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 아시아 경제시장의 맥을 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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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이라던 안전결제마저 '먹통'… 1조원대 중고거래 사기, 플랫폼은 '나 몰라라'
[경제일보]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사기 예방을 위해 도입된 ‘안전 결제’ 시스템마저 허점을 드러내며 이용자와 플랫폼 간의 서비스 책임 공방으로 양상이 변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플랫폼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양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플랫폼(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을 대상으로 한 피해구제 신청은 175건으로, 3년 전(18건) 대비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과거 개인 간 ‘직거래 사기’에 국한됐던 피해 유형이, 최근에는 플랫폼의 안전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고도 대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120만원 상당의 피규어를 안전 결제로 구매한 한 이용자는 판매자로부터 “정산이 보류됐다”는 말을 듣고 상품을 반품했으나 정작 자신이 지불한 돈은 돌려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는 판매자가 허위로 정산 보류를 주장하며 물건만 가로채는 신종 사기 수법으로 플랫폼의 분쟁 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직거래 사기 피해액은 8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하며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사기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지만 플랫폼들은 여전히 ‘개인 간 거래 중개자’라는 입장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양수 의원은 “중고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를 보호할 안전망은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며 “플랫폼이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중고 거래 플랫폼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이 제한적이다. 결제 대금을 보관하는 ‘에스크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분쟁 발생 시에는 ‘당사자 간 해결’을 원칙으로 내세우는 ‘책임의 공백’이 존재하는 것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명확하다. 미국의 이베이(eBay)나 일본의 메루카리(Mercari) 등 글로벌 플랫폼들은 정교한 분쟁 조정 프로그램과 자체 보상 시스템을 통해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가짜 안전 결제 페이지로 유도하는 외부 링크 차단 기술이나 AI 기반의 사기 거래 패턴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예방에 주력한다. 결국 해법은 ‘플랫폼의 법적 책임 강화’와 ‘기술적 안전망 구축’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모아진다. 정부와 국회는 플랫폼이 단순 중개자를 넘어 거래 안전을 보장하는 ‘준(準)금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지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피해 발생 시 플랫폼의 보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분쟁 조정 절차를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플랫폼 스스로 AI 기술을 활용해 사기 거래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기 이력이 있는 계정을 차단하고 의심스러운 거래 패턴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외부 링크를 통한 결제 유도를 원천적으로 막는 기술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고 거래는 단순한 물건 거래를 넘어 자원의 순환과 합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중요한 사회적 행위다. 1조원에 육박하는 사기 시장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어렵게 쌓아 올린 중고 거래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이제는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2026-04-07 07:44:58
공정위, 롯데·SK렌터카 합병 불허... "독과점 폐해 명백"
[이코노믹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와 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최종 불허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두 회사를 모두 소유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그룹의 자금 확보 계획과 어피니티의 '볼트온(Bolt-on·유관 기업 인수)' 전략 모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6일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신고에 대해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호텔롯데 등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을 1조80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은 렌터카 시장의 유력 경쟁자인 두 회사가 모두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지배하에 놓이는 것"이라며 "가격 인상 등 경쟁 제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불허 사유를 설명했다. 공정위 심사 결과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장기 렌터카 시장 점유율은 38.3%에 달하며 단기 렌터카 시장(내륙 기준 29.3%)에서도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 렌터카 시장의 경우 3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3%대에 불과해 사실상 '거대 1개사 대 다수의 영세 업체' 구도로 재편될 위험이 컸다. 공정위는 현대캐피탈 등 여전사들이 경쟁자로 존재하지만 금산분리 규제로 렌터카 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어 실질적인 견제 세력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어피니티 측은 물가상승률 이하로 요금 인상을 제한하겠다는 시정 방안을 제시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국장은 "행태적 조치는 단기적 효과에 그칠 뿐이며 렌터카 시장은 단기간 내 유효한 경쟁자가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 등 사모펀드의 '먹튀'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점도 당국의 보수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측 역시 "사모펀드가 1·2위 사업자를 독식해 시장 지배력을 키운 뒤 고가 매각을 시도해 시장을 왜곡할 우려에 대해 엄정 조치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불허 결정의 후폭풍은 롯데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주력 자산인 롯데렌탈 매각을 추진해 왔다. 1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이 무산되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 구조 개선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롯데그룹은 "단기 및 중장기 유동성 대응에 충분한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어피니티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을 합병해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려던 구상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어피니티는 SK렌터카의 독자 생존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거나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새로운 구조를 짜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사모펀드의 동종 업계 1·2위 인수에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표현까지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향후 사모펀드 주도의 대형 M&A에 대한 심사가 더욱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2026-01-26 16:08:43
'토종 SW 자존심' 더존비즈온, 외국 자본에 넘어갔다…김용우 회장, '먹튀' 비판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토종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으로 불리던 더존비즈온이 스웨덴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의 품에 안겼다. 창업자인 김용우 회장이 경영권 지분 전체를 넘기는 '통매각'으로 거래 금액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이번 인수는 한국의 기업용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 잠재력을 글로벌 자본이 인정한 쾌거라는 평가와 함께 30년간 시장을 독점해 온 1위 기업이 더 큰 성장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외국 자본에 '엑시트'하는 씁쓸한 현실을 보여준다는 비판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7일 최대주주인 김용우 회장(지분율 22.3%)과 2대 주주인 신한금융그룹 측이 보유한 지분 34.8%를 EQT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도로니쿰'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EQT는 의결권 기준 37.6%의 지분을 확보하며 더존비즈온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1991년 설립된 더존비즈온은 지난 30여 년간 국내 중소·중견기업용 회계·ERP 소프트웨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기업이다. 관세청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빌포스트'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공공 부문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2011년 강원도 춘천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클라우드 기반 SaaS 플랫폼 '위하고(WEHAGO)'로의 전환에 성공, 최근에는 대기업 시장까지 넘보며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왔다. 하지만 빛나는 성공 뒤에는 그림자도 짙었다. 시장 독점에 따른 높은 가격 정책과 서비스 불만에 대한 이용자들의 원성은 끊이지 않았다. 또한 김용우 회장의 '가족 경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했다. 실제로 김 회장의 아들인 김진성 씨가 2023년 초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PEF인 EQT가 '백기사'로 등장한 것이다. EQT 측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더존비즈온을 중심으로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의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목적 중심 투자' 철학을 내세우며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EQT의 전략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결국 김용우 회장의 '화려한 엑시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0년간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SaaS 시장에서 더 이상 회사를 성장시킬 동력을 찾지 못하자 외국 자본에 회사를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거래로 김 회장 일가가 손에 쥐게 될 현금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IB 업계에 따르면 EQT는 향후 더존비즈온의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더존비즈온을 완전히 자회사로 편입해 보다 과감한 투자와 사업 재편을 추진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됨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매각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춘 토종 기업이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기보다는 안방에서의 독점에 안주하다 결국 외국 자본의 '먹잇감'이 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EQT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더존비즈온이 과연 과거의 구태를 벗고 글로벌 SaaS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먹튀' 자본의 희생양이 될지 향후 행보에 업계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5-11-07 10:25:23
확률형 아이템 위반, 해외 게임사가 국내의 2.5배…'국내 대리인 지정' 실효성 도마 위
[이코노믹데일리] 온라인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가 시행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해외 게임사들의 위반 행위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을 제재하기 위해 마련된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가 시행 첫날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며 이용자 보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광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 6개월간 총 338개 게임사가 2181건의 확률 정보 표시 의무를 위반했다. 문제는 위반 건수의 약 70%(1524건)가 해외 게임사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게임사(657건)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적별로는 중국 게임사의 위반이 103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위반 형태는 ‘확률 미표시’와 ‘개별확률 미표시’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승수 의원은 "위반 행위를 보면 압도적으로 외국 게임사 그중에서도 중국 게임사들이 위반의 70%를 차지한다"며 "시정이 안 되는 사례도 압도적으로 외국, 중국 게임사"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중국 게임사는 지난 3월 시정명령을 받고도 7개월이 지나도록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서태건 게임물관리위원장은 "끝까지 시정되지 않을 경우 차단까지 이어지는데 행정적으로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3개월의 행정 절차 기간이 해외 게임사에게는 법망을 피해 갈 시간적 여유를 주는 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부터 시행된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역시 실효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가 국내에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해 이용자 보호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작 문제가 된 중소 게임사는 빠져있고 대리인을 선임할 회사가 어딘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체부는 약 96개 기업이 대상일 것으로 보는데 게임위는 그게 어느 기업인지 정보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의 허점을 꼬집었다. 결국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와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라는 이중 안전장치가 마련됐음에도 정작 법을 지키지 않는 해외 게임사들을 실질적으로 제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대리인이 지정 취소된 경우 다른 페널티를 주는 등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용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10-23 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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