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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향 따라 걷고 하동차 맛보고…'한 잔의 경쟁력' 찾는 사람들
[경제일보] 28일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2026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 시즌2' 행사장에 들어서자 갓 내린 커피의 향긋한 원두 향과 달콤한 디저트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부스 곳곳에서는 커피와 차, 각종 음료를 따라주는 손길이 분주했다. 관람객들은 작은 시음컵을 들고 부스를 옮겨 다니며 맛을 비교했고 진열된 베이커리와 디저트를 하나씩 맛보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목적은 제각각이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가부터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카페 사장, 평소 커피와 음료를 좋아해 전시회를 찾은 일반 관람객까지 한 공간에 모였다. 이 가운데 카페 운영자들의 질문은 한층 구체적이었다. 관심 있는 제품 앞에 멈춰 맛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공급 단가와 매장 적용 레시피, 함께 구성하기 좋은 메뉴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한 잔'을 판매하기 위해 맛, 가격, 활용도를 동시에 따져보는 모습이었다. 올해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 시즌2는 지난 2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SETEC에서 열린다. 주최 측이 밝힌 행사 규모는 약 230개 업체, 350개 부스다. 커피와 원두부터 차, 베이커리, 음료, 카페 장비와 시스템 등 카페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5가지 원두 한자리서 비교…홍철책빵이 고른 커피는 원두 전문 납품업체 '카페딕셔너리' 부스에서는 풍미와 산미, 블렌딩 구성이 다른 원두 5종을 직접 비교해볼 수 있었다. 2011년 문을 연 카페딕셔너리는 로스팅 원두 납품을 비롯해 △드립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커피 교육 △매장 운영 관련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커피 전문업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원두와 드립백 등을 선보이는 동시에 카페 사업자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납품 상담도 진행했다. 부스에 진열된 5종의 원두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을 묻자 관계자는 망설임 없이 'G'와 'T'를 꼽았다. G는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 원두를 블렌딩한 제품이다. 고소함과 단맛을 중심으로 은은한 산미와 꽃향을 더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방송인 노홍철이 서울 후암동에서 운영하는 '홍철책빵'에 공급되는 원두도 G 블렌딩이라고 설명했다. 납품 과정도 흥미로웠다. 카페딕셔너리 관계자는 "홍철책빵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이후 직접 카페로 원두 샘플을 가져가 시연과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테스트를 거친 뒤 실제 납품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T 블렌딩은 초콜릿 풍미와 은은한 꽃향을 앞세웠다. 코스타리카 따라주, 에티오피아 시다모, 브라질 원두를 섞어 다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고소한 맛에 은은한 화사함을 더했다. 강한 산미가 없어 특히 디저트와 함께 판매하기 좋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현장에서 5종의 커피를 차례로 맛보니 동일 블렌딩 원두라도 차이는 제법 선명했다. 어떤 커피에서는 고소한 맛이 먼저 올라왔고 다른 잔에서는 산미와 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한 종류씩 따로 마실 때보다 연달아 맛보니 각 블렌딩이 겨냥한 맛의 차이를 구분하는 재미도 컸다. 가격 역시 카페 운영자에게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현장 안내 자료에 따르면 △G와 T 블렌딩은 1㎏당 2만5000원 △데일리 커피를 표방한 'The' 블렌딩은 2만원 △콜롬비아 100% 디카페인 원두는 3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하동 찻잎에 유자·돌배·쑥까지…마운티가 빚은 '하이엔드 티' 원두 향이 진하게 퍼지던 전시장 안에서 마운티(MOUNTEA) 부스는 다른 결의 향을 내고 있었다. 하동 찻잎, 유자, 돌배, 쑥 등 국내 농산물로 우린 차가 찻잔에 담겨 관람객을 맞았다. 농업회사법인 마운티는 경남 하동을 거점으로 차와 농산물 가공품을 만드는 업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하동 덖음 녹차 '아록(芽綠)'을 비롯해 발효 홍차 '홍잭살', 순수유자차, 돌배차, 어린쑥차 등 5종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돌배차였다. 마운티 관계자는 "돌배차가 제일 인기가 많다"며 "향이 좋고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직접 시음한 제품 가운데 유독 눈에 띈 것은 '순수유자차'였다. 평소 카페나 마트에서 접하는 유자차의 진하고 달콤한 맛을 예상하고 한 모금 마셨지만 예상과 달랐다. 설탕을 넣지 않아 강한 단맛이 거의 없었고 대신 유자 자체의 향이 은은하게 입안을 맴돌았다. 달콤한 유자청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처음에는 다소 생소했지만 마신 뒤에는 깔끔한 향이 남았다. 녹차, 홍잭살, 돌배차, 어린쑥차 역시 원료별 개성이 뚜렷했다. 커피 원두를 산미·고소함·향으로 비교했다면 이곳에서는 같은 지역에서 난 농산물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풍미가 두드러졌다. 마운티가 '하이엔드 티'를 내세우는 배경에는 원료 수확 방식도 한몫한다. 마운티 관계자는 "전용 밭에서 사람이 직접 찻잎을 한 잎씩 골라 수확한다"며 "기계로 수확하면 잎뿐 아니라 줄기 등 다른 부분이 함께 섞일 수 있는데 필요한 잎만 선별해 따는 방식으로 맛과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을 채운 수많은 시음컵은 결국 카페 한 잔의 경쟁력을 찾기 위한 테스트장이었다. 원두와 차, 디저트부터 각종 장비까지 선택지는 다양했지만 관람객들의 관심은 분명했다. 소비자의 입맛을 붙잡을 새로운 맛과 매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것이었다. 카페&베이커리페어는 치열해진 카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계의 고민을 압축해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2026-08-28 17: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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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안 플랫폼서 아이용품·먹거리까지…29CM·W컨셉, 생활영역 파고든다
[경제일보] 패션 플랫폼의 장바구니가 키즈와 푸드 분야까지 넓어지고 있다. 29CM는 핵심 고객의 생애주기와 가족 단위 소비를 반영해 키즈 편집숍을 키우고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고 있으며 W컨셉은 패션·라이프스타일에서 쌓은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200여개 식품 브랜드로 확장해 미식과 명절 선물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패션 중심의 상품 제안에서 키즈·미식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큐레이션 범위를 넓히며 고객의 소비 접점을 확장해가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의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는 최근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65%를 넘어섰다. 29CM가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구키즈 성수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를 돌파했다. 지난해 오픈 직후인 9월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외국인 매출 규모는 4.8배 증가했다. 이구키즈 성수는 29CM가 주 고객층인 25~39세 여성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지난해 8월 선보인 첫 키즈 디자이너 편집숍이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국내 신진 브랜드를 포함해 29CM가 선별한 국내외 키즈 패션·잡화 상품을 한 공간에서 소개한다. 패션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고객의 취향을 자녀의 옷과 용품까지 연결한 셈이다. 지난 1년간 이구키즈 성수에서 열린 브랜드 팝업은 총 12회로 이 가운데 90% 이상이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지 않은 브랜드였다. 실제 신진 브랜드의 판로 역할도 하고 있다. 키즈 브랜드 '몽다다'는 지난 3월 이구키즈 성수와 29CM 앱에서 시즌 신상품을 동시에 출시해 2주간 1억5000만원 이상의 거래액을 올렸다. 최근에는 국내 부모 고객을 넘어 해외 관광객의 K-키즈 브랜드 쇼핑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K-패션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이 국내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고 입점 브랜드는 해외 고객의 상품 선호와 구매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9CM는 매장별 큐레이션도 세분화하고 있다. 이구키즈 성수 1호점에서는 패션 의류와 잡화를 중심으로 선보이고 2호점인 이구키즈 서울숲에서는 영유아 용품과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강화해 가족 고객의 서로 다른 수요를 공략한다. 29CM 관계자는 "이구키즈 성수는 국내 젊은 부모 고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에게도 새로운 K-키즈 브랜드를 발견하는 편집숍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핵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매장별 큐레이션을 세분화하고 가족 단위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아우르는 쇼핑 접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W컨셉은 패션 고객의 취향을 식탁으로 연결한다. W컨셉은 다음 달 6일까지 플랫폼 최초의 '푸드페어'를 열고 추석 선물과 프리미엄 미식 수요 공략에 나섰다. 행사에는 △조선델리 △신세계엘앤비 △무랄리아 △벤앤제리스 △아워홈 등 2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프리미엄 디저트와 커피부터 이너뷰티·영양제, 전통주까지 다양한 식품을 한데 모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제안한다. 특히 첫 푸드페어를 추석을 앞둔 시점에 마련해 명절 선물 수요까지 겨냥했다. '추석 선물 제안' 코너에서는 풍기인삼상회, 한삼인, 달쯔, 주세페주스티, 하겐다즈 등의 홍삼·트러플 선물세트와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인다. 식품에서도 W컨셉이 패션에서 활용해 온 큐레이션 방식을 적용했다.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나열하기보다 추석 선물과 프리미엄 미식, 이너뷰티처럼 고객이 상품을 찾는 목적과 취향에 따라 묶어 제안하는 방식이다. 가격 혜택을 결합한 행사도 운영한다. 매일 오전 10시 '9900원 오픈런'과 '24시간 특가'를 진행하고 신세계푸드, 미루꾸커피, 보난자커피, 셀렉스 등의 대표 상품을 할인한다. 일부 브랜드를 대상으로 72시간 브랜드데이와 적립 혜택, 푸드 전용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W컨셉 관계자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이어 푸드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고객을 위해 W컨셉만의 감각적인 큐레이션을 담은 첫 푸드페어를 준비했다"며 "추석 선물부터 나를 위한 미식 쇼핑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2026-08-26 0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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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할인부터 아티스트 협업까지…추석 선물, '가성비+특별함' 잡는다
[경제일보] 고물가와 온라인 선물 구매 확산으로 명절 소비가 한층 실용적으로 바뀌면서 유통·식품업계가 가격 부담은 낮추고 선물의 차별화 가치는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할인·무료배송·지정일 수령 등으로 실속을 높이는 한편 단독 프리미엄 상품과 아티스트 협업 패키지로 특별함까지 더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오는 31일까지 '2026 추석 얼리버드' 기획전을 열고 한우와 건강기능식품, 프리미엄 화장품, 디저트 등 1800여개 상품을 최대 77% 할인한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얼리버드 혜택을 마련했다. 상품 가격 할인뿐 아니라 △무료배송 △사전예약 △선착순 쿠폰 △카드사 할인 등을 함께 제공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료배송 적용 범위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컬리멤버스 회원이나 4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제공하던 무료배송을 '무료배송' 표시가 붙은 4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까지 적용했다. 대상 상품은 '태극당 종합 과자 세트' 등 디저트부터 조말론런던 핸드크림과 산타마리아노벨라 장미수 토너 등 럭셔리 뷰티, 김소형원방 흑염소 진액스틱 등 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상품을 선택해도 배송비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격 혜택만으로 경쟁하지는 않는다.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모은 '컬리온리 선물' 코너에는 'Kurly's 1++ 등심·갈비·차돌박이 세트'를 비롯해 올리브오일과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등 프리미엄 상품을 배치했다. 구매 비용은 낮추면서 상품 자체의 희소성과 차별성은 유지하는 전략이다. 배송 편의도 강화했다. '백년가게 덕화명란', '조선호텔 LA갈비', '옥돔·갈치·민어굴비' 등 80여개 상품에는 사전예약 서비스를 적용해 다음 달 18일부터 추석 당일인 25일 새벽까지 원하는 수령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기획전 기간 매주 월·수·금 오후 3시에는 컬리멤버스 회원에게 20%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지급하고 카드사별 결제 할인도 제공한다. 프로모션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다음 달 3일부터 17% 재구매 쿠폰도 순차적으로 지급한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얼리버드 행사에서 7만원 미만 상품군을 대폭 늘리며 실속형 선물세트에 대한 고객 수요를 확인했다"며 "올해는 가격대를 3만원 미만부터 10만~15만원까지 더욱 세분화하고 처음으로 4만원 이하 선물세트에도 무료배송을 적용해 부담을 낮췄다"고 말했다. 이어 "설·추석처럼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보다 편리하게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상 청정원은 추석을 앞두고 그래픽 아티스트 차인철과 협업한 온라인 전용 '2026 추석 선물세트' 21종을 선보인다. 대상은 온라인에서 명절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제품 구성뿐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 역시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로 보고 이번 협업을 기획했다.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을 유지하면서 아티스트의 디자인을 입혀 선물을 주고받는 경험에 특별함을 더하는 방식이다. 차인철 작가는 경쾌한 색채와 개성 있는 드로잉, 타이포그래피를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왔다. 이번 선물세트에는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움'을 콘셉트로 리드미컬한 도형과 다양한 표정을 활용했다. 청정원의 브랜드 정체성도 유지했다. 패키지에 청정원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의 주요 색상을 사용하고 기존 명절 선물세트에서 활용한 크라프트 질감을 일부 적용해 기존 제품과의 통일성을 살렸다. 제품 구성은 일상 활용도가 높은 식품을 중심으로 했다. 캔햄을 비롯해 유지류와 조미료, 소스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청정원 베스트셀러를 조합해 총 21종으로 마련했다. 디자인은 차별화하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 구성은 유지한 셈이다. 온라인 전용이라는 판매 특성도 반영했다. 제품은 청정원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와 G마켓,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되며 일부 채널에서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차인철 작가의 디자인을 적용한 리유저블백을 증정한다. 대상 관계자는 "명절 선물의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소비자 편의뿐 아니라 상품 구성과 패키지 디자인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원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실용적인 제품 구성에 특별한 디자인을 더해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움까지 전달하고자 했다"고 했다.
2026-08-19 10: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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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농장에서 세계 1위 두부기업으로…'바른 먹거리'가 키운 풀무원
[경제일보] 온라인 식품 구매가 일상이 된 지금도 풀무원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두부 회사'다. 하지만 풀무원의 출발은 두부가 아니었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 고아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세운 공동체와 국내 최초 유기농 농장이 그 시작이었다. 사람을 살리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철학은 포장두부와 냉장식품, 식물성 식품을 거쳐 글로벌 사업으로 이어졌다. 풀무원의 역사는 제품을 늘려온 과정이 아니라 '바른 먹거리'를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역사였다. 유기농 농장에서 시작된 '바른 먹거리' 1981년 서울 압구정의 작은 유기농 농산물 직판장에서 출발한 풀무원은 현재 두부와 생면, 만두, 냉장간편식(HMR), 식물성 식품 등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유기농 채소를 판매하던 작은 가게는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시대에 따라 제품과 사업 영역은 달라졌지만 '바른 먹거리'라는 창업 철학만큼은 40여년 동안 기업의 중심을 지켜왔다. 사업이 확장되는 동안에도 풀무원의 중심에는 '바른 먹거리'가 있었다. 풀무원은 건강한 식재료를 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제조를 기업의 존재 이유로 삼아왔다. 이러한 철학은 두부와 콩나물 등 신선식품에서 출발해 생면과 냉장간편식(HMR), 식물성 식품으로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에 맞춰 제품군은 끊임없이 확장했지만 '건강한 먹거리'라는 본질은 지키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사업으로 연결한 것이 풀무원의 성장 동력이었다. 풀무원의 출발은 일반 식품회사 성장사와 다르다. 1981년 원경선 원장이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유기농 농산물 직판장이 시작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 개념이 낯설던 시절,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인 농산물을 판매하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가치를 알렸다. 이후 1984년 풀무원식품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포장두부가 바꾼 식탁…두부에서 식물성 식품으로 성장의 중심에는 두부가 있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두부는 재래시장이나 동네 가게에서 큰 판두부를 잘라 신문지나 비닐봉지에 담아 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위생 문제가 잦고 쉽게 상하는 탓에 전국 유통에도 한계가 있었다. 풀무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물이 담긴 비닐 포장두부를 선보인 데 이어 1987년에는 플라스틱 용기를 적용한 포장두부를 출시하며 두부의 유통 방식을 바꿨다. 위생성과 보관성을 높인 포장 기술과 냉장 유통망을 기반으로 두부를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두부는 시장에서 사는 식품'이라는 인식을 '마트에서 믿고 사는 식품'으로 바꿨다. 이후 콩나물과 생면 등 냉장 신선식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일상 속 식탁으로 확장했다. 풀무원은 두부를 기반으로 식탁 전체를 확장했다. 두부와 콩나물로 쌓은 냉장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면과 만두, 냉장간편식(HMR), 김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소비자의 식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앞세워 식물성 불고기와 제육볶음, 두유면, 만두 등 대체육 중심에서 한 끼 식사 중심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K-원볼밀' 시리즈를 선보이며 비빔밥과 잡채, 짜장면 등 한식을 식물성 식품으로 구현하는 등 K-푸드와 식물성 식품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거 두부와 콩나물 등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는 식품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앞세워 식물성 불고기와 제육볶음, 만두, 두유면 등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비빔밥·잡채·짜장면 등을 담은 'K-원볼밀' 시리즈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식물성 K-푸드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두부 중심 기업에서 식물성 식품 플랫폼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시도다. 미국에서 세계 1위…글로벌 두부기업의 탄생 풀무원의 또 다른 성장축은 해외사업이다. 1991년 미국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일본·베트남·유럽까지 생산·판매 거점을 확대하며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가장 일찍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두부를 수출하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미국 유기농 식품기업 와일드우드(Wildwood)를 인수하고 2016년에는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Nasoya)를 인수하면서 현지 생산과 유통 체계를 구축했다. 일본에서는 2014년 현지 두부기업 아사히코를 인수했고 중국에서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거점으로 두부와 생면, 냉동만두, 김치 등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체제를 갖췄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K-푸드와 식물성 식품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국내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을 넘어 현지 생산과 브랜드, 유통망을 직접 운영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현지화 전략은 최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6년 현지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한 이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올해 11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식물성 단백질 수요 확대에 힘입어 두부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생면과 냉동식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일본 아사히코는 두부를 넘어 두유 디저트와 식물성 단백질 제품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8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68.9% 늘었다. 미국 법인은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 이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중국 법인은 면류와 냉동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일본 법인도 생산거점 효율화와 K-푸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적자 규모를 전년보다 40% 이상 줄였다. 해외사업이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 먹거리의 다음 과제…철학과 수익성의 균형 다만 풀무원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식품시장은 저출생과 내수 소비 둔화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두부와 생면, 냉장간편식(HMR) 등 주력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동원F&B 등 주요 식품기업들도 냉장간편식과 식물성 식품, 고단백 제품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식물성 식품 시장 역시 초기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선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찾는 제품을 만들고 식물성 식품을 일상적인 식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풀무원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사업도 숙제가 남아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동, 현지 경쟁 심화 등 외부 변수는 여전히 크다. 해외 생산거점과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품질 관리와 공급망 운영,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역량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두부를 중심으로 성장한 글로벌 사업을 식물성 식품과 K-푸드 전반으로 확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풀무원의 40여 년은 두부를 만든 역사가 아니라 '바른 먹거리'를 산업으로 만든 역사였다. 유기농 농장에서 시작한 철학은 이제 포장두부와 냉장식품을 거쳐 식물성 식품과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창업 당시의 철학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식문화와 글로벌 시장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바른 먹거리를 향한 철학이 앞으로도 풀무원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남을 수 있을지가 미래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이어온 '이웃사랑과 생명존중' 정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바른 먹거리'는 사업이 확장된 지금도 풀무원의 가장 중요한 DNA"라며 "제품 개발부터 원재료 조달, 품질·안전관리, 식물성 식품, 글로벌 사업까지 모든 경영활동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풀무원다움'을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식생활 문화를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07 17: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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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에서 더단백까지…빙그레 '장수 브랜드' 공식
[경제일보] 1974년 출시된 단지형 바나나맛우유는 지금도 편의점 냉장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한다. 반세기 동안 소비 트렌드는 수없이 바뀌었다. 흰 우유에서 커피로, 아이스크림에서 단백질 음료로 소비자의 관심이 이동했고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도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여전히 빙그레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빙그레는 국내 식품업계에서 가장 많은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다른 식품기업들이 신제품을 반복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공략한 것과 달리 빙그레는 한 번 잘 만든 브랜드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하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진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빙그레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는 '축적과 재해석'이다. 제품을 계속 바꾸기보다 브랜드 본질은 유지하고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바꾸는 전략이다. 용기와 패키지, 제품군, 마케팅, 해외시장까지 확장하면서 브랜드의 수명을 늘려왔다. 단지 용기가 브랜드 되다…빙그레의 자산 축적법 빙그레의 출발점은 바나나맛우유다.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는 당시 흔하지 않았던 바나나 향을 우유에 접목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혔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경쟁 제품이 등장했지만 바나나맛우유는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 특유의 맛을 유지하며 대표 가공우유로 자리 잡았다. 빙그레가 지켜온 것은 바나나맛우유의 맛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자산은 출시 당시부터 이어져 온 단지 모양 용기다. 둥근 항아리를 닮은 독특한 용기는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던 사각 종이팩이나 병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제품보다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상징이 됐다. 소비자는 제품명을 확인하지 않아도 노란색 단지 형태만 봐도 바나나맛우유를 연상한다. 대부분 식품이 맛이나 가격으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빙그레는 용기 자체를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한 셈이다. 이후 맛과 패키지 디자인, 용량은 시대에 맞게 바꾸면서도 단지 형태만큼은 유지해 세대가 바뀌어도 소비자 기억 속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왔다. 이는 단순히 오래 같은 포장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제품의 핵심 이미지를 쉽게 바꾸지 않는 대신 새로운 맛과 한정판, 협업 제품을 같은 브랜드 아래 추가하면서 소비자는 익숙함을 유지하고 기업은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기존 브랜드를 쉽게 없애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 요플레는 떠먹는 발효유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장면을 선점했다. 메로나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판매되는 대표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았으며 붕어싸만코 역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장수 제품으로 남았다. 빙그레가 만든 장수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라 소비가 이뤄지는 특정 순간을 먼저 선점했다는 데 있다. 요플레는 아침 식사나 간식, 건강관리를 위한 발효유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투게더는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이라는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메로나는 더운 날 가볍게 즐기는 아이스크림으로, 바나나맛우유는 출출할 때 간편하게 마시는 간식형 우유로 자리 잡으며 각기 다른 소비 장면을 차지했다. 제품마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는가'를 명확하게 각인시키면서 소비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는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출시해도 쉽게 대체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단순히 바나나맛이 나는 우유나 멜론 맛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브랜드와 연결된 경험을 함께 소비한다. 빙그레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내놓기보다 기존 브랜드가 차지한 소비 장면을 유지하면서 맛과 용량, 패키지, 협업 콘텐츠 등을 추가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제품은 그대로, 브랜드는 진화…IP로 젊어진 장수 브랜드 장수 브랜드는 오랜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정 세대의 추억에만 머무는 제품으로 굳어질 위험도 있다. 익숙함이 구매 이유가 되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에게는 '부모 세대가 먹던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빙그레는 이를 막기 위해 제품의 핵심 정체성은 유지하되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은 지속적으로 바꿔왔다. 대표적인 방식이 굿즈와 캐릭터, 이종업계 협업이다. 바나나맛우유의 단지형 용기와 노란색 패키지처럼 소비자가 즉시 알아보는 시각적 자산을 의류와 생활용품, 화장품, 문구류 등에 적용해 브랜드 경험을 식품 매대 밖으로 확장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마시거나 먹지 않는 순간에도 익숙한 형태와 색상을 통해 브랜드를 접하도록 만든 것이다. 한정판 패키지와 팝업스토어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제품의 맛이나 형태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패키지 디자인과 전시 공간, 체험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해 브랜드를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렸다. 특히 온라인과 SNS에서 공유하기 좋은 시각적 요소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하면서 오래된 제품을 추억의 식품으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소비되는 문화적 소재로 재해석했다. 이 같은 전략은 장수 브랜드의 세대교체를 가능하게 했다. 기존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브랜드처럼 다가간 것이다. 제품 본체는 지키되 브랜드가 등장하는 장소와 방식만 바꾸면서 연령대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동시에 넓힌 셈이다. 이는 브랜드를 단순히 먹고 마시는 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IP(지식재산)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소비자는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굿즈와 협업 상품, 팝업스토어, SNS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됐고 브랜드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장수 브랜드의 노후화를 막는 역할도 한다. 식품은 구매 주기가 제한적이지만 IP는 일상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제품'이 아니라 '경험'으로 확장하면서 기존 소비자에게는 친숙함을 유지하고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메로나에서 더단백까지…축적한 브랜드 확장 빙그레의 장수 브랜드 전략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표 사례가 메로나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국내에서는 30년 넘게 사랑받아온 장수 아이스크림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K-디저트 브랜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하며 메로나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키워왔다. 해외 소비자에게 메로나는 오래된 제품이 아니라 한국에서 온 새로운 디저트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브랜드라도 해외에서는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만큼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기존 브랜드 자산과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에서는 신제품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별도의 글로벌 브랜드를 새로 육성하기보다 오랜 시간 축적한 브랜드 경쟁력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브랜드 수명을 다시 늘리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단백질 음료 '더단백'을 앞세워 웰니스(Wellness)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을 단순히 질병 예방이 아닌 일상 속 자기관리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인식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오랜 기간 축적한 유가공 기술과 냉장 유통망을 기반으로 단백질 음료와 고단백 식품 시장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달콤한 가공우유가 성장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단백질과 영양, 건강을 앞세운 제품이 미래 먹거리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이다. 더단백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군을 추가한 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 트렌드가 간식 중심에서 건강관리와 웰니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차세대 장수 브랜드를 육성하려는 시도라는 의미가 크다. 기존 브랜드의 자산을 오래 축적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하는 전략이다. 과거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가 한 시대를 대표했다면 더단백은 웰니스 시대를 대표할 차기 브랜드 후보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수 브랜드 넘어…미래 성장동력 찾기가 과제 다만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곧바로 미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빙그레가 주력으로 삼아온 유가공과 빙과 사업은 모두 시장 구조상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국내 유제품 시장은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 우유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양적 성장이 쉽지 않고, 원유 가격과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빙과 사업 역시 여름철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장마와 폭염 등 날씨 변화에 따라 판매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의 통합 효과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제품군과 브랜드가 늘어난 만큼 생산시설과 물류망, 영업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겹치는 상품과 채널을 정리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인수한 브랜드를 기존 포트폴리오 안에서 재배치하고 성장시키는 역량이 향후 경쟁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빙그레의 지난 50년은 브랜드를 오래 지켜온 역사였다.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요플레, 투게더는 시대가 바뀌어도 소비자의 일상 속 자리를 지켜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과거의 장수 브랜드를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가 다시 30~50년 동안 찾을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결국 빙그레의 다음 반세기 경쟁력은 축적한 브랜드 자산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반세기를 이끌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데 달려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장수 브랜드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제품 고유의 맛과 형태, 색상, 패키지 등 소비자가 기억하는 핵심 자산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며 "브랜드가 지닌 본질과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브랜드가 가진 익숙함과 신뢰는 지키면서도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장수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라며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도 꾸준히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6-07-31 1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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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스타벅스' 수요 노리나…카페업계 여름 마케팅 경쟁 가열
[경제일보] 스타벅스 코리아가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주요 프로모션을 중단한 가운데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들이 신메뉴 출시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며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에 들어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여름 시즌을 맞아 과일 기반 음료와 디저트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계절적 성수기 요인과 함께 최근 일부 소비자 이탈 움직임이 나타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투썸플레이스는 트로피컬 콘셉트의 ‘피나콜라다 프라페’와 ‘골든 메달리스트 프라페’를 출시하며 여름 음료 라인업을 강화했다. 해당 제품은 파인애플, 산딸기, 바나나 등 과일과 얼음을 함께 갈아 만든 음료로 코코넛 젤리 토핑을 더해 식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디저트 제품으로는 ‘떠먹는 초코 크런치 아박’과 ‘떠먹는 딸기 초코 크런치 아박’을 새롭게 선보이며 최근 식음료 업계에서 주목받는 ‘식감 요소’를 반영했다. 할리스는 수박을 활용한 시즌 메뉴를 중심으로 여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수박 원물을 활용한 ‘생수박 주스’와 아이스티에 수박을 더한 ‘아박추’, 과일 화채 형태의 ‘생수박 화채’ 등을 출시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아이스크림과 과일 토핑을 결합한 ‘소프트’ 6종과 ‘아이스크림 카페라떼’ 등을 선보이며 디저트형 음료 수요 공략에 나섰다. 이디야커피도 ‘생과일 수박주스’, ‘생과일 토마토주스’와 함께 과일 화채 형태의 ‘생수박 과일 화채’를 출시하며 여름 시즌 음료 경쟁에 가세했다. 전반적으로 과일 원물을 활용한 메뉴와 시각적·식감 요소를 강조한 제품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신제품 출시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달 18일 ‘탱크데이’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은 이후 이어졌다. 당시 스타벅스는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표현 사용으로 비판을 받았고 이후 여름 e-프리퀀시 행사 등 주요 프로모션을 잠정 중단했다. 시장 데이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시장분석 결과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금액은 논란 직후 일주일(5월 18~24일) 동안 236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321억6000만원) 대비 약 26.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러한 감소가 일시적 현상인지 여부는 추가적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일부 브랜드에서는 가격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커피빈은 바닐라라떼 스틱 제품 가격을 최대 8%대 인상했고 더벤티 역시 일부 음료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업체들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 등 비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두고 단순한 ‘반사이익’ 경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름 시즌은 원래 신메뉴 출시가 집중되는 시기”라며 “다만 특정 브랜드 이슈와 맞물리면서 경쟁이 더 부각된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커피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와 가격 민감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프로모션, 신제품, 가격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경쟁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6-01 15: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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