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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사에서 신약·순환소재까지…SK케미칼 57년 '축적의 힘'
[경제일보] 1969년 SK케미칼의 전신 선경합섬이 만들던 것은 폴리에스터 원사였다. 57년 뒤 SK케미칼은 버려진 폴리에스터를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만드는 기술을 키우고 있다. 반세기 넘는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사업을 계속 갈아타는 능력보다 하나의 기술을 깊게 파고 다음 쓰임을 찾아내는 집요함에 가깝다. SK케미칼이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기업문화는 ‘따뜻한 프로페셔널’이다. 공동체 의식과 배려를 뜻하는 ‘따뜻함’에 미래를 내다보고 도전적 목표를 실행하는 ‘프로페셔널’을 더한 개념이다. 회사는 신뢰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구성원이 일에 몰입하는 문화가 선경합섬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원사에서 첨단소재로, 폴리에스터를 파다 기술 축적의 출발점에는 폴리에스터가 있었다. 선경합섬은 1978년 국내 최초로 병용 PET 수지를 개발했다. 원사를 뽑는 데 머물지 않고 같은 폴리에스터를 병과 포장재 소재로 확장한 것이다. 이듬해 선경합섬연구소를 설립하며 고분자·정밀화학과 신소재 연구 기반도 갖췄다. 이후 방향은 ‘더 많이’보다 ‘더 어렵게’ 만드는 쪽이었다. 2000년 폴리에스터 섬유부문을 삼양사와 통합해 휴비스를 출범시키고 범용 섬유 비중을 낮췄다. 반면 2001년 세계 두 번째로 PETG 상업생산에 성공했고 2009년에는 바이오매스 기반 고내열 코폴리에스터 ‘에코젠’을 내놨다. 폴리에스터를 버린 것이 아니라 쓰임과 부가가치를 높인 셈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폴리에스터”라며 “섬유에서 포장재, 필름, 코팅·접착제까지 형태와 용도는 달라졌지만 결국 하나의 소재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였다”고 했다. 하나의 소재를 오래 다루며 다음 용도를 찾는 것이 연구개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이 축적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케미칼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1조4404억원, 영업이익 9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별도 매출 4791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으로 2017년 사업회사 분할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범용 석유화학의 공급과잉 속에서 코폴리에스터 등 고부가 제품이 사업을 떠받치고 있다. 폴리에스터를 오래 파고든 기술은 이제 ‘만드는 것’에서 ‘되돌리는 것’으로 향한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분쇄·세척해 다시 녹이는 물리적 재활용과 달리 분자 단위까지 분해해 원료로 재구성한다. 색상이나 불순물의 영향을 줄이고 석유 기반 소재와 동등한 수준의 물성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SK케미칼은 2023년 약 1300억원을 들여 중국 슈에의 관련 자산을 인수해 산터우에 연 7만톤 규모 r-BHET와 5만톤 규모 화학적 재활용 PET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울산에는 해중합 기술을 검증하는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RIC)를 구축했고 중국에서는 폐이불 등을 원료화하는 FIC도 추진하고 있다. 1969년 폴리에스터를 만들던 기술이 반세기 뒤 다시 원료로 되돌리는 기술로 확장된 셈이다. 신약도 오래 팠다, 또 하나의 R&D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방식은 화학에만 머물지 않았다. SK케미칼은 1987년 제약사업에 진출하고 1989년 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기넥신F와 트라스트를 거쳐 1999년에는 10년의 연구 끝에 항암제 ‘선플라’를 국산 신약 1호로 내놨다. 이후 천연물 신약 ‘조인스’를 개발하고 백신으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 백신사업은 2008년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착수한 뒤 2015년 국내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출시로 결실을 맺었다. 2018년에는 사업을 분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내부에서 축적한 R&D가 독립 사업으로 성장한 사례다. 현재 파마사업은 자체 개발과 외부 협력을 함께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J2H와 MASH 치료제 후보물질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비아트리스 통증치료제 3종과 한국에자이의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 판매·유통 협력에도 나섰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자체 신약개발과 외부 파트너십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가져가는 형태”라고 했다. 과제도 있다. SK케미칼은 2022년 2025년 매출 4조원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제 2025년 연결 매출은 2조3652억원이었다. 순환재활용은 원료 확보와 가격 경쟁력을, 파마사업은 신규 파이프라인의 임상·상업화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기술 축적이 곧 시장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SK케미칼의 57년을 돌아보면 사업의 외형은 달라졌지만 성장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원사에서 PET와 코폴리에스터로, 신약에서 백신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기술을 한 단계씩 쌓아 다음 시장을 찾았다. 새로운 사업을 찾아 옮겨 다니기보다 하나의 기술을 오래 파고 그 안에서 다음 쓰임을 찾는 것. 순환소재와 파마가 그 ‘축적의 힘’을 다시 증명할 시험대다.
2026-08-31 17:27:12
삼성에피스홀딩스, 베이징에 첫 해외 연구거점 구축 外
[경제일보]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중국에 첫 해외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창핑구에서 ‘Samsung Bioepis (China) Co., Ltd.’ 개소식을 열고 연구개발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 R&D 센터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 플랫폼 확보와 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설립된 첫 해외 연구 거점이다. 창핑구는 중관춘 생명과학원이 위치한 바이오 클러스터로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주요 대학과 인접해 연구 인프라와 인력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장은 “이번 센터 개소를 계기로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중국 바이오 생태계와 협력을 강화해 신약 후보 발굴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K케미칼·한국에자이, 불면증 신약 ‘데이비고’ 공동 공략 국내 첫 오렉신 차단 기전 불면증 치료제 ‘데이비고’ 출시를 앞두고 한국에자이와 SK케미칼이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SK케미칼은 한국에자이와 데이비고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해 SK케미칼은 300병상 이하 병·의원을, 한국에자이는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을 맡는다. 전국 유통은 SK케미칼이 담당한다. 데이비고는 렘보렉산트 성분의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ORA) 계열 치료제로 기존 수면진정제와 달리 각성 신경물질인 오렉신 작용을 억제해 수면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각성 상태를 낮추는 방식으로 수면 유지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임상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SUNRISE 1’과 ‘SUNRISE 2’ 연구에서 입면 시간과 수면 유지 지표 개선이 나타났으며 장기 투여에서도 효과가 유지됐다. 데이비고는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사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고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박현선 SK케미칼 파마 사업대표는 “수면장애 환자는 연평균 약 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불면증은 단순한 증상 외 일과 시간의 정상적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의 질과 직결되는 질환”이라며 “SK케미칼이 보유한 방대한 병·의원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불면증 치료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신경계 분야 전문성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데이비고의 성공적 안착에 기여할 것”고 말했다 ◆대웅제약, 동물용 창상피복재 ‘베아좀’ 출시 대웅제약은 시지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동물용 점착성 투명 창상피복재 ‘베아좀(BEARSOME)’이 농림축산검역본부 품목허가를 받고 국내 출시됐다고 1일 밝혔다. 베아좀은 화상, 건조, 상처 등으로 손상된 반려동물 피부를 보호하는 의료기기로 피부에 밀착해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하고 수분 유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에 함유된 줄기세포 배양액은 엑소좀과 성장인자를 포함해 피부 장벽 강화에 도움을 준다. 제품은 대웅펫 유통망을 통해 전국 동물병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출시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의료기기 영역까지 확대하게 됐다. 박성수 대표는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제품으로,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1 15:02:59
이재영 부광약품 대표 "일시적 실적 둔화…구조 개편 영향으로 2분기 반등 기대"
[경제일보] “생산 원가 상승과 연구개발 비용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이는 생산 구조 재편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입니다. 제조시설 확충과 생산 역량 확보가 완료되면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21일 이재영 부광약품 대표는 온라인 IR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78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이 대표는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생산 원가 상승과 연구개발(R&D) 비용 확대를 꼽았다. 특히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전문의약품(ETC) 품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산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반의약품(OTC)과 치약 등 일부 품목의 외주 생산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수익성이 높은 ETC 생산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생산 캐파 확보를 위해 안산공장의 자동화와 한국유니온제약의 인수도 추진 중”이라며 “인수 완료 후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원가구조를 개선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 환경 변화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분기에는 의료 공백 사태로 도매상들이 재고를 과도하게 확보하면서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올해는 의료 환경이 정상화되면서 도매상들이 재고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ETC 수요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 대표는 이를 “기저효과와 구조 전환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비스트 자료를 살펴보면 1분기 전문의약품 처방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해 주요 경쟁 시장 성장률(약 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추신경계(CNS) 부문은 3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부광약품은 중장기적으로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진행 중이며 해당 회사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으나 상장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인집회는 오는 5월 12일 예정돼 있으며 인수 절차는 6월 중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유니온제약 인수가 완료되면 외주 생산 비중을 줄이고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원가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시에 약 27개 품목에 대한 공동 판매를 통해 매출 시너지 창출도 노린다. 연간 실적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1억원으로 전년(16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콘테라파마와 글로벌 제약사 간 공동 연구 계약에 따른 계약금 유입 이 반영된 결과였다. 반면 올해는 해당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동시에 파킨슨병 치료제 ‘CP-012’ 임상 2상 비용 약 1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어서 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적 흐름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에 따르면 1~2월 대비 3월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고 4월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에는 점진적인 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협업도 실적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에는 불면증 치료제 ‘서카레딥서방정’과 뇌전증 치료제 ‘부광브리필정’을 출시했으며 2분기부터 CNS 부문 매출 기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프랑스 제약사 세르비에와의 협업을 통한 순환기계 제품 출시, 고혈압 치료제 및 복합제 신제품 출시도 예정돼 있다. 연구개발 부문에서도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의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상반기 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RNA 플랫폼 기반 카나반병 치료제 후보물질 CP-102는 글로벌 학회에서 연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지헌 부광약품 연구개발본부장은 “희귀질환 중심이었던 연구 영역을 대사질환, 비만, 안질환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일부 후보물질은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4-21 1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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