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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고장부터 화재까지…폭염철 냉방기기 보험 뭐가 있나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사용도 늘고 있다. 냉방기기를 장시간 가동하면 기기 고장은 물론 과부하나 과열 등에 따른 전기적 사고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보험 보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최대 전력수요는 9만2500MW 안팎으로 지난해 7~8월 평일 최대치를 넘겼다. 특히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전기제품을 연결하거나 냉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전선과 콘센트 등에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주택화재보험과 생활종합보험 등에 특약을 붙여 가전제품 고장부터 전기적 사고, 화재로 인한 주택·가재 피해 등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상품마다 보장하는 사고의 범위와 대상 가전제품, 자기부담금 등이 달라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하다. AXA손해보험의 '(무)AXA생활안심종합보험Ⅱ'는 전기적 사고와 이로 인한 화재 피해를 보장한다. '전기손해(비례보상) 특약'에 가입하면 발전기와 변압기, 전압조정기, 개폐기, 차단기, 배전반 등 전기기기 또는 장치에 전기적 사고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사고당 자기부담금 5만원을 제외하고 보상받을 수 있다. 전기적 사고가 화재로 번졌다면 '화재손해(실손보상) 특약'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화재로 발생한 직접손해뿐 아니라 화재 진압 과정의 소방손해와 피난 과정에서 발생한 피난손해도 대상이다. 주택과 가재에 발생한 손해도 보장하며 잔존물 제거비용과 손해방지비용 등도 보상한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지난해 12월 '주택화재플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 20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과 7대 문화용품 고장수리비용 특약을 추가했다. 냉장고와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 등 여름철 사용이 많은 가전제품도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 20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 특약은 제조사의 무상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이 끝난 제조일로부터 10년 이내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보장개시 후 60일 이내 발생한 고장은 보장에서 제외돼 가입 직후 발생한 고장까지 모두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해상 다이렉트 '주택화재상해보험'도 가전제품 고장과 주택 화재 피해를 함께 대비할 수 있다. 12대·18대 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과 12대 생활가전제품 고장수리비용 등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AXA손보 관계자는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전기기기와 전선, 콘센트 등에서 발생하는 작은 이상도 화재와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안전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냉방기기 사용과 안전 수칙 준수로 사고를 예방하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재산 피해에도 미리 대비해 안전한 여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8-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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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력 슈퍼사이클… LS·HD현대 '제품믹스' 승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만든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을 함께 끌어올렸다. 다만 성적표의 모양은 달랐다. LS일렉트릭은 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외형에서 앞섰고,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매출의 4분의 1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28일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5770억원, 영업이익 17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1조1418억원, 영업이익 287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LS일렉트릭이 4352억원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HD현대일렉트릭이 1085억원 더 컸다. 영업이익률은 LS일렉트릭 11.3%, HD현대일렉트릭 25.1%다. 같은 AI·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도 수익성은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어떤 제품을 어느 시장에 공급했는지를 보여주는 ‘제품믹스’의 차이가 먼저 드러난 대목이다. LS, 배전·초고압으로 데이터센터 공략 LS일렉트릭의 강점은 초고압부터 저압까지 이어지는 제품군이다. 데이터센터 내부에는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직접 공급하고, 전력 사용 증가로 함께 확충되는 외부 송·변전 인프라에는 초고압변압기와 개폐장치로 대응한다. LS일렉트릭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설비투자가 배전사업을 끌어올렸고,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는 초고압변압기 성장을 뒷받침했다. 초고압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1.2% 늘었고, 북미 매출은 약 4000억원으로 지역 기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약 2조1000억원, 수주잔고는 7조원으로 집계됐다. 생산시설 확대도 수주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부산 초고압변압기 2생산동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미국 유타와 텍사스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 효율의 문제라기보다 공장 신·증설로 생산능력이 확대돼 수주에 더 폭넓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전 제품은 데이터센터에 직접 납품되고 초고압 제품은 송·변전 인프라에 공급된다”며 “초고압부터 배전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만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의 과제는 넓은 사업 영역을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초고압변압기와 데이터센터 배전 수주가 늘더라도 자동화와 자회사 등 서로 다른 사업이 연결 실적에 함께 반영된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쌓인 수주를 납기 지연 없이 실적으로 전환해야 HD현대일렉트릭과의 이익률 격차를 좁힐 수 있다. HD현대, 북미 변압기 기반에서 패키지로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전력기기가 실적을 이끌었다. 회사는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전력변압기 수익성이 높아졌고, 국내 반도체 프로젝트용 배전반을 중심으로 배전기기 채산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고압차단기 해외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0.7% 성장했다. 배전기기 매출은 2312억원으로 20.2% 늘었다. 2분기 수주는 14억4000만달러, 상반기 누적 수주는 32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8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에서 축적한 납품 실적과 고객 관계, 현지 생산 기반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 운영 경험과 대규모 전력변압기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신속한 납기 대응과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초고압변압기 중심의 사업구조도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묶는 패키지형 공급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의 요구가 개별 제품 공급에서 통합솔루션 제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회전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연계한 패키지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에서 진행하는 생산능력 확충은 다음 성장을 위한 기반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설비 확대와 함께 공정 표준화·자동화,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인력 확보와 공급망 관리도 강화해 증설 과정에서도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승부는 ‘통합 공급’ 두 회사는 같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시장을 겨냥하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데이터센터 내부에 공급하면서 초고압 제품으로 외부 송·변전 인프라까지 공략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쌓은 납품 실적과 현지 생산 기반을 토대로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결합한 패키지 공급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LS일렉트릭은 배전에서 초고압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서로의 영역에 들어가는 구도다. LS일렉트릭에는 제품의 폭을 높은 이익률로 바꾸는 능력이, HD현대일렉트릭에는 변압기 경쟁력을 지키면서 통합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시장 환경은 당분간 양사에 우호적이다. 로이터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변압기와 차단기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부 대형 변압기의 납기가 수년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우드맥킨지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용량이 현재 약 2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10GW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설은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다. 공급 부족기에 늘린 생산능력이 수요 둔화 이후 부담이 될 수 있고, 신규 공장의 품질 안정화와 숙련인력 확보가 계획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현재 점수판은 외형에서 LS일렉트릭, 수익성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선다. 다음 승부는 누가 더 많은 장비를 파느냐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요구하는 설비를 제때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급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2026-08-01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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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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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심장 변압기서 배전반까지"…AI 혁명, 숨은 주인공은 K-전력 3사
[경제일보] AI 산업의 주인공은 GPU와 HBM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주인공을 무대 위에 세우는 것은 전기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빨라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뜻밖의 주전’으로 떠올랐다. 승부는 더 이상 초고압 변압기 하나에 머물지 않고, 변압기에서 차단기, 배전반, 마이크로그리드, ESS 연계 솔루션까지 전장이 넓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가장 중요한 증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력기기는 이제 낡은 인프라 교체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이 됐다. 초고압의 HD현대, 배전으로 2막을 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에서 먼저 판을 키웠다. 지난 3월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북미 생산법인 부지에서 제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투자 규모는 약 2억 달러다.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며, 공장이 가동되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50퍼센트 늘어난다. 765kV급 변압기 제조와 시험 역량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공장 완공 이후 연간 약 2000억원의 추가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승부처는 배전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청주 배전캠퍼스를 공개하며 AI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초고압 변압기를 넘어 중저압 차단기와 배전설비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약 116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배전기기 생산 거점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500만대에서 8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저압기기 생산라인 자동화율도 95퍼센트까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압 변압기가 먼 거리의 전기를 받아들이는 송전망의 심장이라면, 배전설비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전기를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혈관에 가깝다. 발전과 송전의 병목이 풀려도 마지막 구간의 배전설비가 부족하면 데이터센터는 제때 가동되기 어렵다. HD현대일렉트릭이 청주 배전캠퍼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력기기 호황의 2막이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D현대일렉트릭의 강점은 납기와 현지 대응력이다. 미국 앨라배마 초고압 변압기 공장, 울산 생산기지, 청주 배전캠퍼스를 연결하면 초고압과 중저압 제품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 조선업에서 쌓아온 대형 프로젝트 관리 경험도 자산이다. 전력시장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배전기기 시장에는 LS일렉트릭이라는 기존 강자가 버티고 있는 만큼 배전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려면 초고압 변압기에서 입증한 수익성과 품질 신뢰를 중저압 제품에서도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효성, 765kV와 북미 수주잔액의 힘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의 전통 강자다. 154kV, 345kV, 765kV 초고압 변압기 개발과 공급 경험을 쌓아왔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 변압기 생산거점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HVDC, ESS,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 흐름도 효성 쪽에 힘을 싣는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 1분기 신규 수주는 4조1745억원, 수주잔고는 15조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미 물량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미국 대형 송전망 운영사와 체결한 7871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계약은 국내 전력기기업계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의 강점은 ‘큰 전기’를 다루는 기술이다. 미국의 최상위 전력망인 765kV급 시장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대형 전력망 장비는 한 번 사고가 나면 고객사의 피해가 막대하다. 가격보다 품질, 납기보다 신뢰, 단품보다 장기 실적이 중요하다. 효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오랜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북미 수주잔고가 두터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이다. 효성중공업이 HVDC, ESS, 디지털 전력관리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AI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솔루션까지 한꺼번에 공급하는 역량은 확인이 필요한 단계인 만큼 향후 ‘단품 강자’에서 ‘시스템 공급자’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LS, 데이터센터 안쪽을 파고드는 배전 강자 LS일렉트릭은 앞선 두 기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HD현대와 효성이 초고압 변압기에서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LS일렉트릭은 배전·차단기·스위치기어·자동화 솔루션에서 강하다. AI 데이터센터 전쟁이 송전망에서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망으로 들어갈수록 LS의 존재감이 커지는 이유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공급 프로젝트로 1억1497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또 5월에는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약 7000만 달러 규모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고, 전날에는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의 ‘LS일렉트릭 유타’ 생산기지 확장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1만3223㎡ 규모 시설을 7만9338㎡로 키우고, 2027년 초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연결 매출은 1조3770억원, 영업이익은 12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45% 증가했다. 주요 데이터센터, 반도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전체 수주잔고도 5조643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LS의 승부처는 데이터센터 내부다. 순간적인 전력 이상은 서버 장애와 데이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진공차단기, 배전반, 저압·중압 변압기, ESS 연계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진다. LS는 이 영역에서 제품군과 자동화 솔루션을 함께 갖고 있다. 전력망의 ‘마지막 구간’을 장악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I 전력망 승부처는 ‘종합 대응력’ 이들 세 기업은 전력기기 호황을 타고 공격적인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쟁의 핵심은 수주액 자체보다 납기, 품질, 원가 관리, 현지 대응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울러 AI 전력망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변압기 한 대가 아닌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종합 역량이라는 점에서 복잡해진 전력망을 감당하는 기업이 AI 인프라 시대의 또 다른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시대의 승자는 수주액이 가장 큰 기업이 아니라 약속한 날짜에 납품하고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HD현대·효성·LS의 격돌은 단순한 장비 경쟁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 한국 제조업의 새 시험대”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3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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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뒤편의 전력 제국…LS는 왜 '조용한 승자'가 됐나
[경제일보] AI(인공지능) 시대의 승부는 더 이상 반도체 성능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산업계의 핵심 과제는 '전력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LS그룹은 지금 이 거대한 전력 인프라 전환의 중심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AI 산업의 주인공은 엔비디아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초거대 데이터센터였다. 하지만 AI 연산량이 급증할수록 이를 안정적으로 가동할 전력망과 송배전 인프라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단순 발전을 넘어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하고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전력 인프라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LS그룹의 존재감도 이 같은 전력 인프라 전환 흐름 속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를 보내는 전선과 해저케이블의 LS전선, 전력을 제어하는 변압기·배전·자동화 솔루션의 LS일렉트릭, 해외 전력 인프라와 소재 사업을 확대 중인 LS에코에너지까지 그룹 전체 사업 구조가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전력망'과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S전선은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확대 흐름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각국이 해상풍력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확대에 나서면서 장거리 대용량 송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해저케이블은 기술 장벽과 대규모 생산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대표적인 고부가 인프라 산업이다. LS전선은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유럽·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일렉트릭 역시 북미 전력 인프라 교체 사이클과 함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확대에 따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변압기와 배전반, 전력 자동화 시스템 등 전력기기 시장 역시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LS일렉트릭은 북미 사업 확대와 함께 생산 거점 및 공급망 대응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AI 시대가 열리며 산업계에서는 반도체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결국 전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데이터센터 한 곳이 도시 하나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안정적인 송배전 인프라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는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초고압 케이블과 전력 설비 발주도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LS그룹은 일찍부터 전선과 전력기기, 자동화 솔루션 등 '전기의 흐름'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를 구축해 왔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로 송전하고 산업 현장과 데이터센터, 공장 등에 안정적으로 배분·제어하는 밸류체인 곳곳에 그룹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는 구조다. 과거에는 전선과 전력기기 중심의 전통 제조기업 이미지가 강했지만 탄소중립과 전기차,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오히려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시대 변화와 맞물리기 시작했다. 산업 전반이 전기화(Electrification)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LS가 구축해온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이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이 같은 변화를 직접 언급했다. 구 회장은 "2026년을 LS의 미래가치를 진일보시키는 한 해로 만들자"면서, 재무적 탄력성 확보와 신사업 안정화, AI 기반 혁신 체계 구축을 주요 경영 과제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향후 5년간 해저케이블·전력기기·소재 분야에 국내 7조원, 해외 5조원 등 총 1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하며 AI 시대 전력 인프라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한 전선 기업을 넘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그룹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S 내부에서는 AI를 단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제조업 혁신 도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올해 신년사는 AI가 직접 신년사를 작성하는 과정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 회장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AI를 산업 현장 운영 효율화와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해저케이블과 전력기기 산업은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요한 대표적인 장치 산업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 확대 과정에서 생산능력(CAPA)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LS는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동시에 재무 부담 관리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배터리 소재와 전기차 부품, 희토류 등 신사업 역시 아직 안정화 단계라고 보긴 어렵다.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기 둔화 변수도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구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재무적 탄력성 확보"를 반복적으로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LS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전통 전선 기업 이미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와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분위기다. 화려한 소비재 브랜드 대신 산업 현장 뒤편에서 묵묵히 전기를 연결해온 LS의 B2B DNA가 오히려 AI 시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혁명의 무대 전면에는 반도체 기업들이 서 있지만 그 뒤편에서는 막대한 전력망과 송배전 인프라가 산업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 LS는 지금 그 보이지 않는 '전기의 혈관'을 구축하며 AI 시대의 조용한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
2026-05-12 15: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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