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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부터 약가·관세까지…제약·바이오 '규제 격변기'
[경제일보] 제약·바이오 업계를 둘러싼 정책과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기업공개(IPO) 공시 강화부터 약가 개편, 글로벌 무역 규제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투명성 제고라는 명분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은 IPO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기존에도 투자설명서에는 예상 시장 규모, 임상시험 성공 확률, 허가 리스크, 개발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중단된 파이프라인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기업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이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된 공시 기준 강화는 현실적인 난관이 예상된다. 총 계약 규모, 계약금, 조건부 마일스톤, 로열티 등을 세분화해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은 투명성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협상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에서는 조건 공개가 향후 계약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약가 제도 역시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약가 개편안은 제네릭 의약품의 가격은 기존 오리지널 대비 5.55% 수준에서 최대 45%까지 인하 폭이 확대됐다. 단순히 제네릭뿐 아니라 개량신약, 복합제, 염 변경 및 이성체 의약품 등 특허 회피 전략으로 개발된 제품들도 유사한 가격 압박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거나 신약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반면 내수 중심의 제네릭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경쟁 심화와 사업 구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환경도 변수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강제 노동 관세’를 도입하고 7월 24일부터 적용을 시작했다. 한국에 대한 기본 관세율은 12.5%로 설정됐지만 제네릭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는 일단 무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희귀의약품과 첨단 치료제 역시 예외가 적용되면서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치적 변수에 따라 향후 관세가 대폭 인상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주요 제약사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관망 국면’에 접어들었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기술이전 계약이 감소하는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당분간은 뚜렷한 모멘텀이 부족할 전망이다. 여기에 코스닥 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역시 수급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4분기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술이전 계약 재개, 학회 발표, 실적 회복 등 펀더멘털 요인과 함께 세제 회피 수요, 정책적 지원 기대감이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시기”라며 “규제 변화에 대응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기업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8-11 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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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철강 가격 올리고 리튬 생산 늘린다…2분기 영업익 8190억원
[경제일보] 포스코홀딩스가 하반기 철강 가격 인상과 리튬 생산 확대를 양축으로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낸다. 2분기에는 리튬과 액화천연가스(LNG)가 주력 철강의 원가 부담을 보완했다면 하반기에는 자동차·조선용 강재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얼마나 반영하고, 처음 흑자로 돌아선 리튬 사업의 생산량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30일 포스코홀딩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19조2590억원, 영업이익 8190억원, 순이익 76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비해서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34.9% 늘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7.7%, 15.8% 증가했다. 우선 철강 부문 매출은 15조3930억원, 영업이익은 403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580억원 늘었지만 전년 동기보다 2000억원 줄었다. 포스코 별도 영업이익도 2740억원으로 46.6% 감소했다. 가격 인상과 판매량 증가에도 원료 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른 제조·물류비 부담을 모두 상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철강 가격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원료·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완성차업체와 조선사를 상대로 순차 반영할 방침이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비용 부담도 커진 만큼 실제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이 철강 수익성 회복의 첫 관문이다. 증권가도 상반기에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장기 고객사 가격에 반영할지가 하반기 철강 마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에는 판매처 조정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의 연간 철강 무관세 수입 한도는 이달부터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줄었고, 한도를 넘는 물량의 관세는 50%로 높아졌다. 한국 전용 쿼터는 258만톤에서 207만톤으로 19.7%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줄어든 물량을 내수와 제3시장으로 돌리고 EU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전략 고객 중심으로 판매를 강행할 예정이다. 일본의 도금강판 등 반덤핑 조사에는 최종 판정 전까지 산정 근거를 적극 소명한다. 일본은 한국산 용융아연도금 강판에 대해 32.49∼42.69%의 덤핑 마진을 산정한 예비 판정을 내리고 조사 기간을 오는 12월까지 연장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조사당국이 제시한 원가와 가격 산정 방식 가운데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는 데 대응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1분기 70억원 적자에서 2분기 41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염수리튬 1공장 조업 안정화로 매출 10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내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2공장 초기 가동비가 발생하지만 생산량과 판매를 단계적으로 늘려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리튬 가격의 변동성은 남은 변수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산 재가동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다시 가동하고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리튬 실적은 가격 반등보다 공장 가동률과 생산원가 안정화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인프라 부문 영업이익은 49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80억원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호주 가스전과 인도네시아 팜 사업 호조로 분기 최대인 4290억원을 거뒀다. 철강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확대한 LNG와 자원 사업이 실적 방어를 넘어 이익 증가에 기여하기 시작한 셈이다. 새로운 수요처 발굴도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코는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할수록 공기 단축과 공간 활용에 유리한 강구조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외장재용 포스맥과 전기강판, 데이터랙용 강재 등 관련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준공한 연산 250만톤 규모의 광양 전기로에서는 저탄소 고급강 생산을 늘린다. 향후 탄소저감 강재 시장이 본격 형성되면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026-07-30 17: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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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화·DL, 여수 석화 통합 승인…에틸렌 140만t 감축
[경제일보]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이 참여하는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사업재편 계획이 정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 2월 충남 대산산단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서 두 번째로 승인된 사업재편 사례다. 22일 산업통상부와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여수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2호 프로젝트이며, 여수산단에서는 첫 승인 사례다. 이번 사업재편은 여천NCC 1~3공장 가운데 이미 가동이 중단된 3공장에 이어 2공장을 추가로 폐쇄하고, 남은 1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을 통합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천NCC 2·3공장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각각 92만t과 47만t이다. 두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여천NCC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228만t에서 약 90만t으로 줄어든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은 통합법인 지분을 각각 3분의 1씩 보유한다. 이번 재편으로 감축되는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약 140만t이다.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과잉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중복 설비를 줄이고 생산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다. 범용 제품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동시에 각사의 경쟁력 있는 사업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운스트림 부문에서는 DL케미칼의 폴리에틸렌(PE), 한화솔루션의 PE·석유수지,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사업 일부가 통합법인에 편입된다. 통합법인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자동차·전선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인프라 구축과 고부가 제품 전환에도 2532억원을 투자하는 등 참여 기업의 자구노력 규모는 총 8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감축이 완료되면 대산과 여수에서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에틸렌 감산 규모는 총 250만t에 달한다. 앞서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연산 110만t 규모의 NCC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케미칼과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받았다. 정부는 여수 사업재편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세제·인허가·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한 7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통합과 고부가 전환에 필요한 신규 자금 4500억원을 공급한다. 사업재편 기간인 2029년 말까지 협약 채무의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금융 조건도 유지한다. 무역보험공사는 보험료 할인과 보증 한도 우대 등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을 지원한다. 기업 분할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기존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도 통합법인이 승계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약 156억원의 원가 절감을 지원한다.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와 직무 전환 훈련비 지원, 지역투자촉진보조금 한도 상향 등 고용 안정 대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고부가·친환경 분야 전환을 위해 중장기 유망 R&D 3개 과제에 올해부터 248억원을 지원하고 관련 기술의 신성장·원천기술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대산에 이어 여수산단의 사업재편까지 승인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며 “기업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 3대 석유화학산단 가운데 울산산단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재편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감축 유인이 약해진 데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이 맞물리면서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이다. 약 9조원이 투입된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18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마치고 내년 본격 가동할 예정이어서 기존 NCC 감축과 신규 생산능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려면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해야 한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2026-07-22 09: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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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호르무즈 불안에도 7~8월 원유 물량 확보
[경제일보] 중동 정세가 다시 흔들리면서 정부가 원유 수급 상황 긴급 점검에 나섰다. 국내 정유업계가 7~8월 원유 도입 물량을 전년 수준 이상 확보해 당장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지난 13일 한국석유공사, 정유업계,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 통항 선박 공격, 미군의 이란 공습 등으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산업부는 원유 수급과 유조선 통항 상황, 석유가격 동향, 업계 대응 방안을 함께 점검했다. 산업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전년 대비 100% 이상이라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 긴장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유·해운업계와 실시간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대체 물량 확보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했다. 문 차관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시장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 물량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와 콘덴세이트 상당 부분은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한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동산 원유 조달과 직결되는 길목인 셈이다. 국제유가도 중동 긴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점화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상승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7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6월 호르무즈 흐름 재개로 세계 석유 공급이 일부 반등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 공급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현재로서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과 선적·운송 일정에 큰 차질은 없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기존처럼 사우디 얀부항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도입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란전쟁 기간 중에도, 종전협상 이후에도 사우디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했고 기존 조달 구조와 수입처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도 단기 물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에 이상이 없으며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원유 도입 계획을 잡아둔 만큼 7~8월 공정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당장 국내 정유사들의 생산 차질이나 내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호르무즈 통항 불안이 길어질 경우다. 업계 전체로는 원유의 안정적 도입과 비용 부담이 다시 핵심 이슈가 될 수 있다. SK에너지는 유가 급변과 해협 통항 차질에 따른 원유 수급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 가격과 해상운임, 보험료가 모두 원유 도입 비용에 포함되는 만큼 특정 요인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운임과 보험료도 함께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정제마진이나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구조도 아니다. 에쓰오일은 운임·보험료 상승분이 정제마진에 일률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수급, 시황에 따라 제품가격에 단계적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도 운임·보험료 상승이 사우디 OSP 하락이나 중동산 원유 약세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효과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물량 부족보다 비용과 구조다. 원유 도입 물량이 확보돼 있더라도 통항 리스크가 커지면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고, 국제 원유가격과 석유제품 가격도 흔들릴 수 있다. 호르무즈가 완전히 막히지 않더라도 선박이 우회하거나 항로 안전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리면 도입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은 더 커졌지만 단기간에 중동산 원유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정유설비는 중동산 중질유를 들여와 등·경유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에 맞춰져 있다. 미국산 원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효과가 있지만, 운송거리와 원유 성상, 정제설비 적합성, 환율, 장기계약 물량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운송 기간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중동권 원유는 국내 도입까지 20일 안팎이 걸리지만, 미국산이나 아프리카산 원유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대체 원유 도입은 단순히 새 공급처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도입 일정과 경제성, 원유 성상, 기존 정제설비와의 적합성을 모두 맞춰야 하는 문제다. 정유사들은 이미 중동 외 원유 도입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도입선 검토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미국산과 아프리카산 등 대체 원유 도입을 살펴보고 있지만, 거리와 원유 성상, 경제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역시 앞서 미국산 원유 등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캐나다산 원유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반복될 때마다 국내 정유업계는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당장 원유를 얼마나 확보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얼마나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들여올 수 있느냐다. 단기 수급 안정과 중장기 도입선 다변화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에너지 안보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2026-07-15 14: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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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새 쿼터 시행… 韓 19.7% 감소로 선방
[경제일보] EU는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한국은 정상외교와 협상을 통해 전용 무관세 물량 감소를 20% 수준으로 막아 주요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1일 산업통상부는 전날 EU 집행위원회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신철강 조치의 운영계획과 국가별 철강 쿼터 물량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 기준 한국 철강의 EU 수출 비중은 약 14%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미국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EU는 자동차와 기계, 조선, 풍력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고급 판재류를 중심으로 한국산 철강 수요가 꾸준한 시장이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생산하는 자동차강판과 도금강판, 후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주요 수출처로 꼽히는 만큼 이번 쿼터 축소가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부터 EU는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를 운영했다. 총 3382만 톤(t) 한도 내에서 무관세 수입이 허용되고, 쿼터 초과 물량에는 25% 관세를 부과해왔다. 다만 EU는 오늘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를 50%로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쿼터인 관세할당제도(TRQ) 물량도 연간 총 1835만 톤으로 46% 감소시켰다. 철강업계에서는 전체 규제는 강화됐지만 한국은 협상을 통해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인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EU는 한국 철강 수출에서 미국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EU가 전체 국가 쿼터를 47% 가까이 줄였지만 한국은 감소폭을 20% 수준으로 막아 경쟁국 대비 양호한 무관세 물량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기존 거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수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선방한 결과"라고 했다. 정부가 정상급·고위급·실무급 채널을 동원해 EU 측과 협의를 이어간 결과, 한국은 다른 국가와 경쟁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한국 전용 할당량 207만3001톤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한국 할당량 258만1000톤보다 약 19.7% 줄어든 수준이다.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46% 축소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감소폭은 절반 이하로 제한됐다. 정부는 한국산 철강이 EU 산업 공급망과 현지 투자·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산 철강의 시장 접근 기반을 최대한 방어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확보한 207만3001톤은 한국 전용 쿼터다. 한국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 여기에 EU가 별도로 운영하는 공용쿼터까지 활용할 경우 우리 철강업계가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354만8000톤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공용쿼터는 국가별로 보장된 물량이 아니다. EU가 전 세계 국가에 선착순 경쟁 방식으로 배정하는 물량인 만큼 실제 활용 가능 규모는 품목별 수요와 경쟁국의 수출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전용 쿼터를 소진한 뒤 공용쿼터까지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수출 실적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의 영향이 품목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강판과 도금강판, 후판 등 EU 제조업 수요와 맞물린 판재류는 일정 수준의 수출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품목은 공용쿼터 확보 여부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수출 물량 배분과 가격 전략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은 관세 부담을 일부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범용재는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품목별 쿼터 소진 속도와 EU 내 수요 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한국 전용 국가 쿼터의 안정적 활용은 물론 공용쿼터에 대해서도 우리 업계가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히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신철강 조치에 따른 유불리가 품목별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와 소통하며 한국산 철강 점유율 유지와 피해 최소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EU 정상회담이 협상 막바지의 결정적 국면에 개최되면서, 한국산 철강이 EU 산업 공급망과 현지 투자·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이 EU의 FTA 파트너이자 전략적 협력국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정상급 차원에서 강력히 제기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정상외교의 모멘텀이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끌어내는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2026-07-01 1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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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어 유럽도 철강 빗장…제네바서 시작된 '쿼터 전쟁'
[경제일보]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 시행을 앞두고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리는 모습이다. EU가 무관세 철강 쿼터를 기존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관세율보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국가별로 어떻게 나누느냐다. 정부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브뤼셀에 잇따라 보내 EU 측과 협의에 나섰지만, 일본·튀르키예·인도·영국·우크라이나 등 경쟁국들도 쿼터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이달 스위스 제네바 협상이 한국 철강 수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비롯한 집행위원회·유럽의회 핵심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여 본부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철강 수입 규제 강화 방안을 두고 EU 측과 논의했다. 무관세로 들어갈 수 있는 철강 쿼터는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47%가량 줄고, 이를 넘는 물량에는 종전의 두 배인 50% 관세가 매겨진다. 빗장은 분명해졌지만, 정작 수출국들의 시선이 쏠린 곳은 관세율이 아니라 '누가 무관세 물량을 얼마나 가져가느냐'다. 이 배분의 향방은 이달 중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려진다. 세계무역기구(WTO) 본부가 있는 이곳에서 EU와 주요 철강 수출국들이 마주 앉아 국가별 무관세 쿼터를 확정한다. 한정된 물량을 두고 치열한 자리 다툼이 예상된다. 한국도 그 테이블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정부는 여 본부장을 브뤼셀에 두 차례 보내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파트너이자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 온 우방이라는 명분이 한국이 쥔 카드다. 하지만 같은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일본, 튀르키예, 인도, 영국, 우크라이나가 저마다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고, 손에 쥔 패도 한국 못지않게 두툼하다. 튀르키예는 EU와 관세동맹을 맺은 사이,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앞둔 후보국, 일본은 경제동반자협정(EPA)으로 묶인 동반자다. 명분 싸움에서 한국이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3500만톤이 1830만톤으로…EU 철강 쿼터 전쟁 현재 확정된 것은 EU 전체 무관세 물량을 줄인다는 사실뿐이다. 국가별·품목별 쿼터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국가별 쿼터가 어떻게 배분될지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지 않도록 업계 차원에서도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철강업계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유럽 시장이 결코 작지 않아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철강재 월평균 수출량은 236만4444톤이다. 이 가운데 EU 27개국과 영국으로 향한 물량이 월평균 33만6682톤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줄어든 파이를 누가 더 크게 떼어 가느냐가 향후 유럽 수출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세율 인상보다 국가별 쿼터가 더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럽도 철강부터 막는다…거세지는 보호무역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통상 현안으로만 보지 않는다. 철강은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질 때 가장 먼저 규제의 표적이 되는 산업이다. 미국은 지난해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50%로 끌어올렸고, EU는 이번에 쿼터 초과 물량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높이려 한다.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빗장을 걸어 잠근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값싼 중국산이 밀려 들어오면서 미국과 유럽 철강업계의 위기감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EU가 이번 조치의 명분으로 역내 산업 보호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경기 둔화에 고에너지 비용, 탈탄소 투자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다. 결국 미국과 유럽 모두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한 선택에 나섰다. 문제는 이 흐름이 한때의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강화와 EU의 세이프가드 확대가 맞물리면서, 세계 철강 시장은 자유무역보다 공급망 안정과 산업 보호를 앞세우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국가별 쿼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업별 타격을 가늠하기는 이르다. 업계는 일단 제네바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규제 강화는 단순한 관세 인상이 아니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철강 시장의 질서도 다시 짜이고 있다.
2026-06-08 18: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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