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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미래대응기금, 미래투자 명분이 '정부 쌈짓돈' 돼선 안 된다
[경제일보]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산업과 청년 등에 장기 투자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추진한다. 기획예산처가 지난 21일 밝힌 구상에 따르면 내국세가 최근 10년 안팎의 평균 증가율을 웃돌 경우 초과분을 기금에 적립한다. 세수가 부진할 때는 기금을 재정 안전판으로 활용해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 여유자금 운용수익 등도 재원으로 활용한다. 구체적인 규모는 다음 달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확정되지만 첫해부터 10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문제의식에는 일리가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었을 때 이를 단기 소비성 지출에 모두 써버리기보다 인공지능(AI), 첨단산업, 청년, 지방, 인재 등 미래 성장에 투자하자는 방향은 평가할 만하다. 경기 호황기에 세입이 늘었다고 지출을 급격히 확대했다가 불황기에 세수가 줄면서 다시 긴축에 나서는 재정 운용의 반복도 줄어들 수 있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을 일종의 '재정 저수지'로 설명하는 이유다. 문제는 규모가 커질수록 통제장치도 강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100조원 안팎의 자금을 정부가 장기간 운용한다면 사실상 또 하나의 거대한 재정계정이 생기는 셈이다. 미래투자라는 명분만 앞세우고 사용처와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면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쌈짓돈'이나 '슈퍼 예비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정부 설명대로 연간 기금운용계획 자체는 국회의 심사를 받는다. 다만 국가재정법 제70조는 일정 요건 아래 기금운용계획의 주요항목 지출금액을 국회에 변경안을 제출하지 않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금융성 기금은 주요항목 지출금액의 20%, 금융성 기금은 30% 범위다. 미래대응기금처럼 대규모 기금이 신설될 경우 이 운용상 재량이 국회의 사전 통제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미래대응기금에는 일반 기금보다 강화된 재정통제 장치를 두는 편이 맞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 변경이나 신규 사업 편성에는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고 국회 심의 없이 조정할 수 있는 범위도 일반 기금보다 엄격하게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분야별 투자 한도와 사용 목적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미래라는 이름만 붙이면 무엇이든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사업 평가도 엄격해야 한다. 정부는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모두 중요하고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범위가 넓을수록 각 부처가 기존 사업을 미래투자라는 이름으로 기금에 얹을 가능성도 커진다. 기존 예산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이나 단순 현금성 지원까지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린다면 기금 신설의 의미가 없다. 특히 AI와 첨단산업 투자는 성과를 냉정하게 측정하는 일이 관건이다. 투입된 정부 재원이 얼마나 많은 민간투자를 끌어냈는지, 기술 수준과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일자리와 수출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성과가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지원을 끊는 일몰제도 함께 검토할 만하다. 청년 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청년 주거와 교육, 자산형성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정책이지만 일회성 세수 호황을 영구적인 복지 지출의 재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한번 시작한 지원은 중단하기 어렵다. 반도체 경기가 꺾여 기금 적립이 줄었을 때도 계속 지급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결국 일반재정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재원의 지속 가능성은 미래대응기금의 가장 큰 숙제다. 정부 구상은 최근 10년 안팎의 내국세 증가 추세보다 세수가 더 늘었을 때 초과분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현재처럼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고 법인세가 크게 늘어날 때는 기금이 빠르게 쌓일 수 있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3~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될 수 있고, 세계 경기나 기술 경쟁에 따라 세수 전망이 급변할 수도 있다. 정부는 호황 때 적립하고 불황 때 꺼내 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때문에 어느 수준까지 적립하고 어느 상황에서 얼마를 사용할 것인지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 세입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기금을 일반회계 적자 보전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시작하면 미래투자기금이라는 성격도 흐려질 수 있다. 국가채무와의 관계도 따져볼 대목이다.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왔을 때 그 돈을 모두 투자에 돌리는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난 상황이라면 일부는 빚을 갚아 미래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미래투자와 재정건전성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금에 들어오는 추가세수 가운데 일정 비율을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배분하거나, 국가채무비율과 재정수지에 따라 적립과 상환 비율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준칙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그때그때 판단하는 방식보다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 재정 신뢰를 높인다. 기금 운용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투자 대상과 수익률, 손실, 사업별 집행 내역을 정기적으로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순리다.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평가기구를 두고 국회와 감사원이 상시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수십조원의 돈이 움직이는데 의사결정 과정이 정부 내부에만 머문다면 정치적 사업이나 지역 나눠주기 예산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원칙이 유지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미래대응기금은 본질적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는 재정장치다. 특정 정부의 국정과제나 공약사업을 지원하는 계정이 돼서는 곤란하다.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기술과 시장성, 국가 경쟁력이라는 동일한 기준이 흔들리지 않아야 기금이 신뢰를 유지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세수를 미래에 재투자한다는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저출생과 생산성 하락, 잠재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한국경제에는 이런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재정도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만 좋은 목적이 좋은 제도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100조원 규모의 기금을 만들면서 통제장치가 약하다면 미래투자보다 재정 낭비의 통로가 될 위험이 더 크다. 반대로 국회 통제와 성과 평가, 재정준칙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설계하면 정부가 강조하는 신속한 미래투자의 장점이 사라질 수도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유연성과 통제의 균형이다. 정부가 신속하게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은 열어주되 큰 돈이 움직일 때는 국회의 감시와 국민의 검증을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이름 그대로 미래를 위한 돈이어야 한다. 정부가 쓰기 편한 돈이 돼선 안 된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온 세수를 청년과 AI, 지역과 인재에 투자하겠다면 그만큼 더 엄격한 회계와 평가, 국회 통제를 받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100조원이 정부의 쌈짓돈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기금 조성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2026-08-24 1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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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우주센터 유치전 2파전…고흥 '나로 인프라' vs 제주 '해상 발사'
[경제일보] 재사용발사체 시대의 국가 발사 거점을 놓고 벌어진 지방자치단체 경쟁이 두 곳으로 좁혀졌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진행한 제2우주센터 건립지 공모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유치계획서를 냈다고 9일 밝혔다. 두 곳 모두 지난달 1일 출범한 신생 광역단체로, 첫 대형 국책사업 유치전을 맞붙게 됐다. 제2우주센터는 2028년부터 2034년까지 7년간 발사시설과 재사용 착륙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주항공청이 제시한 부지 규모는 561만㎡(약 170만평)로, 현재 나로우주센터 537만㎡보다 넓다. 발사대와 착륙장뿐 아니라 정비·시험시설, 발사통제시설, 추적·계측 시스템까지 들어간다. 2030년대 중후반 연간 10회 이상 발사를 소화한다는 목표다. 사업의 전제는 지난해 12월 확정됐다.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차세대발사체를 메탄 기반 재사용형으로 바꾸는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쏘고 버리는 로켓이 아니라 회수해 다시 쏘는 로켓을 운용할 시설이 필요해졌다. 나로우주센터 한 곳으로는 발사 빈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우주항공청 판단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고흥군을 후보지로 냈다. 나로우주센터 운영 경험에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민간발사장 구축 사업을 묶어 기존 생태계와 연계하겠다는 논리다. 고흥군은 공모 이전부터 사전 용역과 부지 확보 전략에 착수했다. 제주의 접근은 다르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비행장을 후보지로 검토해왔지만 부지가 약 185만㎡로 요건에 크게 못 미쳤다. 반경 3㎞ 안전구역을 설정하면 모슬포항과 운진항, 상모리 일부가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고, 이 일대에는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계획도 걸려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도내에서는 사실상 유치를 접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대신 제주도가 꺼낸 카드가 해상 발사다. 육상에 대규모 안전구역을 두는 대신 바다에서 발사체를 쏘아 비행 경로와 안전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제주 남쪽 해상에서는 국방부가 고체추진 발사체 시험을 진행해왔고,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가 들어섰다. 위성 제작과 해상 발사를 잇는 구도를 내세운 셈이다. 다만 지난 6월 말 서귀포 해상에서 예정됐던 고체 발사체 4차 시험발사는 기술적 이상으로 발사 직전 중단됐다. 당초 유치를 검토했던 경남 남해군은 입지 조건과 주민 이주 문제를 이유로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발사시설 반경 3㎞ 안에 민간시설을 둘 수 없다는 기준이 다수 지자체의 진입을 막았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제주 지역 시민단체는 우주 군사화와 해양생태계 훼손, 소음과 낙하물 문제를 들어 독립적인 환경·사회 영향평가와 공론화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건립지선정위원회를 꾸려 두 지자체의 기본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검토한 뒤 평가 대상을 정한다. 이후 발사 운용성, 발사 인프라 구축 환경, 입지·사회 여건을 종합 평가해 10월 중 결과를 발표한다. 부지 내 거주 주민 수와 공시지가, 지형 경사도, 기상 조건, 도로망도 평가 항목에 들어간다. 선정 이후에는 11월 구축형 연구개발 사업 심사 신청이 예정돼 있다. 총사업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제2우주센터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핵심 우주수송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적의 건립지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9 17: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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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자사주 17만주 임직원 보상에 활용…인재 확보·지배구조 정비 속도
[경제일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보유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보상에 활용한다.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핵심 인재 이탈을 막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나무는 오는 28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823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에는 정관 변경,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계획 승인, 사내이사 박현중 선임, 사외이사 도규상 선임, 사외이사 이상구 선임 등 5개 안건이 상정된다. 핵심 안건은 자사주 활용이다. 두나무는 올해 3월 말 기준 보통주 54만6564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 17만주를 2027년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는 보유 자사주의 약 31%에 해당한다. 이번 정관 변경안에는 개정 상법 제341조의4에 맞춰 경영상 목적에 따라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나무는 주주 승인을 거쳐 자사주 보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임직원의 장기 동기 부여와 미래 인재 확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자사주 보상은 두나무가 단순 거래소 운영사를 넘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은 시장 거래대금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두나무 역시 올해 1분기 거래대금 감소로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조직 내부의 핵심 인력 유지와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자사주 활용은 임직원에게 회사의 장기 가치와 보상을 연동하는 효과가 있다. 현금 보상보다 인재를 장기간 묶어둘 수 있고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를 공유하게 만드는 장치다. 특히 두나무처럼 비상장 상태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 제도권 금융과의 협업을 추진하는 기업에는 핵심 인력 유지가 중요한 변수다. 주목할 대목은 자사주 처리 방향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포괄적 교환 절차와 관련한 정부 승인이 완료될 경우 임직원에게 교부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방침을 임시주총 소집통지서에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정비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사회 구성 변화도 눈에 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에는 박현중 두나무 글로벌협력 총괄이 이름을 올렸다. 박 후보는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를 졸업했으며 다날, 삼성전자, 메타 등 국내외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글로벌 협력과 플랫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두나무의 해외 사업 및 제휴 전략을 보강할 인물로 평가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과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추천됐다. 도 후보는 금융정책국장과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지낸 금융관료 출신으로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글로벌금융전략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이자 휴먼트윈인텔리전스 연구센터장으로, 데이터·AI·컴퓨터공학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두나무가 금융 규제 대응력과 기술 거버넌스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에는 내부통제, 이용자 보호, 이상거래 감시, 자산 분리 보관 등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 심사, 하나금융의 지분 참여 등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이 커지면서 이사회 차원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은 두나무가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기 전 내부 체계를 정비하는 절차로 볼 수 있다. 자사주 보상은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장치이고, 정관 변경은 개정 상법에 맞춘 지배구조 정비다. 사외이사 보강은 금융·기술 복합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향후 관건은 자사주 보상이 실제 성과 보상 체계와 어떻게 연결되느냐다. 단순 일회성 지급에 그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장기 성과, 기술 개발, 글로벌 사업, 내부통제 강화와 연동된 보상 체계로 설계된다면 두나무의 조직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6-05-19 17: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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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주총 26일 집중…'지배구조 개편·자본 전략' 재정비
[경제일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주요 항공사들이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과 자본 전략 정비에 나선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제도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는 자본 조달 기반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6일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가 핵심이다.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는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대주주 중심 의결 구조가 유지됐지만, 해당 조항 삭제로 기관투자자와 외부 주주의 참여 여지가 커진다. 해당 조항 삭제는 상법 개정 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은 의결권 행사 구조를 바꾸는 조치다. 물리적 참석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 참여를 허용하면서 의결 참여율 확대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주주 접근성과 의결 절차 효율화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감사위원회 구성 강화는 내부 통제 기능 확대와 직결된다. 이사회 내 감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정관 정비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날 오전 9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정관 변경 안건에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회 강화가 포함됐다. 대한항공과 동일한 방향의 제도 개편이다. 통합 이후 두 회사의 지배구조를 맞추기 위한 사전 정비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 안건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가 포함됐다. 경영진 책임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다.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나 자산 이전 등 주요 의사결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사회 판단에 대한 법적 기준을 강화하는 성격이 반영됐다. 진에어도 같은 날 오전 9시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선임 구조 변경과 의결권 행사 방식 개편을 추진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조정과 의결권 행사 방식 변경이 포함됐다. 감사 기능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사회 구성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동시에 올라가면서 내부 통제 체계 재정비가 병행된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계열 LCC다. 그룹 내 통합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감사 체계 정비는 계열사 관리 구조와 맞물린다. 항공기 리스 계약, 노선 조정, 비용 구조 관리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제주항공 역시 같은날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독립이사 명칭 변경과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중 확대, 전자주주총회 도입,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변경이 포함됐다. 독립이사 확대는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다. 경영진 의사결정에 대한 외부 감시 비중을 높이는 구조다. 제주항공은 기단 확대와 노선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사회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관을 수정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집중투표제 관련 조항 변경도 의결 구조 투명성 확보와 연결된다. 투자 확대 국면에서 주주 권한을 일정 부분 확대하는 방식이다. 티웨이항공은 31일 오전 10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 조달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발행예정주식 총수 변경,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근거가 포함됐다. 자금 조달 수단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티웨이항공은 정관 변경을 통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근거를 명시하는 등 자금 조달 수단을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채권 형태로 자금을 먼저 조달한 뒤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이런 금융 수단을 활용해 필요 시 외부 자금을 유연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열어두는 조치로 해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 내용을 보면 회사마다 우선순위가 갈린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통합 이후를 대비한 내부 통제 정비 성격이 강하고, LCC들은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조치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2026-03-23 16: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