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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한계 넘는다"…정부 전기·수소버스 2.01% 파격 대출...이자 팍팍 깎아주는 진짜 이유
[이코노믹데일리] 버스회사가 빚을 내서라도 친환경차를 바꾸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이 본격 가동된다. 직접 보조금 중심이던 무공해버스 정책이 재정 한계에 직면하면서 정부가 저리 융자를 새로운 전환 수단으로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수사업자의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저리 융자 제도를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노선 형태와 운영 방식에 관계없이 여객 운송을 수행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대중교통 전환을 유도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735억원이다. 이번 사업은 전기·수소버스 1대당 최소 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며 금리는 올해 1분기 기준 2.01%가 적용된다. 시중 금리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상환 기간은 10년 또는 5년 중 선택할 수 있다. 10년을 선택할 경우 3년 거치 후 7년 분할 상환 구조가 적용돼 초기 현금 흐름 부담을 낮췄다. 자금 집행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협약을 맺은 14개 시중은행을 통해 이뤄지며 운수업체는 에코스퀘어 플랫폼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정부가 보조금 대신 금융 수단을 병행하는 배경에는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재정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버스는 승용차보다 주행거리가 길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지만 전기·수소버스 가격은 내연기관 대비 2배 이상 높다. 그동안 국비와 지방비 보조금이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지만 보급 물량이 늘면서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결국 정부가 직접 지원 대신 ‘저금리 대출’로 부담의 일부를 사업자에게 이전한 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정책 전환은 해외에서도 나타나는 흐름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신규 시내버스의 탄소 배출을 사실상 제로로 만들고 2035년부터 내연기관 버스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역시 청정 스쿨버스 프로그램을 통해 보조금과 융자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의 금융 지원은 인프라 구축과 산업 보호 정책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2.01% 저리 융자는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 마을버스나 영세 운수업체에 단기적인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책 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KGM커머셜 등 국내 업체와 BYD, 하이거 등 중국계 기업 간 경쟁이 극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격이 국산보다 1억원가량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가 이미 신규 등록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융자라는 방식으로 진입 장벽을 낮출 경우 초기 자본이 부족한 운수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외산 차량으로 쏠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정부 재원이 투입되는 공공 성격의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산업 경쟁력이나 사후관리 체계에 대한 고려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성능, 에너지 밀도, AS망 구축 여부 등을 융자 심사 기준에 보다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소버스 역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수소충전소 구축이 주민 수용성과 부지 비용 문제로 지연되면서 실제 운행 여건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수소 공급망으로 연료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저금리 융자만으로는 도입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예산 집행 결과와 무공해버스 보급 추이를 점검해 향후 지원 규모와 운영 방식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단순한 금융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충전 인프라 확충, 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 국내 산업 경쟁력 보호까지 아우르는 종합 정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저리 융자는 ‘재정 부담을 늦추는 임시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02-24 16:15:12
폐배터리 상업화 원년 온다지만…규제·정제 한계에 산업 경쟁력 '경고등'
[이코노믹데일리] 1세대 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기가 본격화되며 올해를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상업화 원년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 산업은 제도와 밸류체인 병목으로 경쟁력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폐배터리가 산업자원임에도 폐기물 규제를 적용받는 데다 고부가 정제·소재화 단계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지난 2017~2019년 이후 약 7~10년이 지나면서 초기 전기차들의 배터리 교체·폐기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이 실증 단계를 넘어 상업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산업 여건은 기대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배터리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금속을 고농도로 함유한 산업자원이지만 현행 제도상 여전히 폐기물로 분류돼 회수·보관·운송 전 과정에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이로 인해 재활용업체들은 배터리를 수거한 뒤에도 보관 물량과 기간에 제약을 받으며 안전 설비를 갖춘 별도 창고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반 물류 대비 운송·보관 비용이 크게 늘고 행정 절차와 처리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전체 공정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랙매스 분야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방전·파쇄해 얻는 중간 원료로 정제 과정을 거치면 다시 배터리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원광 채굴 대비 비용은 30~50% 낮고 탄소 배출도 크게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블랙매스 확보와 전처리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고순도 정제와 금속 분리 기술에서는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이 확대될수록 핵심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구간의 수익이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완성차 기업들은 폐배터리 회수와 전처리 단계에서는 비교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고순도 정제와 소재화 영역에서는 해외 합작이나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시장이 본격 확대될수록 부가가치가 높은 구간의 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통해 정제·소재화 공정을 운영하고 있고, 삼성SDI와 SK온 역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국내에서 회수한 폐배터리가 최종 소재로 전환되는 핵심 단계는 여전히 해외 기술이나 합작 구조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규제 환경은 폐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생산부터 사용, 회수, 재활용까지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하고 향후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이 친환경 전략을 넘어 전기차 수출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최보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기획본부 통상·환경실 선임은 "사용후 배터리 물량은 늘고 있지만 이를 곧바로 산업의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회수·유통 구조가 불명확하고 배터리 상태와 품질에 대한 표준이 부족한 데다 재활용 이후 제품의 안정적인 수요 기반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산업이 회수·전처리 중심에 머무르며 고부가 정제·소재화 단계에서는 해외 의존이 이어지는 것도 기술력보다는 제도적 불확실성과 인허가 부담, 장기 수요처 확보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 같은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부가가치의 해외 유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용후 배터리의 정의와 분류, 소유권과 유통 구조를 명확히 하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활용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기반 정비가 시급하다"며 "이는 고부가 정제·소재화 단계에 대한 중장기 투자와 산업 경쟁력 강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1-19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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