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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코로나19도 증가세 '트윈데믹' 주의
[경제일보] 인플루엔자(독감)가 예년보다 이르게 유행하면서 코로나19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1일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 입원환자도 8월 이후 꾸준히 늘고 있어 두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집계됐다. 33주차 7.5명에서 34주차 9.2명, 35주차 13.3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한 주 만에 다시 크게 늘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2.3%보다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학교와 유치원 등 단체생활이 많은 어린이·청소년에서 환자 발생이 두드러졌다. 36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가 75.1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이었다. 코로나19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낮았지만 최근 4주 동안 57명→61명→115명→193명으로 증가했다. 입원환자의 65.3%는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16.3%로 전주 11.7%보다 상승했다. 독감과 코로나19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겹쳐 증상만으로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코로나19도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후각이나 미각 변화,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영유아 등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사람은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은 대부분 회복하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폐렴뿐 아니라 2차 세균 감염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드물게 근육염, 심근염, 심낭염, 뇌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청색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는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등 행동 변화가 나타나거나 수분 섭취가 줄고 소변량이 감소하는 경우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독감 이후 세균성 폐렴 등 2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감으로 진단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있다.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 등이 대표적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시작된 뒤 48시간 이내에 투여할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소아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 발생 후 48시간이 지났더라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절기에는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고위험군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는 경우 일부 약제에 대해 별도의 검사 없이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예방접종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졌다. 질병관리청은 예년보다 빠른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응해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의 접종 시작일을 기존 9월 28일에서 9월 21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모든 어린이와 임신부의 국가예방접종이 9월 21일부터 시작된다. 어르신 접종도 앞당겨진다. 65세 이상은 10월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75세 이상 10월 6일, 70~74세 10월 13일, 65~69세 10월 15일부터다. 올해 국가예방접종 대상 어린이는 생후 6개월부터 14세까지다. 과거 접종력이 없거나 1회만 접종한 9세 미만 어린이는 2회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에는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키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다면 출근이나 등교를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감기는 증상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의심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며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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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65세 이상 겨냥 독감백신 임상 2·3상 돌입 外
[경제일보] GC녹십자가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후보물질 ‘GC3114B’의 임상 2·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활성대조군과 비교해 GC3114B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GC3114B는 일반 표준용량 독감백신보다 항원 함량을 높여 고령층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하고 임상 3상은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고령층은 노화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백신 접종 후 충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GC녹십자는 국내 NIP 시장 진입과 함께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AI 병상 모니터링 ‘씽크’, 부산백병원서 113병상 확대 대웅제약이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 함께 AI 기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활용한 스마트병동 확대에 나선다. 대웅제약은 부산백병원과 병원 내 환자·보호자 휴게실에 씽크 상설전시관을 마련하고 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시관에서는 실제 입원 환자에게 사용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씽크의 시스템 구성, 활용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씽크는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심전도(ECG), 산소포화도, 호흡수, 맥박수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AI 기반 시스템이다. 의료진은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징후에 대응할 수 있다. 부산백병원에서는 씽크를 활용하던 중 60대 환자의 심박수가 분당 160회까지 급격히 상승한 사례가 발견됐다. 이후 응급검사에서 심방세동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즉시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부산백병원은 지난 5월 부산·울산·경남 지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씽크를 도입했다. 현재 심장혈관흉부외과, 순환기내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58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14개 병동, 113병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환자와 보호자가 새로운 의료환경을 직접 이해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며 “AI 기반 의료기술의 현장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재욱 부산백병원 원장은 “AI 솔루션이 중증 환자의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의료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진 업무 효율을 높이는 미래형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가짜내성 겨냥”…페니트리움, 美 고형암 2a상 승인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종양미세환경을 표적하는 항암제 ‘페니트리움(Penetrium)’의 진행성 고형암 임상 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떨어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페니트리움과 표준항암제를 병용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미국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항암제의 치료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종양 주변의 물리적 장벽을 지목하고 있다. 암세포 자체의 변이로 약효가 떨어지는 ‘진짜내성’과 달리 종양 주변 기질 때문에 약물이 암세포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가짜내성(Pseudo-resistance)’을 겨냥한다는 설명이다. 페니트리움은 암연관 섬유아세포(CAF)와 종양연관 대식세포(TAM) 등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해 경화된 세포외기질(ECM)을 완화하고 종양간질액압(IFP)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병용한 항암제가 종양 내부까지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기존에 확보한 인체 안전성 및 약동학(PK)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고형암 적응증에서 임상 1상을 반복하지 않고 2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원동 페니트리움바이오 회장은 “미국 다기관 임상을 통해 객관적인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치료 대안으로 가능성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4 10: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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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에서 백신까지…SK케미칼, 한국 헬스케어 산업의 변곡점을 지나오다
[경제일보] 국내 제약업계에서 SK케미칼은 조금 독특한 위치에 있다. 전통 제약사처럼 일반의약품 중심 이미지가 강한 것도 아니고 바이오 기업처럼 특정 신약 하나로 설명되기도 어렵다. 대신 오랜 시간 화학과 제약, 소재와 백신 산업 흐름이 한 회사 안에서 함께 움직여 왔다. 한국 산업화 과정과 궤적을 같이해 온 기업에 가깝다. 출발은 선경 계열 화학 사업 흐름과 연결돼 있다. 당시 국내 산업은 섬유와 화학, 원료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SK케미칼 역시 화학과 원료 기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갔다. 초기에는 원료의약품과 합성의약품 비중이 컸다. 국내 제약 산업이 아직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던 시기 생산 기반과 기술 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완제의약품과 헬스케어 사업까지 흐름을 확대했다. SK케미칼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제품 가운데 하나는 ‘기넥신’이다. 은행잎 추출물을 기반으로 한 혈액순환 개선제 이미지로 오랫동안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했다.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기넥신은 단순 일반의약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내 천연물 의약품 시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 가운데 하나로 자주 언급됐다. 화학 합성 의약품 중심 흐름 속에서 천연물 기반 치료제 시장을 키운 제품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기넥신 성장 흐름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출은 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증가했다. 조인스와 리바스티그민 등 주요 품목 성장도 이어졌지만 시장에서는 기넥신 흐름에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넥신은 지난해 은행잎 추출물 의약품 시장에서 37%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단일 제품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344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고령화와 경도인지장애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혈액순환 개선뿐 아니라 인지기능 관련 수요까지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혈액순환 개선제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기억력 감퇴와 집중력 저하, 뇌혈류 개선 영역까지 시장 관심이 넓어지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관련 임상 근거 축적이 이어지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역시 SK케미칼을 대표하는 품목 가운데 하나다. 천연물 기반 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키운 제품으로 꼽힌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절과 순환기 질환 관련 시장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도 SK케미칼 제약사업 성장 배경으로 거론된다. 회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 가운데 하나는 백신 사업 진출이다. SK케미칼은 비교적 일찍 백신 분야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독감백신과 세포배양 기술 개발 흐름으로 이어졌다. 특히 세포배양 방식 백신은 기존 유정란 방식과 다른 기술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생산 효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차세대 백신 기술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어지는 백신 사업 흐름 역시 여기서 출발했다. 코로나19 시기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안동 백신 공장은 국내 바이오·백신 산업 상징처럼 언급되기도 했다. SK케미칼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백신 기반 기술과 생산 경험이 다시 조명된 순간이었다. SK케미칼은 이후 사업 재편 과정도 거쳤다. 제약과 백신, 친환경 소재와 화학 사업 흐름이 각각 전문 영역으로 나뉘며 현재 모습으로 이어졌다. 단순 제약회사보다 헬스케어와 친환경 산업을 함께 가져가는 형태에 가깝다. 친환경 소재 사업 역시 최근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과 바이오 소재, 친환경 화학 기술은 글로벌 산업 흐름과 맞닿아 있다. SK케미칼은 헬스케어와 화학 기반을 동시에 가진 기업 특성을 이 영역과 연결하고 있다. 이 회사의 특징은 특정 분야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약과 백신, 화학과 친환경 소재 흐름이 함께 움직인다. 산업 변화 흐름에 따라 사업 방향을 조정하며 외연을 넓혀 온 회사에 가깝다. 반면 시장에서는 정체성이 다소 복잡하게 보인다는 시선도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기넥신 이미지가 강하고 산업계에서는 백신과 소재 사업 비중이 더 자주 언급된다. 사업 영역이 넓은 만큼 집중도가 약해 보일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순 복제약 경쟁보다 백신과 바이오, 예방의학과 친환경 기술 흐름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원료 경쟁력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SK케미칼의 강점은 오랜 생산 경험과 기술 기반에 있다. 원료와 소재, 의약품과 백신까지 이어지는 경험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인프라와 글로벌 네트워크도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흐름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일정하다. 단순 전통 제약사보다 헬스케어와 친환경 기술 기업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백신과 바이오, 친환경 소재 흐름이 함께 연결되는 모습이다. SK케미칼은 한국 산업화 시대 원료 산업과 함께 성장한 기업이다. 그리고 지금은 백신과 친환경 기술, 미래 헬스케어 산업 흐름 안에서 다시 새로운 역할을 찾고 있다. 한 회사 안에서 화학과 제약, 백신과 친환경 기술이 함께 언급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SK케미칼은 그 변화의 시간을 가장 오래 통과해 온 기업 가운데 하나다.
2026-05-15 07: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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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종근당 성장 주도…제약 빅5 실적 '온도차 뚜렷'
[경제일보]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2026년 1분기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지만 기업별 실적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주요 제품 성과와 비용 구조에 따라 수익성에서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글로벌 사업 성과, 신약 매출 반영 시점,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등에 따라 기업별 온도차가 나타났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1분기 매출 43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수치다. 실적 개선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매출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리글로는 1분기 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혈액제제 사업 특성상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독감백신 등 기존 백신 사업의 계절적 수요 회복도 매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별도 기준 매출 4477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36.9% 증가한 수치다. 매출 확대의 핵심은 비만치료제 ‘위고비’다. 종근당은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과 공동판매를 통해 위고비 유통을 확대해 왔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약 92억원 수준이던 분기 매출이 올해 1분기 약 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위고비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1%를 차지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기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유지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 5268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88억원, 순이익은 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렉라자)의 글로벌 사업 확대가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기술료(마일스톤) 수익은 인식 시점에 따라 분기별 변동성이 발생하는 구조로 2분기에는 유럽 관련 마일스톤 수익 반영이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 392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순이익은 511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매출 대비 16.6% 수준인 652억원을 R&D에 투자하며 연구개발 비중을 유지했다. 과거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일회성 매출이 줄어든 기저효과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만·대사질환 중심의 파이프라인 확대가 지속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시장에서는 1분기 매출 3883억원, 영업이익 442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8.9%, 14.2% 증가한 수치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처방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해외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6-05-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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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에서 탄 것은 배 한 척이 아니다
[경제일보] 지난 4일 저녁,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한민국 선사 HMM이 운항하는 벌크선 ‘나무호’가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선박은 두바이항으로 예인되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이란의 소행이라 단정했고, 우리 외교부는 신중한 태도로 현장 감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긴박한 뉴스들 사이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읽어내야 할 것은 범인의 정체나 파공의 크기가 아니다. 그것은 서울에서 비행기로 아홉 시간이나 떨어진 저 머나먼 이국의 좁은 바다가 사실은 우리 경제의 심장과 실핏줄로 연결된 ‘대동맥’이라는 서늘한 자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도 위에서는 인색하게 그어진 한 줄기 가느다란 물길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업의 눈으로 그곳을 투시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곳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 원료와 선박 보험료, 해상 운임과 환율, 그리고 우리네 거실의 전기요금과 시장 바구니 물가가 한데 엉켜 지나가는 거대한 에너지의 통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과한다. 세계 석유 소비량의 5분의 1이 이 좁은 목구멍을 지나며, 그중 80% 이상의 목적지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제조 국가들이다. ‘호르무즈가 기침을 하면 한국 경제는 독감을 앓는다’는 비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제조 강국’이라는 자부심 아래 눈부신 성장을 일궈왔다.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반도체 공장은 평택과 용인에 위용을 자랑하고, 자동차 공장은 울산과 광주에서 쉼 없이 돌아가며, 거대한 조선소들은 거제와 영암의 바다를 메우고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기계 장치들을 돌리는 근원적인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반도체 라인을 움직이는 전기의 연료, 화학 공장의 젖줄인 나프타, 철강 용광로를 달구는 에너지는 모두 저 위태로운 바닷길을 타고 들어온다. 여기서 우리는 뼈아픈 역설을 마주한다. 제조 강국은 필연적으로 ‘수입 강국’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수출품은 화려하게 포장돼 항만을 떠나지만, 한국의 생산 능력은 그보다 훨씬 앞서 항만으로 들어오는 거대한 원자재의 물결 위에 서 있다. 바닷길이 흔들리면 공장도 흔들린다. HMM 나무호의 화재를 단순히 해운사 한 곳의 불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약점을 비추는 섬뜩한 조명탄이다. 정부가 이번 사고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것은 타당하다. 안보 위기일수록 국가는 비명보다 사실을 먼저 붙들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편승해 말을 앞세우면 선박의 화재는 외교적 난제로 번지고, 이는 곧 통상 압력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특히 호르무즈 같은 예민한 바다에서는 말 한마디가 보험료가 되고, 그 보험료는 즉시 물류비용과 물가로 전이된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해상 리스크를 평소 산업 정책의 본류(Mainstream)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산업 정책을 논할 때 떠올리는 단어들은 대개 세액 공제, 보조금, 규제 완화, 인력 양성 같은 것들이다. 물론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공장이 아무리 훌륭하고 기술이 초격차를 유지한다 한들, 그 공장으로 향하는 항로가 불안하면 모든 공정은 무너진다. 원료는 늦어지고, 에너지는 비싸지며, 제품의 납기는 흔들린다. 진정한 의미의 공급망은 공장 담장 안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해협과 항만의 안전, 보험 시장의 안정성, 해군력의 투사 범위, 그리고 세련된 외교와 비축 시스템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묶여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공급망이라 부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경고하듯 호르무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에너지 병목’이다. 이 숫자의 무게 앞에서 ‘중동 리스크’라는 말은 너무 가볍다. 이것은 정유사나 해운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와 철강이 한배를 탄 공동체의 운명이다. 손자는 손자병법 첫머리에서 “전쟁은 나라의 큰일이며, 생사와 존망이 달린 길이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늘날의 산업 국가에 있어 바닷길 또한 그와 같다. 항로는 단순한 물류 통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생산과 물가와 일자리가 흐르는 혈맥이다. 혈맥이 막히면 장기가 괴사하듯, 항로가 흔들리면 민생이 흔들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에너지와 핵심 원자재의 비축 체계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비축은 평상시에는 불필요한 비용처럼 보이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국가의 생존 시간을 벌어주는 유일한 장치다. 아울러 특정 지역과 항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조달 다변화 전략을 더 치밀하게 짜야 한다. 원가가 조금 더 들더라도 ‘안전한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가장 저렴한 비용이다. 마지막으로 해운, 보험, 금융, 국방, 외교를 하나로 묶는 ‘범정부 해상 공급망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산업 정책의 범주에 해군력과 해상 보험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권도 이 사건을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정쟁의 소재로 삼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선박이 바다에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 ‘비상시 대체 항로는 준비되어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 실질적인 시스템이 없는 구호는 공허할 뿐이다. HMM 나무호의 불은 꺼졌지만, 그 불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여전히 뜨겁게 살아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해왔다. 그러나 제조 강국의 진정한 실력은 공장 안의 효율성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위기의 바다를 통과해 원료를 들여오고, 거친 파도를 뚫고 제품을 내보내며, 예기치 못한 비용 충격을 견뎌내는 맷집까지가 진짜 산업 경쟁력이다. 호르무즈에서 탄 것은 선박 한 척만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온 ‘안전한 바닷길’이라는 안일한 환상도 함께 그을렸다. 이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산업 정책은 공장 부지를 닦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물과 전기, 사람과 원료,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오가는 바닷길을 지키는 일, 그것이 바로 국가가 해야 할 산업 정책의 본질이다. 한국 경제의 목줄이 바다에 걸려 있다면, 그 바다를 지키는 일 또한 엄중한 ‘산업의 이름’으로 명명돼야 마땅하다.
2026-05-07 09: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