터와 함께 들여다보면, 어떤 카드가 어떤 순서로 소진됐는지, 그리고 시장은 그때마다 어떻게 응답했는지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난다. 물려받은 조건 카드를 꺼내기 전에 판세부터 따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 임기 중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부진했고, 그 여파로 2025~2026년 서울·수도권의 입주 물량 감소가 이미 예고된 상태였다. 공급 절벽 우려는 정권 교체 훨씬 전부터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결정적 선행 변수가 더해졌다. 새 정부 출범 직전 강남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다. 이 결정은 수요 억제의 빗장이 일부 풀린다는 신호로 시장에 읽혔고, 집값은 정권 교체와 함께 상승 기대가 더욱 커지는 방향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새 정부 입장에서는 준비 기간도, 인수위도 없는 상태에서 이 상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판은 기울어진 채로 게임이 시작됐다. 첫 번째 카드: 대출을 막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카드를 꺼냈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이었다. 정책 기반을 다지는 데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새 정부 초기 일정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행보였다.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으며, 갭투자 차단을 위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봉쇄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및 관련 감독 규정을 동원한 6·27 대책은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빈틈 없이 짜인 대출 억제 패키지였다. 시장의 응답은 달랐다. 6·27 대책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호가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미 수억원대 현금을 보유한 고자산층의 매수를 대출 규제가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시장에서 나왔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서는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되며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첫 번째 카드는 시장에 긁힌 자국을 남겼지만,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두 번째 카드: 공급을 내걸다 대출 규제가 시장에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자 두 달여 뒤 정부는 두 번째 카드를 꺼냈다. 9·7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수요 억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급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읽혔고, 방향성 자체는 비판받기 어려운 전환이었다. 그러나 대책의 속살을 들여다본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공공 주도의 고밀 개발과 도심 복합사업 중심의 공급 방식이 문재인 정부 시절 이미 내놓았다가 시장의 외면을 받은 방안들과 본질적으로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강남·마포·용산 같은 선호 입지의 아파트다. 공공분양이나 도심 복합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거 상품이 그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9·7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 호가는 내려오지 않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대책 전후 수 주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카드 역시 시장을 움직이지 못했다. 세 번째 카드: 규제로 묶다 공급 계획이 시장에 먹히지 않자 정부는 세 번째 카드를 꺼냈다. 서울 전역과 과천·광명 등 12개 인접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일괄 묶는 전방위 규제 지정이었다. 이미 6억원으로 제한된 주담대 한도 위에 추가 상한까지 얹었다. 주택 가격이 25억원을 초과할 경우 대출 상한을 2억원으로, 15억~25억원 구간은 4억원으로 더 낮췄다. 고가 주택을 대출에 기대어 매수하는 경로를 사실상 봉쇄하는 설계였다. 출범 후 네 달여 만에 초강도 대출 규제, 공급 계획 발표, 규제지역 전방위 지정이라는 세 가지 카드를 모두 소진한 셈이었다. 참여정부가 집권 2~3년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꺼냈던 카드들을 이재명 정부는 집권 첫해 안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네 번째 카드: 세금을 올리다 수요 억제 대책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역대 정권이 번번이 미뤄온 숙제 하나를 정면으로 끌어안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의 재시행이다. 「소득세법」 제104조에 근거한 이 조치는 윤석열 정부에서 4년 연속 1년 단위 시행령 유예라는 방식으로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법률에 명시된 세율 조항이 행정부 시행령을 통해 해마다 유예되는 이 방식은 조세 법률주의의 원칙과 긴장 관계에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 일부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추가 유예는 없다"고 못 박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 법 규정의 본래적 효력 회복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닌다. 역대 정권이 기득권의 저항 앞에 번번이 물러섰던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양도세 중과 시행의 시장 효과는 단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고 보유를 이어가거나 매매 대신 임대로 전환할 경우, 매매 시장의 매물 감소와 전월세 시장의 물량 축소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네 번째 카드가 불러온 부작용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완: 1·29 공급 신속화 방안 9·7 대책에 대해 "공급 청사진이 추상적이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올해 1월 후속 공급 계획을 내놨다. 1·29 도심 주택 공급 신속화 방안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과천 경마장 부지, 군부대 이전지, 태릉CC 등 구체적 사업지와 공급 시기를 명시해 전작의 추상성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공급 계획으로서의 구체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실행 경로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사업지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다. 태릉CC는 과거 여러 정부에서 개발 구상이 제기됐다가 주민 반발과 환경 논란으로 번번이 제동이 걸렸던 전례가 있다.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사전 교감 없이 청사진부터 공개하는 방식이 9·7 대책에 이어 1·29 대책에서도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책의 속도와 설득의 절차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하느냐는 결국 실행 결과로 판가름 날 것이다. 임대차 시장에 켜진 경고등 네 장의 카드가 순서대로 소진되는 동안, 압력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매매 수요를 억누를수록 임대차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강화로 임대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압력까지 겹쳤다. 양도세 중과 재시행으로 매물을 거둬들인 다주택자들이 임대를 통해 수익을 유지하려 할 경우에도 시장에는 반대 효과가 작용한다. 최근 서울 강남권과 마포·용산 일대에서 전세 물량이 줄고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 대부분에게 전·월세 부담은 매매 가격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절박한 생계 문제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뉴스가 체감되려면 상당한 자산이 있어야 하지만, 전세금이 수천만원 오르거나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중산층 세입자에게 당장의 위기로 작용한다. 정책이 막아선 매매 시장의 압력이 임대차 시장으로 고스란히 흘러드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 흐름의 이면에는 정책 결정 방식 자체의 문제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비판 부동산 정책의 내용 못지않게 결정 방식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전문가 집단 사이에 적지 않다. 정책의 방향이 대통령 수준에서 사실상 확정된 뒤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 빈번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정책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 재시행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을 보면 전문가 집단의 검토나 이해당사자 협의가 사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의사결정 방식이 누적되면 결국 시장은 정책보다 빨리 움직인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부동산 정책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충분한 협의를 거치다 보면 결국 기득권의 저항에 밀려 무력화되는 일이 역대 정부에서 반복됐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가 초기 설계와 달리 헌법재판소 결정과 정치적 타협 과정을 거치며 점차 약화된 사례는 이 논거를 뒷받침한다.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결국 후퇴한다는 학습 효과가 현 정부 내에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어느 쪽이 더 맞는 진단인지는 앞으로 나올 정책의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남은 변수들 네 장의 카드를 소진한 이재명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시장을 움직일 수단은 사실상 세제 개편과 공급 입법으로 좁아졌다. 올 하반기 나올 세제 개편안에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어떤 방향으로 손보느냐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세율 인상이나 과세 기준 강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경우 투기 억제 신호로 읽히겠지만, 동시에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압박이 심화되는 부작용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속도를 높일 경우 가계 부채 부담 증가와 함께 매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은 전세 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동전의 양면을 지닌다. 1·29 대책에 포함된 공급 사업들이 현실화되려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비롯한 관련 입법 과제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국회의 정치 지형이 협력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공급 계획의 실현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참여정부는 가용한 카드를 모두 꺼냈지만 끝내 서울 집값을 잡지 못했고, 그 대가를 임기 말 민심으로 치렀다. 이재명 정부는 그 카드들을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강하게 썼다. 참여정부와 같은 결말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세제와 입법이라는 마지막 수단으로 다른 결말을 써낼 것인지 그 답을 쓸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
2026-06-05 15: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