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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뛰는데 왜 서민 경기는 뛰지 않는가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반가운 때도 드물다.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대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수출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역시 988억9000만 달러로 역대 2위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가 힘차게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과 골목의 표정은 그만큼 밝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말한다. 가계는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에 지갑을 닫고 있다. 수출은 역대급인데 왜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실물경제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반도체의 선전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반도체 하나의 성적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도의 자동화와 자본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 증가가 고용과 내수 확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도,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청년 일자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성장의 미스매치’다. 수출이 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견·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풍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 호황을 내수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도록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단기 일자리 숫자보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업을 살리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의 구조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관광·문화·의료·콘텐츠·돌봄 등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숫자에 취해서는 안 된다. 수출이 잘된다고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수출 호조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두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 경제를 제대로 보는 상식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고 내수는 그 엔진이 움직이는 도로다. 엔진만 아무리 좋아도 도로가 무너지면 자동차는 제대로 달릴 수 없다. 진짜 경제 회복은 수출 통계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이 첫 직장을 얻고, 직장인이 월급의 실질가치를 체감하며,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걱정하지 않고, 평범한 가정이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기록을 축하하되 그 기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수출은 잘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경제정책이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경제지표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장만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더 넓고 깊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성장, 그것이야말로 진짜 경제성장이다.
2026-08-23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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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모잠비크 '로부마 LNG 사업' 원청 참여…연내 EPC 본계약 목표
대우건설이 모잠비크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서 원청사 지위를 확보하며 글로벌 LNG 플랜트 시장 입지를 넓히고 있다. 나이지리아 LNG Train 7에 이어 로부마 LNG 1단계 프로젝트에도 글로벌 EPC 연합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고부가가치 LNG 액화 분야에서 국내 건설사의 참여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모잠비크 ‘로부마 LNG 1단계’ 사업주의 대표사인 엑손모빌 모잠비크로부터 LNG 액화플랜트 건설을 위한 EPC 업체로 선정되고 낙찰의향서(LOI)를 공식 접수했다고 7일 밝혔다. LOI는 최종투자결정(FID) 이후 본격 착공에 앞서 사전 설계와 구매, 시공성 검토를 수행하기 위한 절차다. 엑손모빌 모잠비크는 이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FID를 마무리하고 EPC 본계약 체결과 본공사 착수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사업에서 이탈리아 사이펨, 미국 맥더못, 중국 CPECC와 함께 글로벌 설계·구매·시공 ‘SMDC JV’를 구성했다. 대우건설은 이 연합체에 원청사업자로 참여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의 발주처는 모잠비크 로부마 벤처 S.p.A이며 엑손모빌과 이탈리아 ENI, 중국 CNPC가 투자한 MRV를 중심으로 모잠비크 국영석유기업 ENH, 한국가스공사, 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 XRG가 참여하고 있다. 로부마 LNG 1단계는 모잠비크 북부 해상 Area4 블록의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연간 1860만t 규모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액화설비와 전력 공급용 대형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부대시설을 함께 짓는다. 가스터빈 대신 전기모터로 설비를 구동하는 전기추진(e-driven) LNG 액화 플랜트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상업 가동과 첫 시운전은 오는 2031년으로 계획돼 있다. LNG 액화플랜트는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영하 162도 이하 극저온 공정 제어와 고난도 시공 역량이 필요해 미국 벡텔·맥더못, 일본 JGC·치요다, 이탈리아 사이펨 등 소수 글로벌 EPC 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왔다. 국내 건설사들은 그동안 주로 하도급 형태로 시공 일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대우건설은 지난 2020년 나이지리아 LNG Train 7 프로젝트에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사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로부마 LNG 프로젝트에서도 글로벌 EPC 업체들과 같은 원청 지위로 참여하게 되면서 LNG 액화플랜트 분야에서 기술력과 수행 경험을 다시 인정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강점은 LNG 공급망 전반에 걸친 수행 경험이다. 회사는 가스전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중앙가스처리시설(CPF)부터 LNG 액화플랜트, LNG 인수·저장 설비, 가스복합화력발전소까지 여러 단계의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울산 북항 LNG 터미널 1·2·3단계 건설공사를 마쳤고 현재까지 국내 LNG 저장탱크 25기를 시공했다. 해외에서도 파푸아뉴기니와 사할린, 나이지리아 등에서 LNG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이번 모잠비크 사업 참여는 이 같은 국내외 실적과 LNG 플랜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성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LNG 수요가 커지는 점도 대우건설에는 기회 요인이다.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늘면서 LNG는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의 가교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모잠비크를 비롯해 파푸아뉴기니, 중동, 동남아시아, 북미 등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말 예정된 발주처의 최종투자결정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초기 설계와 구매 단계부터 지원하겠다”며 “EPC 본계약으로 전환되면 대규모 해외 수주 실적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7 1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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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SKT, SK하이퍼 앞세워 데이터센터 주도권 경쟁
[경제일보] SK텔레콤이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전략을 구체화했다. 15GW 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직접 투자 부담을 줄이고 고객 확보와 외부 투자 유치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5일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에 따른 재무 부담과 사업 추진 방식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시장의 투자 부담 우려를 고려해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단계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외부 투자 활용을 통해 재무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AI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을 전담하는 자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하고, 오는 2029년까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사업을 통신 이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퍼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을 유치해 개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에 총 7500억원 규모의 출자를 약정했다. 이 자금은 울산 등 사업 부지 확보와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변전 설비 구축 등 초기 사업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비용과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부터 전력 인프라 구축, GPU 서버 운영까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이 직접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직접 투자 중심의 사업 확대가 아닌 외부 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이재신 SK텔레콤 AI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SK 하이퍼는 SK 브로드밴드가 추진 중인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과는 별개로 15GW AI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을 위해 신설한 공익 법인으로서 이미 별도의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SK텔레콤의 글로벌 빅테크 고객 네트워크와 사업개발 역량, SK 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합해 사업 시너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는 규모 전부를 당사가 직접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투자 자금은 전략적 파트너 투자,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방식의 외부 투자를 최대한 활용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SK하이퍼에 투입되는 투자 규모는 약 3300억원 수준으로, 잔여 출자금은 내년 이후 분할 집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주주환원 정책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AI 인프라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 배경에는 생성형 AI에서 추론 중심으로 AI 활용 영역이 확대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AI 서비스가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서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안정적인 인프라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력, 부지, 네트워크 등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동시에 확보한 입지가 제한적인 만큼 국내 AI 인프라 시장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퍼를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 유치에도 속도를 낸다. 울산 사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고객 요구 조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SK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역량 결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과 SK텔레콤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 SK그룹 내 반도체 및 AI 투자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최근 SK하이닉스의 AI 투자 법인에도 출자를 결정하며 AI 인프라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AI 투자 법인을 통해 AI 관련 핵심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이를 AI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동희 SK텔레콤 AI전략기획실장 상무는 "당사는 그동안 AI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해 왔다"며 "향후 AI 투자 법인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적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AI 투자 법인은 경영진을 구상하고 있으며 당사는 이사회의 참여를 통해 AI 사업 경쟁력 변화에 필요한 역량과 네트워킹을 지속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6-08-05 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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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짜리 혁명'의 진실…중국 DUV, ASML 성벽에 첫 균열
[경제일보] 중국이 올해 생산한다는 액침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는 5대다. 네덜란드 ASML이 올해 출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액침형 DUV 장비 약 130대와 비교하면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첨단 반도체 공장 한 곳에 필요한 장비 수를 감안하면 생산라인을 바꾸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그런데 세계 증시는 이 5대에 크게 흔들렸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액침형 DUV 장비 생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ASML 주가는 장중 8% 넘게 떨어졌다가 5.8% 하락 마감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13%, 14% 넘게 급락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증시 상장과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 논란, 외국인 매도와 레버리지 청산이 겹쳤지만 중국산 DUV 소식이 불안을 증폭한 것은 분명하다. 시장의 반응만 보면 중국이 당장 ASML을 대체하고 한국 메모리 산업을 추월할 것처럼 보인다. 이는 과장이다. 반대로 장비 5대를 만들어낸 일을 선전용 행사로만 치부하는 것도 위험하다. 중국산 DUV의 현재 사업 가치는 작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산업의 방향은 가볍지 않다. ◆ 노광장비 한 대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문제 노광은 반도체 회로가 그려진 마스크에 빛을 쏘아 웨이퍼 위 감광액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이다. 반도체 제조에서 사진 인화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요구되는 정밀도는 전혀 다르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해당하는 회로를 웨이퍼 위 수십 개 층에 반복해 정확히 포개야 한다. DUV는 193나노미터 파장의 불화아르곤 레이저를 사용한다. 액침형 DUV는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초순수를 채워 빛의 굴절률과 렌즈의 개구수를 높인다. 같은 파장의 빛으로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ASML의 최신 액침형 DUV 장비는 시간당 300장 이상의 웨이퍼를 처리하면서 1나노미터 이하 수준의 오버레이 정밀도를 목표로 한다. 오버레이는 여러 차례 노광한 회로가 얼마나 정확하게 겹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해상도가 좋아도 위아래 회로가 어긋나면 칩은 작동하지 않는다. 노광장비의 경쟁력은 ‘몇 나노를 찍었느냐’만으로 판정할 수 없다.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 장비 가동률, 오버레이 오차, 초점 제어, 결함 밀도, 장비 간 편차, 유지보수 시간과 소모품 수명까지 모두 맞아야 한다. 연구실에서 회로 하나를 그리는 것과 매일 수천 장의 웨이퍼를 같은 품질로 생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ASML의 진입장벽도 장비 설계도 한 장에 있지 않다. 독일 자이스가 공급하는 초정밀 광학계, 레이저 광원과 웨이퍼 스테이지, 계측 장비, 보정 소프트웨어, 수십 년간 축적한 공정 데이터와 글로벌 유지보수망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있다. 장비가 고장 났을 때 몇 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는 현장 인력과 부품 공급망도 경쟁력이다. ASML의 시장 지위는 기계 한 대가 아니라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만든 결과다. ◆ 863계획에서 아이성나까지 이어진 20년 중국의 노광장비 개발은 최근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 국가 첨단기술 개발계획인 ‘863계획’을 통해 노광장비 국산화에 착수했다. 2002년 설립된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는 건식 DUV 장비를 개발한 뒤 액침형 장비로 영역을 넓혀왔다. 초기 중국 장비는 90나노급 공정에 머물렀다. 해상도를 높이더라도 처리량과 오버레이, 장시간 안정성이 부족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력 생산라인에 투입하기 어려웠다. 중국은 이후 광학, 정밀 스테이지, 광원, 계측과 제어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기업과 연구기관을 나눠 육성했다. 이번에 주목받은 아이성나는 2023년 상하이에 설립된 국유자본 지원 기업으로 알려졌다. 설립된 지 2∼3년에 불과한 회사가 갑자기 액침형 DUV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SMEE와 별도 장비업체, 연구기관에 축적된 인력과 기술을 결집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기업의 나이는 짧아도 기술 계보는 20년 이상 이어진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성나는 올해 5대, 2027년 20대의 액침형 DUV 장비를 생산할 계획이다. 초기 공급 대상으로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와 화훙반도체, D램 업체 CXMT가 거론된다. 다만 장비의 공식 성능표와 고객사 양산 인증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생산을 시작했다’는 표현과 ‘상업적 대량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는 구분해야 한다. ◆ 28나노 장비를 7나노 장비로 부를 수 없는 이유 중국 장비의 목표는 단일 노광 기준 28나노급으로 알려졌다. 28나노는 액침형 DUV가 한 번의 노광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정 구간이다. DUV로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방법도 있다. 한 장의 복잡한 회로를 두 개나 네 개의 단순한 패턴으로 나눈 뒤 노광과 식각을 반복하는 다중 패터닝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14나노와 10나노 이하 회로도 구현할 수 있다. 중국이 수입산 DUV를 활용해 7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한 것도 이러한 공정 기술과 관련돼 있다. 그러나 28나노 장비로 7나노급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과 7나노 전용 장비를 확보했다는 말은 같지 않다. 노광 횟수가 늘면 마스크와 식각·증착 공정도 증가한다. 생산시간이 길어지고 장비 사용량과 전력, 소재 비용이 커진다. 매번 회로를 정밀하게 포개야 하므로 오버레이 오차가 누적되고 수율도 떨어질 수 있다. 반도체 생산비는 노광장비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 장의 웨이퍼가 생산라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양품 칩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동일한 7나노급 칩을 만들더라도 EUV를 활용한 공정과 DUV 다중 패터닝 공정의 원가와 생산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국산 DUV가 28나노 회로를 한 번 찍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최첨단 반도체 양산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장비 출하 뒤에 기다리는 ‘죽음의 계곡’ 새 장비가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면 설치 직후 생산에 투입되지 않는다. 우선 장비가 제시된 해상도와 오버레이 성능을 반복해 구현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장비에서 생산한 웨이퍼와 결과가 일치하는지도 검증한다. 특정 장비만 다른 결과를 내면 전체 공정을 따로 설계해야 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함 검증은 더 까다롭다. 미세한 입자나 온도 변화, 진동, 렌즈 왜곡과 광원 불안정이 웨이퍼 수율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나 일주일 동안 정상 작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개월 이상 연속 가동하면서 성능과 부품 수명, 고장 빈도와 복구 시간을 입증해야 한다. 고객사의 공정 레시피와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노광장비는 식각·증착·세정·검사 장비와 맞물려 작동한다. 노광 결과가 달라지면 전후 공정의 조건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장비 인증에는 제조사뿐 아니라 팹의 공정 엔지니어, 소재 업체, 마스크와 계측 기업이 함께 참여한다. 중국산 장비가 넘어야 할 벽은 최초의 5대를 조립하는 일이 아니라 이 장비를 고객 생산라인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5대는 연구·시험 장비에 머문다. 반대로 초기 장비에서 발생한 오류와 수율 데이터를 축적해 20대, 50대로 개선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왜 하필 5대인가 중국이 올해 5대만 생산하는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라기보다 공급망과 조립 역량이 아직 제한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노광장비에는 수만 개의 정밀 부품이 들어간다. 렌즈와 광원, 스테이지, 모터, 센서, 진동 제어장치와 정밀 계측 부품 가운데 하나만 공급이 늦어져도 완제품을 만들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산 장비에는 아직 일본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일부 핵심 부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 내 부품업체의 납기와 품질 문제도 생산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국산 장비’라는 표현이 모든 부품의 100% 중국산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장비는 부품만 있다고 대량 조립할 수도 없다. 완성된 장비마다 광학계와 스테이지를 정밀하게 보정해야 한다. 생산량을 늘릴수록 장비 간 편차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이 단계에서 제조 노하우와 숙련 인력의 차이가 드러난다. ASML이 장기간에 걸쳐 공급망과 생산설비를 확충하고도 연간 액침형 DUV 출하량을 100여 대 수준으로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목표가 2026년 5대에서 2027년 20대로 늘어난다는 것은 생산능력이 네 배로 커진다는 의미이지만 ASML과의 규모 차이는 여전히 크다. ◆ ‘낡은 28나노’가 중국에는 중요한 까닭 28나노를 최첨단 기술과 비교해 낡은 공정으로 보는 시각도 바로잡아야 한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AI 가속기는 3나노·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지만 자동차와 산업기기, 통신장비, 가전에는 28나노 이상 성숙 공정 반도체가 대량으로 사용된다. 전력관리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 마이크로컨트롤러, 네트워크칩과 각종 센서는 최신 공정을 사용할 필요가 없거나 최신 공정을 적용했을 때 오히려 비용이 증가한다. 세계 반도체 수요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성숙 공정에서 발생한다. 중국이 28나노급 장비를 안정적으로 양산하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곳도 이 시장이다. 중국 팹은 수입 장비의 추가 공급과 유지보수가 제한되더라도 국내 장비로 생산설비를 늘릴 수 있다.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은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국산 장비를 의무적으로 구매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장비가 중국 내수에서는 살아남을 수 있다. 장비업체는 확보한 매출과 생산 데이터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기술 격차를 줄이는 시험장이 되는 구조다. ◆ 한국을 먼저 압박할 곳은 HBM이 아닌 범용 D램 중국산 DUV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을 단기간에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HBM은 미세공정에서 D램 셀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러 개의 D램 다이를 얇게 가공해 수직으로 쌓고 TSV로 연결해야 한다. 적층·접합, 발열 제어와 신호 무결성, 패키징 수율, 고객사의 GPU·가속기 인증이 모두 필요하다. HBM4 이후에는 로직 베이스 다이와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의 결합이 더욱 중요해진다. DUV 한 종류를 확보했다고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미국의 대중국 HBM 수출통제까지 고려하면 중국이 한국 기업을 곧바로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한국이 주의 깊게 볼 곳은 일반 D램이다. CXMT는 이미 세계 D램 출하량의 약 8%를 차지하는 4위 업체로 성장했다.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기술 및 수익성 격차가 있지만 DDR4와 DDR5, 모바일용 LPDDR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산 DUV가 양산 인증을 통과하면 CXMT는 수입 장비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증설을 지속할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과 PC, 서버업체가 자국산 메모리 채택을 늘리면 CXMT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중국 내수만으로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기업에 나타날 첫 충격은 시장점유율 상실보다 가격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 CXMT가 범용 D램 공급을 늘리면 국제 가격의 하단이 낮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에서 높은 수익을 거두더라도 일반 D램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전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중국산 DUV는 HBM 왕좌를 빼앗는 무기라기보다 범용 메모리 시장의 가격 질서를 바꾸는 기반시설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미국은 2022년 이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제한하기 위해 노광과 식각·증착·계측 장비, 설계 소프트웨어와 첨단 AI 반도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네덜란드와 일본도 일부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했다. 2024년에는 HBM과 장비 생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까지 통제 범위가 확대됐다. 수출통제는 효과가 있었다. 중국은 최첨단 장비를 제때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기존 수입 장비의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중국이 EUV를 활용한 대규모 첨단공정을 구축하는 시점도 늦어졌다. 하지만 통제에는 반대 방향의 힘도 작용한다. 해외 장비를 살 수 없게 되면 중국 팹은 성능이 부족해도 국산 장비를 시험해야 한다. 정부는 투자 실패를 감수하면서 자금을 공급하고, 고객사는 초기 제품의 결함을 함께 고친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선택받기 어려운 장비가 보호된 시장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 수출통제가 중국의 개발 비용과 시간을 늘릴 수는 있어도 기술 개발 의지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오히려 노광장비 국산화를 경제성의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과제로 바꿨다. 중국 기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미국과 동맹국도 통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우위를 지킬 수 없다. 중국의 기술 진전을 늦추는 동안 차세대 기술과 공급망, 고객 생태계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통제가 시간을 벌어주는 정책이라면 혁신은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정책이다. ◆ 한국 반도체주 급락, 공포와 현실을 구분해야 중국산 DUV 5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하루아침에 10% 이상 떨어뜨릴 만큼 직접적인 실적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올해와 내년 생산량만 놓고 보면 한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이나 HBM 수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지난 28일 주가 급락은 여러 불안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비해 빅테크 기업의 수익 창출이 더디다는 우려, CXMT의 자금 조달과 증설 가능성, 중국 장비 국산화, 외국인 대규모 매도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겹쳤다. 그럼에도 시장의 과민 반응에는 읽어야 할 메시지가 있다. 투자자들은 장비 5대의 매출 효과가 아니라 ASML 독점과 한국 메모리 지배력이 영구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지금까지 거의 0으로 보던 중국 장비의 성공 가능성을 아주 낮은 확률이나마 계산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급락을 전적으로 비이성적 공포라고 단정하는 것도, 중국이 곧 한국을 추월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단기 주가는 과도하게 움직였을 수 있지만 중국 공급망 자립이라는 장기 변수가 현실로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2026-07-29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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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국회 과방위로 돌아왔다…후반기 여야 진용 확정
[경제일보]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배치를 마치면서 과방위가 활동 채비를 갖췄다.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과방위에 합류해 방송 규제체계 개편과 공영방송 관련 현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후반기 과방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맡는다. 여당 간사는 한준호 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으로 정해졌다. 정원 20명인 과방위에서 민주당은 송 위원장과 한 간사를 비롯해 김남국·김우영·김현·이연희·이정헌·이주희·이훈기·정동영·황정아 의원을 배치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김선민 의원, 무소속에서는 최혁진 의원이 참여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최형두 간사를 비롯해 박정하·서천호·김장겸·이진숙·조경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언론인 출신인 김장겸 의원과 전직 방송 규제기관 수장인 이진숙 의원이 함께 배치되면서 방송·미디어 현안에 대한 야당의 대응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진숙 의원이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냈으며, 방통위 조직 개편과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 규제와 진흥 기능을 통합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법안에 담긴 정무직 임기 종료 규정을 두고 자신을 방통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이제 피감기관 수장이 아닌 국회의원 신분으로 과방위에 들어오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정당성과 방미통위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상임위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전반기 과방위 간사를 맡았던 김현 의원이 잔류해 두 사람의 재대결도 예상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 방송 규제기관의 독립성, YTN·TBS 관련 현안도 여야가 부딪힐 수 있는 분야다.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한 미디어 규제체계 정비 역시 후반기 과방위가 다뤄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과방위의 다른 한 축인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입법과 예산 심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반도체 등 정부의 전략사업 지원과 AI 안전·데이터 활용 규제를 어느 수준에서 조정할지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원과 6G·AI-RAN 등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비 부담 완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등이 논의 대상이다. 최근 통신업계가 요구한 AIDC 세액공제와 3G 종료 기준, 보편적 역무 요금감면 제도 개편도 국회 입법 과정과 연결될 수 있다. 송기헌 위원장은 과방위가 AI·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의 입법을 지원하는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통신 소비자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준호·최형두 간사가 쟁점 법안과 현안질의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후반기 과방위 운영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2026-07-23 16: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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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바다 위 원전' 만든다… 美 S&L과 범용 FSMR 개발 착수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미국 원전 설계·엔지니어링 기업과 손잡고 ‘바다 위 원전’으로 불리는 부유식 소형모듈원자로(FSMR) 상용화에 나선다. 지난해 개념설계와 선급 인증을 마친 데 이어 특정 원자로 노형에 구애받지 않는 표준 해양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해상 원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삼성중공업은 미국 사전트앤런디(S&L)와 범용 FSMR 표준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상호 우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플랫폼 설계와 함께 인허가 지원, 건조 계획, 설치 해역 선정 및 배치 전략 등 사업화 전반에서 협력한다. FSMR은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형태의 부유체에 소형모듈원자로를 탑재한 발전 설비다. 조선소에서 제작한 뒤 전력이 필요한 해역으로 이동·설치할 수 있어 전력망이 부족한 해안·도서 지역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여러 원자로 노형에 적용 가능한 ‘표준 플랫폼’ 개발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자로 출력과 크기, 냉각 방식 등에 따라 일부 설계를 조정해 다양한 SMR을 탑재할 수 있도록 범용성 고려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원자로 개발사가 바뀔 때마다 부유체를 새로 설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프로젝트별 설계 기간과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인증이 SMART100 기반 플랫폼의 기술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S&L과의 협력은 실제 프로젝트에 반복 적용할 수 있는 표준 모델 개발로 이어지는 후속 작업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설계·건조 역량을, S&L은 원전 설계와 인허가 경험을 접목한다. 미국 시장 공략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원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비중이 2023년 4.4%에서 2028년 6.7~12%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전은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24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SMR은 수요에 맞춰 발전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에너지부도 부유식 SMR의 활용 분야로 해상 데이터센터와 담수화 시설, 독립형 발전시설 등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협약은 공동 개발을 위한 MOU 단계로, FSMR 수주나 건조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탑재 원자로와 사업자 선정, 상세설계, 선급 인증, 설치 국가의 원자력 규제기관 인허가 등을 거쳐야 한다. 해역 입지와 계통 연결, 방사성폐기물 관리, 해상 안전 기준 마련도 과제로 남아 있다. 시벤 술카 S&L 최고원전책임자는 "S&L과 삼성중공업의 이번 FSMR 개발 협력은 미국의 미래 청정 에너지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며 "S&L의 원전 엔지니어링 리더십과 삼성중공업의 검증된 해양플랫폼 전문성이 결합함으로써 미국 시장 맞춤형 FSMR 개발을 앞당기고, 전력사업자와 연안 주(州), 연방 기관에게 원전 도입을 위한 유연한 경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은 "글로벌 원전 설계·엔지니어링의 선두 주자인 S&L과의 협력은 삼성중공업의 FSMR 기술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성장동력인 FSMR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해상 원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7-22 1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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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완성 열쇠는 데이터센터…정부, 1000조 인프라 승부수
[경제일보] 소버린 AI 경쟁의 핵심이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AI 반도체와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학습·운영할 컴퓨팅 인프라를 해외에 의존하면 산업의 부가가치와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국내 AI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오는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550조원을 투자하고,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조성해 총 1000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AI 산업 경쟁력이 더 이상 반도체나 AI 모델 개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자원,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과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해외 사업자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술이 창출한 경제적 효과가 해외 인프라 기업으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AI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국내에서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과 초대형 테스트베드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AI 데이터센터 얼라이언스를 통해 장비·솔루션 기업과 수요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에서 개발한 AI 기술이 국내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소버린 AI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AI 산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에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AI 인프라를 비수도권으로 확대해 전력과 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반면 AI 서비스 수요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분산 전략과 시장 수요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I 추론 서비스의 경우 지연 시간이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확대가 성공하려면 네트워크와 전력 인프라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보완도 요구된다. 내년 시행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에는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완화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특례 등이 담겼지만, 대규모 전력 공급과 관련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 역시 투자 확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여건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소개하면서도 수요와 전력, 부지, 용수 등 기반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투자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025년 약 723조원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30년에는 약 52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5~2030회계연도 자본지출이 기존 전망보다 약 1200조원 늘어난 8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소버린 AI를 완성하려면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민간의 투자 의지와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글로벌 AI 경쟁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5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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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